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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경 May 12. 2020

<어거스트 러쉬> - 운명,우연 사랑으로 완성한 랩소디

[영화 후기,리뷰/ 왓챠 음악 영화 추천/결말]


어거스트 러쉬 (AUGUST RUSH)

개봉일:2007.11.29. (한국 기준)

감독 : 커스틴 쉐리단

출연 : 프레디 하이모어,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케리 러셀, 로빈 윌리엄스, 테렌스 하워드, 윌리암 새들러                                                                               

운명과 우연, 사랑으로 완성한 랩소디


음악과 운명, 사랑을 노래하는 영화 <어거스트 러쉬> 

어거스트 러쉬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찰리’역으로 유명한 프레디 하이모어가 출연한다. 92년생인 프레디 하이모어가 10대 초반의 나이에 연기한 에반 테일러(어거스트 러쉬)라는 캐릭터는 맑고 순수한 웃음으로 영화의 감동을 더욱 투명하게 느끼도록 만든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을 연주하던 루이스와 라일라가 운명적으로 마주친 그날 밤부터 11년하고도 2개월 후의 시간까지. 그들을 이어주던 건 운명과 사랑, 음악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어거스트 러쉬를 감동적인 영화라고 얘기하지만 반대로 운명과 우연을 너무 강조해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사실 개연성이 조금 아쉽긴 하다. 어떠한 사건을 거쳐 주인공이 쟁취해낸 일이라기보단 우연히 마주치게 된 인물과의 관계가 이야기를 끌어가는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개연성이 아쉽다고 해서 감동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에게 주어진 거친 현실을 밀어내고 그의 천재성이 빛나는 순간 우리는 만족과 감동을 느끼게 된다.




어거스트 러쉬 시놉시스


꿈보다 아름답던 단 하룻밤, 그 이후.. 음악이 있는 한,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매력적인 밴드 싱어이자 기타리스트, 첫눈에 반한 그녀를 단 한 번도 잊어본 적 없지만 그녀를 놓친 후 음악의 열정을 모두 잃어버린 남자 ‘루이스’

촉망받는 첼리스트였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아이를 떠나보내고 11년을 늘 그리움 속에 살았던 여자 ‘라일라’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 운명처럼 찾아온 기적 같은 소년, 눈을 감으면 세상의 모든 소리가 음악이 되는 아이 ‘에반’


마법같이 신비로운 어느 가을밤, 그리고 다시 뉴욕. ‘어거스트 러쉬’의 음악이 불러낸 기적은 그들을 다시 만나게 할 수 있을까?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음악은 우리 곁에 있죠. 바람 속에, 공기 속에


눈을 감고 지금 이 순간을 음악으로 느끼는 천재 소년 ‘에반 테일러’. 에반은 11년째 월든 시립 고아원에서 살고 있다. 시설에선 아이들에게 음악을 듣지 못하게 했기에 에반은 음악 대신 숨 쉬는 모든 순간의 소리들을 느꼈다.


에반에게 음악은 자신의 중심이자 부모님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일부 등장인물들은 에반의 부모님이 죽었거나 그를 버린 것이라고 조롱했다. 하지만 에반은 음악을 연주하면 부모님이 자신을 알아보고 찾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사람들이 동화를 믿듯이 말이다.


에반이 처한 환경은 누가 봐도 풍족한 환경은 아니다. 부모님의 보살핌 대신 시설에서 살며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을 당하기도 하고, 본능적으로 느끼는 음악에 대한 재능을 펼칠 기회도 없었다. 에반에게 음악은 동화처럼 환상의 존재로 느껴지지만, 에반의 음악적 재능은 환상 속이 아닌 그의 중심에 존재하고 있었다. 



루이스와 라일라는 에반의 엄마 아빠다. 11년 전, 뉴욕에서 각자의 공연을 마치고 만난 루이스와 라일라는 서로에게 첫눈에 반한다. 보름달이 그들의 반짝이는 눈빛을 지켜보던 밤이었다.


다음날, 라일라는 다른 공연을 위해 급히 떠나야 했지만 루이스를 다시 만나고 싶어 했다. 하지만 라일라를 성공의 길로 안내하기 위해 엄격히 그녀를 관리하던 아버지는 라일라의 사랑을 응원해 주지 않았다. 그렇게 둘은 다시 만나지 못했고 아들 에반도 부모와 만나지 못한 채 입양을 가게 된다.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루이스와 라일라는 자신의 꿈이었던 음악을 포기한다. 멀리 떠난 라일라를 그리워하며 노래를 부르던 루이스는 그녀의 부재와 허탈함을 느끼고 밴드를 그만둔다. 라일라는 사고와 유산(아버지의 거짓말이었지만..)의 충격으로 첼로를 그만두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며 자신이 사랑했던 음악을 애써 외면한다. 짧았지만 모든 열정을 다 바쳐 사랑했던 존재의 부재는 루이스와 라일라의 꿈마저 포기하게 만든다. 



