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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묘링 Aug 02. 2021

게임 캐릭터 이론을 아시나요?

나는 어떤 캐릭터로 태어났는가

평소와 다름없이 유튜브를 보던 중 크리에이터 이연님의 영상을 접하게 되었다. 이연님은 그림을 처음 그리는 이들을 위해, 그림에 관심은 있지만 금액을 지불할 여유가 없는 이들을 위해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58만 구독자를 보유한 영향력 있는 유튜버로 성장했다. 재능판매 사이트에서 그림 그리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해보면 어떻겠느냔 제안이 들어왔다. 수락되지 않았다.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으리란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그녀의 재능은 독보적이고 그건 현재 진행형이니까. 이유는 분명했다. '초심과 달랐기 때문'. 그림을 시작하는 이들이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영상을 만드는 게 그녀의 초심이었다. 멋있었다. 나도 초심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홀리듯 채널 구독 버튼을 누르고 다른 영상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이 글의 제목이 된 내용이 나온다.


 게임 캐릭터 이론


'애초에 우리가 잘할 수 있게 타고난 능력이 있다. 그게 아닌 건 노력을 해도 타고난 사람만큼 못할 수 있다.' '검사가 검을 잘 쓸 때, 마법사가 마법을 잘 부릴 때, 매력 있는 무언가를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잘할 수 있는걸 잘하면 된다.' '우리는 애초에 많은 사람들의 이상형이 되려고 태어난 인간이 아니라 그냥 나로 태어났다.'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면 된다.' 란 이야기였다. 게임을 시작하기 위해 캐릭터를 만들 때 우린 무엇을 먼저 하는가? 먼저 외형을 고른다. 어떤 마을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지. 그다음은? 성향(또는 직업)을 선택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가상세계 속 또 다른 나는 어떤 스탯을 찍고 기술을 배우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기본값은 변하지 않는다. 현실세계도 이와 비슷한 원리로 돌아간다. 나로 태어나 내게 탑재된 기본값을 찾고 그것을 키워가는 일. 정형화된 한국식 교육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기란 쉽지 않다. 공부 잘하는 아이로,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일에 도움이 된다면야 달라질 수 있겠지만 기준에 벗어난다 싶으면 빛을 보기도 전에 덮어진다.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아직은 그게 현실이다. 


위로 오빠가 하나 있는데 어릴 적부터 유독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다. 부모님과의 마찰이 발생해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미술 관련 일을 하고 있다. 그에 반해 난 소위 '튀는' 형제의 그림자 속 문제 일으키지 않는 동생으로 살았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에 대한 생각보다, 취업 잘되고 전망 좋은 과로 가서 남들처럼 평범하게 돈 벌어야지 란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렇게 무난히 대학생활, 졸업, 직장생활 그리고 현직업 백수. 


게임으로 치면 막 전직(A직업 만렙 후 B직업 레벨 1로 변신)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다시 새로운 시작이다. 

난 글을 쓰고 읽는 게 기본값으로 장착된 캐릭터로 태어났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알아가는 과정에 있다. 다양한 sns 채널을 운영하며 테스트 중이다. 내가 진정으로 잘할 수 있는 일이 맞는지. 


그대들은 자신이 어떤 캐릭터로 만들어졌는지 아는가? 몰랐다면 이 기회에 한번 생각해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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