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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경 Sep 09. 2020

<매기스 플랜> - '내 인생 계획은 내 의지로'

[영화 후기,리뷰/넷플릭스, 왓챠 로맨스 영화 추천/결말 해석]

                                                                           

매기스 플랜 (Maggie's Plan)

개봉일 : 2017.01.25. (한국 기준)

감독 :레베카 밀러

출연 : 그레타 거윅, 에단 호크, 줄리안 무어, 빌 헤이더, 트래비스 팜멜, 마야 루돌프                                                                         

내 인생 계획은 내 의지로


<매기스 플랜>은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고 그 사랑이 식어가고, 능동적인 나의 인생 계획이 뒤틀리는 순간, 그리고 바로잡기 위한 또 다른 계획. 어쩌면 막장이고. 어쩌면 가볍고 편안한 이야기다. 매기 역을 맡은 배우 ‘그레타 거윅’은 이 이야기의 중심 분위기를 강력하게 휘어잡는다. 묵직하고 강한 연기는 아니지만, 캐릭터에 맞는 자연스럽고 가벼운 연기가 정말 매력적이다. <프란시스 하>에서도 느꼈지만, 그레타 거윅이라는 배우는 영화 속 캐릭터를 자기 자신에 투영해내는 능력이 굉장히 뛰어난 것 같다.



“나를 6개월 이상 사랑해 줄 남자는 없을 거야”라고 말하는 감성파 뉴요커 ‘매기’. 그녀는 젊은 나이에 학사를 취득하고, 학생들의 사회 진출을 돕는 교수가 된다. 매기는 남들과 같이 나이를 먹어가고 있고, 그새 첫사랑이자 이제는 절친이 된 친구 토니는 아빠가 되었다. 아이도 없고, 나를 사랑해 주는 남자도 없고, 오래 만난 남자도 없다. 매기는 현실에 타협하며 새로운 인생 계획을 세운다.




매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여성이다. 뉴욕에서 홀로 살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회인. 그녀는 시인의 방을 빌려 살고 있으며, “내 인생의 계획은 내가!”라고 외치는 능동적인 여성이다. 그런 매기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고, 매기는 조금씩 불안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나는 매기를 보며 가끔은 수동적으로 행동하거나 감정에 흔들리는 나의 모습을 보기도 했고,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매기의 계획을 보며 함께 기쁨을 느끼기도 했다. <매기스 플랜>은 로맨스 영화이자, 한 여성의 인생 계획에 대한 가볍고 재밌는 수다다.




매기스 플랜 시놉시스


우리가 원하는 가장 뉴욕다운 로맨스!


* Meet

아이는 갖고 싶지만 결혼은 원치 않는 감성파 뉴요커 ‘매기’는 소설가를 꿈꾸는 어른 아이 같은 대학교수 ‘존’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 Love

‘존’은 자신을 이해하고 소설을 좋아해 주는 사랑스러운 ‘매기’와 불같은 사랑에 빠지게 되고…


* Maggie’s Plan

‘존’과 결혼을 하고 그토록 원하던 귀여운 딸과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을 원했던 ‘매기’.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존’이 변해가는 것을 느끼게 되고, ‘매기’는 뜻밖의 결심을 하게 되는데…. 

만나고, 사랑하고, 결혼하고… 그다음 차례가 궁금해지는 Maggie’s Plan!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난 내 현실을 직시하는 거야.


매기는 절친 토니의 아이를 보며 아직도 아기 냄새가 난다며 좋아한다. 매기는 아이를 좋아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나의 아이를 갖고 싶어 한다. 하지만 매기는 누군가와의 로맨스, 결혼을 꿈꾸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이 살아가고 있는 도시 뉴욕에 살고 있지만, 매기는 나를 오래도록 사랑해 줄 남자가 없을 것 같다며 동창 ‘가이’의 정자를 받아 인공수정을 시도한다.


                                                                        

최후의 보루로 생각하긴 싫어, 내 의지로 하고 싶지.


토니는 인공수정 계획을 세웠다는 매기에게 그건 50대 직전의 여성들이 최후의 보루로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말하며 매기의 계획을 말린다. 반대로 매기는 인공수정을 ‘최후의 보루’가 아닌 ‘나의 가장 나은 선택’으로 생각한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계획을 운명이나 다른 이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개척해나간다. 매기는 어디서나 당당하게 사람들을 대하고,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여성이다. 그런 매기에게 새로운 사랑 ‘존’이 나타나고, 그녀의 생활을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하딩과 하딘, 비슷한 이름으로 묶여진 두 사람은 ‘예술’이라는 공통점 아래 급속히 친밀해지기 시작한다. 학생들에게 예술계와의 다리를 놔주는 일을 하는 매기, 소설가를 꿈꾸는 교수 존. 존은 컬럼비아대 정교수인 아내 조젯과 아이 둘을 둔 가장이지만, 매기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이번 주 날씨가 내내 엉망이더니 오늘은 좋네요.”


존은 매기와 산책을 하며 날씨가 좋다고 말한다. 내내 흐리던 날씨가 맑아지듯, 존은 조젯에게 느꼈던 부정적인 감정을 매기에게서 보상받는다. 



