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전시 <다시, 첫걸음>으로 현대차가 걸어온 1억 대의 여정을 소개한다
지난 9월 30일,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누적 생산 1억 대를 달성했다. 이는 창립 57년 만에 거둔 기념비적인 성과로 전동화 모빌리티 시대의 ‘퍼스트 무버’로 성장한 오늘날 현대차의 위상을 대변한다. 현대차는 1986년에 글로벌 누적 생산 100만 대를 달성했고, 10년 만인 1996년에는 1,000만 대의 문턱을 넘었다. 이후 급성장을 거듭하며 2013년 5,000만 대, 2019년 8,000만 대, 2022년 9,000만 대 생산을 돌파하는 등 기록 달성 주기를 줄여 나갔다. 그리고 2024년, 마침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가운데 가장 빠른 수준인 57년 만에 ‘누적 생산 1억 대’의 고지에 올라섰다.
이를 기념하는 뜻깊은 행사도 연이어 열렸다. 지난 9월 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1억 1번째 생산 차량인 아이오닉 5의 출고를 축하하는 이벤트가 진행됐고, 이어서 10월 10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1억 대 달성 과정과 그 원동력을 소개하는 전시 <다시, 첫걸음: One step further>가 개최됐다. 12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숨 가쁘게 달려온 현대차의 1억 대 여정을 되새기고 그동안의 성과를 조명한다. <다시, 첫걸음>에서 마주한 현대차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소개한다.
<다시, 첫걸음>은 풍성한 콘텐츠로 관람객과 소통하기 위해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의 5개 층 전부 전시 공간으로 활용한다. 전시장 1층에 들어서면 현대차가 처음 조립 생산한 코티나와 첫 고유 모델인 포니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는 1층 전시 주제 ‘1억 대의 첫걸음: The first step’에 맞춰 조립 생산 공장에서 완성차 제조사로 발돋움한 현대차의 초기 역사를 상징한다. 전시차 주변으로는 당시 울산공장의 모습과 코티나 브로슈어, 포니 에콰도르 수출 자료 등이 함께 전시됐다.
1967년 정식 출범한 현대차는 이듬해인 1968년 울산공장을 준공하고 포드의 소형 세단 코티나를 CKD(Complete Knock Down) 방식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CKD 방식이란 해외에서 부품을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하는 형태다. 그러나 우리나라 도로 사정에 맞지 않았던 코티나는 잦은 고장을 일으키며 조립 생산자의 한계를 체감하게 했다. 이는 현대차가 고유 모델인 포니의 개발에 착수하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
1976년 포니의 등장은 현대차가 명실상부한 완성차 제조사로 올라선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포니는 우리나라 운전자의 체형과 도로 사정에 적합하고 유지·보수가 편리한 게 강점이었다. 덕분에 출시 첫해에만 1만 726대가 판매됐고, 단번에 국내 승용차 판매의 43.6%를 차지해 최고의 인기 모델로 떠올랐다. 같은 해 포니는 에콰도르를 비롯한 세계 여러 국가로 수출돼 한국을 자동차 수출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참고로 이번에 전시된 포니는 포니 수출 20주년을 맞이해 1996년 에콰도르에서 택시로 운행한 차량을 국내로 역수입한 것이다.
1층 중앙 계단을 따라 2층에 오르면 현대차가 쌓아온 생산 기술의 발전 과정이 눈앞에 펼쳐진다. ‘1억 대의 궤적: The journey to 100 million’을 주제로 조립 생산부터 반세기 만에 이룩한 혁신적인 스마트 제조 시스템 등이 벽면을 따라 시대별로 나열됐다. 조립 생산을 설명한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유니타이제이션(Unitization) 방식의 차량 제조다. 이는 조립대에 올린 차량을 작업자가 이동시키며 각 부품을 선별해 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좌측 벽면에는 관련 사진과 임직원의 녹취록이 함께 전시돼 관람객의 이해를 높였다.
현대차는 포니 생산을 앞두고 울산공장에 컨베이어 벨트 방식의 대량 생산 체계를 도입했다. 이로써 작업자의 조립 속도와 효율을 높인 현대적인 의미의 완성차 제조 역량을 갖출 수 있었다. 2층 가운데 벽면에는 당시 울산공장의 포니 생산 이미지와 양산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인 포니 시작차 제작 디오라마 모형 등이 배치돼 흥미를 돋웠다.
