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티콘 '토닥토닥'을 가족 카톡방에 올린다. 집을 떠나 꿈을 키우느라 애쓰는 두 딸에게, 그 꿈을 지원하느라 수고를 아끼지 않는 남편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이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을 때 말 대신 종종 쓰기도 한다.
단순한 그림문자일 뿐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가까이 다가간다는 뜻이 담겨 있다. 등을 두드리려면 팔 닿는 거리여야 하는 건 물론이고 상대방은 자신의 품을 향해 있어야 하는 이치이다. 몸만큼 마음도 따라가야 하는 게 당연할 테다.
안는다.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두 팔로 두드리거나 당겨 가슴에 대거나 품는다.' 안는 방법은 또 어떤가. 싸안다, 쓸어안다, 걷어 안다, 가로안다 … 다양하기도 하다. 의미는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된 하나는 모두 따뜻한 마음이 담겼다는 것이다.
넓고 넓은 벌판에 홀로 남겨진 듯 막막해져 본 적이 있는가. 세상이 무너진 듯 주저앉을 힘도 없어져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은 알 것이다. 가만히 다가와 곁에 서 있어 주는 일을 넘어 가슴에 대거나 품어주는 일이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를 말이다.
안는다는 건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랑의 다른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관심이 없이는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아 무심히 지나치면 그만인 일이지 않던가. 그런 가운데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작은 일도 큰일처럼 여겨지기에 토닥여주거나 곁에 가만히 서 있어 주는 것이리라.
'사랑이 살린다.' 요한 볼프강 괴테가 세상을 떠나기 몇 해 전 남긴 말이다. 짧은 이 말에 담긴 의미는 크고도 깊어서 되뇌고 곱씹게 된다. 많은 인생의 주제를 다룬 대문호인 그가 말년에 새삼스레 알게 된 지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다다르자 먹먹해진다.
지금은 애써 주변과 단절하려는 시대인가 싶다.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폰으로 눈을 가리는 격이다. 닫으려는 마음을 활짝 열고 두 팔과 한마디 말 그리고 눈빛으로 안아주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면 어떨까. 지치는 일상에 생기가 돋고 서로를 살리게 되지 않을까. 생각만으로도 온기가 돈다.
2025. 10. 15. 07:01
현경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