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낭만이 깨어나는 밤'

[영화 후기/미국 90년대 로맨스 영화 추천/해석]

by 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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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Sleepless In Seattle, 1993)


개봉일 : 1993.12.18. (한국 기준)

감독 : 노라 에프론

출연 : 톰 행크스, 맥 라이언, 빌 풀만, 로스 맬링거, 로지 오도넬


잠들어있던 낭만이 깨어나는 밤

90년대 미국의 풍요롭고 따스한 느낌과 운명의 낭만이 넘실거리는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사실 봄보다는 겨울에 잘어울리는 영화지만 최근들어 거칠거나 복잡한 분위기의 영화를 자주 보다보니.. 갑자기 잔잔한 로맨스 영화가 그리워져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보게됐다.


감성이 가득한 영화다. 자극적이지 않으며 부드럽고 운명을 마주한 주인공들의 눈은 맑게 반짝인다. 이 영화에선 로맨스 영화에 흔히 나오는 애정신은 없지만 그렇기에 이 영화의 감성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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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잃고 아들 조나와 살아가고 있는 샘, 연인인 월터와 약혼을 했지만 더 이상 진심으로 월터를 사랑할 자신이 없었던 애니.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 우연히 듣게된 라디오. 이건 운명이었다. 그것말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자극이 가득한 영화가 지겨워졌을 때. 반짝이고 풍요로운 90년대 미국의 모습을 보고싶을 때.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꺼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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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시놉시스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실의에 빠진 ’샘’은 아들 ‘조나’와 함께 시애틀로 이사 한다.


한편, 완벽한 남친 ‘월터’와의 결혼을 앞둔 '애니'는 가족들에게 그를 소개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밤,

새 엄마가 필요하다는 깜찍한 라디오 사연을 보낸 '조나'와 아내와의 행복했던 추억을 잊지 못하는 '샘'의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된다. 방송 이후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잠 못 이루는 시애틀씨'라는 애칭을 얻게 된 '샘'

그의 진심 어린 사연에 푹 빠진 '애니'는 그가 자신의 운명의 짝이라는 강렬한 이끌림을 느끼게 되고 결국 '샘'과 '조나'를 만나기 위해 시애틀로 향하는데...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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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과 애니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다. 샘은 사랑하는 아내 매기를 먼저 떠나보내고 아들 조나와 함께 살고 있다. 매기가 떠난지 1년반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매기의 존재는 온전하게 남아 샘의 마음을 아프게한다. 샘은 다른 이성을 만나는것도 생각해본적이 없었고 잠에 들때면 매기의 환영을 보곤한다. 눈을 맞추는 순간 운명이라고 느끼게 만든 사람. 평생의 안식처이자 천생연분이라 생각했던 사람. 좋은 사람이었던 매기의 빈자리는 너무도 크고 공허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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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완연한 날. 아들 조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전화를 걸어 아빠의 사연을 얘기한다. 전화를 받은 샘은 사랑했던 아내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애니는 그 라디오를 우연히 듣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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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는 자신의 약혼자인 월터에 대한 마음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애니는 월터의 존재를 ‘운명이 아니라 우연’이라고 느꼈지만 우연히 듣게된 라디오에 나온 샘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느끼게 된다. 애니는 샘이라는 사람을 알진못했지만 라디오에 나오는 그의 몇마디에 운명을 직감했다.




애니는 샘에게 편지를 쓰게된다. 라디오를 들은 청취자들이 수없이 많은 편지를 보냈는데 조나는 애니를 콕 집어 ‘애니 아줌마’가 마음에 든다고 얘기한다. 조나의 여자친구인 제시카 역시 애니가 좋은 사람일거라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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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것을 알고 아빠가 모르는 이유는 바로 내가 더 젊고 순수해서예요.
그래서 우주의 힘과 더 잘 통하죠.


애니가 마음에 든다는 조나의 말을 들은 샘은 26개주를 지나야하는 볼티모어에 있는 여성에겐 관심이 없다고 딱잘라 얘기한다. 샘은 다른 이성을 만나보려고 노력도 해보았으나 샘은 운명의 대상을 찾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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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에게 거짓말을 하고 시애틀로 날아간 애니. 공항에서 스쳐지나간 애니에게 두근거림을 느낀 샘. 서로 이름은 알고있었으나 얼굴은 모르고있는 사이였으니.. 그들의 첫만남은 그저 바라보는것과 작은 오해로 끝이난다.

샘과 애니의 마지막 기회. 발렌타인데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의 약속. 샘은 그 약속에 나갈 마음이 없었으나 ‘새엄마를 찾으러간다’며 뉴욕으로 홀로 떠난 조나를 찾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도착한다. 애니는 월터에게 결혼을 할수없다고 얘기하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로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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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는 두가지 신호가 나온다. 하나는 애니가 월터와 결혼을 결심하고 엄마가 주는 웨딩드레스를 입었으나 옷의 박음질이 찢어졌을 때. 두 번째 신호는 애니가 월터에게 이별을 고하는 순간 엠파이어 빌딩에 하트모양이 떠올랐을때다. 애니는 월터에게 이별을 고하고 사랑의 신호가 왔음을 직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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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과 운명이 교차한다. 그리고 운명을 만들어준 아들 ‘조나’. 애니가 듣고 있는 라디오에 샘의 이야기를 제보하고, 샘을 뉴욕으로 오게 만든건 조나였다. 이 영화에서 조나는 큐피드같은 존재다. 그리고 애니의 약혼자였던 ‘월터’는 누구보다 애니를 사랑하고 존중해주는 참된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완만하고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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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영화에 나오는 흔한 키스신도 애정신도 없다. 둘이 길을 거닐거나 데이트를 하는 장면도 없다. 그저 서로를 본순간 운명임을 직감했을뿐. ‘운명’이란 단어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중심이자 우리의 마음속에 퍼석하게 잠들어있던 낭만을 깨우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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