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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요일 Dec 14. 2021

우는 이에게 보내는 술한잔의 조용한 위로

[애주가의 결심]을 읽고

안녕하세요 땡요일 이에요!

오늘 가져온 책은 애주가의 결심 이라는 책이랍니다!


여러분은 술을 좋아하시나요? 전 정말 좋아한답니다.

20살이 되던 그날부터 술을 정말 즐기고 좋아했어요!

저는 특히 맥주를 좋아해요! 수제맥주집에 가는 걸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어떤 주종을 좋아하는지 궁금해지네요.

바로 독서록 시작하겠습니다!


줄거리

모든 부분이 스포이기 때문에 줄거리를 쓰기에 조금 애매하다.

그래도 조금 써보자면 이선배의 술 파티에 초대되어 가게 된 술이 세다고 자부하는 주희. 필름이 끊긴 채로 일어나며 시작한다. 이상한 메시지, sns에 올린 이상한 글 그 와중 걸려온 사촌인 우경 언니의 집으로 오라는 전화. 언니의 집을 둘러본 뒤에 갑자기 이사를 하게 된다. 망원동에서 살게 된 주희와 우경 언니 그리고 배짱이라 불리는 동네 술친구 미스터 썸머라는 칭호를 가진 우경 언니의 남자 친구와 함께 한동네에서 지네는 이야기를 적어 놓은 책이다. 다른 책과는 다르게 어느 부분을 보나 항상 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게 굉장히 이색적이다.


좋았던 문장

공상의 내용은 주로 내가 등장하는 인생극장과 같은 것이었다.
지난해에 조금만 더 장사가 잘 되었더라면?

이런 생각을 여러분은 자주 하시나요? 저는 생각보다 자주 한답니다. 보통은 과거에 대한 후회가 주된 내용이에요. 여러분은 후회할 정도로 잘못된 선택을 했다 생각이 드는 과거가 있으신가요? 저는 적은 편이지만 그 적은 게 저를 많이 괴롭힌답니다. 뭐랄까 그때는 최선이었거나 마음이 시키는 행동이었는데 지금 와서는 자꾸 눈에 밟히는 그런 선택들이에요. 저는 혼자 생각하고 과거에 머물기보다는 미래를 더 생각하는 쪽에 항상 포인트를 두려고 노력한답니다. 그렇게 더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언젠가는 과거를 생각하지만 붙잡혀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지금은 그렇게 되고 싶지만 과연 저게 이상적인 방향일까 생각이 들기도 해요. 내 감정을 너무 치우쳐둔 느낌이지만 지금은 감정에 휘둘리는 때가 많기에 저렇게 강인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답니다.


비 오늘 날씨는 게으름을 피우기 좋은 핑계가 된다. 휴일이라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비록 산골 집에서 주말 알바를 시작하고 나서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은 열두 시간 가까이 풀타임으로 일한다 하더라고, 오일 일하고 이틀 쉬는 사람과 반대로 이틀 일하고 오일 쉬지만 어쨌거나 휴일은 휴일이니까.


이 글을 보고 휴일에 제가 뭘 할까? 생각을 해봤어요. 전 완전 집돌이라서 약속이 없는 날에는 집에서 책 읽고 컴퓨터 게임도 하고 (요즘에는 원신 재밌더라구여) 집에서 커피도 한잔 마시고 하면서 여유롭게 보내는 편이에요. 최근에는 블로그 포스팅 때문에 카페 가서 커피 먹고 책 읽고 글 쓰는 재미를 느껴서 자주 해야징~ 했는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어서... 주말에 외출은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여러분은 주말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날씨에 영향을 받으시는 편이신가요?? 저랑 같이 일하는 긴급 돌봄 선생님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으신답니다. 특히 비가 오면 우울하다고 말씀하세요. 저는 비가 오면 짜증이 나는 편인 거 같아요. 뭐랄까 습하고 신발에는 비가 들어오고 버스에서는 우산 때문에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고 참 생각만 해도 기분이 안 좋은 그런... (자동차를 사야 해!! 면허를 따야 해!!) 날씨는 햇빛이 막 강하지 않고 적당히 구름이 있는 선선한 날씨를 선호하는 것 같아요!


배짱 멀리 가면 안 돼요!
이사를 해도 최대한 가까운 데로 하겠다고 약속해요.
그럼 달릴게요!


뭔가 이런 술친구가 있으면 정말 좋겠다 생각했어요. 집도 운동 삼아 걷기에 가깝고 같이 있으면 즐겁고 "몇 시까지 거기로!"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친구! 저는 고등학교도 멀리 다녔고 집도 한번 이사를 가서 그런 친구가 없는 게 아쉬워요. ㅠㅠ 나중에 더 커서 자취하면 그런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싶답니다.


