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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경 Sep 11. 2020

<내 어깨 위 고양이, 밥>-'내 어깨를 감싸안는..'

[영화 후기,리뷰/넷플릭스, 왓챠, 고양이 힐링 영화 추천/결말 해석]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A Street Cat Named Bob)

개봉일 : 2017.01.04. (한국 기준)

감독 : 로저 스포티스우드

출연 : 루크 트레더웨이, 루타 게드민타스, 조앤 프로갯, 안소니 헤드                                                                         

내 어깨를 따스하게 감싸 안는 고양이, 밥


내 삶에 더 이상 희망이 없을 것 같을 때 찾아온 고양이 ‘밥’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난 ‘제임스’의 실화를 담은 영화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집도 변변한 일자리도, 가족의 보살핌도 받지 못하던 버스킹 뮤지션 ‘제임스’는 연갈색의 사랑스러운 고양이 ‘밥’을 만나고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된다. 실화로도 워낙 유명한 이야기다 보니 이 영화 자체에 ‘새로움’을 기대하긴 힘들다. 하지만 각색, 부풀림이 없기에 더욱 자연스럽고 담백한 매력이 있다.



제임스는 약물중독을 벗어나기 위해 치료를 받고 버스킹을 한다. 그리고 저녁이 오면 떠돌이 강아지와 다를 바 없는 시간을 보낸다. 상담사 벨의 도움으로 집을 마련하는데 성공하지만, 제임스의 마음은 한없이 공허할 뿐이다. 어느 날 밤, 좁게 열린 창문처럼 작은 틈만이 존재하던 제임스의 텅 빈 감정 속에 사랑스러운 연갈색 고양이가 찾아온다.



영화 속에 나오는 사랑스러운 고양이 ‘밥’은 실제 이 이야기의 주인공 고양이다. 제임스의 어깨에 사뿐히 올라타는 가벼운 몸놀림,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동그란 눈을 도록도록 굴리는 밥의 모습은 사랑스러운 털 뭉치 그 자체다. 그 천진함과 사랑스러운 시선은 제임스의 세상을 바꿔놓았고, 보는 이에게 행복한 웃음을 선사한다.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시놉시스


아무런 희망도 미래도 없는 버스킹 뮤지션 ‘제임스’는 길거리에서 상처 입은 고양이 ‘밥’을 우연히 발견한다. 자신과 같은 처지인 고양이 ‘밥’을 위해 생활비를 모두 쏟아 치료해 준 후, 여느 날처럼 거리 버스킹 공연을 시작한 ‘제임스’는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눈치채게 된다.

어느샌가 고양이 ‘밥’이 ‘제임스’ 옆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 평생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사람들의 따뜻한 환호 속에 ‘제임스’는 고양이 ‘밥’과 함께 버스킹 공연을 이어나간다. 


우연한 만남을 통해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맞이하게 된 ‘제임스’와 ‘밥’의 버스킹 프로젝트가 계속되던 중, 이들을 시기한 사람들의 방해로 인해 둘은 인생의 또 다른 시련에 맞닥뜨리게 되는데…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코번트 가든 마켓가, 버스킹이 금지된 구역이지만 당장 살아남을 방법이 없는 제임스는 기타를 둘러매고 노래를 부른다. 사람들은 그런 제임스를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제임스는 먹다 남은 샌드위치와 쓰레기를 던지는 사람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한다. “우리 모두 잘 될 거야”라는 노래 가사를 읊조리고 있지만, 제임스의 현실은 언제쯤 제대로 풀릴지.. 마음이 쓰리다.



제임스는 비 오는 밤, 길거리를 헤매는 떠돌이 강아지와 같은 처지다. 쓰레기통을 뒤지고, 다른 이가 먹다 투척한 샌드위치를 먹는다. 저녁 한 끼를 사먹기 위해 들어간 패스트푸드점에선 돈이 모자라 푸대접을 받는다. 화가 난 점원은 제임스에겐 너무도 간절한 저녁 한 끼가 될 음식을 미련 없이 개수대에 던져버린다.



세상이 제임스를 외면하는 것만 같다. 아버지는 재혼을 한 후 아들을 보살피지 않았고, 제임스의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은 벨뿐이다. 벨은 제임스가 거리로 나앉게 된다면 더 이상 극복해낼 힘을 낼 수 없을 거라며 제임스에게 새로운 거처를 마련해준다. 뜨거운 물 한 줌에 기뻐하던 제임스는 드디어 길거리가 아닌, 아늑한 욕조 안에서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환기를 위해 열어뒀던 창문을 넘어 고양이 ‘밥’이 등장한다.



