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키스만 50번째>- '매일 새로운 당신과의 하루'

[영화 후기,리뷰/넷플릭스 로맨스,멜로 영화 추천/결말 해석]

by 혜경
%EC%8A%A4%ED%81%AC%EB%A6%B0%EC%83%B7%285244%29.png


첫 키스만 50번째 (50 First Dates)

개봉 : 2004.04.15. (한국 기준)

감독 : 피터 시걸

출연 : 아담 샌들러, 드류 베리모어, 롭 슈나이더, 루시아 스트러스


매일 새로운 당신과의 하루


정말 오랜만에 이 영화를 꺼냈다. <첫 키스만 50번째>. 로맨틱하고 간질간질한 제목에 이끌려 고등학생 시절에 처음 보게 된 영화. 의도한 건 아니지만, 최근엔 무겁거나 멘탈을 와사삭 바사삭하게 만드는 영화를 자주 보게 되는 바람에.. 오랜만에 가볍고 부드러운 로맨스 영화가 끌렸다. 사실 <미드나잇 인 파리>나... <카페 소사이어티>를 볼까 싶었는데, 감독의 이름이 자꾸 맴돌아서 포기하고, 그의 영화 대신 <첫 키스만 50번째>를 선택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얼떨결에 다시 집어 들긴 했지만.. 영화는 여전히 몇 년 전, 나와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렘, 즐거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EC%8A%A4%ED%81%AC%EB%A6%B0%EC%83%B7%285249%29.png


운명 같은 연인을 처음 만난 순간. 뱃속에서 나비가 팔랑이듯 울렁이고, 다른 생각은 모두 저 멀리 날아가 버린다. 가벼운 하룻밤을 함께하는 게 아닌 모든 걸 바칠 수 있을듯한 소중한 사람. 헨리는 그런 사람을 만난다.


<첫 키스만 50번째>의 주인공 헨리는 여행객의 천국 하와이에 살고 있는 수의사다. 깊은 관계를 지양하는 그는 곧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갈 여행객 여성들과 가벼운 데이트를 즐긴다. 짧고 가벼운 데이트를 끝내고 나면 자신의 일상에 집중할 수 있고, 책임질 것도 없다. 자신의 신분과 진짜 삶을 숨기며 만남을 즐기는 타고난 바람둥이 헨리. 그는 아침을 먹기 위해 들어간 후킬라우 식당에서 와플집을 만들고 있는 ‘루시’를 보게 된다. 밝은 머리와 진한 분홍빛의 티셔츠. 세상 진지한 표정으로 와플집을 짓는 루시의 모습은 순식간에 헨리의 마음을. 빼앗는다.


%EC%8A%A4%ED%81%AC%EB%A6%B0%EC%83%B7%285064%29.png


두 사람은 첫눈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그 감정은 다음날이면 처음으로, 아니 없었던 것으로 돌아간다. 루시의 시간은 1년 전에 멈춰있었고, 루시가 잠에 드는 순간 그 하루는 통째로 삭제되어버린다. 루시의 가족, 지인들은 같은 날을 살아가고 있는 루시를 혼란스럽게 하지 말라며 루시를 포기하라 말하지만, 헨리는 루시를 포기하지 못한다. 아빠의 생일날, 교통사고를 당해 그날의 시간에 멈춰버린 루시. 루시는 헨리를 만나기 전까지 매일 똑같은 10월 13일을 보냈지만, 헨리는 루시의 하루하루를 매일 새롭게 만들어준다.


헨리와 루시의 사랑엔 특별한 과장도, 드라마틱 한 반전도 없다. 우연과 천운이 맞아떨어지는 기적 또한 없다. 그저 그들의 사랑과 기다림, 이해가 있을 뿐이다.



