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에> - '가장 사랑스러운 위로'

[영화 후기,리뷰/ 왓챠, 프랑스 영화 추천/결말 해석]

by 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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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에 (Amelie Of Montmartre)

개봉일 : 2001.10.19. (한국 기준)

감독 : 장-피에르 주네

출연 : 오드리 토투, 마티유 카소비츠, 루퍼스, 욜랜드 모로, 아르투 드 팡게른, 우벵 깐셀러, 도미니크 피뇽

가장 사랑스러운 위로


주인공 ‘아멜리에’가 속삭이듯 전하는 위로가 담긴 영화 <아멜리에>

검고 큰 동공을 가진, 사랑스러운 아멜리에는 어릴 적 겪은 아픔에 움츠린 채 진정한 행복과 사랑을 느끼지 못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찾아온 작은 사건은 아멜리에 자신의 삶과 주변인들의 삶을 다른 빛깔로 바꿔놓는다.



프랑스 영화라고 하면 ‘예술 영화’ 또는 ‘이해하기 힘든 영화’로 거리감이 들 수도 있지만, <아멜리에>는 난해하지 않은 가벼운 동화 같은 느낌이 드는 영화다. 노란빛의 색감과 그 안을 가득 채우는 톡톡 튀는 빨간색. 지루하지 않도록 중간중간 끼워 넣는 파란색. 사랑스럽게 입꼬리를 올리며 소리 없이 미소 짓는 아멜리에는 매일 반복되는 같은 그림 속, 새로운 색을 덧칠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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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에 시놉시스


쉿…! 내가 보고 싶었다고요?

전 세계를 행복에 감염시킨 사랑스러운 그녀가 돌아왔다! 장-피에르 주네 감독이 직접 감수한 화려한 원색 컬러의 영상미! 그리고 매혹적인 사운드!


오랜만에 느끼는 아빠의 다정한 손길에 두근거리는 심장을 심장병이라고 오해한 아빠 덕분에 학교는 구경도 못 해본 아멜리에. 노틀담 성당에서 뛰어내린 관광객에 깔려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버리고, 유일한 친구 금붕어마저 자살을 기도한 뒤 그녀는 정말로 외톨이가 된다. 하지만 어느 날 빛 바랜 사진과 플라스틱 군인, 구슬이 가득 담긴 낡은 상자를 우연히 발견하면서, 그녀에게 마법 같은 일들이 시작된다!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찾아주는 기쁨을 통해 삶의 행복을 발견했다고 굳게 믿던 그 순간! 그녀의 심장이 또다시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눈앞에 나타난 달콤한 미소의 이 정체불명의 남자가 분명 세상에 하나뿐인 운명의 그 남자라고 확신하는 아멜리에! 하지만 반경 1m 앞까지 다가온 이 남자와의 사랑이 문득 겁이 나기 시작하는데... 과연 그녀는 진정한 삶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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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아멜리에가 주변인들에게 사랑과 행복을 전하는 모습과 함께 그녀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1973년 9월 3일, 누군가에 수첩에서 친구의 이름이 지워지고, 테이블 위 와인잔이 바람과 춤을 출 때, 아멜리에가 탄생한다. 예민하고 깔끔한 군의관 출신 아빠 라파엘과 신경불안이 있는 엄마의 사이에서 자란 이 사랑스러운 아이는 항상 외로움을 느꼈고, 혼자만의 세계를 만드는데 익숙했다.


