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안내방송에서 한국어가 흘러나옵니다.
그런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이국적이고, 공항 간판의 글씨체는 낯선 궁서체입니다.
'연길(Yanji)'.
한국인 듯 한국 아닌, 중국인 듯 중국 아닌 이 경계의 도시.
우리가 이곳을 찾는 이유는 단순히 '냉면'을 먹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가장 익숙한 말과 가장 낯선 풍경이 공존하는 기묘한 매력,
그리고 애국가 속에서만 부르던 '그 산'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가슴 벅찬 대자연과 힙한 도심이 공존하는, 연길의 3가지 얼굴입니다.
연길 여행의 이유이자, 목적.
차를 타고 3~4시간을 달려야 하지만, 그 수고로움이 전혀 아깝지 않은 곳입니다.
비록 중국의 이름(장백산)으로 올라야 하지만, 천지(天池) 앞에 서는 순간 국경의 의미는 사라집니다.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지.
구름이 걷히고 그 시리도록 푸른 물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울컥 치솟습니다.
압도적인 칼바람과 웅장한 산세, 그리고 신비로운 물빛.
눈앞에 두고도 갈 수 없는 저 건너편을 바라보며,
우리는 평생 잊지 못할 가장 벅찬 감동과 그리움을 동시에 마음에 새기게 됩니다.
백두산에서 벅찬 감동을 안고 도심으로 돌아오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최근 SNS에서 가장 핫한 야경 명소, 연변대학 맞은편 '대학성'입니다.
건물 벽면을 가득 채운 수백 개의 간판들.
'삼겹살', '노래방', '커피' 같은 친숙한 한글 단어들이 화려한 네온사인이 되어 밤을 밝힙니다.
마치 홍콩의 밤거리에 한글을 입힌 듯한, 혹은 사이버펑크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이질적인 아름다움.
'연변'이라 적힌 커피 컵을 들고 인증샷을 남기는 것.
가장 촌스러울 수 있는 텍스트가 가장 힙한 비주얼로 재탄생한, 연길만의 독특한 밤 문화입니다.
연길 사람들의 진짜 삶을 엿보고 싶다면 시장으로 가야 합니다.
이른 새벽 열리는 '수상시장'과 현대적인 '서시장'.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시루떡과 쫄깃한 찰떡,
한 그릇에 단돈 몇천 원인 따끈한 옥수수 온면,
그리고 코끝을 톡 쏘는 갓김치와 명태포의 냄새.
상인들의 투박한 연변 사투리와 활기찬 흥정 소리 사이를 걷다 보면,
마치 1980년대 한국의 시장통으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정겨움을 느낍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배 속까지 따뜻하게 채워주는 '정(情)'이 있는 곳입니다.
연길은,
거대한 '산'이 주는 경외감과
화려한 '도시'가 주는 이색적인 즐거움이
비빔밥처럼 맛깔나게 섞인 도시였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만나는
가장 낯설고도 그리운 풍경.
이번 여행은 연길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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