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토크에서 캐스퍼 일렉트릭의 우수한 상품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처음 등장한 뒤로 캐스퍼 일렉트릭이 커다란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 캐스퍼(내연기관)가 지녔던 아이코닉한 캐릭터는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뛰어난 전기차 상품성과 다양한 매력을 곁들여 완성도 높은 만듦새를 구현한 까닭이다.
실물로 마주한 캐스퍼 일렉트릭은 꽤 인상적이었다. 콤팩트 전기차로써 경쟁력 있는 수준인 최대 315Km의 주행 가능 거리를 구현하기 위해 49kWh의 NCM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하고, 차 안팎에서 220V 전원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V2L을 마련한 점은 시작에 불과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을 실제로 봤을 때 피부에 와 닿는 장점은 다양하다. 가령 배터리 탑재 공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휠베이스를 180mm나 늘인 덕분에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도 한층 넉넉해졌다. 전자식 변속 칼럼과 스마트폰 무선충전기를 적용해 앞좌석의 사용성도 한결 편리하게 다듬었다. 현대차 EV 혈통을 드러내듯 픽셀 패턴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캐스퍼 특유의 발랄한 분위기를 한층 강조하고, 오너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요소를 다양하게 마련하는 등 캐스퍼 일렉트릭은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로 가득했다.
여러모로 봐도 캐스퍼 일렉트릭의 상품성은 콤팩트 전기차를 초월한 수준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대중화 전략을 앞당길 만큼 매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제대로 된 엔트리 전기차를 선보이기 위한 현대차 연구원들의 열과 성의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마침 연구원들을 직접 만나서 캐스퍼 일렉트릭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묻고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열렸다. 연구원들이 캐스퍼 일렉트릭의 기술 및 특장점을 비롯해 개발 스토리를 직접 소개하는 캐스퍼 일렉트릭 테크 토크(CASPER Electric TECH TALK)였다. 이번에 개최된 캐스퍼 일렉트릭 테크 토크에서는 눈으로 보이는 변화뿐만 아니라 커진 차체에 따른 실내 패키지와 공간의 변화, 현대차그룹에서 처음 적용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술, 콤팩트 전기차의 경쾌한 주행 성능과 우수한 NVH 성능 등을 상세히 파악할 수 있었다.
담당 연구원들의 기술 소개에 앞서, 캐스퍼 일렉트릭 프로젝트를 이끈 MSV프로젝트3팀 정헌구 책임연구원이 무대에 올라 캐스퍼 일렉트릭의 개발 방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기존 캐스퍼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현대차 EV 고유의 픽셀 패턴 디자인을 반영해 외관에 고급감을 더하고, 쉽고 편안한 사용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개발을 진행했다. 또한, PE(Power Electric) 시스템을 탑재해 파워트레인 성능을 강화하고, 풀오토 에어컨 및 10.25인치 AVNT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등 기존 캐스퍼 고객들이 아쉬워했던 부분을 중점적으로 개선해 상품성을 강화했다.”
첫 세션 발표자로 캐스퍼 일렉트릭의 패키징을 담당한 MSV엔지니어링솔루션팀 지정훈 연구원이 나섰다. 그는 “현대차 모델 중 가장 작은 차의 한정된 공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상품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300km 이상의 주행 가능 거리를 확보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최우선으로 넉넉한 배터리를 탑재하기 위해 휠베이스를 180mm 늘였다”고 설명했다.
지정훈 연구원의 설명처럼 캐스퍼 일렉트릭은 휠베이스가 늘어나면서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도 넓어져 내연기관 모델보다 한층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차체 하부에 두꺼운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한 만큼 착좌 위치를 뒤로 80mm 옮겨 뒷좌석 탑승자의 레그룸을 확보했다. 러기지 공간이 100mm 늘어나면서 적재 공간은 내연기관 모델보다 47ℓ 커진 280ℓ의 용량을 갖췄다(VDA 기준). 뒷좌석은 앞뒤로 최대 80mm까지 밀 수 있으며, 뒷좌석을 앞으로 전부 밀면 적재 용량은 최대 351ℓ까지 확보할 수 있다.
