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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경 Jun 16. 2022

넓어진 만큼 얕아진 마녀 유니버스

영화 <마녀 part.2> 리뷰 / 신작, 한국 영화 추천 / 정보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

(The Witch : Part2. The Other One, 2021)

"넓어진 만큼 얕아진 마녀 유니버스"


개봉일 : 2022.06.15.

등급 : 15세 관람가

장르 : 액션

러닝타임 : 137분

감독 : 박훈정

출연 : 신시아, 박은빈, 서은수, 진구, 성유빈, 조민수, 이종석, 김다미

개인적인 평점 : 3/5

쿠키영상 : 1개 (크레딧 후)


마녀 Part.2 줄거리


통제불능의 존재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자윤’이 사라진 뒤, 정체불명의 집단의 무차별 습격으로 마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아크’가 초토화된다. 그곳에서 홀로 살아남은 ‘소녀’는 생애 처음 세상 밖으로 발을 내딛고 우연히 만난 ‘경희’의 도움으로 농장에서 지내며 따뜻한 일상에 적응해간다. 한편, ‘소녀’가 망실되자 행방을 쫓는 책임자 ‘장’과 마녀 프로젝트의 창시자 ‘백총괄’의 지령을 받고 제거에 나선 본사 요원 ‘조현’, ‘경희’의 농장 소유권을 노리는 조직의 보스 ‘용두’와 상해에서 온 의문의 4인방까지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소녀’ 안에 숨겨진 본성이 깨어나는데…



Part.1 개봉 이후 꼭 4년 만에 마녀 Part.2가 개봉했다. 영화 <마녀>의 세계관엔 여러 실험과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초능력 인간들이 존재하고, 1편의 주인공 '구자윤’은 폐기 명령이 내려진 2세대 실험체였다 . 이 초능력 인간들을 어디에 쓰려고 개발했는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앞 뒤 사정을 생각하면 대략 이들을 하나의 전쟁 무기로 쓰려고 실험을 시작한 게 아닐까 추측된다.


인간을 개조하는 실험은 당연하게도 상당히 비인간적으로 진행되었고, 자윤은 살생, 폭력을 교육받으며 강력한 마녀로 자란다. 실험체들이 너무 강력해지자 통제의 위기감을 느낀 실험자들은 실험체들을 모두 폐기하려 하고, 그들 중 가장 힘이 강했던 자윤은 연구소를 파괴하고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그렇게 10년의 시간이 지나고, 평범한 학생으로 살아가던 자윤 앞에 연구소 사람들이 나타나며 <마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개봉 당시, <마녀>은 새로운 액션 스타일과 흥미로운 세계관으로 시선을 끌었고, 많은 관객들이 '박훈정 감독의 마녀 유니버스’가 어떻게 진화할지 기대했었다. 하지만 박훈정 감독은 2019년 차기작으로 <낙원의 밤>을 공개하였고, 마녀를 기다리던 팬들은 이 세계관이 끝나지 않을까 걱정했더랬다. 하지만 존버는 승리한다고, 4년 만에 드디어 차기작이 나왔다.



넓어진 마녀의 무대


<마녀 2>는 김다미 배우의 뒤를 이을 새로운 마녀, 신시아 배우의 등장과 함께 확장된 세계관과 더욱 발전된 액션을 보여줄 것을 예고했고, 이 예고는 60% 정도 맞았다. 자윤이 사라진 뒤 그가 습격했다는 상해 랩에서 빠져나온 토우들과 여전히 실험이 진행되고 있던 '아크’에서 살아남은 소녀, 그리고 강력한 2세대 실험체들을 폐기하기 위해 동원된 1세대 실험체들과 백총괄의 건너편에 서있는 책임자 장, 소녀를 구해준 경희와 그를 노리는 조직 보스까지. <마녀 2>에서는 새로운 캐릭터가 대거 등장하며 마녀 프로젝트의 시작점이 밝혀지고, 현재 그들이 가진 여러 목적이 충돌하며 갈등을 빚어낸다.


근데 이 넓어진 세계관은 장점으로도, 또 단점으로도 작용한다. 다양한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는 건 좋았지만, 수가 많은 만큼 집중도는 조금 떨어진다. <마녀 1>에서 자윤이 연구소를 탈출하고, 자라고, 다시 정체성을 찾기까지의 과정이 어색하지 않게 다가왔던 것에 비해 <마녀 2>의 주인공 소녀의 이야기는 딱히 와닿는 구석이 없다. 영화 속에서 표현된 시간의 길이가 짧기도 했고, 여러 인물들을 조명하다 보니 소녀에 대한 집중도가 다소 떨어진다. 그리고 전편에 비해 가벼운 분위기의 장면들이 많이 삽입됐는데 그 장면들이 귀엽긴 했으나 이야기의 흐름을 흐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또한 발전한 액션에 비해 이야기가 크게 흥미롭지 않아서 그런지 사실 액션신을 제외하면 재미를 찾기 어렵다는 게 가장 큰 아쉬움이었다.