부모를 찾기 위해 무작정 고속도로를 걷던 에반은 트럭을 몰던 운전자에게 발견되어 뉴욕에 무사히 도착하게 된다. 워싱턴 광장에서 마주친 아서는 자신을 스타로 키워주겠다는 위저드 밑에서 자란 소년이다. 폐 공연장에 모여 살고 있는 아이들과 그들의 보호자라고 말하는 위저드. 10년 넘게 워싱턴 광장의 자리를 지켰다는 그는 음악을 가르쳐주겠다며 아이들을 꼬여낸 후 수금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순수한 아이의 눈에 비친 위저드는 자신을 응원해 주는 새로운 보호자였다. 모두가 잠들어있는 시간, 에반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기타를 연주한다. 에반의 얼굴엔 투명하고도 확실한 행복의 미소가 떠오른다. 



음악도 제대로 들은 적 없는 소년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보는 기타 연주. 말도 안 되는 천재성이다. 에반의 천재성은 음악에 소질이 있던 루이스와 라일라의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것 외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그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하더라도 음악을 전공했던 사람이라면 강력한 현타가 올만큼 엄청난 천재성이다. 현실성 없는 에반의 재능은 우리가 갖고 있는 천재에 대한 환상을 채워줌과 동시에 강력한 현타를 선물하기도 한다. 



네가 삶의 모든 걸 갖게 해주고 싶었다.


라일라가 성공의 길을 걷길 바랐던 그의 아버지는 에반이 무사히 태어났음을 숨긴 채 입양을 보낸다. 아이는 첼리스트의 길에 도움보단 걸림돌이 될 거란 판단하에 말이다. 하지만 라일라는 아들을 잃은 순간부터 모든 열정과 에너지를 잃었고 더 이상 음악을 연주하지 못했다. 



에반은 자신을 세상 한가운데 툭 떨어트려놓은 부모에 대한 원망 없이 부모를 위해 연주를 계속한다. 에반 테일러라는 이름을 숨긴 채 어거스트 러쉬라는 예명을 사용하긴 했지만 어찌 됐든 그의 재능은 눈부시게 빛났다. 에반의 천재적인 재능을 알아본 어른들은 에반을 음악의 천사라고 부르며 센트럴 파크 연주회의 작곡과 지휘를 맡긴다.



에반이 그렇게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할 때쯤, 루이스와 라일라도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일을 계획한다. 루이스는 라일라를 찾기 위해 시카고로 떠나고 라일라는 에반의 존재를 알고 뉴욕으로 돌아온다. 



우여곡절 끝에 루이스는 다시 밴드 공연을 시작했고 라일라와 에반은 같은 공연에 오르게 된다. 그렇게 우연과 운명이 교차하고 세 가족은 겨우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세 사람은 첫눈에 서로의 운명을 느낀다. 연인과 가족이란 존재는 하늘이 맺어준 가장 강한 운명일지도 모른다.



엔딩에서 살짝 아쉬웠던 점은.. 영화의 마무리를 장식하기에 엔딩곡의 임팩트나 무게감이 살짝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라일라의 연주 장면에선 조금 건조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에반이 지휘한 곡의 후반부 임팩트가 더 강했다면 세 가족이 만나는 순간을 더욱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을듯한데..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에반이 처음 기타를 연주하는 순간의 밝고 따스한 느낌과 루이스와 에반이 서로의 기타를 연주하는 장면, 에반이 처음 뉴욕에 도착했을 때 느꼈던 음악 등 마음에 남는 다수의 장면들이 있기에 영화 자체 퀄리티가 아쉽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에반의 천재성이 어두운 밤하늘에 흐드러지게 흩뿌려지던 순간. 그 마지막 순간까지 도착하는 과정은 우연의 일치로 술술 풀려나간 사건들로 채워져있다. 어쩌면 살짝 뻔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중심 소재가 사랑과 가족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뻔한 그 이야기에 감동을 받게 된다. 자신의 현실에도 존재하는 사랑의 대상을 떠올리며 말이다. 



조화로운 음악과 운명과 사랑,

때묻지 않은 순수한 아이의 천재성을 밝은 주황빛으로 조명한 영화 <어거스트 러쉬>

어거스트 러쉬엔 순식간에 밀려오는 격한 감동은 없지만, 보는 이의 마음을 자연스레 물들이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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