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차만 퇴출하면 되는 것 아니었어?"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by 구환회

'왜 많이 팔렸지' 궁금한 이번 주 급상승 도서

[2021년 2월 3주] 2/15~2/21


애플은 단순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기업이 아니다. 환경까지 생각한다. 아이폰 12를 시작으로 기본 구성에서 과감하게 충전기를 제외했다. 환경보호를 이유로 들었다. 착한 일(?)은 이것으로 부족했는지 올해 초 인종차별 반대 이니셔티브를 출범한다는 중대발표를 했다. 취임 전부터 빅테크 기업 규제를 예고하는 한편 ESG(환경·책임·투명경영)를 강조한 바이든 행정부를 향한 보여주기용 제스처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유야 어떻든 환경보호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주장하는 또 다른 테크 기업인이 있다. 바로 빌 게이츠다.


빌 게이츠의 세 번째 저서이자 첫 번째 환경책


그의 저서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이 2월 16일 전 세계 동시 출간되었다. 저자는 책에서 '21세기 중반까지 기후변화는 코로나19만큼 치명적일 것이며, 2100년이 되면 다섯 배나 더 큰 사망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현재 연간 510억 톤에 이르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정도가 아니라 '제로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구체적인 방법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제시한다. 언급된 해결책 중 '원전' 활용을 강조한 인터뷰 기사를 <조선일보>가 크게 실었다. 판매 첫날부터 화제를 모으며 '정치/사회' 분야 1위에 올랐다.


일반 독자, 기업인, 정치인, 주식 투자자, 그리고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다. 풍부한 사례와 명확한 논거가 돋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인간 행위 다섯 가지'와 각각의 비중(89쪽)이다. 원인이 구체적이어야 해결도 구체적이다. 시멘트와 철 등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31%로 가장 높다. 다음은 전력생산(27%), 식물과 동물 기르기(19%), 교통 등 이동(16%), 냉난방(7%) 순이다. '내연기관차 없애고 전기차만 허가하면 되겠지' 막연한 낙관은 절대금물임을 알려준다.


13346367_1138154842915928_1033968888576328327_o.jpg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금지같은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정책이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탄소 제로로 향하는 길은 평탄하지 않다. 경제성장 파티를 즐긴 선진국과 그렇지 못한 신흥국간 입장 차이가 크다. 탄산음료보다 싼 석유, 화석연료의 경제성을 뛰어넘는 에너지도 현재는 없다. 그런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예전이었으면 2년이 걸렸을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 2개월 만에 이뤄졌다고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극적으로 낮춰 줄 트리거 역시 불현듯 나타날 수도 있다. 다만 코로나19와 같은 외부 충격이 아닌 '기술, 정책, 시장'을 중심으로 한 우리의 노력을 통해 주도적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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