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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Sep 09. 2024

현대팀, 그리스 랠리에서 트리플 포디엄 달성하다

현대모터스포츠팀이 2년 만에 1-2-3의 완벽한 승리를 재현했다


고속 그레이블 3연전을 마친 WRC는 한 달가량 여름 휴가 기간을 가졌다. 이제 남은 경기는 4개뿐이다. 제10전은 그리스에서 열리는 아크로폴리스 랠리다. 1953년 창설된 아크로폴리스 랠리는 1973년 WRC 첫 캘린더에 이름을 올렸던 유서 깊은 이벤트 중 하나다. 석유 파동이 있었던 1974년, 2리터 클래스로만 열렸던 1995년을 제외하면 2010년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개최되었을 만큼 높은 인기를 구가해 왔다. 이후 WRC와 ERC(European Rally Championship, 유럽 랠리 챔피언십)를 오가며 열리다가 2021년 다시 WRC 캘린더에 복귀했다.



그리스 랠리는 크고 작은 바위로 인한 불규칙한 노면이 드라이버를 골치 아프게 만드는 전장이다


노면은 거친 비포장 흙길로 자갈과 많은 흙먼지로 뒤덮여 있다. 그런데 차들이 달리다 보면 그 아래 감춰져 있는 단단하고 날카로운 바위들이 금세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에 무더운 날씨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타이어와 차체 손상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차량에 탑승하는 승무원들 역시 집중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특히 토요일은 점심 서비스가 없이 장거리를 달려야 한다. 따라서 무슨 일이 있어도 차량 파손은 피해야 한다. 참가자들은 지상고를 최대한 높이거나, 경우에 따라서 추가적인 보호장치를 추가하기도 한다. 더운 날씨와 거친 노면에는 하드 타이어가 가장 어울린다. 경우에 따라 소프트 타이어도 사용 가능하지만 수명이 너무 짧은 게 흠이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아테네 북쪽 220km 거리에 있는 라미아(Lamia)의 ‘내셔널 트레이드 페어’에 서비스 파크를 마련했다. 스테이지 구성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처음으로 수도인 아테네를 달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휴식 시간 확보를 위해 아테네로의 긴 이동 과정을 취소한 것이다. 오프닝 아노 파블리아니(Ano Pavliani)는 거의 새로운 스테이지다. 토요일을 마감하는 SS12는 말라카스와 아블로나스를 잇는 A1 도로 일부 구간을 막아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로 구성했다. 타이틀 스폰서인 정유사 에코의 주유소 주변 도로를 이용하며, 입장료가 무료였다. 인근 펠로폰네소스 지역 랠리 팬들에게는 기쁜 소식이었다.


금요일은 라미아 주변에 마련된 20km가 넘는 장거리 스테이지 3개를 반복해 달리는 135.02km 구성으로 이번 경기 중 가장 길었다. 토요일은 그리스 남부 루트라키 일대를 달렸다. 이번 경기 중 가장 긴 28.67km의 렝기니(Rengini)를 시작으로 SSS12 에코(Eko)까지 6개 스테이지 116.23km 구성이다. 일요일은 처음 사용하는 19.47km의 이노호리(Inohori)를 시작으로 엘레프테로호리(Eleftherohori)를 2번 달리는 3개 SS 54.05km에서 최종 승자를 가렸다. 



현대팀은 그리스 랠리를 앞두고 걱정을 표하면서도 굳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경기에는 랠리1 클래스에 3개 팀이 사이좋게 3대씩, 총 9대를 엔트리했다. 현대 월드랠리팀(이하 현대팀)은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과 오트 타낙(Ott Tänak) 그리고 다니 소르도(Dani Sordo)로 이뤄진 구성이었다. 2022년, 포디엄을 독점했던 황금 트리오다. 현재 챔피언십 포인트를 리드 중인 누빌은 2022년 그리스에서 우승했지만 이듬해 2023년에는 리타이어했다. “아크로폴리스는 포르투갈이나 이탈리아보다 넓으면서 노면은 더 거칠고 속도는 낮습니다. 지금의 머신으로 좋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컨디션이죠. 드라이버로서 즐길 수 있는 이벤트지만 차와 승무원 모두에게 매우 가혹하기도 합니다.” 랠리를 앞둔 누빌의 말이다.