앞좌석은 신기술을 적용하고 설계를 변경해 거주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됐다. 센터페시아에 있던 자동 변속 레버 대신 전자식 변속 칼럼을 적용하고, 스마트폰 무선충전기와 V2L을 탑재해 센터페시아의 사용 편의성을 한층 강화했다. 아울러 센터페시아가 시트 쪽으로 돌출된 양을 45mm 줄여 조수석으로 타고 내릴 수 있는 워크쓰루 공간도 개선했다. 컵홀더의 사이즈를 키우고 시트 암레스트에 방해받지 않도록 위치를 앞쪽으로 옮겨 쓰기 편하게 변경한 점도 돋보이는 요소다.
지정훈 연구원은 캐스퍼 일렉트릭의 실내 V2L에 대한 개발 비화도 소개했다. “개발 당시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때라 위생과 살균에 효과적인 UVC 오픈 트레이를 탑재하기로 했다. 버튼을 눌러 여는 형태였는데, 편리한 사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던 중 팬데믹이 끝나면서 전기차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V2L을 탑재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현재 V2L이 탑재된 위치가 바로 그곳이다.”
다음 차례는 픽셀 그래픽을 반영한 캐스퍼 일렉트릭의 외장 램프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MSV외장설계1팀 윤기태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목표로 개발된 캐스퍼 일렉트릭은 현대차 EV 브랜드 이미지와 글로벌 기준에 걸맞은 상품성을 갖추기 위해 디자인 측면에서 고도화된 제작 공법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이후 EV 라인업에 픽셀 그래픽을 확대 적용해 미래지향적인 EV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바 있다. 캐스퍼 일렉트릭에도 프런트 센터 턴 시그널 램프와 리어 램프 부위에 픽셀 그래픽이 적용됐다. 다른 점이 있다면 캐스퍼 일렉트릭의 경우 아이코닉한 디자인이 한결 돋보일 수 있도록 픽셀 그래픽에 스마트폰의 심플한 느낌을 추가하는 콘셉트로 디자인 방향성을 결정, 이에 레이저 패터닝 공법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레이저 패터닝 공법은 표면을 레이저로 태워 이미지 또는 각인을 새기거나 표면을 박리(부분적으로 떨어뜨림)시키는 기술로,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 중이다. 현대차 모델 중에는 아이오닉 5의 가니시 히든 라이팅을 비롯해 팰리세이드의 리어 가니시, 쏘나타의 히든 라이팅에 적용된 바 있다.
윤기태 책임연구원은 “기존에 적용된 점(Dot)과 선(Line) 형태와 달리, 캐스퍼 일렉트릭은 넓은 면적의 형상을 구현하는 게 관건이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개발 초기에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마침내 기술 구현에 성공한 과정을 이렇게 소개했다.
“처음에는 패턴 크기별로 박리가 덜 되거나 레이저 조사량이 너무 강해 렌즈가 녹는 등 여러 문제가 있었다. 다양한 시도와 연구개발 끝에 캐스퍼 일렉트릭의 아이코닉한 대면적 픽셀 그래픽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으며, 향후에는 점-선-면에 걸쳐 다양한 레이저 패터닝 공법을 적용한 디자인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인구 고령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주요 선진국은 이미 고령 운전자에 대한 새로운 안전 법규를 마련하고 있으며, 국제기구 중에는 UN 산하 유럽 경제 위원회(UNECE) 주관으로 정차 중 페달 오조작 관련 안전 기능에 대한 법규가 발표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고령 운전자를 비롯해 초보 운전자들 즉, 운전에 미숙한 운전자에게 도움을 주는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edal Misapplication Safety Assist, 이하 PMSA) 기술을 개발해 캐스퍼 일렉트릭에 적용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PMSA 개발을 담당한 차량구동제어개발1팀 하정우 연구원은 PMSA 기술을 개발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찰나의 순간에 이뤄지는 운전자의 판단으로 자동차 사고를 막을 수도, 막지 못할 수도 있다. 반응 속도가 느린 고령 운전자와 운전이 미숙한 운전자는 순간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찰나의 순간에 도움을 주는 특별한 안전 기술을 개발했다.”