예민하고 스킨십을 좋아하지 않는 라파엘이 딸을 어루만지는 건 한 달에 한 번 돌아오는 정기검진 날 뿐이었다. 아빠의 손길에 아멜리에의 심장이 격하게 반응하던 순간, 그는 딸이 심장병이 있다고 확신했고 아멜리에는 가정교육을 받게 된다. 또래와 어울릴 일 없이 집안에서만 생활하던 아멜리에의 유일한 친구는 금붕어 뻐끔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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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고 어느 날, 뻐끔이는 어느 날 갑자기 물 밖으로 튀어나간다. 아멜리에의 엄마는 뻐끔이에게 트라우마가 생겨 신경불안이 더욱 심해졌고 결국 뻐끔이는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 후 아멜리에의 엄마가 불우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아멜리에와 라파엘은 세상과의 교류를 끊는다. 아멜리에는 그 시간 동안 집을 탈출할 날만을 기다렸고, 5년 후 금붕어 뻐끔이처럼 세상을 향해 탈출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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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에는 집을 벗어나 독립을 하고, 세상으로 발을 내디뎠지만 엄청난 일이 일어나진 않았다. 웨이트리스로 취직한 아멜리에는 단조로운 일상에서 물수제비를 뜨거나 곡식 자루에 손을 넣으며 자신만의 행복을 찾는다. 연애도 경험해봤지만 아멜리에의 심장을 뛰게 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아멜리에가 불행한 삶을 살고있는 건 아니었다. 자신만의 행복을 안은 채 아멜리에는 서툴지만 천천히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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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아멜리에의 고립된 생활이 허물어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아멜리에가 손에 들고 있던 오일의 뚜껑이 화장실 벽돌을 두드린 순간, 벽 사이에 숨겨진 비밀이 아멜리에의 손에 잡힌다. 40년 전 어떤 소년이 숨겨둔 추억이 담긴 보물 상자. 아멜리에는 그 상자를 열어보고 상자의 주인공을 찾아주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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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에는 콜리뇽의 엄마와 듀파엘의 도움을 받아 상자의 주인 브레토도를 찾게 된다. 지금은 중년의 남성이 된 그는 낡은 상자를 건네받고 기적이 일어났다며 기뻐한다. 보레토도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낀 아멜리에는 다른 이에게 행복을 전해주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를 만들게 된다. 아멜리에는 채소가게 청년 루시앙을 괴롭히는 주인 콜리뇽에게 루시앙을 대신해 작은 복수를 하고, 이웃에 사는 ‘유리 인간’ 듀파엘을 망원경으로 지켜보며 서서히 주변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작은 행복을 선사하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아멜리에>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각자의 아픔과 결핍이 있다. 아멜리에는 어린 시절부터 외롭게 지내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고, 유리인간 듀파엘은 뼈가 약해 자유롭게 외출하지 못한 채 집안에 묶여있다. 카페의 단골 히폴리토는 성공하지 못한 작가, 조셉은 시련을 당한 후 수잔을 스토킹한다. 야채 가게 점원 루시앙은 콜리뇽에게 매일 구박을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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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에는 다른 이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기쁨을 알게 된 후, 아픔을 갖고 있는 주변사람들을 지켜본다. 외로운 조셉과 조제트가 서로에게 관심을 갖도록 작은 거짓말을 흘리고, 남편이 외도를 하다 세상을 떠났다고 얘기해 준 집주인에겐 새로운 편지를 전하며 작은 기적을 선물한다. 그리고 세상을 많이 겪어보지 못한 듀파엘에겐 비디오를 선물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며 영화의 인물들은 조금씩 세상을 향해 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 루시앙은 듀파엘에게 그림 그리는 법을 배우고, 조셉과 조제트는 연애를 시작한다. 아멜리에는 아빠 라파엘이 아끼는 빨간 모자를 쓴 난쟁이 동상에게 세계여행을 시켜주며 라파엘에게 새로운 세계를 선물한다.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 행복과 새로운 일상을 선물하는 아멜리에에게도 선물 같은 일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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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에는 즉석사진기 앞에 엎드려 사진을 줍고 있는 니노를 보는 순간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낀다. 니노는 아멜리에와 정반대의 삶을 살아왔지만, 자신만의 작은 행복을 누리며 살아간다는 공통점이 있는 사람이었다.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었던 두 사람은 다른 하루를 마무리하고, 같은 꿈을 꾸며 자랐다. 아멜리에가 니노에게 빠진 건 운명이었다. 우연한 기회로 니노의 사진앨범을 줍게 된 아멜리에는 사진들을 보며 궁금증과 니노에 대한 마음을 키워간다. 그렇게 사랑에 빠진 아멜리아의 일상엔 파란색을 가진 물건들이 하나씩 추가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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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아의 마음은 듀파엘이 그리고 있던 ‘유리잔을 보는 소녀’를 해석하는 시선과 함께 변화하기 시작한다. 듀파엘은 같은 그림을 반복해서 덧칠하고 있는 화가다. 듀파엘은 사람들 사이에 껴서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유리잔을 쳐다보고 있는 소녀의 표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었다. 아멜리아는 그 소녀를 보며 처음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니노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후엔 이 소녀가 반대편에 있는 남자를 짝사랑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이 말을 들은 듀파엘은 아멜리아의 감정을 눈치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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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을 수 있을 때 잡지 않으면 후회해


아멜리에는 다른 인물들에게 작은 행복과 기적을 선물하지만 정작 자신 앞에 다가온 사랑엔 용기를 내지 못한다. 니노를 찾아가지만 당당하게 말을 걸지 못하고, 카페로 찾아온 니노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못한다. 문 앞까지 찾아온 사랑을 두고 망설이던 아멜리에에게 듀파엘은 마지막 응원의 한마디를 보낸다. 자신처럼 약한 뼈를 가지지 않았으니 용기 있게 다가온 운명을 쫓아가라는 듀파엘. 영상을 본 아멜리에는 문을 열어젖힌다. 그리고 그 너머엔 아멜리에를 기다린 니노가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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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으로 칠해진 아멜리에의 하루에 파란빛을 띈 니노가 서서히 자리 잡기 시작한다. 드디어 진정한 사랑을 만난 아멜리에는 니노와 함께하며 마음껏 웃음을 터트린다. 아멜리에는 외로움을 벗 삼아 홀로 지내왔지만 아멜리에가 행복하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 나름의 행복을 찾으며, 나만의 공간에서 안정감을 느끼던 아멜리에가 닫혀있던 문을 열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한 순간. 그녀의 인생은 더욱 다양한 색채를 띠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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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까? 너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아도 괜찮다. 화려한 누군가의 인생처럼, 숨 쉬는 모든 순간을 의미 있게 채워야 한다는 의무 또한 없다. 나만의 행복을 찾고,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호흡하며 웃음 지을 수 있다면 그게 행복한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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