%EC%8A%A4%ED%81%AC%EB%A6%B0%EC%83%B7%285246%29.png


첫 키스만 50번째 시놉시스


‘헨리’는 낮에는 하와이 수족관에서 동물들을 돌보고, 밤에는 여행객들과의 화끈한 하룻밤을 즐기는 노련한 작업남. 우연히 ‘루시’를 만나게 된 그는 사랑스러운 그녀에게 첫눈에 반해 다가간다. 그러나 ‘헨리’의 화려한 입담에 넘어온 줄로만 알았던 ‘루시’는 다음 날 그를 파렴치한 취급하며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헨리’는 그녀가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렸으며, 매일 아침이면 모든 기억이 10월 13일 일요일 교통사고 당일로 돌아가버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매일이 자신과의 첫 만남인 ‘루시’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헨리’는 매번 기상천외한 작업을 시도하고, 하루하루 달콤한 첫 데이트를 만들어가던 어느 날, ‘루시’는 자신이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게 되는데... 과연, 두 사람의 사랑은 이뤄질 수 있을까?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EC%8A%A4%ED%81%AC%EB%A6%B0%EC%83%B7%285051%29.png


깊게 엮이기 싫어


헨리는 곧 현실로 돌아갈 여행객만을 골라 데이트를 한다. 더 이상 깊게 엮일 것도, 책임질 것도 없는 가벼운 관계. 누구보다 ‘관계’에 얽히기 싫어하던 그의 신념은 밝은 웃음을 가진 루시 앞에서 무너져내린다.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사랑스러운 그녀, 나의 손에서 나는 물 냄새를 가장 좋아해 주는 그녀. 헨리의 머리엔 루시가 가득하다.


%EC%8A%A4%ED%81%AC%EB%A6%B0%EC%83%B7%285080%29.png


루시는 특별한 사람이에요


헨리는 루시를 다시 만나기 위해 식당을 찾는다. 하지만 루시는 헨리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자동차 사고로 인해 전두엽을 다친 루시는 하루 이상을 기억할 수 없는 단기기억 상실증을 겪고 있었고, 가족, 지인들의 보호와 사랑 아래 매일 같은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루시의 아빠와 오빠는 더 이상 루시를 힘들게 하지 말라며, 루시를 포기하라고 말한다.


%EC%8A%A4%ED%81%AC%EB%A6%B0%EC%83%B7%285103%29.png


내 딸은 이미 고생했어


딸을 위해 일요일 신문을 수백 장 챙겨놓고, 매일 저녁 똑같은 스포츠 경기를 본다. 하루에 한 번씩 케이크 촛불에 불을 붙이고, 똑같은 포장지로 포장한 선물을 뜯는다. 자신의 생일날 일어난 사고. 루시의 아버지는 죄책감과 슬픔, 딸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으로 1년째 같은 날을 반복하며 루시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EC%8A%A4%ED%81%AC%EB%A6%B0%EC%83%B7%285120%29.png


헨리는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루시와 함께하기 위해 여러 술수를 쓴다. 자동차 배터리가 없는 운전자 역, 지갑을 빼앗기고 있는 시민 역, 교통 안내를 하는 경찰 역, 납치 피해자 역까지. 방법은 매일 달랐지만, 신기하게도 루시는 대부분의 날에 헨리에게 관심을 보인다. 운명이란 이런 걸까?


%EC%8A%A4%ED%81%AC%EB%A6%B0%EC%83%B7%285145%29.png


나무껍질이 자라요


루시는 매일 다른 모습을 한 헨리에게 말을 걸고, 그와 짧은 사랑에 빠진다. 헨리는 루시와의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간직하고, 루시를 위한 테이프를 선물한다. 헨리는 루시의 하루하루를 매일 똑같은 것이 아닌, 남들과 다르지 않은 소중한 하루로 만들어주기 위해 비디오로 루시와의 순간을 기록하고,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다린다. 사고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나고, 차와 충돌했던 나무는 조금씩 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루시의 일상도 10월 13일이 아닌, 헨리와 함께하는 보통의 행복한 날로 채워진다.


