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캐스퍼 일렉트릭을 앞세워 일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이어간다.
2022년 일본 재진출 이후,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 5, 아이오닉 5 N, 코나 일렉트릭, 넥쏘, 캐스퍼 일렉트릭(수출명 인스터, 이하 인스터)까지 폭넓은 전기차 라인업을 현지 시장에 출시하며 일본 고객의 전기차 선택지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특히 인스터는 2025년 4월 일본 시장 출시 후 현지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현대차의 상승세를 이끄는 핵심 모델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일본은 품질과 완성도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 수준과 안목이 높습니다. 단순히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전동화 모델’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택받기는 쉽지 않죠. 하지만 한 번 신뢰가 생기고 지속된다면, 그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단단하게 유지되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인스터는 일본의 이런 시장 특성에 최적화된 상품성을 갖추고 등장했습니다. 전장 3,830mm, 전폭 1,610mm, 전고 1,615mm의 차체 크기, 전 좌석 풀 플랫 기능, 280L의 적재 용량(VDA 기준) 등 효율적인 패키징을 갖춰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일본 소비자를 정면으로 겨냥했습니다. 여기에 외부 전력 공급을 지원하는 V2L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최대 477km(일본 WLTC 기준)의 1회 충전 주행거리로 대표되는 강력한 상품성을 앞세우며 일본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공략하고 있죠.
현대차는 앞으로 점차 늘어날 일본 내 전기차 수요를 꾸준히 겨냥하는 동시에, ‘상상 이상의 즐거움’이라는 인스터의 성격을 활용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일본 데뷔 후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인스터의 여정과 앞으로의 기대를 더욱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인스터가 일본 소비자들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자리는 2025년 1월, ‘도쿄 오토살롱(Tokyo Auto Salon)’이었습니다. 매년 약 25만 명이 찾는 일본 최대 규모의 자동차 튜닝 박람회에서 공개된 만큼 인스터는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며 일본 시장에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었습니다. 현대차는 이 자리에서 인스터의 일본 출시 시기(2025년 4월)와 사전 계약 계획을 공식 발표했으며, 방문객들이 차량의 특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했습니다.
특히 도쿄 오토살롱 기간에 함께 전시된 ‘인스터 타막 에디션(INSTER Tarmac Edition)’은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만드는 주인공이었습니다. 랠리카를 연상시키는 공격적인 디자인의 커스터마이징으로 튜닝 박람회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인스터가 지닌 ‘무궁무진한 가능성’이라는 캐릭터를 잘 표현하며 관람객의 흥미를 끌었죠.
인스터를 일본 시장에 처음 공개했을 당시, 현대차는 ‘작지만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주는 차’라는 콘셉트를 내세웠습니다. 인스터를 단순한 전기차가 아니라, 오너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차로 강조하고자 한 것입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일본 특유의 장난감 문화인 ‘캡슐 토이(Capsule Toy)’와 인스터의 이미지를 연결했습니다. 작은 캡슐 속에서 어떤 장난감이 나올지 모르는 캡슐 토이만의 흥미로운 요소에, 작은 차체 안에 예상 밖의 즐거움을 담고 있는 인스터의 매력을 비유한 것이죠.
이 콘셉트는 단순한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현대차는 도쿄 오토살롱과 오사카 오토메세(Osaka Auto Messe) 등의 자동차 전시회와 현대차 요코하마 고객경험센터(Hyundai Customer Experience Center Yokohama)에 실제 캡슐 토이 머신을 설치해 인스터만의 개성을 유쾌하게 전달했죠. 동시에 현대차 일본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캡슐 토이를 활용한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매주 새로운 인스터 관련 콘텐츠와 푸짐한 경품을 제공해 일본 출시일까지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꾸준히 높였습니다.
현대차는 그동안 일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쳤습니다. 다른 국가나 시장과는 다른, 일본 특유의 도로 환경과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철저하게 맞추기 위해서죠. 그중에서도 인스터는 누구보다 친숙하고, 가장 대중적인 방법으로 일본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먼저 현대차는 일본 최대 편의점 체인 중 하나인 훼미리마트(FamilyMart)와 협업해 인스터 시승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4월 4일부터 한 달간 관동 지방을 중심으로 한 10개 매장 주차장에 인스터를 배치해, 방문 고객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시승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동시에 점포 내부에서는 안내 모니터와 음성 방송을 통해 시승 행사와 출시 정보를 지속적으로 알리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편의점을 활용한 시승 행사는 다소 낯설고 이색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편의점은 일상과 가장 밀접한 소비 공간이기도 합니다. 특히 한국보다 편의점 문화가 더 오래 자리 잡은 일본에서는 그 의미가 더욱 크죠. 이러한 장소를 시승 무대로 선택했다는 것은 더 많은 소비자에게 인스터를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차량의 매력을 직접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현대차의 의지이기도 합니다.