제5전 포르투갈과 이어진 이탈리아에 출격했던 소르도는 4경기만의 출전이다. 소르도는 경기 시작을 앞두고 이와 같이 말했다. “타이어를 괴롭히는 돌이 많은 노면과 무더위가 걱정입니다. 트러블이 많이 발생하지만 이번 시즌 캘린더는 포르투갈이나 이탈리아 같은 비슷한 성격의 랠리들이 있어서 대비는 잘 되어있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첫날 주행 순서가 뒤쪽이죠. 나중에 출발하면 비교적 유리하기 때문에 이 점을 최대한 살리고 싶어요.”



다니 소르도가 현대팀의 세 번째 랠리1 머신에 4경기 만에 앉게 되었다


핀란드에서 무려 5대의 랠리1 머신을 투입했던 도요타는 이번에 다시 3대 체제로 돌아왔다. 엘핀 에반스(Elfyn Evans)와 다카모토 가츠타(Takamoto Katsuta) 그리고 세바스티엥 오지에(Sébastien Ogier)의 조합이다. 핀란드 우승으로 포인트 2위가 된 오지에는 당초 계획과 달리 챔피언 타이틀 도전을 위해 시즌 남은 경기에 모두 출전하기로 했다. 8회 챔피언이라는 대업을 달성한 후 일부 경기만 참전하는 파트타임 드라이버가 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팀에서 가장 성적이 좋다. 세바스티앙 로브(Sébastien Loeb)의 9회 챔피언과 타이 기록도 가능한 상황이다.


M-스포트 포드는 아드리안 포모(Adrien Fourmaux)와 그레고와 뮌스터(Grégoire Munster) 외에 그리스 출신의 노장 조단 세르데리디스(Jourdan Serderidis)가 다시 엔트리했다. 이번 시즌 4번의 포디엄 피니시로 포인트 5위를 달리고 있는 포모는 다시금 좋은 성적을 노린다. 또한 사파리 랠리 이후 오랜만에 복귀한 개인 자격의 세르데리디스는 이번 경기에 출전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60세의 백전노장이다. 


서포트 클래스인 WRC2에서는 사미 파야리(Sami Pajari)와 요한 로셀(Yohan Rossel)이 맞붙었다.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인 피터 솔베르그(Peter Solberg)가 포인트 적용 이벤트로 등록하지 않은 이유다. 포인트 2, 3위인 파야리와 로셀의 포인트 획득에 따라 올시즌 챔피언 타이틀의 향방이 갈릴 것이다. 이 밖에도 유하 리마타이넨(Juha Liimatainen), 얀 솔란스(Jan Solans), 거스 그린스미스(Gus Greensmith), 카에탄 카에타노비치(Kajetan Kajetanowicz) 등이 엔트리했다.


한편 주니어 WRC 클래스는 이번 경기가 시즌 최종전이다. 스웨덴의 눈길에서 시작해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핀란드를 거쳐 그리스에서 시즌을 마감한다. 최종전에서는 포인트 2배가 주어지기 때문에 막판 뒤집기가 충분히 가능하며 내년 상위 클래스인 WRC2 참전권이 주어진다. 에스토니아 출신인 로멧 위르겐슨(Romet Jürgenson)이 포인트 리더이고 호주의 테일러 길(Taylor Gill)이 8점 차이로 추격 중인 상황이다.



