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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Feb 23. 2024

심 레이싱으로 실력을 쌓은 김규민 선수를 만나다

DCT 레이싱 팀 김규민 선수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시뮬레이터 레이싱(이하 심 레이싱) 출신의 선수.” DCT 레이싱 팀의 김규민 선수에게 늘 붙는 호칭이다. 레이서 대부분은 모터스포츠의 기본이라 불리는 ‘카트(Kart) 레이스’에서 경력을 시작한다. 여기서 좋은 성적을 거둔 후 상위 클래스에 도전하기를 반복하는 것이 정석이다.


반면 김규민 선수는 심 레이싱으로 경력을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실제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첫 시즌에는 ‘과연 심 레이싱 출신의 선수가 실제 경주차에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따라붙었다. 하지만 그는 빠르게 실력을 증명했다. 김규민 선수와 DCT 레이싱은 2023 시즌 현대 N 페스티벌 [N1] 아반떼 N 컵에서 5연승을 기록하며 시즌 우승까지 거뒀다. 이들이 어떻게 정상에 올랐는지 알아보기 위해 DCT 레이싱의 박재성 감독과 김규민 선수를 만났다.




김규민 선수의 디딤돌, 현대 N e-페스티벌



김규민 선수는 어떻게 심 레이싱 선수로 경력을 시작했을까? 가장 궁금했던 질문이다. 박재성 감독이 입을 열었다. “저의 해외 레이스 출전을 준비하던 중에 김규민 선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김규민 선수는 심 레이싱에서 처음 보는 차량과 서킷임에도 불구하고 저보다 빠른 기록을 냈죠. 대화를 나누며 잠재력을 확인했고, 함께 무언가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먼저 심 레이싱 팀을 만들어 현대 N e-페스티벌과 같은 여러 대회에 참가하며 연습했습니다.”


심 레이싱은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현실의 물리 법칙에 맞춘 물리 엔진을 만든 후, 3차원 스캔으로 현실의 서킷을 가상 세계에 그대로 구현한다. 덕분에 현실과 거의 같은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다. 그래서 F1과 WRC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최정상급 프로 레이서들도 비시즌에는 심 레이싱을 활용해 훈련을 한다. 또한 심 레이싱은 운전면허가 없는 유소년이 모터스포츠에 입문하는 발판이 되어주고 있다. 현실과 다름 없을 정도로 정교하지만 차량 파손과 같은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김규민 선수와 같이 심 레이싱 출신의 레이서가 등장할 수 있는 배경이다. 



심 레이싱 속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의 모습. 실제와 같은 고저차를 느낄 수 있다


현대자동차 또한 심 레이싱에 주목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현대 N e-페스티벌을 개최하였으며, 2023년에는 중국에서도 심 레이싱 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현대차는 다년 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심 레이싱과 실제 모터스포츠의 연결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참고로 현대차의 심 레이싱 대회는 레이싱 시뮬레이션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남긴 선수를 선발하는 공정성은 물론, 실차 레이싱에 입문할 수 있도록 성장을 돕는 다양한 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김규민 선수가 좋은 예다. 그는 현대 N e-페스티벌의 지원을 받아 2021 시즌 현대 N 페스티벌 아반떼 N 라인 컵에 출전해 실차 레이싱 경험을 쌓았다. 


레이서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심 레이싱으로 실력을 키울 수 있다. 하지만 레이서가 되기는 어렵다. 김규민 선수에게 심 레이싱의 장점과 연습 비결을 물었다. “시뮬레이션을 이용하면 많은 연습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준비해야 할 것이 많고, 운용할 수 있는 차량과 연습 장소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심 레이싱은 장비만 있다면 바로 연습할 수 있습니다. 저는 심 레이싱을 이용해 수많은 차량과 다양한 서킷을 연습해 왔습니다.”



심 레이싱으로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트랙을 달리는 중인 김규민 선수


김규민 선수는 주로 아이레이싱(iRacing)과 아세토 코르사(Assetto Corsa)를 이용해 훈련한다. 차량의 움직임과 셋업, 그리고 드라이빙 스킬 향상을 위해서는 아이레이싱을, 트랙에 대한 적응은 아세토 코르사를 주로 활용한다.