PMSA는 전후방 1m 이내에 장애물이 있는 정차 또는 정차 후 출발 상태에서 의도치 않게 가속 페달을 빠르고 깊숙하게 밟을 경우 이를 오조작으로 판단, 구동력 및 제동력을 제어해 충돌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ADAS 기술 중 주차 충돌방지 보조(PCA) 기능과 유사해 보이지만, 앞뒤에 장애물이 있고 가속 페달을 일정 속도 이상으로 밟을 시 페달 오조작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만 작동한다는 차이가 있다.
PMSA의 작동 원리는 다음과 같다. ADAS 제어기 또는 BCM(Body Control Module)을 통해 장애물에 대한 초음파 신호를 감지하고, 차량 구동 제어기인 VCU(Vehicle Control Unit)에서 장애물의 거리를 판단한다. VCU는 장애물 위치, 차량 속도, 기어 위치 등 여러 조건을 판단해 제어 준비 상태에 진입한다. 이때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얼마나 빠르게 밟는지에 따라 PMSA 기능이 전개된다.
PMSA의 작동 조건은 정차 또는 정차 후 출발 시 그리고 조향각 430° 이하, 도로 경사도 25% 이하여야 하며, 가속 페달을 최대로 밟은 상태를 100%로 봤을 때 100%까지 도달 시간이 0.25초 이내일 경우 기능이 작동한다. PMSA가 작동하면 장애물과의 거리에 따라 1차(1m 이내)로 구동력을 0에 가깝게 제어하고, 거리가 가까워지면 2차(60cm 이내)로 유압 제동을 제어해 충돌을 방지한다.
이때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라는 경고를 클러스터에 띄우고 경고음을 울려 위험을 알린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기능이 해제되고, 차속이 일정 속도 이상 올라가면 PMSA가 다시 활성화돼 안전한 운전을 돕는다.
다음 차례는 캐스퍼 일렉트릭의 R&H(Ride & Handling, 승차감 & 조종성)에 관한 세션이었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R&H 성능 개발을 담당한 MSV R&H시험팀 문강한 연구원은 “캐스퍼 일렉트릭은 내연기관 파생 전기차로, 늘어난 중량과 휠베이스에 따른 승차감과 운동 성능의 저하라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 초기부터 승차감 및 주행 성능에 집중해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승차감은 전기차의 정숙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이를 위해 PE 시스템을 차체에 고정하는 체결 부품인 마운트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고무 소재의 부싱보다 충격 흡수 능력을 강화한 하이드로 부싱을 적용했다.
하이드로 부싱은 하나의 소재로만 이뤄진 고무 부싱과 달리, 내부에 유체를 봉입해 유체가 이동하면서 만들어내는 유체 저항으로 충격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모터의 진동도 줄이는 부품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에 하이드로 부싱 마운트를 적용한 결과 하부에서 올라오는 진동은 약 3dB, 스티어링 휠을 통해 운전자의 신체로 직접 전해지는 진동은 9dB가량 줄어들었다고 한다.
승차감 향상을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쇽업소버의 성능도 업그레이드됐다. 기존에 동급 모델에서 주로 사용된 밸브보다 한 차원 높은 튜닝 자유도를 가진 어드밴스드 밸브를 앞뒤 쇽업소버에 모두 적용한 것이다. 문강한 연구원은 “쇽업소버 밸브 업그레이드를 통해 충격 흡수 능력을 한층 높였으며, 후륜의 경우 쇽업소버 자체의 사이즈도 키워서 감쇠 성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차급을 초월한 안락한 승차감과 콤팩트한 차급 특유의 경쾌한 주행 감각을 모두 구현하기 위해 후륜 CTBA(토션빔)와 차체를 연결하는 트레일링 암 부위에 듀얼 컴파운드 부싱도 적용됐다.
