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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요일 Dec 08. 2021

우리 몸에 켜켜이 쌓이는 시간들

[시간을 파는 상점]을 읽고


안녕하세요 땡요일 입니다

오늘 가져온 책은 [시간을 파는 상점]이라는 책인데요.

여러분은 시간에 대해 자세하게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저는 항상 제가 위치한 시간에 대해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한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시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게 있답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24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거나 내게 주어진 시간이 흐른다 생각하면 잡아두고 싶고 멈추고 싶어진답니다. 성장하고 싶고, 더 많은 걸 경험하고 싶은데 제시간은 묵묵하게 자기 할 일을 하듯 지나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시간이 흐르는 건 막을 수 없으니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시간의 절반이나 3분의 1만큼이라도 활용을 한다면 제가 느끼는 두려움이나 스트레스가 줄지 않을까 싶어서 최근에는 이것저것 도전하려고 고민 중이랍니다! 영어 공부를 좀 해볼까..? 책을 더 읽어볼까..? 같은 소소한 것들이라도요. 여러분은 시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나요?


지루하고 관련 없는 제 개인적인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아무튼 [시간을 파는 상점]에 대한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줄거리


시간을 파는 상점의 주인이자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인 온조는

소방대원이던 아버지는 화재 현장으로 가던 도중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조금이라도 엄마의 힘을 덜어주고 싶어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금방 그만두고 자신의 시간을 팔자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곧바로 카페를 열고 조항을 만들었다. [ 자신의 능력 이상은 거절할 것. 옳지 않은 일은 절대 접수하지 않을 것. 의뢰인에게 마음이든 뭐든 조금의 위로라도 줄 수 있는 일을 선택할 것. 무엇보다 시간이 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줄 것. ] 이었다.


온조는 여러 의뢰들을 수행해 나아간다. 도난당한 물건(장물)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일, 할아버지를 대신 만나는 일, 한 달에 두 번 우편함에 편지를 넣어주는 일 이렇게 3가지를 말이다. 온조는 맡은 일을 잘 수행해 나간다. 그러면서 자신이 만든 조항 중 [의뢰인에게 마음이든 뭐든 조금의 위로라도 줄 수 있는 일을 선택할 것.]이라는 조항을 정말 잘 이행해나간다.


각 의뢰인이 가지고 있는 시간의 의미에 대해 배워가며 온조는 시간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아간다. 그리고 시간을 파는 상점의 주인이라고 낮게 말하며 '시간은 '지금'을 어디로 데려갈지 모른다. 분명한 것은 지금의 이 순간을 또 다른 어딘가로 안내해 준다는 것이다. 스스로가 그 시간을 놓지 않는다면.'이라고 생각하며 책은 막을 내린다.



좋았던 문장

온조야. 삶은 '지금'의 시간을 살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고 아쉬운 건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

아버지의 유언장에 있는 문장이에요. 시간이 유한하다는 말이 참 잔인하게만 들려요. 그렇지 않나요? 시간은 뒤로 가지 않고 앞으로만 가기에 더 슬프다 생각해요. 마치 성냥 같아요. 성냥은 불타면서 밑으로 내려가지 올라가지 않는 것처럼요. 만약 제 손에 들고 있는 게 마지막 성냥이라면 더 슬픈 붉은빛을 낼 거 같아요. 엄청나게 환한 불이 아름답게 보이지만 남지 않은 성냥이 슬프게만 느껴질 것 같은 느낌.

그런데 백온조, 시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딱딱하게 각져 있지만은 않다는 거, 그리고 시간은 금이다, 라는 말이 좋은 말이기도 하지만 그 말이 얼마나 폭력적인 말인지도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온조가 알바를 그만두고 시간을  피부로 느낀 다음에 온조의 엄마가 해준 말이에요.

'시간은 금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정말 많이 들어본 말일 거예요. 이 책을 보고 그 이면을 생각해 보았답니다. 금은 곧 화폐이며 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돈이 없는 사람의 시간은 더 적을 것이고 돈이 많은 사람의 시간은 길다 생각해요. 당장 무궁화호랑 ktx만 봐도 그래요 자신의 상황에 맞는 걸 이용하는 것이지만 비싼 게 더 빠르잖아요. 그만큼 우리는 지금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생각해요. 그래서 더 폭력적이라고 온조의 어머니가 말씀하신 거 아닐까요??



빠르다고 해서 더 행복한 건 아닌 것 같은데 말이야.
오히려 속도 때문에 사고가 나는 데도 말이야.
기계든 사람의 관계든 지나치게 빠르면
꼭 문제가 생기게 되어있어

나 같은 노인네는 따라갈 수도 없고 안 달라붙자니
자꾸만 소외되는 느낌이 들어.
그 소외를 부추기면서 자꾸만 새로운 걸로
소비하게 만드는 게 요즘 시대야.
그렇지 않으면 뒤처진다고 서로 부채질해.
사람들은 그것에 발맞추기 위해
더 많이 일하고 더 빠른 속도로 소비하는 거지.
그런 걸 쓰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는데도 말이야.
똑같은 성분의  약을 먹고
하나같이 취해 있는 거 같아.
된통 홀려있는 거지.

