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에 나쁜 꿈을 꾸었다.
보통은 빨리 잊어버리려 노력하는 데 어젯밤 꿈은 되새겨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오래전 회사 생활을 하면서 가졌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나타난 것 같다. 왜 그런 꿈을 꾸게 된 건지 알 수는 없지만.
그런 불안감은 다행히 최근 몇 년간은 없었었다. 하지만 어젯밤 그 꿈으로 생생하게 오래전 느낌을 다시 느꼈다.
회사에서 구조조정이 일어난 거 같았다. 내가 맡았던 일이 중단되었고,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재교육 대상으로 선정되어 한 강의실에 모여서 무슨 교육 또는 회의를 했던 것 같다.
한 시간쯤 지나서 나는 쉬는 시간에 강의실을 나와서 잠시 휴식하고 그 강의실로 돌아가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어느 강의실인지 알 수가 없다.
늦게 들어가면 근무 이탈로 여겨져 불이익을 받을까 전전긍긍 마음이 조급해졌다.
강의실을 찾을 수 없어 휴대폰으로 사람들에게 전화로 물어볼 심산으로 휴대폰을 열었다.
무슨 일인지 휴대폰에서 아무리 해도 연락처를 열어볼 수 없다. 요즘엔 모든 것을 휴대폰에 의존하는 터라, 휴대폰이 동작하지 않으니 할 수 있는 게 없다.
한참을 헤매도 휴대폰으로 아무에게도 전화를 걸 수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시계를 보니 시계도 동작을 확인할 수 없다. 벌써 하루 일과 시간이 지나간 느낌이다.
나는 강의실에서 이탈한 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강의실을 찾지도 못하고 이러다 회사에서 쫓겨나게 생겼다는 공포가 몰려왔다.
내가 직장을 잃으면 우리 가족은 ... 우리 부모님은 ... 내 자녀들의 앞날은 ... 어떻게 되는 걸까? 꿈인지도 모르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땀이 나며 헤매다가 언뜻 잠에서 깼다.
아. 꿈이었구나.
그러면서 IMF 시절 유행했던 용어들이 생생하게 떠 오른다.
삼팔선 (三八線)은 38세가 되면 회사를 그만두게 되는 나이라는 뜻이다.
사오정 (四五情)은 45세면 이미 정년이라는 뜻이다.
오륙도는 50세 혹은 60세까지 다니는 것을 바란다면 그 시절 도둑놈 심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 시절 회사를 다니던 사람들에게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라는 용어들은 그냥 단어가 아니었다. 언제 현재의 삶이 중단되고, 벼랑 끝 위기로 다가올지 모른다는 암시였다.
최근 몇 년간은 없었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나타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