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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환회 Jun 10. 2021

'나의 철학 히어로 아카데미아' 믹스테입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왜 많이 팔렸지' 궁금한 이번 주 급상승 도서

[2021년 6월 1주] 5/31~6/6


몇 년 전 한 일간지에 '유아인 북클럽을 제안하며'라는 칼럼이 실린 적 있다. 엠마 왓슨이 그랬듯 애서가 셀럽이 정기적으로 책을 추천하면 어떻겠냐는 내용이었다. 외국에서는 빌 게이츠, 오프라 윈프리, 리즈 위더스푼 등 '프로 추천러'가 책 선택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반면 국내 유명인이 자신의 이름을 따 운영하는 북클럽은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작가들이 연이어 메일 연재 서비스를 열었고, 독서모임 인기가 꾸준한 현실을 떠올리면 의외다. 김영하가 첫 주자로 나섰다. 지난 12월 '김영하 북클럽'을 열고 매월 한 권의 책을 선정한다.



첫 책 『완벽한 아이』를 시작으로 선정 책들이 모두 판매 급상승했다. 6월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고전이나 숨은 걸작이 아닌 미국 현지에서도 2020년 출간된 최신간이다. 김영하 추천 전에도 오랜만에 만나는 경쾌하고 묵직한 인문학책으로 기대를 모았다. 출판사가 내세운 카피는 '빌 브라이슨의 유머와 알랭 드 보통의 통찰력이 만났다'이다. 이 책에 추가할 한줄평 후보 첫 번째. '문명사 분야에서 『사피엔스』가 차지한 영광을 철학 분야에서 차지할 책.' 매끄러운 지적 위트, 활력 있고 현실 지향적인 사유가 근거다.


전직 해외통신원이자 입담 좋은 작가 에릭 와이너는 열네 명의 철학자가 세공한 지혜와 그 지혜를 활용하는 법을 알려준다. 예를 들면 소크라테스처럼 질문을 거듭하며 본질에 다가가는 법, 루소처럼 산책하며 생각과 신체를 함께 단련하는 법, 시몬 베유처럼 기다리며 세상과 공감하는 법 등. 가장 위대한 철학자 14명을 연대순으로 소개한 '서양철학사'는 아니다. 실용적이고 자기계발적인 철학 사용 설명서다. 실제 삶의 개선에 도움 준다. 이 '철학 히어로 아카데미아' 믹스테입은 노마스크와 노휴대폰이 가장 두려운 우리를 이불 밖으로 나가게 한다.


출처: 어크로스 페이스북


온라인 북클럽에서 먼저 사랑받았지만, 오프라인 모임에서 나누기에도 최적이다. 가장 좋았던 철학자와 이유를 돌아가며 이야기하면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갈 것이다. ("세이 쇼나곤 정말 몰랐어요? 전 원래 좋아했는데"라고 말하는 사람 꼭 있다.) '한 번 잡으면 끝까지 놓을 수 없다'는 책을 향한 최고의 찬사다. 이번에는 예외다. 제목처럼 특급으로 읽는 바람에 한 명 한 명 충분히 음미하지 않는다면 손해다. 느리게 여러 번 생각하며 읽는 책이다. 이 책에 추가할 한줄평 후보 두 번째.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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