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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Apr 20. 2020

세계 최초 루프에어백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자율주행시대에 더욱 유용할 루프에어백의 안전 개선 효과와 개발 배경 소개


에어백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1980년대 양산차에 본격적으로 적용된 이래로, 머리를 비롯한 신체 주요 부위를 보호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안전사양으로 주목받고 있다. 충격 감지 센서가 신호를 보내면, 화학물질이 기체를 발생시켜 에어백 주머니(에어백 쿠션)를 순식간에 부풀리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자동차 제조사는 에어백의 상해 저감 효과에 주목하고 에어백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거듭해왔다. 그 결과 팽창 압력을 30% 저감해 에어백에 의한 상해 가능성을 줄인 2세대 디파워드(Depowered) 에어백을 시작으로, 사고 충격과 탑승자 몸무게에 따라 에어백 전개 시점 및 팽창 압력을 조절하는 듀얼스테이지(Dual Stage) 에어백과 어드밴스드(Advanced) 에어백으로 진화했다.




기존 에어백과 안전벨트로 대응할 수 없는 전복 사고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서는 루프 강성 테스트를 통해 전복 사고와 관련된 차량 안전성을 파악하고 있다


에어백 성능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은 지속되고 있다. 실제 사고는 충돌시험과 같이 특정한 방향과 속도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전복 사고다. 탑승자는 전복되는 차의 내부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부딪히며 부상을 입는다. 따라서 탑승자 전방과 측면에 설치된 에어백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또한 선루프가 장착된 차량에서 전복 사고가 발생하면, 탑승자가 차체 바깥으로 이탈하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기존 에어백의 보호 영역을 벗어난 상황인 것이다. 실제 북미지역 교통사고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15년까지 북미에서 발생한 차량 전복 사고 1만 3,700여 건 가운데 차량 바깥으로 탑승자가 이탈한 경우가 2,400건으로 약 17%를 차지했다. 이 중 10%가 선루프를 통해 차 밖으로 튕겨 나갔다.



북미지역 교통사고 분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복 사고 시 약 17%의 탑승자가 차량 밖으로 이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모비스는 이런 결과에 주목하고, 전복 사고에서 탑승자의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루프에어백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즉, 충격을 흡수하는 기존 역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전방위적으로 탑승자를 보호하는 개념을 에어백에 도입한 것이다. 루프에어백은 전복 사고가 발생했을 때 0.08초 만에 선루프 전체를 덮어 탑승자를 보호하는 신개념 에어백이다. 선루프 외부로 탑승자가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고 목과 머리 등 주요 신체 부위에 대한 상해 위험성을 낮춘 게 특징이다. 루프에어백을 개발한 현대모비스 안전선행설계팀 민병호 책임연구원에게 신기술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루프에어백은 탑승자 안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신기술이다


Q. 루프에어백의 개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나?


대부분의 자동차 안전 기술은 충돌안전평가에 대응하며 발전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 NHTSA),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nsurance Institute for Highway Safety, IIHS), 유로 NCAP 등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자동차 안전관련 연구기관에서 강화된 충돌안전평가 조건을 제시하고, 이에 맞춰 자동차 제조사가 차량 안전을 개선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루프에어백은 이러한 개발 패턴에서 벗어나 선제적으로 개발된 안전 기술이다. 전복 사고와 관련된 충돌안전평가가 구체적이지 않은 가운데 등장했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은 다양한 실제 사고를 분석하며 전복 사고 시 선루프를 통한 탑승자 이탈이 적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차량 밖으로 탑승자가 튕겨 나가며 발생하는 심각한 상해를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안전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차량 전복 사고 실차 평가를 진행해 더미가 루프를 통해 차 밖으로 튕겨 나가는 것을 직접 확인했고, 면적이 넓은 파노라마루프의 경우 탑승자 이탈에 대한 가능성이 더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에 전방위적으로 탑승자를 보호하는 루프에어백을 개발하게 됐다.




Q. 안전벨트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루프에어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자동차의 3점식 안전벨트는 전방 충돌 시 상해 위험을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상체를 강하게 구속하지 않아 편의성이 높다. 하지만 어깨 한쪽을 고정하는 특성상 신체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을 막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따라서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에선 안전벨트를 착용해도 시트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루프에어백은 차량 밖으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머리와 목 등 주요 신체 부위가 다치지 않도록 보호한다.




Q. 루프 에어백은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가?


루프에어백은 루프 전방 또는 후방의 매우 작은 공간에 수납되어 있다가, 차량이 전복되는 상황에서 0.08초 만에 선루프 전체에 펼쳐진다. 루프에어백의 핵심 기술은 에어백 쿠션과 에어백 쿠션 양쪽에 적용된 전개가이드다. 에어백 쿠션에는 최대 6초까지 팽창된 상태를 유지하도록 실리콘 코팅을 입혔다. 스테인리스 와이어로 만든 전개가이드는 스프링 복원력을 이용해 에어백 쿠션 전개 속도를 높였으며, 전개된 이후에는 에어백 쿠션을 팽팽하게 당겨 탑승자 이탈을 방지하도록 설계됐다.


한편, 차량의 거동 상황은 센서가 전달하는 정보를 통해 파악한다. 수평을 감지하는 자이로 센서의 정보와 주행 속도를 가늠하는 가속도 센서의 정보를 함께 계산해 전복 위험을 감지한다. 이런 센서의 정보를 바탕으로 에어백 제어기가 차량이 전복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하면 안전벨트 프리텐셔너, 커튼 에어백, 루프에어백을 작동시킨다.


Q. 루프에어백이 적용되면 가장 효과적인 차종은?


루프에어백은 파노라마루프가 장착된 SUV와 세단에서 가장 효과적이다. 아울러 앞으로 등장할 자율주행차에서 더욱 유용할 전망이다. 운전의 통제권을 차량 시스템에 맡기는 자율주행차에서는 탑승자가 다양한 자세로 앉아서 이동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율주행차에서는 ‘이동하는 공간’이라는 콘셉트 아래 개방감이 증대된 디자인이 인기를 끌 것이다. 이런 자율주행차는 전복 사고 시 탑승자가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루프에어백은 자율주행차 탑승자의 안전을 높이는데 매우 효과적인 안전사양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자율주행 콘셉트카는 외부 풍경을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유리 적용 비율이 높다


얼마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루프에어백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진행해 승객 이탈 방지 효과를 확인했다. 이 시험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선루프로 승객이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로 현대모비스의 루프에어백을 평가하고 싶다는 의견을 먼저 보내와 진행됐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북미 지역 교통안전이나 승객 보호와 관련된 각종 법규를 마련하고 신차 안전도 평가 등을 진행하는 미국 정부 산하 기관이다. 즉, 안전 기술에 대한 표준을 제시하고 공정성을 갖춘 기관에서 루프에어백을 평가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현대모비스는 실차 성능 평가, 내구성, 환경 영향 평가 등을 비롯한 루프에어백의 신뢰성 검증을 지난해에 모두 완료했다. 또한 미국과 유럽에서 루프에어백과 같은 새로운 안전사양 탑재를 의무화하는 것에 대비해 제품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루프에어백은 향후 루프에어백의 효용성이 큰 대형 SUV와 프리미엄 모델에 우선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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