%EC%8A%A4%ED%81%AC%EB%A6%B0%EC%83%B7%285198%29.png


사랑이란 많은 걸 내포하고 있는 단어죠


사랑은 수많은 의미와 형태를 지니고 있는 단어다. 헨리와 루시는 매일같이 새로운 사랑을 하고, 새로운 첫 키스를 한다. 헨리는 루시를 매일 다시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고, 최선을 다해 사랑한다. 헨리에게 루시는 ‘하루 이상 기억하지 못하는 루시’가 아니라 그저 ‘잘 까먹는 루시’일뿐이다. 그녀가 잘 까먹는다면 매일 아침 우리의 시간을 다시 들려주면 되는 것이다. 헨리는 루시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바친다.


%EC%8A%A4%ED%81%AC%EB%A6%B0%EC%83%B7%285253%29.png


난 당신이 없는 새로운 일기장을 만들어야 해요


루시는 그런 헨리의 사랑에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낀다. 루시는 자신을 위해 오랫동안 계획해온 탐사 계획을 취소하려는 헨리를 위해 이별을 결심한다. 헨리에게 비디오를 받은 날부터 매일 밤 적어온 루시의 일기엔 헨리와의 시간이 가득 적혀있다. 그와 함께 했던 것, 그가 좋아하는 것. 루시는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일기장에서 헨리의 존재를 삭제하고, 자신만을 남겨놓는다. 쉬운 결심은 아니었을 것이다. 루시는 기억상실증을 이유로 조금 더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그것을 무기로 삼아 헨리를 붙잡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루시와 헨리는 나를 위해서가 아닌, 사랑하는 그를 위해 행동한다.


%EC%8A%A4%ED%81%AC%EB%A6%B0%EC%83%B7%285255%29.png


마지막 첫 키스를 끝으로 둘은 서로가 없었던 그때로 돌아간다. 루시는 가족들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시설로 들어가 미술 수업을 하고, 헨리는 연구를 위해 바다뱀 호에 오른다. 헨리는 먼바다로 떠나기 전, 루시 아빠가 준 선물을 보며 루시가 흥얼거리던 노래를 떠올린다. 헨리를 만난 날이면 루시가 흥얼거리던 노래, 루시의 엄마가 좋아하던, 루시의 아빠를 집으로 불러들였던 노래. 그 노래를 들으며 루시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직감한 헨리는 급하게 배를 돌린다.


%EC%8A%A4%ED%81%AC%EB%A6%B0%EC%83%B7%285259%29.png


헨리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루시는 헨리를 정확히 기억하진 못했지만, 헨리를 마음속 깊은 곳에 담고, 다시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루시는 매일같이 헨리가 나오는 꿈을 꿨고, 어딘가 특별한 감정을 선사하는 그를 기억하기 위해 초상화를 그려놓는다. 그의 꿈을 꾸는 날들이 하나 둘 모여 루시의 작업실엔 헨리의 초상화가 가득 걸리게 된다.


%EC%8A%A4%ED%81%AC%EB%A6%B0%EC%83%B7%285261%29.png


루시의 손상된 전두엽이 이전과 같이 돌아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이제 루시 옆엔 매일같이 루시의 이야기를, 함께했던 시간들을 다시 읊어줄 소중한 연인 헨리가 있다. 앞으로 펼쳐질 루시의 하루는 10월 13일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루시가 어제의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에 아파하기보단 어제도 오늘도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랑과 행복할 수 있길 바란다.


%EC%8A%A4%ED%81%AC%EB%A6%B0%EC%83%B7%285266%29.png


언제나 새롭다. 23번째로 하는 첫 키스여도, 50번째로 하는 첫 키스여도, 결혼을 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를 낳은 후에도 헨리와 루시의 사랑은 매일 새로운 형태로 달큼한 향을 풍긴다. 감동적인 기적이 찾아오거나 특별한 변화가 생기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이들의 사랑이면 충분하다.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hkyung769/

블로그 : https://blog.naver.com/hkyung769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