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에 대해 떠올릴 때면 대개 ‘자신의 장단점을 기술하시오’라고 적힌 입사지원서를 붙들고 씨름하는 네가 있어. 그리곤 한없이 의심하지. ‘이런 걸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게 정녕 내 장점이 맞나?’ 하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에 너무나도 부끄럽고 하찮은 이 장점들. 그마저도 남들이 그렇다 하기에 알게 된, 결코 확신할 수 없는 것들.
그런데 이게 웬걸. 상담 시간에 장점 100개 쓰기 미션을 받아버린 거야. 웃기지. 이 얘기를 듣자마자 ‘다음 상담은 결석이구나’ 그 생각부터 했어. 오죽하면 ‘모기를 잘 잡는다’라고 적었을까.
넌 집에 오자마자 인스타그램을 켜서 스토리에 올렸어. 제발 살려달라고. 뭐라도 좋으니 장점 좀 알려달라고. 너를 찾는 여정은 어디 가고 여전히 타인에게 의지하는 내 모습이 참 우스웠어. 그런데 달리는 답글을 보니 눈물이 날 것 같더라. 사람들이 말하는 내 장점을 여태 나만 그렇게 봐주지 않았더라고. 내가 부정하는 모습을 기꺼이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그래서 더 고마웠어.
심지어 내가 가장 애정하는 J 언니는 ‘네 장점 100개? 쉽네!’ 하며 카카오톡 메신저로 그 리스트를 다 보내줬잖아. 이게 컴퓨터 검색으로 긁어모은 게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찬찬히, 오래 들여다봐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가득 적혀 있었어. 타인이 봐준 장점에 처음으로 사랑을 읽는 순간이었지. 장점 100개 쓰기 덕분에 나도 널 이렇게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배웠어. 장점은 앞으로도 하나, 둘 채워지겠지만 의심하지 않고 당당하게 한 개 더 썼다. ‘나는 인복이 좋은 사람이다', ‘내 주변엔 나를 사랑으로 채워주는 사람이 가득하다'라고. 네 장점을 부정하지 마. 그게 너야. 네가 될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