나도 거기 중심에 있었지.
달리지 않으면 넘어진다고만 생각했지.
달리다 힘들면 멈출 수도 걸어갈 수도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아버렸어.
어느 순간, 뭔가에 둘러싸여 둥둥 떠밀려 간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네.
그것을 알아챈 순간 아주 기분 나빴어.
내가 가야 하는데 누군가한테
등 떠 밀려간다고 생각해 보게.
죽을 때가 되니까 정신이 든거지, 허허허


강토의 할아버지가 하신 말씀을 조금 짜깁기 해온 것이에요.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은 뭐가 느껴지시나요? 저는 너무 슬펐답니다. 특히 저 마지막 문단이 너무 와닿았어요. 요즈음의 사람들은 자신이 지친지도 모를 만큼 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그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요. 가만히 있으면 뒤처지는 것 같고 그래서 달리다 보면 정말 쓰러질 정도로 지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해요. 그런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느낀답니다.


저 할아버지처럼 달리다 멈추어서 쉬고 다시 힘을 얻어서 달리고 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생각해요. 우리도 달리기를 하면 중간중간 쉬어서 달려야 하는 것처럼요. 잠시 쉬어도 조금 늦어도 다시 달릴 수만 있다면 넘어졌어도 다시 일어날 힘이 생긴다면 그걸 발판 삼아서 다시 달리면 되는 건데 지금 우리의 세상은 넘어지면 커다란 구덩이라도 있는 듯 두려워하며 무조건 앞만 보고 급하게 달리는 세상인 것 같아요. 할아버지의 말처럼 빠르다고 다 좋고 행복한 것은 아니라 생각해요. 물론 빠르게 달려야 할 때는 달려야겠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경보로도 뛰고 걷기도 하고 하며 달릴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시간도 필요하답니다. 할아버지 말씀처럼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분명히 사고가 나니까요. 시간에게 지배당하지 마세요. 시간을 지배하세요!



온조는 남아있는 편지를 떠올렸다. 그것들은 '시간을 좀 더 잡아두고 싶은 간절함'들이었다. 아니 '절박함'이었다.

시간은 그렇게 안타깝기도 잔인하기도 슬프기도 한 것인가.
삶은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지 않은 사람 사이 전쟁 같기도 했다.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는 그렇게 애달파하고, 싫은 사람과는 일 초도 마주 보고 싶지 않은 그 치열함의 무늬가 결국 삶이 아닐까?


시간을 잡아서 흐르지 않게 간직하고 싶은 적이 있으신가요? 전 저희 집 강아지 2마리가 무지개다리를 건넜을 때 이 마음이 정말 많이 들었답니다. 살아있을 때의 시간을 유리병에 넣어서 떠나지 못하게 간직하고 싶었어요. 결국에는 마음에 묻어주었지만 그 당시에는 인정하지 못하고 계속 과거에 휩쓸려 허우적댔답니다.


시간은 정말 야속해요. 사라지기만 하니까요. 사랑하기도 모자란 시간인데 서로를 미워하는 건 정말 슬픈 일인 것 같아요. 온조는 그 치열함 또한 무늬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사랑과 행복이라는 무늬만 세기고 싶네요. 싫어하는 사람이나 잘 안 맞는 사람과는 최대한 부드러운 관계를 유지하고 좋은 사람들과는 진심을 다해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작은 생각. 물론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지만 가슴에 항상 두고 사는 생각이랍니다.


얼마 전에 센터장님이 하신 말씀이 마음에 확 와닿더라구요. “나이 들면 전화 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라고 하셨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할머니께 전화를 자주 하고 있답니다. 처음에는 그냥 하기 시작한 건데 지금은 전화하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아주 좋더라고요. 여러분들도 가까운 가족에게 전화를 해보는 게 어떨까요!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엄마가 그랬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의 대부분은 사람들로 인해 생겨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해결 못할 일은 없다고 했다. 그들로 인해 생긴 문제는 그들과 또 다른 그들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거라고 했다.

그림 속에 편지를 몰래 떨어뜨리고 오는 일은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고귀한 기쁨을 맛보게 해 준다. 그것으로 이미 충분한 보상을 받은 것 아닌가?

온조는 다른 사람의 시간을 지켜주고 연장시켜주는 시간의 신 크로노스가 되어가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의 시간을 팔기 위해 만든 상점이 타인의 시간을 지켜주고 자신까지 성장하는 모습에서 온조는 고귀한 기쁨을 느끼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온조가 상점을 운영하며 얻은 경험이 온조를 더 멋진 크로노스가 될 수 있도록 만든 거 아닐까?





등장하지 못한 문장들

삶 전체를 24시간으로 본다면 우린 지금 몇 시쯤 됐을까?
까맣던 어둠은 어느새 하얗게 벗겨졌고 동쪽 것대봉 뒤에서 해가 솟기 시작하는지 빛살이 퍼지기 시작했다. 찬란했다. 내 생에 저렇게 빛나던 순간이 없다는 게 안타까웠다.
이렇게 사는 건 죽는 것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죽음만이라도 존엄성을 가지고 스스로 선택하고 싶다는 거야.
나도 누군가 곁에 있다면 웃을 수 있을 것 같았어.

작은 생각

청소년 추천도서인 이유를 알 수 있는 느낌이었어요. 온조가 시간에 대해 생각의 범위가 점점 늘어나고 시간에 대해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는 게 너무 인상 깊었어요. 시간에 대한 자신의 경험이 자꾸 생각나는 책이랄까..? 읽을 때마다 다른 감정이 들 것 같은 기분이에요.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 읽으면 또 새로운 생각과 추억들이 생각날 거 같은 느낌! 또 청소년기에 인간관계에 대해 마지막에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중학생 친구들이 읽으면 정말 좋을 것 같은 책이에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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