트레일링 암 부싱은 거친 길을 주행할 때 앞뒤, 위아래의 충격을 흡수하고, 선회할 때는 좌우 방향에 대한 강성을 확보해 한층 안정적인 코너링을 도와준다. 듀얼 컴파운드 부싱은 이중사출 방식을 사용해 충격을 흡수하는 내부 브릿지와 횡력을 지지하는 사이드 스토퍼의 경도를 다르게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경우 내부 브릿지의 경도를 낮춰 노면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고, 사이드 스토퍼의 경도는 높여 한층 탄탄한 코너링 성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덕분에 험로 충격은 약 15% 줄이고, 핸들링 성능과 연관된 횡강성은 10%가량 높여 부드러운 승차감과 즐거운 주행 감각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이 문강한 연구원의 설명이었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인물은 캐스퍼 일렉트릭의 NVH 성능 개발을 담당한 MSV소음진동시험팀 전주현 책임연구원이었다. 전주현 책임연구원은 “전 세계 유수의 자동차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현대차의 우수한 상품성에 걸맞게 캐스퍼 일렉트릭에 완성도 높은 NVH 성능을 구현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NVH 설계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다면 주행 중 탑승자가 쉽게 피로감을 느낄 수 있고, 결과적으로 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크게 로드 노이즈, 윈드 노이즈, 탑승자에게 직접 전달되는 진동이 있다. 관건은 NVH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위치와 구조를 파악해 최적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전주현 책임연구원은 저주파 소음과 고주파 소음에 따라 차별화된 로드 노이즈 대책을 캐스퍼 일렉트릭에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노면에서 타이어 및 서스펜션을 타고 올라온 진동이 차체로 전해져 실내로 방사되는 저주파 로드 노이즈의 경우 주행 중 차체 진동을 분석하고, 플로어 패널 곳곳에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위치와 면적을 개선한 제진재를 적용해 소음을 저감했다. 이에 따라 거친 노면에서 주행 시 크게 발생하는 100Hz 전후의 부밍음 발생 대역에서 우수한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게 전주현 책임연구원의 설명이다.
주로 타이어의 패턴과 노면 접촉면 사이에서 발생한 소음이 공기 중으로 방사된 후 도어 및 글라스 등을 투과해 내부로 전해지는 고주파 소음은 차체 구조보다 공기 중의 소음 전달 경로를 잘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뒷바퀴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고자 리어 휠가드의 면적을 키우고 8.5mm의 러기지 보드를 적용한 결과, 사람의 귀에 잘 들리는 1,000~3,000Hz 대역의 소음 저감 능력을 확보했다고 한다.
윈드 노이즈의 경우 기존에는 차체에만 웨더스트립이 적용돼 있었으나, 캐스퍼 일렉트릭은 앞뒤 도어에 이중 실링 구조를 적용한 웨더스트립을 추가해 풍절음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아울러 더욱 두꺼운 앞좌석 도어 글라스를 적용하고, 매끈한 표면의 전면부 스트립 헤드램프, 공기 흐름을 효과적으로 유도하는 PE룸 하부의 풀 언더커버 등을 적용해 풍절음을 개선했다.
한편, 운전자에게 직접 전달되는 스티어링 휠 진동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적용됐다. 스티어링 휠 시스템이 체결되는 부위의 차체를 보강하고, 스티어링 휠 내부에서 진동을 흡수하는 부품인 댐퍼를 새롭게 튜닝해 고속 주행 시 발생하는 진동을 개선했다.