존과 조젯의 가정은 어딘가 날카롭고 예민한 모습이다. 도입부에 쓴 얘기를 왜 결말부에 또 써?”라고 꼬아 묻는 어린 딸과 자신의 소설엔 관심이 없는 바쁜 아내. 존은 가정 내에서 소외감과 서운함, 권태를 느낀다. 우중충한 마음으로 살아가던 존에게 “훌륭해요”라며 나의 글을 칭찬 해주고, 웃어주는 매기의 존재는 장마 끝에 비친 햇살 같았을 것이다.



존은 따스한 매기의 말과 햇살 같은 배려를 마음껏 누리며 소설에 집중한다. 둘 사이엔 아이가 생겼고, 매기는 조젯이 바쁠 때면 3명의 아이들을 함께 보살핀다. 매기는 존과 사랑하고, 그와 결혼하면 함께 아이를 낳고 행복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소설을 완성하겠다던 존은 500페이지가 넘도록 탈고를 하지 못하고 있고, 매기는 존의 스케줄에 따라 자신의 미팅을 미루게 된다. 거기에 전 부인과의 친밀한 연락까지. 존은 “사실 나 없어도 자긴 괜찮잖아.”라고 말하지만, 매기에게도 나를 달래줄 사람, 나를 위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매기의 마음을 알아주는 건 토니와 펠리시아 부부뿐이다.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매기에게 토니는 아직도 존의 소설이 읽을만하냐고 묻는다. 매기는 “아직도 읽을만해. 근데 갈수록 어려워져.”라고 답한다. 아직은 버틸만하지만, 갈수록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답이 나오지 않는, 어려워지고 있는 결혼생활을 의미하는 말이다.



매기는 릴리와 거품 목욕을 하며 비눗방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엄만 비눗방울 속에서 살고 싶어.” “아빠도 자기 비눗방울 안에 있어.” “비눗방울을 하나씩 가지면 되지


비눗방울은 자신의 삶을 비유하여 나타낸 매개체이다. 존은 이미 자신의 세계에 빠져 가정을 돌보지 않고있다. 존이 혼자만의 세계에 빠질수록 매기의 세계는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었고, 나중엔 존의 손짓 하나, 말 한마디에 휘둘리게 된다. 매기는 다시 예전처럼 자신의 삶을 되찾고 싶어 한다.



차후 조젯과 존은 인류학 콘퍼런스에서 만나게 된다. 눈밭에서 깊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조젯은 존에게 원고에 대해 묻는다. 존은 “마무리도 못하겠고, 갈수록 재미없어.”라고 답한다. 존 또한 매기와의 결혼생활에 권태를 느끼고 있었다.



존의 소설엔 수동적인 모습의 ‘제프리 부인’이 나온다. 소설의 내용엔 조젯과의 결혼 이야기와 존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랑의 이미지가 섞여있다. 존이 바라는 건 수동적인 여성, 자신에게 맞춰주는 제프리 같은 여성이었다. 매기는 처음엔 소설에 나오는 아내의 행동이 좀 과한 건 아닌가-하는 의문을 가졌지만, 시간이 지나며 또 다른 인물인 수동적인 제프리 부인에 시선을 맞추게 된다. 수동적으로 운명과 사랑을 기다리고 있는 그 인물에게 말이다.



매기는 솔직하게 살고 싶다며 존에게 “다시 조젯에게 돌아가.”라고 말한다. 매기와 조젯은 말을 맞춰 새로운 플렌을 만들었고, 매기의 계획은 정확히 맞아들어갔다. 콘퍼런스에서 묵혀둔 마음을 나눈 존과 조젯은 다시 가정을 꾸린다.



매기, 존, 조젯과 세 명의 아이들은 조금은 특이한 가족 구성을 유지한다. 매기, 존, 조젯은 아이들과 함께 스케이트장에 가고, 존과 조젯은 전처럼 둘이 붙어 사랑을 나눈다. 매기는 둘과 거리를 둔 채 잠시 숨을 돌리고 있다. 그런 매기의 시선에 여전히 같은 옷차림을 한 가이가 들어온다. 그리고 매기의 시선과 함께 3살배기 릴리가 어려운 숫자를 내뱉는 모습이 보인다. 우리는 여기서 릴리가 존의 아이가 아닌, 매기와 가이의 아이임을 알 수 있다. 수학의 아름다움에 빠져있었던 가이의 특성을 그대로 물려받은 아이, 릴리.



매기는 계획하지 않았던, 갑작스럽게 찾아온 사랑으로 임신한 게 아닌, 오래도록 자신이 계획했던 방식대로 임신에 성공했던 것이다. 어 쩔땐 꼬이기도 했지만, 매기는 다시 자신만의 계획을 세워 꼬인 일들을 조금씩 풀어나간다.



결국 매기는 자신이 계획했던 일들에 성공한다. 가이의 정자를 빌려 인공수정에 성공했고, 나의 삶을 찾기 위해 존과의 결혼생활을 끝낸다. 우연의 일치로 흘러가는 게 아닌 나의 의지로 이끌어가는 나의 삶. 매기의 삶은 여느 유명인들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의지와 다짐으로 단단히 뭉쳐진 채 옅은 빛을 내뿜고 있다. 매기의 다음 인생계획은 어떤 것일까? 어떤 방향을 바라고 있을까? 매기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영화였다.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hkyung769/

블로그 : https://blog.naver.com/hkyung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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