지금의 심 레이싱은 현실에 아주 가깝다. 진동이나 중력 등 몸의 쏠림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는 없어도 자동차의 움직임을 실제처럼 구현한 상태에서 연습을 거듭하니 훈련에 도움이 된다. 또한, 여러 모델로 다양한 서킷에서 연습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자동차 모델마다 각기 다른 주행 특성 및 조작 반응을 느끼고, 다양한 코스에서의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 레이싱 속 아반떼 N TCR 경주차의 모습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타고 있는 자동차에 대한 이해다. 김규민 선수는 “시뮬레이션에서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는 차량과 타이어의 특성, 그리고 구조를 이해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예전에는 트레일 브레이킹이나 여러 운전 테크닉을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몸에 와닿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후 차량과 타이어의 특성, 구조 등을 알아가면서 자동차 움직임에 대한 이해가 더 커졌고, 덕분에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고 덧붙였다. 


실력을 키웠다면 다른 선수들과 경쟁에 나설 차례다. 현대 N e-페스티벌과 같은 심 레이싱 대회에 참가하면 실력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멘토링 지원과 같이 성적에 따라 좋은 기회도 얻을 수 있다. 김규민 선수는 “현대 N e-페스티벌이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2024 시즌을 대비해 경주차를 점검 중인 DCT 레이싱의 미케닉


“심 레이싱을 하면서 여러 대회에 참가했는데요, 현대 N e-페스티벌은 많은 부분에 있어 저의 디딤돌이 되어줬습니다. 현대 N e-페스티벌을 통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었고, 2021년 현대 N 페스티벌 아반떼 N 라인 컵에 2라운드부터 출전해 실제 레이싱 경험도 많이 쌓을 수 있었습니다.” 




현대 N 페스티벌과 함께 성장하다


현대 N 페스티벌 [N1] 아반떼 N 컵에서 질주하는 김규민 선수의 경주차


DCT 레이싱은 2022년에 팀 캠프를 세우며 현대 N 페스티벌 [N1] 아반떼 N 컵에 출전했다. 단숨에 국내 최고의 레이스에서도 가장 높은 클래스에 참여한 것이다. 베테랑들과 겨뤄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심 레이싱을 활용하면서 시뮬레이션과 실제 주행의 간극을 좁힐 필요가 있었다. 이에 대해 박재성 감독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가 부족한 만큼 남들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 하기에, 경기마다 준비와 리뷰를 철저히 하며 팀의 데이터와 노하우를 쌓았습니다. 그리고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노력했습니다. 미케닉은 경주차의 컨디션을 항상 최상으로 유지하고, 드라이버는 쉬지 않고 심 레이싱을 통해 연습을 했습니다. 덕분에 차량 셋업도, 저의 경기 전략 지시도 화합을 이룰 수 있었죠. 우리의 성적은 실수를 극복하고 배우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현대 N e-페스티벌은 글로벌 심 레이싱 리그를 열어 전 세계의 심 레이싱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박재성 감독은 김규민 선수의 빠른 적응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선수가 레이스에 집중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자신의 경주차를 선뜻 내어주기도 했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김규민 선수도 부단히 노력했다. 예컨대 그가 첫 레이스를 치렀던 경주차는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이 상당했다. 그는 이에 맞춰 심 레이싱의 스티어링 피드백 값을 아주 높게 설정해 훈련을 거듭했다. 


김규민 선수는 “심 레이싱 연습 시에는 실차 경험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한다. 심 레이싱으로 수많이 연습한다고 해도 매번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 팀도, 선수도 성장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복기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경기 전에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여러 차량과 여러 트랙을 연습하면서 조작감을 끌어올리고, 현장에 가기 전 연습주행에서 테스트할 부분을 정리합니다. 그리고 경기마다 인캠과 주행 데이터를 다시 확인하여 저만의 주행을 만들고 있습니다.” 김규민 선수의 말이다.



박재성 감독과 경기 리뷰 중인 김규민 선수. 철저한 준비와 리뷰는 성장의 발판이 됐다


현대 N 페스티벌 [N1] 아반떼 N 컵 참가 2년 차인 2023 시즌, DCT 레이싱은 5연승을 차지하며 왕좌에 올랐다. 김규민, 김영찬 선수가 시즌 1위와 2위를 차지하면서 새로운 챔피언의 시대를 예고했다. 심 레이싱 출신의 신예 선수와 팀이 노련한 강자들을 꺾고 자신들의 가능성을 온전히 증명한 것이다. 박재성 감독은 “많은 연습과 성공, 실패를 경험했고, 이를 통해 팀도 선수도 성장했습니다”며 다음과 같은 설명을 덧붙였다. 



