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실제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영어 질문에 답을 하려고 보면 왜 머리가 하얘지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해지는 걸까요?
그건 내가 실제로 하고 싶은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없는 것인지, 다음의 질문에 답변해 보실까요?
‘어떤 사람들은 내 인생 최고의 선생님은 부모라고 합니다. 이 말에 동의하시나요?’
이 질문을 듣자마자, 당신은 다음 중 어떤 생각이 드는지 확인해보세요.
“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질문인데…” 하면서 망설이 시 나요? 아니면,
“부모가 최고의 선생님이지 이런 당연한 질문을 해?”라고 생각하시나요?
네. 두 경우 모두 우리 주변의 사람들에게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반응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나의 의견을 진술하거나 생각을 고민해본다거나 하는 등의 교육을 받아본 적이 많지 않습니다. 의견이나 생각을 고민해 보기보다는 ‘부모님은 최고의 선생님이다’라는 명제 와도 같은 정답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여 왔습니다. 그럼 다시 한번 질문해 보겠습니다.
‘왜 부모님이 내 인생 최고의 선생님인 것이 참인가요?’
“그거야, 부모님이 나를 키워 주셨기 때문에 나를 가장 잘 알고, 그에 맞춰 정확한 가르침을 줄 것이기 때문이죠.”라고 답변을 하실 수 있어요. 그럼 한 가지를 다시 물어보겠습니다.
‘나를 키워주신 부모님이 나를 가장 잘 아는 것이 맞을까요?
실제로 지난 주말 내가 남자 친구 여자 친구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부모님이 가장 잘 아는 게 맞나요?’
아마도, 모두가 ‘네’라고 답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즉, ‘부모님이 내가 지난 주말에 무엇을 했는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나를 가장 잘 안하도 말할 수 있지? 그런 부모님의 가르침이 가장 정확하다고 할 수 있겠어?라고 되 물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 보다는 애당초부터 이 질문에 답변을 하기 위해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신 적이 있냐?’라고 묻고 싶은 겁니다.
아마도 우리는 진지하게 고민했다기보다는 ‘지금까지 배우고 학습받아온 알고 있는 정답과 잘 맞다’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네! 실제로 우리는 나의 의견이나 생각에 대해서 고민해 볼 일 없이, 알고 있는 정답을 찾아서 활용하는 것에 매우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답변을 하기 전에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기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1) 나의 메시지 찾기 위해 ‘드로잉 기법’으로 연습 하자.
‘드로잉’은 영어로 ‘그림을 그리다’라는 뜻이다. 우리들의 유년시절을 생각해 보자. ‘문자’, ‘활자’라는 것을 배우기 전에 나의 생각이나 메시지를 그림으로 전달하는데 능통했다.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다양한 색과 두께의 선을 활용하여 나의 마음을 엄마나, 아빠 등 상대방에게 전달하려고 했다. 인류 문명의 발전을 보아도, 문자가 발명되기 이전의 선사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신념이나 생활방식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문자가 아닌 기호 또는 그림을 활용했었다. 이는, 다양한 지역의 동굴에서 발견되는 벽화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그 그림을 통해 그들이 무엇을 염원하는지 , 어떤 메시지를 남기고자 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즉, 그림은 좀 더 원초적인 방법으로 우리의 생각을 담아낼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히려 학습되고 교육된 문자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 우리의 메시지를 좀 더 자유롭고 근본적으로 전할 수 있게 도와준다.
우리가 그림을 그릴 때 어떻게 하는가? 내가 지금까지 어떤 그림을 보았는지, 그리고 어떤 그림 그리는 기법을 배웠는지 기억하려 하는가? 아니다, 학습되고 교육된 방식을 따르기에 앞서, 우리는 내가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어떤 주제를 어떤 상황으로 전달해야 할지. 또는 내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빨간색에 더 잘 담기는지, 크게 그려야 하는지 작게 그려야 하는지, 하나면 되는지 여러 개 인지, 거친 선을 이용할 것인지 가는 선을 이용할 것인지. 더욱 자유로운 선택의 폭에서 나에게 꼭 맞는 방법을 찾으려 애쓰게 된다. 이는 우리가 언어를 활용할 때 제시된 정답, 그럴듯한 표현을 찾는 방식과 완전히 다르다. 그림으로 의사소통을 하려고 할 때 우리는 좀 더 메시지 자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2) ‘드로잉 기법’으로 메시지를 찾는 방법
(1) 영어로 질문을 듣는다.
