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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두근 Oct 30. 2020

직장에서 불행한데 삶이 만족스러울 수 있을까

직장에서 행복하려면?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를 읽었다.


책을 펴서 프롤로그를 읽자마자, '일하는 시간이 불행한데 삶이 만족스러울 수 있을까'라는 문구가
나를 잡아끌었다. 프롤로그 첫 문장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나는 꽤 오랜 세월을 회사 인간으로 살아왔고, 직장을 다니면서 힘들 때마다 그 해결책을 퇴근 이후 또는 주말 시간에서 찾았다. 그래서 책을 계속 읽어 내려갔다. 과연 저자는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까 하는 게 궁금했다.


"회사에서의 시간이 끔찍하다면, 퇴근 후 두 시간의 취미 생활이 아무리 만족스럽다 한들 삶은 여전히 고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퇴근 후 독서 토론이, 요가 수업이, 전시회 관람이 아무리 만족스러운들 무슨 소용이겠어요? 일하는 시간은 고통스러운 채로 내버려 두고 다른 곳에서 행복을 찾으며 살기에는 일하는 시간이 너무나 깁니다. 우리는 퇴근 후의 시간을 재밌게 보내는 계획만큼 퇴근 전의 시간을 제대로 쓰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야 합니다."


나는 저자의 문제의식에 백 퍼센트 공감한다. 우리는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보낸다.
만약 출퇴근 시간과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 자기 계발하는 시간을 포함한다면, 그야말로 우리는 일을 하기 위해 산다. 저자는 단순함의 추구를 해결책으로 제안했다.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할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복잡한 것들을 걷어내는 연습을 시작하겠습니다."


단순함이 궁극의 정교함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저자는 일을 단순하게 하는 방식으로 두 가지를 예로 들었다.

첫째, 변하지 않은 것을 위주로 공략한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한다면 고객은 외면하지 않는다."  아마존닷컴 제프 베조스가 한 말이다. 세상은 많이 변해왔지만 사람의 욕구는 별로 변하지 않는다. 자주 변해가는 것을 따라잡으려 애쓰는 것보다, 변하지 않는 고객의 욕망에 집중하는 게 맞다.


둘째, 일 또는 제품의 수를 줄인다. 1997년 쇠락하는 애플로 돌아온 스티브 잡스는 생산하는 제품의 가짓수를 350개에서 10개로 줄였다. 그가 아이폰의 디자인에서 보여준 단순화 전략은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내용이다. 단순하게 본질에 집중한 전략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는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나는 저자가 얘기한 내용 중에서 사람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으므로 일은 가능한 적게 해야 한다는 개념이 마음에 든다. 일의 가짓수는 줄이고 그중에서 성과가 날만한 대표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후에 조직에서 인정받는다는 전략이 꽤 현실적인 조언으로 다가온다.


또 하나 저자의 현실감각을 느낄 수 있는 게 있었다. 바로 일을 사랑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죄책감이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이야기 말이다. 일을 좋아하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 일을 잘하게 되는 것 아닐까? 저자의 솔직한 대답이 그를 신뢰하게 만든다. 바로 직장의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슴 뛰는 일로만 구성된 일은 없다'는 말도 인상적이었다. 직장의 꼰대 상사가 싫어서 좋아하는 것을 찾아 커피점을 차렸다 치자. 향기로운 커피 향은 좋지만 정작 사장은 여유롭게 커피 마실 시간이 없고, 갑질 하는 고객 모두가 직장 상사보다 오히려 더 싫어질 것이다.


그는 일을 잘 처리한다면 일 하는 시간이 줄게 되고 워라벨을 추구할 수 있다고 독자를 위로한다.
회사형 인간이 될 필요는 없지만 일을 통해 역량을 키운 재능은 고스란히 개인의 몫으로 남는다고 설득한다.
그의 일 잘하는 노하우를 잘 배워서, 나도 워라벨을 즐길 수 있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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