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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 May 17. 2024

업로드 2시간 조회수 8 여전히 나는 무보수 유튜버다

2023년 기록을 마지막으로 다음화는 무보수 유튜버 탈출기를 글로 남길 수 있을 줄 알았다.  약 11개월 전 2023년 6월 21일 마지막 기록을 기점으로 여전히 나는 무보수 유튜버다.  2024년 1월이면 달성할 줄 알았다. 1월을 마무리하며 2월에는 될 거라 생각했다.  구글 회사에서 첫 월급을 곧 받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고문은 계속되었다.  구글 무보수 직원으로 약 4년을 일했다. 지금 작고 귀여운 나의 유튜브 영업장 1위는 10만 회가 넘었고 20개가 넘는 영상이 만뷰가 넘는다.  나보다 뒤에 입사한 수많은 젊은 인재들은 4년이나 월급 못 받는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승승장구한다.  심지어 하나가 아닌 두 개, 세 개까지도 말이다.  이 회사는 대단한 능력의 직원이 참 많다.  구글에서 그만하라고 말하지 않아 줘서 그저 고맙다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여전히 나는 무보수 직원이지만 열심히 영상을 팔고 있다.  



그렇게 오늘날짜로 929명이다.  이제는 정말 월급의 고지가 보일 것 같은데. 약 70명의 고객들이 쉽사리 모이지 않는다. 내 상품의 문제는 아마도 다양하겠지만 영업장을 돌아보면 나보다 더 노답 퀄리티의 상품도 승승장구하는 게 보인다. 나는 208개의 상품을 진열했는데 겨우 5개도 안 되는 영상으로 이미 잘 나가는 직원도 있다. 일명 떡상. 베스트셀러. 나에게는 새로 고침 할 때마다 고객이 늘어나는 베스트셀러 상품이 아직 없다는 것이다. 너무 객관화가 잘 되어있는 직원인데 성공스토리는 없다. 



무보수 직원은 이곳 브런치에서도 계속된다. 이곳에서는 영상이 아닌 글을 판매하는데 내 글은 매대에 올려주지도 않는다. 아마 저기 서가에 등만 보이는 책처럼 억지로 억지로 찾아내야 볼 수 있는 그런 글들이다.  구글 사장한테도 브런치사장한테도 인정 못 받는 무보수 직원.  이 바닥 저 바닥 다 똑같다. 누군가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족족 잘 팔리고 누구는 정성을 다해 만들어내도 구석이다.  더 안타까운 건 영상판매도 글판매도 무보수 직원은 월급 받는 날만 기다리며 오늘도 공장을 가동 중이라는 것이다.  



또다시 영상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기존 영상과는 다르게 더 많은 꿀팁을 넣었다. 한 가지 제품으로 설명을 하는 것보다 여러 제품을 함께 홍보하는 걸로 영상 체제를 바꾸었다.  그리고 호기롭게 업로드를 했다. 1시간이 지나고 2시간이 지났다.   조회수 8.  업로드하고 2시간이 지났는데 조회수 8이다. 아마도 남편이 하나 다른 아이디로 봐줬을 거고 하나는 내가 다른 아이디로 상품을 감상했으며 그 외 2명은 아는 지인이 상품 올라온 거 보고 그냥 틀어놔 줬을 거다.  인기상품은 보고 있는 내내 숫자가 막 올라간다. 카운팅 변화가 실시간으로 와닫는데 내 상품은 조회수보다 시간이 더 빨리 변하더라.  씁쓸하다.  




무보수 브런치 회사에서는 더 판매율이 저조하다. 여기는 월급에 대한 기준도 없다.  우수 사원에게 상품 패키지인 책을 선사하고 그 덕분에 또 다른 회사에서 그들을 스카우트해 가며 연봉 협의가 계속된다. 그들은 계속 우수한 상품을 만들어내고 그 이야기를 이곳 브런치 후배들에게 쏟아내고 그렇게 그들은 또다시 메인 매대에 상품이 깔리며 또 그렇게 관심을 받는다.  오늘도 변방에서 혼자 구시렁거리고 있는 무보수 유튜버이자 무보수 브런치쟁이는 매출 좋은 영업사원들을 부러워하며 슬픔에 잠긴다. 아 내가 이래서 술을 끊을 수 없다. 오늘 안주는 뭘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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