Why do you think many people believe a house is very important in their lives?
(2) 질문에 영어로 가능한 만큼 답변해 본다.
I think a house is very important to me because, I can live with my family very happily. We love our house. That's why I agree with that a house is very important to people like me. (특히, 이 영어 답변은 드로잉 기법 이후의 답변과 비교해볼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잠깐! 혹시, 머리가 하얘지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해진다면 다음의 스텝으로 넘어가 보자.
(3) 질문의 요지 즉, 'house'를 하얀 종이 위에 그려본다.
답변에 활용할 수 있는 내용들을 육하원칙의 방향에 맞춰 하얀 종이 가득히 그려본다. 이때, 나의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색깔이나 바탕화면까지 칠해보면 좋다.
(4) 나의 그림 위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영어단어로 적어본다.
이때도 역시 사전을 찾기보다는,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영어단어를 최대한 찾아서 적어본다. 영어단어들이(3) 번에서 생각해본 육하원칙 중 why라는 메시지로 귀결될 수 있도록 생각해 보면 더욱 좋다. 즉, 여기서의 why는 내가 a house라는 것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라고 봐야 한다.
(5) 정리된 영어 단어와 메시지를 기억하면서 영어로 다시 답변해 본다.
I think a house is very important to me because family can gather in one place. They are safe in their house because of fences. Family do their works or take their position. For instance, dad can play with his sun and mum prepares dishes for family's dinner. In the end of the day, they gather in this place and share their lives so they feel cozy and warm at home together.
(6) (5) 번의 답변을 (2) 번의 답변과 비교해 본다.
(2) 번 답변은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없다 보니 구체적이지 못한 영어단어만을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반면, (5) 번의 답변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담아내는 영어단어들이 다양하게 활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드로잉 기법으로 메시지를 담아낸 예.
3) 메시지 담은 그림 위에 영어단어로 정리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위의 드로잉 기법 과정에서 우리는 특히 그림 위에 영어단어로 메시지를 담아냈다. 이렇게 영어단어로 메시지를 정리해 보는 이유는 다음의 대화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다음의 대화를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보자.
"소연아, 나 빨리 일 끝나고 집에 가서 쉬고 싶어."
"맞아, 근혁아. 나는 일 끝나고 집에 가서 편하게 쉬는 시간이 제일 좋더라."
"나도, 일 끝나고 집에 가서 편안하게 쉬는 시간. 생각만 해도 좋아."
이 둘이 대화를 통해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표면적으로 보기에는 둘 모두 '일 끝나고 집에 가서 편하게 쉬는 게 좋다'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 둘의 메시지가 명확하게 전달되었다고 볼 수 있을까? 소연이는 사실 '일이 끝나고 집에 가서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여유 있게 가족과 대화를 나누며 저녁을 먹는 생각'을 하고 있고, 근혁이는 사실 '일이 끝나고 집에 가서 샤워를 마치고 혼자 일에 대한 생각 없이 편안하게 맥주를 마시고 있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에 둘의 대화를 보면서 대부분의 우리는 자연스럽다고 느끼게 된다. 이는, 한국어가 경우에 따라서는 명확하지 않은 언어로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상대방에게 동의를 구하면 상대방은 화자의 느낌을 대략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우리나라 정서에는 '집'은 '편안한 곳'이라고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명제를 한 번의 고민 없이 정답처럼 받아들이 때문에 처음의 대화가 어색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어찌 보면 문제를 보면 정답을 찾아내는 한국 교육의 영향을 받았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즉, 내가 '편안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명확하게 고민하는 경우가 적다는 것이다.
다음의 영어 대화를 위의 한국어 대화와 비교해보자.
“I miss a cozy sofa at home after work which let me lie down on it for my comfort.”
"I agree with you indeed. Being alone at home after work will let me free from office works."
한 사람은 'cozy sofa에 누워 안락한 것을 생각'하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 혼자, 회사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이렇듯 영어라는 언어 자체는 무엇이 무엇을 편안하게 만드는지 명확하게 짚어주고 있다. 또한 편안하다는 부분도 comfort(안락함) 또는 free(자유로움)이라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화에서 한국어는 둥글게 둥글게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는 반면, 영어는 주체와 객체가 어떤 관계를 구체적으로 나타내고 있는지 상대방에게 의미를 전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림으로 찾아낸 메시지를 영어단어로 표현해 보는 것도 함께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