거친 노면 특성의 변수에 대비한 드라이버들의 타이어 선택이 갈리고 말았다


9월 6일 금요일, 그리스 랠리의 첫날이 시작되었다. 오프닝 아노 파블리아니(Ano Pavliani)를 시작으로 다프니와 타잔은 모두 20km가 넘는 장거리 스테이지다. SS1~SS6의 6개 스테이지 합산 거리는 135.02km였다. 건조한 날씨가 계속된 관계로 노면 온도가 높고 많은 흙먼지가 예상되었다. 챔피언십 리더 누빌이 가장 먼저 스테이지에 나섰고, 오지에, 타낙, 에반스, 포모, 가츠타, 소르도 순서로 경기를 시작했다. 랠리1에서는 대부분 하드 타이어를 메인으로 골랐지만 일부는 소프트를 스페어로 준비했다. 소르도와 포드 듀오는 올 하드, 누빌과 타낙은 스페어 2개를 소프트로 골랐고 오지에는 특이하게 하드 3개, 소프트 3개였다. 



티에리 누빌은 랠리 초반 엔진 트러블로 고통을 겪어야 했다. 사진: WRC (https://www.wrc.com)


가장 먼저 스테이지를 마친 누빌은 쉽지 않은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솔직히 말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얼마나 많은 줄 모를 정도로 노면 청소를 많이 했어요. 노면은 아주 건조하고, 자갈이 많아요. 한동안 3기통만 작동했을 정도로 엔진도 문제가 있어요” 경기 시작과 동시에 엔진 트러블에 발목이 잡힌 누빌은 그저 시작이었을 뿐, 잠시 후 에반스가 타이어 펑크로 잠시 멈추어야 했다. 오프닝에서는 오지에가 톱타임으로 선두로 나서고 타낙이 그 뒤를 이었다. 



예상대로 아크로폴리스의 험난한 코스가 드라이버들의 연이은 트러블을 낳았다


SS2에서는 가츠타가 가장 빨랐지만 종합 선두에 오른 것은 타낙이었다. 이어진 SS3에서는 다시 오지에가 톱타임을 차지하며 선두로 부상했다. 이윽고 포모가 종합 2위에 오르는 난투극이 이어졌다. SS2에서 속도를 잃은 에반스는 뭔가 차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터보차저에 문제가 있어 점심 서비스 때 차를 고치고 나왔지만 이미 선두권과는 너무 많이 벌어져 있었다.



금요일은 도요타팀 드라이버들에게 불운이 내려앉은 날이었다. 사진: WRC (https://www.wrc.com)


오지에는 오후를 시작하는 SS4 톱타임을 잡으면서 선두를 이어갔다. 포모가 스타트 10km  지점에서 착지 실패로 스티어링 파손으로 리타이어하고 말았다. 오전의 엔진 문제를 해결한 누빌과 반대로 소르도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고전했다. SS5에서 누빌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정작 큰 문제가 생긴 것은 오지에였다. 페이스가 떨어졌는데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타낙이 톱타임을 기록하며 오지에를 밀어내고 종합 선두 자리에 올라섰다. 오지에와 멀지 않은 위치에 놓인 소르도와 누빌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누빌이 금요일을 마무리 짓는 SS6에서 톱타임을 기록하며 현대팀이 중간 순위 1,2,3위를 모두 차지했다


금요일을 마감하는 SS6에서는 누빌이 다시 톱타임을 잡았다. 종합 기록에서는 타낙을 선두로 소르도, 누빌까지 현대 트리오가 나란히 1위부터 3위를 기록하며 금요일을 마감했다. 타낙은 경기 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문제 없이 보낸 하루를 감사히 여겨야 합니다. 높은 기온과 거칠기로 유명한 코스는 역시나 어려웠습니다.” 오지에는 SS6에서만 2분 넘는 손해를 보며 4위로 밀려났다.


경기 후 도요타의 설명에 따르면 오지에는 에반스와 비슷한 터보차저 문제를 겪고 있는 듯 했다. 랠리1 주요 선수들의 리타이어로 WRC2의 로베르트 비르베스(Robert Virves)가 종합 5위에 올랐고 파야리, 뮌스터, 카에타노비치, 잘디바, 그리야진이 그 뒤를 이었다. 



