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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요일 Jul 04. 2022

머무를 수가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닌가요.

머무를 수가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닌가요.


그대가 저에게서 떠날 때 한말을 기억합니까. "우리의 만남은 이게 마지막이 아니야, 분명 다시 만날 거야."라고요. 저를 오래 보고 싶기에 거리를 두고 싶었다는 그대의 말은 아직도 날 괴롭히고 있습니다. 다시 당신에게 가서 안고 그대의 심장소리를 느끼고 싶은 하루하루가 저를 무겁게 합니다.


그대 그거 아십니까. 저는 같은 마음이 아닙니다. 우리는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어서 서로의 손을 놓은 것이죠.  그렇기에 우리는 다시 만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서로의 마음이 무던해질 때쯤 다시 만나자는 그대의 말을 들었을 때 저는 확신했습니다.


제가 떠난 것은 그대가 아닙니다. 사랑할 수 없는 그대를 더 알고 싶고 가지고 싶고 원하는 제 마음에게서 도망친 것이죠.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제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 저는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무책임하게 도망갔습니다. 도망친 곳에서 바라보니 마음은 사라지지 않고 영원할 거라는 확신만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대의 눈 속에 영원히 살았으면 소망했습니다. 머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기에 그대의 눈 속에 눈물을 심어 두고 머금게 해 버렸습니다. '내 마음이 다 사라지면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친구라도 되어서 그대 옆에 남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보았지만 다 구차한 변명이었습니다. 제 마음은 지금도 우주 끝까지 날아갈 기세인 고무풍선처럼 부풀고 있으니까요.


그대 옆에서 묵묵히 빛나고 있는 불꽃이 되고 싶었습니다. 때론 어둠을 밝히기도 하고 마음을 따듯하게 비춰주기도 하는 그런 작지만 강력한 불꽃 말입니다. 이제는 그럴 수 없는 게 너무 속상할 뿐입니다. 이런 마음을 가져서 후회하고 있는 저도 바보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루가 지나면 내일이 올 겁니다. 그대라는 어둠에 새로운 등불이 나타나기도 할 겁니다. 굉장히 보고 싶을 겁니다. 그리울 겁니다. 그럼에도 난 당신이 지구에서 제일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은 너무나도 잔인하기도 하지만 아름답기에 그대가 이 세상을 열심히 즐기고 버티며 행복만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그대의 시간이 그렇게 흘러가면 난 이 자리에 앉아 그대와 함께 만든 추억을 곱씹으며 있겠습니다. 계절의 흐름과 그대를 먼 곳에서 바라보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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