1990년대와 2000년대는 생산 기술의 질적 성장과 양적 성장을 모두 이룬 시기였다. 1990년 울산공장 3공장에 작업자 안전과 생산 효율성을 개선한 자동화 공정을 도입한 현대차는 연간 100만 대 생산 시대에 돌입했다. 이후로 전주공장, 아산공장 등 국내 공장을 증설하고 미국, 인도, 체코, 튀르키예 등을 비롯한 글로벌 전역에 생산 기지를 세우며 영역을 확대해 나아갔다.
현대차는 2020년대에 접어들며 자동차 공장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2023년 준공한 HMGICS(Hyundai Motor Group Innovation Center Singapore,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가 대표적인 예다. HMGICS에는 기존 컨베이어 벨트를 대신하여 ‘셀(Cell)’ 단위로 차량을 생산하는 스마트 제조 시스템이 도입됐다. 이는 타원형의 소규모 작업장으로, 고객의 주문에 맞춰 사람과 로봇이 협동해 다양한 차종 생산에 유연하게 대응한다. 여기에 적용된 AI, 로봇, 스마트 팩토리 등 혁신적인 제조 플랫폼 및 첨단 기술은 향후 완공될 미국 조지아의 HMGMA(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와 울산 EV 전용공장에서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2층 우측 벽면에는 HMGICS의 셀 생산 시스템 모형, 울산 EV 전용공장 청사진 등 현대차의 첨단 제조 기술이 시각 자료로 소개돼 한층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더불어 2층 중앙에는 고객의 추억이 담긴 사진 전시 공간이 마련돼 현대차와 고객이 함께 만든 1억 대 달성의 의미를 더했다.
3층에서는 ‘1억 대의 원동력: One step further’를 주제로 1억 대 돌파의 밑거름이 되어준 헤리티지 모델이 선보였다. 장인정신으로 정교하게 완성한 독자 설계 차량 1세대 쏘나타, 현대차 최초의 독자 개발 엔진을 탑재한 투 도어 쿠페 스쿠프, 본격적인 자동화 공정을 도입해 만든 엘란트라 등이 그 주인공이다. 그중 40년 가까이 우리나라 중산층의 자부심이 되어 온 쏘나타 시리즈의 1세대 모델은 국내 규격에 맞는 국산 부품을 적용해 생산 품질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전시차가 놓인 3층 공간 일부는 1세대 쏘나타의 1:1 스케일 도면과 부품 도면의 제작 과정을 재현한 1980년대 현대차 설계실로 꾸며졌다. 당시 제도공들이 실제 사용했던 도구 및 가구를 배치하여 점 하나, 선 하나를 장인정신으로 그려갔던 제도공들의 노고와 함께 1억 대 달성의 원동력이 되어준 헤리티지 모델의 개발 분위기를 생동감 넘치게 전달했다.
스쿠프 역시 현대차 역사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이정표다. 스쿠프의 외장은 현대차에서 직접 개발한 유선형 디자인으로, 당대 최신 스타일을 자랑했다. 이는 이탈리아 디자인 스튜디오에 용역을 맡기던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디자인 개발 역량을 확보했다는 것을 방증했다.
스쿠프에서 가장 큰 기술 성과로 꼽는 것은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해 탑재한 ‘알파 엔진’이다. 1991년 공개한 알파 엔진은 1.5L급 MPi 기술을 채택한 첨단 엔진으로 파워트레인 분야에서 현대차가 거둔 역사적인 성과였다. 알파 엔진은 성능 또한 우수했다. 알파 엔진을 탑재한 스쿠프의 0→ 100km/h 가속 시간은 당시 일본산 동급 경쟁 모델보다 0.6초 빠른 10.4초(자연흡기 기준)였고, 시속 60km 주행 시 20.2km/L의 효율로 해외 동급 경쟁 모델의 19.4km/L를 앞섰다.
알파 엔진 개발의 기술적 도약은 엔진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주조, 가공, 공작 등 현대차의 주요 기술 분야가 진일보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런 의미를 담아 스쿠프 전시차 좌우에는 알파 엔진 실물과 다양한 개발 관련 자료들이 함께 자리해 최초 개발 엔진의 의미를 강조했다.
