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까지 경로를 찾을 수 없습니다."
충칭(중경)에서는 최신 스마트폰 지도조차 종종 당황하곤 합니다.
분명 지도상으론 평지인데, 눈앞에는 까마득한 절벽이 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을 올라갔는데, 문이 열리면 다시 1층 도로가 나오는 기이한 도시.
위아래, 동서남북의 개념이 무너지는 이곳은 마치 거대한 '8차원 미로' 같습니다.
길을 잃는 것이 오히려 여행의 묘미가 되는 곳.
상식과 중력을 거스르는 충칭의 가장 기묘한 풍경 3곳을 소개합니다.
충칭의 미로가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곳, 홍야동입니다.
절벽에 매달리듯 지어진 거대한 목조 건물 군락(조각루).
이곳이 놀라운 건 그 생김새 때문만은 아닙니다.
강변도로와 연결된 1층, 그리고 절벽 위 시내 도로와 연결된 11층.
건물 하나가 산 하나를 통째로 품고 있는 이 기막힌 구조 때문이죠.
밤이 되어 황금빛 조명이 켜지면, 이곳은 현실을 벗어납니다.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신들의 목욕탕처럼,
금방이라도 요괴들이 튀어나올 것 같은 몽환적이고 압도적인 야경.
강 건너편에서 그 빛의 향연을 바라보며, 우리는 이 도시가 가진 판타지에 흠뻑 취하게 됩니다.
충칭의 기묘함을 한 컷으로 설명하는 곳입니다.
멀리서 전철이 달려오는데, 선로가 아파트 건물 한가운데로 이어져 있습니다.
"설마, 부딪히나?" 싶은 순간, 전철은 건물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산을 깎거나 건물을 부수는 대신, 건물 6층부터 8층을 역으로 만들어버린 충칭 사람들의 기발함.
역 아래서 입을 벌리고 전철을 '먹는' 듯한 인증샷을 찍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실제로 전철에 타고 남의 집 거실(?) 옆을 통과하는 경험은 짜릿하기까지 합니다.
주거 공간과 교통수단이 경계 없이 뒤섞인 모습.
지구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가장 초현실적인 출퇴근길 풍경입니다.
충칭의 길이 시각적인 미로라면, 충칭의 맛은 미각의 미로입니다.
사천 요리의 본고장답게, 이곳의 훠궈는 '매운맛'의 차원이 다릅니다.
시뻘건 소 기름(우지) 육수에 고추와 산초가 폭탄처럼 들어간 '구궁격(아홉 칸) 훠궈'.
한 입 먹는 순간 혀끝이 얼얼하게 마비되고, 머릿속이 핑 도는 듯한 자극이 밀려옵니다.
습하고 더운 날씨를 이겨내기 위해 발달한 이 강렬한 맛.
땀을 뻘뻘 흘리며 붉은 국물 속 재료를 건져 먹는 그 시간.
복잡한 도시의 미로를 헤매느라 쌓인 피로가, 그 화끈한 맛 한 방으로 시원하게 풀리는 기분입니다.
충칭은,
우리가 가진 '도시'에 대한 고정관념을 보란 듯이 깨트리는 곳이었습니다.
하늘 위로 길이 나고,
건물 속으로 기차가 다니는 상상 속의 도시.
그 낯선 미로 속에서 길을 잃는 것조차
즐거운 모험이 되는 여행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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