이튿날 펼쳐진 랠리, 도요타팀에 붙어 있던 불운이 현대팀으로 넘어가버렸다


9월 7일 토요일은 가츠타를 시작으로 포모, 세르데리디스, 에반스 순으로 코스를 달렸다. 누빌은 어제를 잘 버틴 덕분에 지긋지긋한 청소 역할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날은 타이어 선택이 조금 더 보수적이었다. 현대 선수 3명와 포드 듀오는 모두 하드만 실었고 도요타와 포드의 프라이비터 세르데리디스는 소프트 2개씩을 골랐다.


어제 도요타가 악몽에 시달렸다면 오늘은 현대가 주인공이었다. 타낙이 2연속 펑쳐로 시간을 잃는 사이 소르도가 종합 선두로 올라섰고 누빌이 2위. 오지에가 1분 41초 시차로 3위가 되었다. 타낙은 2번의 타이어 교체로 4분 이상 시간을 잃어 6위까지 밀렸다. 소르도는 이렇게 선두에 오르는 것은 그다지 기분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으로 랠리 리더가 되는 건 사양입니다. 다른 이에게 문제가 생겨서가 아니라 스스로 우승해야 합니다. 저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았고 제 목표를 향해 계속 나아갈 것입니다. 저에게는 사명이 있습니다. 물론 우승하는 것이 좋죠.”




연속된 펑쳐가 타낙을 괴롭혔지만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사진: WRC (https://www.wrc.com)


타낙의 추락으로 3위에 오른 오지에는 SS8과 SS9를 연속으로 잡으면서 선두권 추격에 나섰다. 소르도는 SS9에서 타이어가 터졌고, 이때 손상으로 오른쪽 리어 패널이 날아가 버렸다. 응급조치로 막았지만 SS11에서는 실내로 흙먼지가 들이쳤다. 소르도의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누빌이 종합 선두로 올라섰다. 오지에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타낙은 SS10 톱타임을 기록해 오지에와의 거리를 좁히고자 했다. 



누빌은 스테이지마다 꾸준히 호성적을 거두며 금요일 종합 선두를 차지했다. 사진: WRC (https://www.wrc.com)


SSS12를 마쳤을 때 종합 선두는 누빌이었다. 소르도는 힘겹게 2위 자리를 지켰지만 3위 오지에와의 시차는 27.2초까지 줄었다. 4위 타낙은 오지에와 여전히 2분 가까이 벌어져 있었다. 파야리가 비르베스를 밀어내고 종합 5위이자 WRC2 선두가 되었다. 첫날 엔진 트러블에서 복귀한 에반스는 이번에는 SS11의 가파른 내리막 헤어핀 코너에서 전복사고로 리타이어. 타낙 역시 같은 위치에서 위기를 맞았지만 다행히 전복은 피했다. 



현대팀 트리오가 최상위권을 마크한 가운데, 라미아 남쪽을 시작으로 최후의 승부가 펼쳐졌다


9월 8일 일요일은 3개 스테이지로만 구성되었다. 라미아 남쪽에 17.47km의 SS13 인호리를 달린 후에는 18.29km의 엘레프테로호리로 이어졌다. 서비스를 받은 후 동일한 엘레프테로호리에서 최종 스테이지이자 파워 스테이지를 겸하는 SS15가 열렸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타이어 작전이 완전히 갈렸다. 안정적으로 선두 위치에 있는 누빌은 완주를 우선해 스페어 2개까지 전부 하드 타이어를 챙겼다. 타낙은 소프트 4개에 하드 하나, 소르도는 소프트 4개에 하드 2개라는 선택이었다. 반면 가츠타는 스페어를 하나만 실어 무게를 덜어냈을 뿐 아니라 올 소프트라는 도박을 선택했다. 오지에도 타낙과 같은 선택으로 승부를 벌이고자 했다.



