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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경 Apr 28. 2020

<익스트랙션> - '감성을 품은 박력 있는 액션 영화'

[영화 후기,리뷰/ 넷플릭스 액션 영화 추천/결말 해석]



익스트랙션


개봉일 : 2020.04.24.(넷플릭스)

감독 : 샘 하그레이브

출연 : 크리스 헴스워스, 루드락 자스왈, 란디프 후다, 골쉬프테 파라하니, 판가즈 트리파티, 프리얀슈 패인율리


감성을 품은 박력 있는 액션 영화




크리스 헴스워스! 우리에게 일명 ’햄식이‘와 토르로 익숙한 그의 새로운 액션영화 ’익스트랙션‘

이 영화를 한줄로 표현하자면 엄청난 몰입력을 자랑하는 액션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마치 현장에 있듯 실감나는 롱테이크 촬영과 인물의 감정을 타이트하게 잡아내는 카메라 워킹이 박력 있으면서도 자연스럽다.



크리스 헴스워스의 엄청난 피지컬과 액션, 감정연기까지.. 햄식이 그는 대체.. 못하는 게 무엇인가.. 그의 목소리에 빠져 영화를 끊지 못하고 새벽 4시까지 쭉 달렸다. 화려한 액션에 살짝 밀리는 느낌이 있지만 부성애를 중심으로 끌어가는 이야기도 꽤 흥미롭다.


샘 하그레이브 감독은 주인공 ’타일러‘를 크리스 헴스워스와의 이미지와는 다른, 육체적 이미지를 보았을 때 ’의외의 액션‘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을 원했지만크리스 헴스워스가 이 역할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생각을 바꿨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그의 액션 연기와 강력한 비주얼, 그리고 이전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감정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인도 마약왕의 아들 ’오비‘는 아버지가 감옥에 수감됨과 동시에 방글라데시 마약왕 아미르의 납치 대상이 된다. 타일러는 오비를 구하는 위험한 임무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다. 강해 보이는 타일러의 모습. 하지만 타일러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작은 빈자리. 그것은 계속해서 타일러를 괴롭히고 있었다.




익스트랙션 시놉시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로 납치된 의뢰인의 아들을 구하기 위해

전직 특수부대 출신 용병이 거대 범죄 조직에 맞서 벌이는 리얼 액션 구출극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타일러는 엄청난 전투 실력과 피지컬을 가진 용병이다. 누가 봐도 용감하고 거침없는 인물일듯한 타일러. 하지만 문득 떠오르는 기억들이 타일러를 삶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그의 몸은 탄탄하고 완벽해 보이지만 무릎, 등, 팔 등.. 여러 가지 약을 주기적으로 먹어야 하는 상태다. 알고 보면 온전한 곳 하나 없는 타일러의 몸.



산속에서 홀로 살고 있는 그를 찾아온 동료 ’닉‘. 닉은 타일러에게 새로운 임무를 제안한다. 인도 마약왕의 납치된 아들을 구하는 임무. 매우 위험한 임무라는걸 알고 있는 닉은 타일러에게 임무를 제안하면서도 타일러의 상태를 걱정한다.



죽고 싶어서 위험한 일만 맡는 거잖아


타일러는 상실감에 빠져있는 듯 보였고 그것은 타일러의 삶에 대한 의욕마저 떨어트리고 있었던 것이다.동료이자 가장 가까운 사이인 닉은 타일러가 받고 있는 심리적 고통을 알고 있었고 그를 안타까운 눈빛으로 쳐다본다.



방글라데시 다카. 그곳엔 방글라데시의 마약 왕인 아미르가 있었다. 아미르는 인도 마약왕의 세력을 누르기 위해 그의 아들 ’오비‘를 납치하는데 성공한다.


그는 돌아갈 집이 없는 아이들을 거둬 자신의 심부름꾼으로 쓴다.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아미르의 행동들. 누군가 돈을 훔쳤다는 이유로 건물의 옥상에서 아이들을 한 명씩 던지던 중 '파라드'라는 아이가 앞에 나서서 상황을 모면하려고 한다. 파라드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어떤 일이든 가리지 않고 하는 인물이다.



처음 파라드가 등장하기 전 아이 한 명이 옥상에서 던져질 때 옥상 난간에는 다람쥐가 한 마리 앉아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영화의 후반부 타일러가 강물로 떨어진 후 다리 난간 앞에서 강을 지켜보는 파라드의 모습이 나온다.


다람쥐는 야생에서 1-2단계 포식자 정도의 지위를 갖고 있는데 개구리나 벌레같이 약한 동물들을 잡아먹으면서도 그 위에 더 많은 강한 포식자들에게 잡아먹힌다. 또한 영리하고 욕심 많은(음식에 대해) 동물이다.



파라드는 자신을 손쉽게 제압한 타일러에 대해 분노를 느끼며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 아미르에게 바친다. 아미르가 얘기했던 의지를 보여주는 파라드. 연약하고 어린 존재이지만 자신의 생존을 위해 영리하게 거짓말을 하며 낮은 포식자의 위치에 있는 파라드와 다람쥐는 왠지 이미지가 비슷하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욕심에 가득한 파라드가 너무...... 싫었지만 그 또한 비인간적인 사회의 피해자라는 생각을 하니 짠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타일러는 처음엔 오비를 그저 ’Kid‘라고 부르며 임무를 완료하기 위해 필요한 대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타일러의 부성애가 조금씩 차오른다. 비밀 임무나 전투에 임하는 용병은 절대 감정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 타일러는 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지만 오비를 보면서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을 보는 것과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오비의 아빠는 오비를 사랑하는 아들이 아닌 물건처럼 취급한다. 오비가 납치되었을 때도 ’체면의 문제‘라며 아들을 구해오라고 화를 내는 모습을 보인다. 무관심 속에서 자란 오비의 유일한 위로는 피아노 연주였고 오비는 불안할 때면 무릎에 손을 올리고 상상 속 피아노를 연주한다.