엘란트라는 우리나라에서 준중형 세그먼트를 개척한 역사적인 모델이다. 또한 현대차를 대표하는 주요 모델이자 현대차 창립 이래 가장 많이 판매된 아반떼 시리즈(2024년 8월 기준 1,537만 5,737대)의 첫 단추를 끼운 모델이기도 하다. 엘란트라는 강력한 성능과 첨단 사양으로 출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최고출력 126마력의 1.6L DOHC를 탑재해 당시 동급 최고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고, 당대 첨단 사양인 LCD 계기판도 선보였다.
이런 상품성에 힘입은 엘란트라는 출시 첫해인 1991년에만 5만 6,943대, 단종 전까지 총 37만여 대가 해외로 수출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객에게 가장 많이 사랑을 받았던 자주색 외장 컬러의 엘란트라를 비롯해 엘란트라의 자동화 공정 생산 모습, 신문광고 등이 자리를 빛내 엘란트라를 추억하는 많은 이들을 향수에 젖게 했다.
마지막 4층과 5층 전시 공간은 현대차의 오늘을 이끄는 SUV 라인업과 전동화 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하는 EV 라인업으로 조성됐다. 이를 통해 새로운 1억 대를 향한 현대차의 현재와 미래를 강조했다. 4층에서는 글로벌 중형 SUV 싼타페와 소형 전기 SUV인 코나 일렉트릭, 캐스퍼 일렉트릭이 주인공으로 소개됐고, 그중 오랜 역사를 가진 싼타페가 가장 높은 존재감을 자랑했다.
2000년에 처음 등장한 1세대 싼타페는 현대차의 첫 도심형 SUV로 전륜구동 중형 플랫폼을 활용한 *모노코크(Monocoque) 구조가 특징이었다. *보디 온 프레임(Body on frame) 방식의 SUV가 일반적이었던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승용차의 운전 감각과 SUV의 실용성을 모두 구현한 싼타페는 이를 장점으로 각인시키는 데 성공하며 많은 인기를 끌었다.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수출 시장에서도 베스트셀링카로 떠오르며 1세대부터 5세대까지 누적 595만 6,339대가 판매됐다(2024년 8월 기준).
*모노코크: 차체와 골격이 통합된 차체 구조
*보디 온 프레임: 엔진, 파워트레인, 서스펜션 등이 장착된 프레임 위에 사람이 탑승하는 캐빈(Cabin)을 얹은 차체 구조
이번에 전시된 싼타페는 5세대 모델로 테일게이트 중심의 활용성 증대와 거주 공간 극대화를 통해 아웃도어에 최적화된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한다. 싼타페 전시차 앞쪽으로는 1~5세대 싼타페의 디자인 개발 자료, 전시차 뒤쪽으로는 오토 캠핑을 재현한 디스플레이 등으로 싼타페의 디자인 변화와 도심 및 아웃도어를 넘나드는 차량의 성격을 함께 어필했다.
5층에는 30여 년간 쌓아온 현대차의 전동화 헤리티지와 더불어 첨단 전동화 기술을 상징하는 전기차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가 전시됐다. 전동화 헤리티지의 경우 2세대 쏘나타를 개조한 전기차의 개발 모습, 1세대 i10 기반의 양산형 전기차 블루온, 로보택시 등의 자료를 개발 시기별로 전시해 현대차의 전동화 기술이 어떤 양상으로 발전해 왔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의 전동화 기술을 집약한 대표 모델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는 신차에 관심이 많은 관람객으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두 차량은 전동화 모빌리티 시대로 나아가는 현대차의 이정표이자, 국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이끈 기폭제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5층에서는 오늘날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현대차의 전동화 기술이 하루아침에 완성된 게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전시가 이뤄졌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현대차가 달려온 누적 생산 1억 대의 여정은 끊임없는 혁신의 연속이었다. 현대차가 새로운 걸음을 내딛고 개척한 매 순간은 모험과 도전으로 점철된 성장 드라마로 기억될 것이다. 이번 <다시, 첫걸음> 전시는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로 나아가는 현대차의 원동력이 고객을 향한 진심에 밑거름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다시, 첫걸음>에 직접 방문해 현대차가 걸어온 1억 대의 여정을 확인해 보기를 기원한다.
사진. 조혁수
<다시, 첫걸음: One step further>
전시 기간: 2024년 10월 10일 ~ 12월 31일
운영 시간: 09:00 ~ 21:00
휴관일: 매월 첫째 주 월요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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