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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두근 Oct 28. 2020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도전기

안 하면 손해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고, IT 분야 엔지니어다. 평소 글쓰기와 인연이 멀다. 그런데 최근 대박사건이 있었다. 지난 9월 10일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한 번에 통과한 것도, 우연한 행운으로 다음 포털에 소개된 것도 얼떨떨한 일이다. 그런데 브런치 작가가 되고 보름이 지나 5번째 올린 글이 조회수 10만을 기록했다. 주변 지인들이 갑자기 ‘작가님’이라고 불러주었다.


조회수 10만 대박사건

하루아침에 벼락같이 ‘작가’가 되었다. 갑자기 ‘조회수 10만’ 대박이 나니 다음 글을 쓰기가 두려웠다. 그전에 나는 글쓰기 쌩초보였다. 고로 글쓰기는 곧 연습하는 행위이므로 부담은 전혀 없었다. 대박 사건이 생기고 난 후 뭔가 글을 잘 써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생겼다. 그 이후 3주가 지나고 나서야 잘 쓰려는 욕심이 사그라졌다. 그제야 다음 글을 쓸 수 있었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면서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실력 있는 ‘작가님’들이나 신경 쓸 일이니 내가 신경 쓸만한 일은 아니었다. 나는 이제 첫발을 뗀 병아리이고, 최소 10개 이상의 글을 써낼 자신이 없었다. 마감을 1주일 정도 남기고 생각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차분히 실력을 쌓아 ‘9회 프로젝트’에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브런치에 글이 올라가고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읽어주고 가끔 ‘라이킷’과 댓글을 받으면서 생각이 변했다. 독자들의 피드백 자체가 작가가 글을 쓰는 데 있어 방향계가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나는 ‘독자들의 고민과 질문’에 작가가 답변하는 것이 곧 ‘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감을 며칠 앞두고 그동안 써 놓았던 ‘초고’를 용감하게 브런치에 올렸다. 그것들을 그룹으로 묶어 목차를 만들고 ‘브런치 북’으로 만들었다. 20개의 글들이 모였고, 목차명을 다듬다 보니 책의 제목이 떠올랐다. 내 브런치북은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중년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그래서 제목은 ‘50대는 퇴사준비생’으로 정했다. 그리고 곧바로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출품했다.


아래 질문 중에 하나라도 ‘아니오’라는 대답이 나온다면, 당신은 내 책이 필요한 사람이다.

-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올 때 만족감을 느끼는가? 

- 당신은 아침에 일어나 회사에서 일할 생각에 가슴이 뛰는가? 

- 가족과 친구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가? 

-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관리하고 있는가?

- 일하지 않고 최소 5년 동안 생활을 할 수 있을 잔고를 가지고 있는가? 

-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 인생에서 나를 위해 살아본 적이 있는가?

-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보내는 방법을 알고 있는가?

- 퇴직 후에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알고 있는가?

- 나만의 취미 생활이 있는가?

- 삶의 모든 부분이 제대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쌩초보인 내가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당선작이 되는 기적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는가?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브런치북은 도전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 예상 독자들의 니즈를 가장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 독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살필 수 있다. 

- 출판사에 투고할 필요가 없다. 원고를 써서 몇백 군데 출판사에 메일을 보내고 거절당하며 자존감을 깎일 이유가 전혀 없다. 오히려 당선작이든 아니든 출판사 관계자가 계속 주시하는 곳이니까.

- 출판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속성으로 경험해 볼 수 있다. 콘셉트를 정하고, 독자에게 끌리는 제목과 목차를 정하는 과정을 경험한다. 

- 만약 당선작이 되면 500만 원의 상금과 능력 있는 출판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출판할 수 있게 된다.


브런치북을 출판하고 지인들에게 소개했다. 평소 연락이 뜸했던 지인들도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가장 좋은 점은 내가 잘 보이고 싶은 분에게 ‘브런치북’을 내밀수 있다는 것이다. 몇 년 전에 인생 상담을 받기도 한 존경하는 교수님이 계셨다. 몇 년간 연락이 끊어지다 보니 다시 뵙고 멘토링을 요청하기가 부끄러서 연락을 못하고 있었다. 내 브런치북을 보내드리면서 간단한 안부를 여쭈었더니, 교수님이 언제 올 거냐고 먼저 전화를 주셨다. 


이만하면 쌩초보 작가가 욕심낼 만한 프로젝트 아닐까. 나는 브런치 작가 신청하고 2달 만에 브런치북을 출간했다.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글쓰기와 출판에 대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하기에 여러분에도 권하고 싶다. 브런치북 출판을 하세요. 그리고 프로젝트에 출품하세요.


https://brunch.co.kr/brunchbook/bravomy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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