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그동안 제 여행은... 좀 '자극적'인 편이었어요.
빽빽한 일정, 핫플 도장 깨기...
그런데 어느 순간, '방전'이 오더군요.
"아, 이번엔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그 마음 하나로 훌쩍 떠난 곳이, 유후인이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떠난 그곳에서, 제가 발견한 4가지 풍경입니다.
"유후인? 그 조그만 호수 보러 가는 거 아냐?"
...네, 맞아요.
솔직히, 한낮에 가면...
"에게? 이게 다야?"
딱, 이 소리 나와요.
그런데, 아침 7시.
아직 가게 문도 안 열고, 사람도 없는 그 이른 아침.
잠 덜 깬 눈을 비비며 호숫가에 섰는데...
와.
이건... 다른 세상이더군요.
호수에서 '김'이... 아니, '물안개'가 몽글몽글 피어올라요.
그 비현실적인, 고요한 풍경.
그 '고요한 비현실감'.
그 10분을 위해, 우리는 기꺼이 유후인에서 하룻밤을 묵어야 합니다.
긴린코에서 돌아오는 길.
'유노츠보 거리'는... 네, 딱 관광객 거리 맞아요.
아기자기한 상점, 기념품 가게, 먹거리 천국.
그런데, 유후인에서는 이 '어슬렁거림'이 용서가 돼요.
'빨리빨리' 다음 코스로 가야 한다는 압박이 없거든요.
'미르히' 치즈케이크 하나 물고,
'금상 고로케' 줄 서서 하나 받아 들고,
'비허니' 꿀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하고.
그냥, 이 '쓸데없는 군것질'과 '의미 없는 구경'.
그게 너무 재밌어요.
"아, 나 지금 여행 왔구나."
가장 확실하게 실감하는 순간이죠.
솔직히, 유후인의 '꽃'은 료칸이죠.
큰맘 먹고 잡은 그곳.
유카타로 갈아입고,
삐걱거리는 나무 복도를 걸어 '가족탕'(개인탕) 문을 열었어요.
...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그 뜨끈한 물.
그리고... 아무도 없어요.
그 '물'의 감촉.
온몸이 그냥... 녹아내려요.
저녁에 나오는, 그 아기자기하지만 배부른 '가이세키' 정식.
"내가... 이런 대접을 받아도 되나" 싶을 만큼,
완벽하게 '케어'받는 그 기분.
'아무것도 안 함'의 정점이었습니다.
솔직히, 여긴... 좀 뜬금없어요.
일본 온천 마을 한복판에, 웬 '영국 시골 마을'이냐고요.
'해리포터' 상점도 있고...
그런데,
이상하게... 싫지 않아요.
그 '만들어진' 느낌, 그 '비현실적인' 골목.
사진 찍으러 온 관광객들 틈에 껴서,
저도 그냥... '피식' 웃게 되더라고요.
마치,
온천으로 노곤해진 몸으로,
아주 짧고 기분 좋은 '동화' 한 편 읽고 나온 기분.
유후인을 떠나올 때,
제 여행 일정표는... 정말, 텅 비어있었습니다.
한 거라곤,
'먹고, 걷고, 지지고(온천)' 뿐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꽉 찼더군요.
'아무것도 안 함'으로, '모든 것'을 얻어온 기분.
그 '느림'의 힘.
그게, 유후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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