사랑하는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타일러와 아버지의 사랑을 느껴본 적 없는 오비. 둘의 만남은 서로의 결핍을 보듬어주는듯한 느낌이 든다.



임무는 그게 아니었잖아


타일러의 동료들은 자신들이 속았다며 오비를 구출하는 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으니 오비를 놔두고 봉쇄된 도시에서 벗어나라고 얘기한다. 타일러는 동료들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타일러는 오비를 버리지 못하고 함께 탈출을 감행한다.


타일러와 오비는 가스파르의 집에서 처음으로 서로의 이름과 가정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타일러의 이름을 물은 오비가 '타일러처럼 안 생겼어요' 하며 타일러에 대한 믿음과 안정감을 내비치는 장면이 아마도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이 편안한 순간이 아닐까 싶다.



파병 중이라 아들이 떠나는 것도 못 봤거든


오비는 타일러가 용감한 사람이라고 얘기하지만 타일러는 자신이 용감하지 않다고 얘기한다. 타일러는 림프종으로 죽어가는 아들을 지켜볼 용기가 없어 파병을 지원했던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는 듯 보인다.


아들에 대한 기억 때문인지 타일러는 아이들에게 모질게 굴지 못한다. 자신을 공격하는 아미르의 아이들을 제압만 할 뿐 부상을 입히지 않으며 사실상 임무와 관련해 가치가 없어진 오비를 외면하지 못한다. 그리고 오비가 '집에 가고 싶어요'라고 울부짖는 순간 타일러의 마음은 더욱 확고해진다. 이 아이를 집에 보내줘야겠다고.


이성적으로 행동했던 타일러는 부성애라는 감성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아빠 ’사주‘



사주는 오비의 아빠 밑에서 일하며 오비를 보호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오비가 납치되자 오비의 아빠는 아들을 구해오지 못한다면 사주의 가족들을 전부 죽일 거라고 협박한다. 가족의 생존을 위해 직접 총을 들고 방글라데시로 넘어온 사주. 타일러와 격투를 벌일 땐 당연히 타일러를 응원했지만.. 사주 또한 ’아빠‘로서 목숨을 걸고 싸운다는 생각을 하니 그 또한 죽지 않길 바랐다.




타일러는 오비를 탈출시키기 위해 사주와 손을 잡기로 한다. 몇 시간 전만 해도 서로 죽일 듯 싸우던 사이였지만 둘은 ’오비의 탈출‘을 위해 합심하기로 결정한다.


사주와 오비는 함께 차를 타고 출발하고 타일러는 주위를 끌기 위해 다른 건물로 올라간다. 사주는 타일러를 쳐다보며 오비에게 '저 사람을 믿어?'라고 묻는다. 오비는 망설이지 않고 믿는다고 답한다. 타일러와 오비 사이엔 아빠와 아들이 느끼는 유대감과 비슷한 믿음의 감정이 생긴 것이다.



타일러는 총을 맞고 강으로 떨어지기 전 자신의 아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영화 내에서 타일러의 가족사에 대한건 자세히 나오지 않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아들을 생각하는 아빠의 부성애가 끓어넘치듯 가슴에 와닿는다.


그리고 닉을 쳐다보며 오비를 안전하게 데려가라는 듯 마지막 눈인사를 나눈다.



타일러와 사주 덕분에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온 오비는 결연한 모습으로 다이빙대에 오른다. 마치 영화 초반에 타일러가 30m 밑 계곡으로 다이빙을 하는 모습처럼 말이다. 물 밖으로 나온 오비는 타일러의 환영을 보게 된다. 계곡물에 잠긴 채 자신이 사랑했던 아들의 환영을 떠올린 타일러처럼 오비는 자신의 결핍을 채워준 아빠 같은 존재 타일러를 떠올린다.



샘 하그레이브 감독의 말로는 익스트랙션의 속편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고 다른 시간대 또는 향후 미래나 이전 타임라인에 대한 내용 등 여러 가지 스토리를 구상 중이라고 한다. 팬들의 반응과 제작 여건 등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전 타임라인을 중심으로 한 속편이 제작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만약 향후 미래에 대한 이야기라면 오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자신이 생각하는 용감한 어른인 타일러처럼 자란 오비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을 용감하지 않다고 말하는 타일러와 그를 용감한 어른으로 바라보는 오비. 사랑하는 아들을 보내야 하는 현실을 외면한 타일러와 아버지에게 외면당한 아들 오비


서로의 결핍된 부분을 털어놓으며 새로운 유대감을 쌓아가는 둘의 모습이 어쩌면 뻔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뻔한 그 인물 사이의 감정이 이번에도 역시나, 보는 사람의 마음을 정확히 적중했다.




샘 하그레이브 감독과 루소 형제가 만들어낸 화려한 액션과 크리스 헴스워스의 탁월한 소화력과 감정연기가 영화에 꽉 들어차있다. 1초도 지루할 틈이 없는 영화 <익스트랙션> 가볍게 봐도 감정을 끝없이 뒤집으면서 봐도 좋다.  이 영화만 봐도 넷플릭스 한 달 이용료는 뽕 뽑았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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