야밤에 나를 겁준 고양이, 도둑고양이지만 소리를 내며 들어오는 어딘가 어설픈 도둑고양이. 사랑스러운 고양이를 바라보던 제임스는 선뜻 한 병뿐인 우유를 나눠준다. 제임스는 다음날, 누군가가 널 찾으러 올 거야.”라며 밥을 놓아주지만, 밥의 몸을 잡고 있던 손을 완전히 놓지 못한다. 그리고 아버지를 마주친 후 마음의 상처를 받은 저녁, 자신처럼 상처를 입은 고양이 밥을 다시 만나게 된다.



밥의 상처를 치료하며 이어진 인연인 이웃 베티는 동물애호가다. 베티는 주변인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특별한 아우라를 가졌다. 그녀는 발랄한 말투로 고양이가 이렇게 말했다며 밥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밥’이라는 이름을 명받고, 병원에 간 밥과 제임스. 제임스는 진료 접수를 하며 밥은 길고양이가 아니라, 밥이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라고 말한다. 길고양이가 아닌, 제임스의 친구 ‘밥’이 되는 진정한 첫 만남의 순간이다.



제임스는 밥을 통해 삶의 희망을 얻기 시작한다. 처음엔 내 고양이가 아니라고 얘기했지만, 밥이 놀라 도망갈까 목줄을 준비하고 함께 공연을 한다. 그리고 공연의 첫 수입은 밥의 하네스, 사료, 캔에 투자한다. 제임스는 밥에게 어깨를 내주었고, 밥은 그 보답으로 새로운 세계를 선물한다. 제임스와 밥이 바라보는 세상은 서로 너무도 달랐다. 제임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가끔은 심각하고, 외롭고, 팍팍했다. 하지만 밥이 바라보는 세상은 모든 게 신기하고, 신나고, 궁금한 것 투성이다. 밥은 제임스의 어깨를 빌리는 대신, 자신이 보고 있는 신나고 행복한 세상을 제임스에게 나누어준다.



제임스에게 밥은 애완동물이 아닌 동업자이자 반려자,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주는 존재다. 제임스는 밥과의 만남, 배즈의 죽음을 통해 새로운 계기를 얻는다. 그리고 매일같이 만나는 이웃 베티와 아버지에게 떳떳한 사람이 되기 위해 약물 중독 치료의 마지막 단계를 향해 달려간다. 제임스는 이제 헤로인, 코카인이 아닌 연갈색 고양이 밥을 찾는다.



마지막 고비를 밥과 함께 이겨낸 제임스는 당당하게 베티를 마주한다. 베티는 오빠의 흔적을 정리하고 자신의 인생을 찾아 부모님 집으로 돌아간다. 오빠의 시간이 남아있는 집안에서 내 삶이 아닌 오빠를 그리는 삶을 살아온 베티는 오빠의 흔적에서 벗어나 자신의 인생을 찾아간다. 그녀는 이삿짐 차를 타고 떠나기 전, “가부장적이어서 싫다”라며 성을 빼고 알려줬던 예명 ‘베티’가 아닌, 본명 ‘엘리자베스’를 제임스에게 알려주며 ‘진짜 나’의 존재를 다시 소개한다. 베티가 떠나고, 제임스는 약물에 기대 살던 약물 중독자의 삶을 완전히 정리하고 책을 쓰며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간다. 그렇게 모두가 ‘나를 위한 삶’을 찾아간다.



제임스의 아버지 또한 재혼한 아내의 시선을 뒤로 미뤄두고 ‘내 아들’을 다시 바라본다. 아버지는 “네 아빠가 되는 방법을 몰랐다”라며 사과하고, 제임스는 아버지가 내민 어릴 적 사진을 건네받는다. 제임스의 아버지는 뭐하고 있냐고 묻는 아내에게 “내 아들과 이야기하고 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제임스의 출판행사에 아내와 함께 참석한다. 



이 이야기는 한 사람의 의지와 그를 잡아주고 도와준 천사 같은 사람들의 마음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밥과 밥의 목도리를 떠준 관객 아주머니, 벨, 베티의 따스한 시선이 없었다면 제임스는 여전히 길거리를 헤매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제임스의 의지가 없었다면, 모든 온정이 쓸모없는 오지랖이 되어 흔적도 없이 흩어졌을 것이다. 제임스는 밥에게 나의 어깨를 내어주고, 밥은 제임스의 어깨를 따스하게 데워준다. 수많은 사람들이 둘의 이야기를 응원하고, 그 결과로 둘의 책과 영화가 세상에 나왔다.



차가운 시선에 지쳤을 때, 따스한 위로를 받고 싶을 때, 귀여운 고양이를 보며 힐링을 받고 싶다면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을 추천한다.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hkyung769/

블로그 : https://blog.naver.com/hkyung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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