동네에 사는 친구는 아니었지만 중학교를 같이 다니고 다른 고등학교를 갔지만 2주에 한 번씩은 꼭 만나서 놀던 친구가 있었답니다. 근데 그 친구가 대학을 먼 곳으로 진학을 해서 멀어지게 됐어요. 원래 연락을 자주 막 하던 사이는 아니고 "언제 몇 시~"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그냥 나가서 놀고 하는 그런 간단한 연락만 하고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하던 친구였는데 몸이 멀어지니 연락을 더 안 하더라고요. 지금은 그렇게 연락도 안 하고 지낸답니다. 가끔 생각나요. 엄청 친하게 지냈는데 대학을 가더니 연락도 없고 소식도 없고 너무 슬펐어요. 아직도 생각하면 정말 슬프고 조금은 화가 난답니다. 이런 친구가 있다가 거의 한순간에 싹 사라지니까 배짱 같은 친구를 원하는 거 같기도 해요.


간호사가 되고, 대학병원에서 이 년 반을 버티기까지의 나날은 예상했던 것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됐다. 자신이 택한 직업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바닥난 체력으로 허덕이며 일찌감치 휘발돼버렸다. 하지만 보수가 적지 않으니까, 어디에 가나 힘들다는데 그나마 이직이 쉽고 오래 할 수 있는 일이니까 꾸역꾸역 출근했다.


주희의 사촌 언니의 이야기예요. 저는 간호학과인데 저 말이 참 마음에 와닿게 읽혔어요. 간호사의 고충이 눈에 선하게 보이는 대목이었답니다. 왜 중간 연차 간호사들이 적은 지 왜 퇴사율이 높은 이유에는 시스템적인 문제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슬퍼요. 그들의 꿈은 분명 저런 게 아니라 환자를 간호하며 퇴원하는 모습도 보고 뿌듯함도 느끼고 사명감도 느끼는 그런 직업이었을 텐데. 체력은 고갈 환자와 보호자의 폭언 너무 힘든 3교대 등 장애물들이 너무 많았을 거예요. 그러니까 꾸역꾸역 다니게 되고 필수 연차만 채우면 퇴사를 하게 되는 거죠. 조금이라도 발전하는 간호계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픈 사람이 없이 더 높은 간호의 질을 위해서요.


등장하지 못한 문장들

근데 자꾸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제가 내일 당장 어떻게 된다고 해도요.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아요. 우리 엄마, 아빠 말고 누가 기억해 줄 사람이
있기나 할지. 생각해 보면 잘 모르겠어요 없는 거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딜 가나 똑같다던 목소리가 떠오르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어디나 붐비는 곳은 계속 붐비고, 나를 대신할 사람도, 이미 나보다 먼저 그곳에 당도해 있는 사람도 넘쳐나는 것 아닐까. 그러니 그곳에도 여유가 없고 도망갈 곳도 없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결국 어디를 가도 다르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어디나 마찬가지 이리라는 생각만이 양쪽 귀에, 머릿속에, 심장에까지 침투했다.


해변의 카페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 보였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왜 울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됐다.
그럼에도 쉼 없이 눈물이 흘렀다.
눈물이 예정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어디에 가나 똑같이 끔찍한 와중에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수 있는 내 방 한 칸이 있는 것.
그것만은 다행이라고 예정은 진심으로 안도했다. 예정이 기댈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안도감뿐이었다. 그 안에서 벗어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작은 생각들

등장하지 못한 문장들 코너에 있는 문장은 전부 사촌 언니가 독서모임에서 만났다가 잠수를 타버린 예정의 이야기예요. 여러분은 이 책을 읽을 때 어떻게 읽으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예정이 독자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즘 사람들에게 잘 찾아오는 번아웃, 우울증 등 마음이 아픈 상황을 예정이라는 캐릭터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최근 마음이 힘들었을 때가 생각이 나서 괜히 마음 한편이 찡했어요. 마지막 부분에서 예정이 주희와 우경에 의해 다시 사회로 한 발짝 두 발짝 내딛는 부분에서 저는 굉장히 위로를 받았답니다.


이 책은 술이라는 주제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20대 30대들에게 잔잔하게 위로를 건네는 책인 거 같아요. 백수였다가 갑자기 맛있게 먹었던 음식집에 알바로 들어간 주희, 회사에서 짤리고 제주도 여행을 하던 중 자기가 안도할 수 있는 곳은 집뿐이라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 예정, 꾸역꾸역 버티다 작은 병원으로 이직한 우경까지 주변에 있을법한 그런 캐릭터들이에요. 예정 같은 경우는 극단적인 예시지만 항상 저렇게 시한폭탄 같은 마음을 들고 다니는 사람은 많다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잔잔하게 위로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어. 그럴 수 있어 잘못된 게 아니야.'라는 뉘앙스로 말을 건네는 느낌이었어요.


시의적절하게 좋은 책을 읽게 되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답니다. 이 책 덕분에 마음에 위로가 정말 많이 되었어요. 작가님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다 생각이 들었답니다. 왜 이 책이 수상작 인지도 알 것 같고요. 좋은 책 써주셔서 정말 많은 위로가 된 거 같아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한 느낌이랍니다.




등장하는 모든 인용의 출처는 애주가의 결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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