박재성 감독은 “현대 N 페스티벌은 드라이버의 실력이 입증되는 곳”이라고 말한다


“현대 N 페스티벌을 통해 DCT 레이싱과 김규민 선수의 가능성과 실력을 입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현대 N 페스티벌은 원메이크 레이스로써 모든 차량이 동일한 사양으로 경기에 임합니다. 드라이버가 성장할 수 있는 공정한 환경이 만들어져 있는 것이죠. 현대 N 페스티벌은 팀의 노력, 드라이버의 퍼포먼스가 어우러질 때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경기로, 드라이버의 실력이 입증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판단에 김규민 선수의 퍼포먼스는 국내 최고 수준입니다. 현대 N 페스티벌에서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기에 매우 행복하고 즐거운 한 해가 되었습니다.”


김규민 선수 또한 현대 N 페스티벌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2021 시즌 현대 N 페스티벌 아반떼 N 라인 컵에서 실제 레이스에 적응하고 성장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2022 시즌부터 참가한 [N1] 아반떼 N 컵에선 프로 드라이버로서 실력을 증명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현대 N 페스티벌은 매우 의미가 큰 대회입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도전을 이어가겠습니다.”




꿈을 잇는 꿈의 무대


현대 N 페스티벌 2023 시즌에서 DCT 레이싱과 김규민 선수는 자신들의 실력을 확실히 입증했다


김규민 선수는 ‘2023 현대 주니어 드라이버’에 선정되어 올해 열리는 ‘2024년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에 현대자동차와 함께 도전한다. 올해 4월 독일에서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 라이선스 획득 및 예선을 치를 예정이다. 지금도 김규민 선수는 심 레이싱으로 연습을 거듭하고 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조금 더 섬세하게, 조금 더 빠르게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를 달리는 것이다. 김규민 선수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소감을 밝혔다.


“해외에도 아직 심 레이싱 출신 프로 드라이버가 많이 없습니다. 심 레이싱은 그저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죠.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를 통해 증명하고 싶어요. 경기와 분위기에 잘 적응하고 좋은 컨디션으로 좋은 성적을 만들어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에게 꿈 같은 기회를 만들어 주신 현대자동차와 현대 N 페스티벌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현대 N 페스티벌은 국내 모터스포츠 문화의 발전을 주도하는, 모두의 꿈이 하나 되는 곳이다


김규민 선수와 DCT 레이싱은 성공적이었던 2023 시즌에 안주하지 않고 또 한 번 파란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 [N1] 아반떼 N 컵과 함께 올해 열리는 신규 전기차 레이스 종목인 ‘eN1 클래스’에 동시에 출전할 예정이다. 박재성 감독은 ‘현대 N 페스티벌과 함께 더욱 성장할 계획’이라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저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제2의 김규민, 제2의 김영찬을 발굴해 현대 N 페스티벌과 함께 성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서울에 시뮬레이션 센터를 열어서 더 많은 선수와 만날 준비를 하고 있어요. 저희 팀과 드라이버가 함께 성장할 기회를 주신 현대자동차와 현대 N 페스티벌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팀을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도 감사합니다.”



김규민 선수는 “더 많은 심 레이싱 드라이버들이 도전하기를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현대 N 페스티벌은 국내 모터스포츠 문화 발전을 위한 꿈의 무대다. 선수도, 모터스포츠 문화도 현대 N 페스티벌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필요한 것은 열정과 노력, 매일 최선을 다하는 자세뿐이다. 심 레이싱 출신인 김규민 선수의 성공이 이를 증명한다. 마지막으로, 김규민 선수에게 심 레이싱 드라이버들을 위한 응원의 말을 부탁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중학생 때부터 시작한 심 레이싱을 통해 이곳에 서 있습니다. 다른 심 레이싱 드라이버들이 잘 준비하고 도전해서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현대자동차, 그리고 현대 N 페스티벌과 함께 대한민국 심 레이싱 드라이버 모두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사진. 조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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