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 하러" 유후인 가볼만한 곳 4

by 호텔 몽키

솔직히, 그동안 제 여행은... 좀 '자극적'인 편이었어요.

빽빽한 일정, 핫플 도장 깨기...

그런데 어느 순간, '방전'이 오더군요.

"아, 이번엔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그 마음 하나로 훌쩍 떠난 곳이, 유후인이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떠난 그곳에서, 제가 발견한 4가지 풍경입니다.


1. 긴린코 호수 (Kinrinko Lake) : "이걸 보려고 일어났지"

a.jpg NOL

"유후인? 그 조그만 호수 보러 가는 거 아냐?"

...네, 맞아요.

솔직히, 한낮에 가면...

"에게? 이게 다야?"

딱, 이 소리 나와요.

그런데, 아침 7시.

아직 가게 문도 안 열고, 사람도 없는 그 이른 아침.

잠 덜 깬 눈을 비비며 호숫가에 섰는데...

와.

이건... 다른 세상이더군요.

호수에서 '김'이... 아니, '물안개'가 몽글몽글 피어올라요.

그 비현실적인, 고요한 풍경.

그 '고요한 비현실감'.

그 10분을 위해, 우리는 기꺼이 유후인에서 하룻밤을 묵어야 합니다.


2. 유노츠보 거리 (Yunotsubo Street) : "이 '어슬렁거림'의 즐거움"

b.jpg 트리플

긴린코에서 돌아오는 길.

'유노츠보 거리'는... 네, 딱 관광객 거리 맞아요.

아기자기한 상점, 기념품 가게, 먹거리 천국.

그런데, 유후인에서는 이 '어슬렁거림'이 용서가 돼요.

'빨리빨리' 다음 코스로 가야 한다는 압박이 없거든요.

'미르히' 치즈케이크 하나 물고,

'금상 고로케' 줄 서서 하나 받아 들고,

'비허니' 꿀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하고.

그냥, 이 '쓸데없는 군것질'과 '의미 없는 구경'.

그게 너무 재밌어요.

"아, 나 지금 여행 왔구나."

가장 확실하게 실감하는 순간이죠.


3. '료칸' (Ryokan) : "대접받는, 그 하룻밤"

ddd.jpg 온라인 커뮤니티

솔직히, 유후인의 '꽃'은 료칸이죠.

큰맘 먹고 잡은 그곳.

유카타로 갈아입고,

삐걱거리는 나무 복도를 걸어 '가족탕'(개인탕) 문을 열었어요.

...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그 뜨끈한 물.

그리고... 아무도 없어요.

그 '물'의 감촉.

온몸이 그냥... 녹아내려요.

저녁에 나오는, 그 아기자기하지만 배부른 '가이세키' 정식.

"내가... 이런 대접을 받아도 되나" 싶을 만큼,

완벽하게 '케어'받는 그 기분.

'아무것도 안 함'의 정점이었습니다.


4. 유후인 플로럴 빌리지 (Floral Village) : "이 뜬금없는 동화"

aa.jpg 온라인 커뮤니티

솔직히, 여긴... 좀 뜬금없어요.

일본 온천 마을 한복판에, 웬 '영국 시골 마을'이냐고요.

'해리포터' 상점도 있고...

그런데,

이상하게... 싫지 않아요.

그 '만들어진' 느낌, 그 '비현실적인' 골목.

사진 찍으러 온 관광객들 틈에 껴서,

저도 그냥... '피식' 웃게 되더라고요.

마치,

온천으로 노곤해진 몸으로,

아주 짧고 기분 좋은 '동화' 한 편 읽고 나온 기분.




유후인을 떠나올 때,

제 여행 일정표는... 정말, 텅 비어있었습니다.

한 거라곤,

'먹고, 걷고, 지지고(온천)' 뿐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꽉 찼더군요.

'아무것도 안 함'으로, '모든 것'을 얻어온 기분.

그 '느림'의 힘.

그게, 유후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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