한편, 현대차는 4월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열렸던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와도 연계해 일본 시장 공략을 강화했습니다. 엑스포 기간 중 5월 13일부터 4일간 진행된 ‘한국 주간(Korea Week)’ 동안, ‘한국 우수상품전’에서 아이오닉 5와 인스터를 전시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죠. 이는 기존 한국관 전시와 시너지를 이루며 더 많은 사람의 발길을 모으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와 동시에 현대차는 오사카 중심지 신사이바시에 ‘현대차 오사카 고객경험센터(Hyundai Customer Experience Center Osaka)’를 새롭게 개점했습니다. 기존 주유소 부지를 전동화 모델 전용 전시장으로 탈바꿈함으로써, 현대차가 지향하는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사회 구현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고객 경험을 중심에 둔 공간이자, 오사카는 물론 히로시마 등 서일본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일본 내 전기차 문화 확산에 기여하는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죠.
인스터가 글로벌 무대에서 거둔 성과를 일본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습니다. 인스터는 2025년 4월 16일 열린 ‘2025 월드카 어워즈(2025 World Car Awards)’에서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을 제치고 ‘세계 올해의 전기차(World Electric Vehicle)’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죠.
현대차는 니혼게이자이, 아사히, 요미우리 등 주요 신문 매체를 활용해 이 소식을 담은 광고를 전하며, 인스터가 전 세계에서 인정받은 전기차임을 전국적으로 알리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현대차는 인스터를 통해 일본 소비자들의 일상 속으로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습니다.
일본 시장에 최적화된 마케팅 전략과 적극적인 오프라인 활동, 그리고 글로벌 무대에서 입증된 제품 경쟁력이 더해지며, 인스터는 일본 도로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현대차는 인스터만의 차별화된 상품성과 가치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기 시작했죠.
2025년 10월, 현대차는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전시회인 ‘재팬 모빌리티 쇼 2025(Japan Mobility Show 2025)’에 처음으로 참가했습니다. 이를 통해 일본 시장에 수소 및 전동화 기술을 알리는 동시에, 인스터를 중심에 둔 ‘인스터로이드 존(EV Imagination Zone)’을 마련해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나섰습니다.
인스터로이드 존에서는 일본에서 판매 중인 인스터 크로스와 함께, 게임에서 영감을 받은 독창적 디자인과 다양한 재미 요소를 담은 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INSTEROID)’를 일본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관람객들은 확장된 차체와 윙 스포일러, 휠 아치 공기 플랩 등으로 역동성을 한층 강화한 인스터로이드의 매력을 눈앞에서 확인하며, 인스터라는 모델이 지닌 확장성과 잠재력을 다시금 체감했습니다. 또 레이싱 게임 ‘재패니즈 드리프트 마스터(Japanese Drift Master)’ 속 인스터로이드를 직접 운전해 보며, 인스터가 가진 유쾌하고 경쾌한 감성을 생생하게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2025년 하반기 들어서는 현대차에게 작지만 큰 결실이 나타났습니다. 2022년 아이오닉 5와 2024년 아이오닉 5 N에 이어, 인스터가 ‘2025-2026 일본 올해의 차(Japan Car of the Year, JCOTY)’ 최종 후보인 ‘10 베스트 카(10 Best Cars)’에 선정된 것입니다.
판매 실적 역시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 발표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 현대차의 일본 누적 판매량은 992대로 집계됐습니다. 여기에 12월 실적을 더한다면 연간 1,000대 돌파는 사실상 확정적이죠. 이는 지난해 판매량(618대)을 크게 뛰어넘는 것은 물론 2022년 일본 재진출 이후 가장 높은 결과이기도 합니다.
특히 인스터는 2025년 11월까지 563대가 판매돼,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습니다. 구매 연령층도 30대부터 50~60대까지 고르게 분포되어 있죠. 현대차의 전동화 경쟁력과 브랜드 매력을 선도하는 핵심 모델다운 활약입니다. 이에 따라 일본 도로에서 인스터를 더욱 자주 만나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자연스럽게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숫자만 보면 아직 작아 보일 수는 있지만, 일본 전기차 시장 규모가 글로벌 주요 시장에 비해 아직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의 성장세는 확실히 주목할 만합니다. 특히 일본 정부가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만큼, 향후 현대차의 시장 점유율이 늘어날 가능성도 충분하죠.
일본 시장에서 활약할 인스터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현대차가 준비한 꼼꼼한 전략, 현지 소비자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활동,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은 이미 일본 전기차 시장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기고 있습니다. 작은 차체에 ‘예상 밖의 즐거움’을 담아낸 인스터는 앞으로 일본의 도로를 더 많이 누비고, 소비자들의 일상에서 더욱 친근한 존재로 자리하며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핵심 역할을 이어갈 것입니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변화하고 있는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 인스터가 펼쳐갈 다음 발걸음이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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