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연구원들의 열정과 도전을 기술로, 기술을 현실로 만들어 왔다
우리의 일상 속 깊숙이 자리 잡은 자동차는 오랜 시간에 걸쳐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어느덧 30주년이 훌쩍 넘은 ‘현대자동차그룹 학술대회’를 통해 연구원들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현실을 변화시켰는지 살펴보자.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술에 대한 집념은 투자 규모에서부터 드러난다. 1984년 울산에 연면적 66만㎡ 규모의 주행시험장을 세운 데 이어, 1995년에는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에 약 347만㎡ 부지의 초대형 종합기술연구소를 개소했다. 최고 250km/h까지 주행 가능한 약 198만㎡ 규모의 시험장을 갖춘 남양연구소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더불어 현대차그룹은 연구원들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이를 축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1993년 시작된 ‘현대차그룹 학술대회’를 통해 연구원들은 연구 주제를 한자리에 모아 공유하기 시작했고, 30여 년간 축적된 연구 주제들은 현대차그룹이 혁신적인 기술을 구현하는 밑바탕이 됐다.
현재 *HMG TECH SUMMIT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현대차그룹 학술대회를 통해 축적된 논문은 약 1만 8,500건에 달한다. 파워트레인, 섀시, 전동화, 자율주행 등 자동차 기술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논문들 중 상당수는 실제 양산 차량에 적용됐고, 고객의 일상에 변화를 가져옴과 동시에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핵심주자로 격상시켰다.
*HMG TECH SUMMIT: 현대자동차그룹의 연구개발 지식 공유 플랫폼
학술대회에 제출된 논문들의 주제를 살펴보면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현대차그룹의 파워트레인 기술 진화 과정을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HEV), 전기차(EV),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며 해법을 모색한 기록이 수많은 논문에 담겨 있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 내연기관의 완성도를 높이다
1991년 첫 자체 개발 엔진인 ‘알파엔진’ 개발 이후 현대자동차그룹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파워트레인 기술 자립 확산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했다. 당시 학술대회의 핵심 키워드는 디젤 엔진, SULEV(초저배출차량), LPi 엔진, DPF(디젤 미립자 필터)였다. 또한, 제출된 논문의 14%가 차량동역학, 13%가 엔진과 변속기, 8%가 배기/환경 분야를 다뤘다. 강력한 성능은 물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대한 줄인 독자적인 파워트레인 개발에 힘썼음을 알 수 있다.
2002년 대상을 받은 ‘LPI MONO FUEL 차량 개발’ 논문은 그 결과 중 하나다. 해당 연구는 액화 LPG를 인젝터로 고압 직분사하는 세계 최초의 LPi 엔진으로 결실을 맺었다. 2003년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LPi 엔진을 개발해 그랜저 택시에 탑재했다. 당시 새롭게 선보인 LPi 엔진은 기존 기화식 LPG 엔진의 약점을 완전히 지웠고, 이는 지금의 LPG 상용차 시대를 여는 기반이 되었다.
2003년에는 ‘이중 질량 플라이휠 개발’ 논문이 대상을 받았으며, DMF(듀얼매스플라이휠) 국산화의 기반이 되었다. DMF는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서 엔진의 회전 진동을 흡수하는 핵심 부품으로, 두 개의 질량체를 스프링과 댐핑 시스템으로 연결해 엔진 진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현대차는 DMF의 국산화에 성공함으로써 기술 자립은 물론, 고객에게 보다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할 수 있었다.
2008년 대상을 받은 ‘연속 가변 밸브 리프트 엔진 개발’ 논문은 엔진 밸브의 열림 높이를 주행 조건에 따라 연속적으로 조정하는 CVVL 기술을 제시했다. 기존에 열림과 닫힘만 조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밸브의 열림 높이까지 조정할 수 있는 해당 기술은 6세대 쏘나타, 기아 K5 등에 적용되어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연비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
2000년대 중후반 - 하이브리드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환경 규제 강화는 자동차 산업에 근본적 변화를 요구했다. 고유가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높은 연료효율과 환경 친화적 기술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응답했다. 학술대회의 논문 주제도 유로 6C 규제, TMED 하이브리드 시스템, T-GDI 엔진, DCT 등으로 전환되었다. 해당 시기의 논문을 보면 연료 효율성에 대한 고심은 물론, 하이브리드 구동계의 승차감 향상을 위해 고심한 기록을 찾을 수 있다.
