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타이베이가 따뜻한 이유: 감성 여행지 5

by 호텔 몽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문득 타이베이의 낡은 골목길이 생각납니다. 누군가는 타이베이를 '먹거리 천국'으로만 기억하지만, 이 도시는 사실 '가장 아늑한 과거'로 우리를 초대하는 타임머신입니다.


만약 타이베이에서 완벽한 가을 하루를 보낼 수 있다면, 아마 이런 모습일 겁니다. 5개의 장소가 아닌, 5개의 잊지 못할 순간으로 기억되는 그런 하루.


1. 오전 10시: 100년의 시간이 멈춘 거리, 디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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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하루의 시작은 타이베이에서 가장 오래된 심장, 디화제(다다오청)에서입니다. 붉은 적벽돌 건물 사이로 스며드는 오전의 햇살, 골목을 가득 채운 한약재와 갓 볶은 커피의 묘한 향기.


이곳은 낡음 속에 '현재'가 숨 쉬고 있습니다. 오래된 건어물 가게 옆에 자리한 감각적인 디자인 샵. 과거와 현재가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자연스레 섞여든 풍경 속에서, 우리는 여행의 첫걸음을 가장 타이베이답게 시작합니다.


2. 오후 1시: 낡은 양조장에서 만난 예술, 화산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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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난 나른한 오후, 발걸음은 자연스레 화산 1914 창의문화원구로 향합니다. 거친 콘크리트 벽과 녹슨 파이프가 그대로 남은 낡은 양조장이 예술가들의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주말의 플리마켓, 작은 갤러리의 전시, 창고 카페에서 울려 퍼지는 라이브 음악. 우리는 버려진 공간에서 피어난 예술의 온기를 쬐며, 바르셀로나와는 또 다른, 일상적이고 아기자기한 타이베이의 예술을 만납니다.


3. 오후 4시: 가장 달콤한 여유, 융캉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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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걷기에 가장 좋은 시간. 타이베이 여행의 낭만은 융캉제의 골목에 숨어있습니다. 딘타이펑의 딤섬 연기를 지나 한 걸음만 안쪽으로 들어서면, 붉은 홍등이 걸린 찻집과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나타납니다.


가을 햇살 아래, 망고 빙수 한 그릇을 비우고 이름 모를 골목을 어슬렁거리는 그 여유. 숨가쁘게 움직일 필요 없는 도시. 타이베이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달콤한 휴식입니다.


4. 저녁 7시: 붉은 홍등이 켜지는 꿈의 순간, 지우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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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저물고, 우리는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기로 합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사실을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지우펀의 좁은 골목길 계단을 따라 붉은 홍등이 켜지기 시작하는 순간, 비현실적인 마법이 시작됩니다.


비좁은 길을 가득 메운 인파 속에서도, 눈앞에 펼쳐진 몽환적인 풍경에 잠시 숨을 멈추게 됩니다. 한국인들이 타이베이에 기대하는 그 감성의 절정.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순간입니다.


5. 밤 10시: 책의 숲에서 하루를 닫다, 청핀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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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장의 떠들썩함도 좋지만, 타이베이의 마지막 밤은 조금 더 차분하게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청핀서점(誠品書店)은 타이베이의 문화적 자부심 그 자체입니다.


수많은 사람이 각자의 세계에 몰두하며 밤을 지새우는 풍경. 여행자 역시 그들 틈에 끼어 책장을 넘깁니다. 낯선 도시에서 만난 가장 지적인 위로. 그렇게 타이베이에서의 완벽한 가을 하루가, 책갈피처럼 조용히 접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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