전기차의 동력은 모터, 감속기, 인버터로 이뤄진 PE 시스템에서 나온다. 내연기관만큼 진동과 소음, 열이 발생하진 않지만, 전기 작동 체계에 따른 고주파 소음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 소음은 사람에 따라 “위이잉” 또는 “삐이” 등 날카로운 소음으로 들려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오른 MSV전동화소음진동시험팀 이건희 책임연구원은 “캐스퍼 일렉트릭의 우수한 상품성을 완성하기 위해 PE 시스템의 고주파 소음까지 줄이려는 노력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PE 시스템의 고주파 소음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은 총 2가지다. 첫 번째는 모터 내부 구조를 최적화한 것이다. 전기차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동기화 모터의 내부에는 전류가 흐르는 권선으로 구성된 고정자가 내측 벽면에 장착돼 있고, 여러 고정자 사이의 중심에 영구자석이 층층이 쌓인 형태의 회전자가 있다. 고정자로 전류를 보내면 자기장이 발생해 회전자의 영구자석이 자기장을 따라 회전하면서 모터의 구동력을 만드는 원리다.
이건희 책임연구원은 “동기화 모터의 구조상 출력이 균일하지 않게 발휘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여기에서 고주파 소음이 발생한다. 이 소음을 줄이기 위해 캐스퍼 일렉트릭의 모터에 탑재된 회전자에는 영구자석을 V 형태로 6단 적층하는 새로운 설계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한결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출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개선됐으며, 고주파 소음 역시 크게 줄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방안은 소음을 흡수하는 흡차음재를 적용한 것이다. 흡차음재를 직접 부착할 때는 소음 저감 능력뿐만 아니라 냉각 성능까지 고려해야 한다. 외부로 발산되는 열을 억제해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PE 시스템의 방향별로 소음이 방사되는 영향을 분석해 흡차음재를 적용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를 선정하고, PE 시스템 일부만 감싸도 차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설계를 반영했다고 한다.
아울러 고주파 소음이 실내로 유입되는 경로를 분석해 소음을 저감하는 설계도 적용됐다. PE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고주파음이 후드 양끝 상단 부위를 통해 실내로 유입되는 양이 많다는 점을 파악, 해당 부위에 별도의 흡차음재를 추가로 적용해 고주파 소음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었다는 게 이건희 책임연구원의 설명이었다.
모든 발표가 끝난 뒤 테크 토크에 참석한 언론 매체와 인플루언서들의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에 적용된 신기술을 비롯해 글로벌 전략형 엔트리 전기 SUV를 위한 상품성 강화 측면에서 새롭게 탑재된 사양들에 대한 질문이 다양하게 나왔다. 특히 현대차그룹 모델 중 최초로 캐스퍼 일렉트릭에 적용된 PMSA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행사에 참가한 이들은 PMSA의 개발 배경과 작동 조건, 기술의 효과 등에 대해 연구원들에게 상세히 물어보고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밖에도 고전압 배터리의 사양과 안전 설계, 전기 모터의 회전자에 적용된 적층 구조의 개선 효과 등 전기차로서 캐스퍼 일렉트릭의 상품성을 깊이 있게 확인하는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Q&A 세션을 마친 기자들과 인플루언서들은 연구원들과 함께 테크 토크 행사장에 전시된 캐스퍼 일렉트릭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자유로운 취재 시간을 갖기도 했다. 또한, 행사장 한 켠에 마련된 부품 전시 공간에서 평소에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부품을 직접 확인하는 등 한층 전문적인 정보를 풍성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현대차는 엔트리 전기차인 캐스퍼 일렉트릭을 개발하면서도 동급을 뛰어넘는 상품성과 완성도를 구현하기 위해 치열한 고민과 연구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그 열정을 이번 캐스퍼 일렉트릭 테크 토크에서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현대차의 전동화 전략을 기반으로 연구원들의 노력과 열정이 가득 담겨 완성된 캐스퍼 일렉트릭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를 걸어도 좋을 이유는 충분하다.
사진. 최대일, 김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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