<마녀 2>는 마치 <마녀 3>를 위한 하나의 다리, 다음 시리즈의 재미를 위해 여러 요소를 추가하는 확장의 단계 같은 느낌이었다. 이번에 등장한 캐릭터들이 차후 시리즈에서 빛난다면 <마 녀2> 또한 충분히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이고, 만일 3편이 기대에 훨씬 못 미치게 된다면… <마녀 2>는 그저 마녀 유니버스에 있어 얄팍하고 부실한 하나의 조각 같은 존재가 될지도 모르겠다. 애초에 마녀 3부작을 염두에 두고 제작했다고 들었는데, 이 3부작이 용두사미가 아닌 마지막까지 멋진 작품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새로운 얼굴의 발견


<마녀>은 당시 신인이었던 김다미 배우를 주연으로 세웠다. 김다미 배우는 1500:1의 경쟁률을 뚫고 신인답지 않은 굉장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단숨에 스타가 되었고, <마녀> 이후로도 승승장구하며 대체할 수 없는 매력적인 배우로 자리 잡았다. <마녀 2> 또한 신인인 신시아 배우를 주연으로 선택했는데, 김다미 배우의 첫 등장이 워낙 강력해서인지, 전편에 비해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 정도면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김다미 배우와 비슷한듯하면서도 다른 분위기의 표정과 외모, 다른 배우들에게 크게 밀리지 않는 에너지. 공식 석상에서 보여준 귀여운 모습까지… 나는 오늘부터 이 배우를 열심히 팔로우하기로 다짐했다.



호불호가 나뉠 액션들


위에서도 언급했듯, <마녀 2>의 이야기는 넓어졌을 뿐, 깊이는 눈에 띄게 얕아졌다. 하지만 액션은 강해졌다. '초능력자’라는 주인공에 걸맞게 시원하고 빠르게 쳐내려 가는 액션과 염력을 이용한 액션, 그리고 위압감을 주는 비주얼과 음악의 조합이 좋았다. 히어로 영화가 아닌 장르에서 이런 액션을 볼 수 있다는 게 신선하게 다가왔는데, 너무 애니메이션 같아 오글거린다는 불호 평도 꽤 있는듯하다. 사실 나는 <낙원의 밤>에서 조금 실망을 하는 바람에… <마녀 2>가 좀 괜찮아 보였다.


이번 영화의 액션신들은 다른 의미에서도 호불호가 나뉠 것 같다. 15세 관람가치고는 잔인한 장면이 꽤 많기 때문이다. 흰 눈과 서슬 퍼런 화면에 검붉은 피가 낭자하는 장면은 인상적임과 동시에 약간의 거부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관절이 꺾이거나 날카로운 물체가 신체를 관통하는 모습 같은 것들이 많이 나오니 평범한 15세 관람가 정도의 잔인함을 생각하고 간다면 조금 놀랄 수도 있다. 누군가는 비위가 상한다고 싫어할 수도 있고 말이다.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


<마녀 2>는 전편에 비해 훨씬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캐릭터는 크게 4개의 팀으로 나뉜다. 아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백총괄, 망실된 실험체를 폐기하기 위해 한국에 들어온 조현과 톰, 상해 랩에서 풀려난 토우 무리와 이들에게 붙은 조직 폭력배 용두, 소녀를 도와준 경희 남매. 이들은 각자 다른 이유로 소녀를 쫓아 제주도에 도착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다양한 목적과 모습을 가진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한다는 건 좋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캐릭터가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게 아쉽다. 영화가 끝난 후 기억에 남았던 캐릭터는 본사 요원인 조현과 톰 콤비뿐이었는데, 이 또한 아마 캐릭터 자체보다는 서은수 배우가 가진 본연의 매력과 조현과 톰 캐릭터의 케미가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걱정 이상으로 잘 해낸 배우가 있기도 하고, 캐릭터의 특성 때문인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준 배우도 있는데, 이 아쉬움은 혼자만 간직하기로…



계속되어야 하는 마녀 유니버스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단, 새로운 유전자 변형 생물은 격리하라" 영화에 나오는 이 문구처럼 나는 "마녀는 계속되어야 한다. 단, 세계관을 답습하는 것만 경계한다면"이라고 말하고 싶다.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액션과 독보적인 캐릭터성, 세계관이 가진 무게감을 처음처럼 쭉 이어간다면 마녀 유니버스는 앞으로도 오래 화자 될 액션 영화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마녀 2>가 이들의 한계가 아닌 잠깐의 헛디딤이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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