누빌은 실수 없이 안정적인 운영을 선보이며 선두 자리를 지켜나갔다. 사진: WRC (https://www.wrc.com)


오지에가 오프닝 SS13을 잡고 소르도를 추월해 종합 2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누빌과의 시차는 여전히 1분이 넘는다. 타낙은 슈퍼 선데이 포인트를 노리고 싶지만 엔진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다. 파워 스테이지의 예행연습이라 할 수 있는 SS14은 중간중간 진흙이 있어 난이도가 높았다. 오지에가 연속 톱타임을 기록한 가운데 누빌은 안정적인 달리기로 우승컵에 한 발짝 다가서며 이와 같이 말했다. “길이 부서져 있어요. 마치 악몽 같았습니다. 매우 조심히 달렸습니다. 지금은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현지 시간 오후 1시를 조금 넘어 경기를 마감하는 파워 스테이지 SS15가 시작되었다. 가츠타를 시작으로 포모, 에반스가 차례대로 코스에 들어섰다. 현대 트리오가 달리기 직전에 경기가 잠시 중단되었다. 경기 외적인 의료 관련 비상 상황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2시 25분에 경기가 재개되었다.



현대팀은 2년만에 1-2-3 피니시를 재현하며 포디엄을 정복했다


그런데 아직 드라마는 끝난 것이 아니었다. 출발 1.6km 지점에서 오지에가 전복 사고를 일으키며 도요타팀 진영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8회 챔피언을 차지했던 백전노장으로서는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소르도와 누빌은 안전한 포디엄을 위해 페이스를 조절했고, 결국 현대 트리오가 2022년의 영광을 재현하며 1-2-3위를 차지했다. 


WRC2에서도 드라마틱한 경쟁이 벌어졌다. 비르베스에 28.5초 앞섰던 파야리가 최종 스테이지에서 슬로 펑쳐 때문에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동일 기록이 되어버린 것. 하지만 오프닝 스테이지에서의 기록이 승패를 갈라 파야리에게 우승컵이 돌아갔다. 랠리1 클래스의 대거 리타이어로 파야리가 종합 4위였고 비르베스, 로셀, 카에타노비치, 잘디발, 맥켈란이 뒤를 이었다. 오지에는 간신히 차를 뒤집어 경기를 마쳤기 때문에 토요일까지의 잠정 포인트는 챙길 수 있었다. 한편 주니어 클래스에서는 위르겐슨이 2위로 경기를 마쳐 타이틀을 확정 지었다. 



대량 득점에 성공한 현대팀은 드라이버 – 제조사 더블 타이틀 획득을 눈 앞에 두게 되었다


누빌이 그리스 랠리에서 승리함에 따라 챔피언십 포인트 192점으로 추격자들과의 거리를 더욱 벌렸다. 158점에 머무른 오지에는 누빌과 34점 차이로 벌어졌을 뿐 아니라 타낙에게 4점 차 추격을 받게 되었다. 현대팀 역시 대량 득점으로 도요타와의 점수 차를 20점에서 35점으로 늘리며 더블 챔피언 타이틀이라는 목표에 한발 가까워졌다. 2024 WRC는 9월 26~29일 칠레에서 다시 한번 거친 비포장 도로를 달린 후 중앙 유럽과 일본의 2연속 타막 랠리로 시즌을 마감한다. 



글. 이수진 (자동차 평론가)


1991년 마니아를 위한 국산 자동차 잡지 <카비전> 탄생에 잔뜩 달아올라 열심히 편지를 보냈다가 덜컥 인연이 닿아 자동차 기자를 시작했다. <카비전>과 <자동차생활>에서 편집장과 편집 위원을 역임했고, 지금은 자동차 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전기차와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기술 같은 최신 트렌드를 열심히 소개하면서도 속으로는 기름 냄새 풍기는 내연기관 엔진이 사라지지 않기를 기원하는 ‘자동차 덕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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