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 속을 걷다: 베트남 북부 여행지 3곳

by 호텔 몽키

우리에게 베트남은 어떤 소리로 기억될까요. 아마도 하노이 구시가지의 쉴 새 없는 오토바이 경적 소리, 활기찬 시장의 흥정 소리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베트남에는 그 모든 소음을 기꺼이 잠재우는, 거대하고 고요한 침묵의 풍경이 있습니다.


지금, 1년 중 가장 쾌적한 바람이 부는 이 가을의 끝자락은 그 침묵 속으로 걸어 들어갈 가장 좋은 때입니다.


여행 가방을 꾸리는 당신을 위해, 제가 만난 베트남 북부의 가장 시적인 풍경 3곳을 나눕니다.


1. 하노이 (Hanoi) : 모든 이야기의 시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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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은 하노이로 통합니다. 북부 베트남 여행의 심장인 이곳은 우리가 만날 대자연과는 또 다른 매력을 품고 있습니다. 낡아서 더 매력적인 구시가지의 골목들, 프랑스식 건축물과 베트남의 일상이 뒤섞인 독특한 공기.


진짜 여행은 이른 아침 '호안끼엠 호수'에서 시작됩니다. 동이 트기 전, 호수 주변을 안개처럼 감싸는 고요함 속에서 현지인들의 아침 운동을 바라보며 걷는 시간. 뜨끈한 쌀국수 한 그릇으로 속을 데우고, 사파로 향하는 야간 열차에 오르는 그 순간까지, 하노이는 낯선 여행자에게 기분 좋은 긴장과 설렘을 동시에 안겨줍니다.


2. 닌빈 (Ninh Binh) : 물 위에 그린 수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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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의 하롱베이'라는 별명은 닌빈의 아름다움을 다 담아내지 못합니다. 하노이에서 남쪽으로 두어 시간, 이곳은 시간의 흐름이 완전히 다른 차원에 묶여있는 듯한 곳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저 작은 나룻배에 몸을 싣는 것뿐입니다. '짱안'이나 '땀꼭'에서 노 젓는 소리만이 유일한 배경음악이 되는 그 순간, 눈앞에는 병풍처럼 거대한 석회암 봉우리들이 끝없이 펼쳐집니다. 물결을 가르며 동굴 속을 지날 때면, 마치 다른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마저 듭니다. 화려한 관광지가 아닌, 자연이라는 거대한 작품 속에 내가 잠시 머물다 가는 '경험' 그 자체. 닌빈은 그런 곳입니다.


3. 사파 (Sa Pa) : 구름 위를 걷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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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빈이 '물'의 풍경이라면, 사파는 '안개'와 '구름'의 영토입니다. 하노이에서 야간 열차나 버스를 타고 밤새 달려 도착한 아침, 사파는 짙은 안개로 여행자를 맞이합니다.


이곳의 진짜 매력은 케이블카로 오르는 '판시판' 정상이 아닙니다. 소수민족이 사는 작은 마을까지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에 있습니다. 지금(10월~11월)은 벼 추수가 끝나 황금빛 물결은 잦아들었지만, 대신 1년 중 가장 맑고 쾌청한 하늘 아래, 신이 빚은 듯한 거대한 계단식 논의 '선'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겹겹이 이어진 산자락과 발아래 깔리는 구름을 내려다보며 걷는 그 시간은, 베트남 여행의 가장 숭고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베트남은 우리에게 익숙한 도시의 얼굴과, 이토록 낯설고 장엄한 자연의 얼굴을 동시에 가졌습니다. 이 가을, 그저 '쉼'이 아닌, 깊은 '사유'가 필요한 여행을 꿈꾼다면 베트남 북부의 물과 안개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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