2011년 대상을 수상한 ‘자동변속기용 ISG 시스템 개발’ 논문은 새로운 ISG(Idle Stop & Go) 시스템으로 이어졌다. 기존의 ISG는 정지상태에서 기어를 중립으로 변경한 경우에만 작동했지만 새로 개발된 ISG 시스템은 별도의 기어 조작 없이도 차량 정지 시 브레이크를 밟으면 엔진이 자동으로 정지됐다. 이후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자동으로 엔진이 재시동되기에 편하게 출발할 수 있었고, 연비 또한 좋아지는 효과가 있었다. 이후 대부분의 현대차그룹 차량에는 해당 기술이 적용됐다.
2015년 최우수상 ‘HEV 6DCT 기어액추에이터의 충격소음 저감’ 논문은 하이브리드 구동계의 승차감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DCT를 적용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기술이라 평가되고 있음에도 현대차그룹의 D6KF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구동력 전달 및 변속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어 액추에이터의 충격소음을 줄여 상품성을 높였다. 또한, 저속 구간 변속 시 충격 및 클러치 마모를 줄일 수 있도록 모터가 개입해 클러치의 부하를 더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해당 기술은 일반 자동변속기 못지않은 저소음과 부드러운 변속감을 구현하는 기반이 됐다.
현대차그룹의 연구원들은 이후에도 하이브리드 연구를 지속했으며 이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기반이 되었다. 2025년, 현대차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 2’를 2세대 팰리세이드에 적용하면서 하이브리드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TMED 2는 듀얼 모터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을 사용하며, 2개의 모터가 발전과 구동 과정에 더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주행 중에 발생하는 회생 제동 에너지와 내연기관을 통한 발전으로 배터리를 상시 충전해 연료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차량의 전력을 외부 기기에 공급할 수 있는 V2L 등 첨단 기술도 갖추고 있다.
2010년대 후반 - 전기차 시대를 선도하다
강화되는 환경 규제와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은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전동화 차량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기술이 필요해진 기술 전환기의 시점은 되려 현대차그룹이 수십 년간 쌓아온 연구개발 DNA를 기반으로 전동화 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리튬 이온 배터리, 전고체 전지, 유로7 규제 대응, 전기차 급속 충전, 수소 연료전지 MEA(막전극접합체), GPF(가솔린 미립자 필터) 등 학술대회에서 다룬 다양한 주제의 논문은 새로운 분야를 탐색하는 현대차그룹 연구원들의 열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현대차그룹 학술대회의 진가는 여러 해에 걸쳐 기술을 축적해 하나의 기술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실제로 대다수의 기술은 단편적이지 않다. 연속성을 가지고 지속적인 연구가 쌓인 후에 비로소 기술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기술 톱티어 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수많은 연구원들의 땀방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가운데 주목할 만한 기술은 바로 세계 최초 독자 기술로 개발한 ‘2-스테이지 모터 시스템’이다. 효율이 필요할 때는 1개의 인버터를, 성능이 필요할 때는 2개의 인버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이 기술은 2024년 대한민국 기술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이오닉 5 N의 2–스테이지 모터시스템, 2024 대한민국 기술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하다
해당 기술의 시작은 2021년 최우수상을 수상한 ‘고출력, 고효율을 위한 전기차용 2-스테이지 모터시스템 토폴로지 개발’ 논문이다. 고효율과 고출력을 동시에 구현할 수 없는 전기모터의 기술적 한계점을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모터 시스템 기술 개발의 지평을 넓혔다.
2022년 우수논문을 차지한 ‘2-스테이지 모터 시스템의 운전 모드 절환시 충격 완화 방법’ 논문은 모드 전환 안정성 확보의 구체적인 해법과 이론적 근거를 제시했고, 2-스테이지 모터 시스템 토폴로지의 각기 다른 토크 특성이 운전자에게 불편하게 다가가지 않도록 소프트웨어로 제어해 주행 품질과 전기차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데 활용됐다.
2023년 우수상을 차지한 ‘고효율을 위한 160kW급 2-스테이지 멀티인버터 개발’ 논문은 2-스테이지 모터 시스템의 최적 설계 방안을 제시했다. 그 결과 파워모듈의 통합 설계를 통해 전력 반도체 소자를 컴팩트하게 설계하고, 멀티 인버터의 승압 충전을 위한 구조를 반영해 사용성을 높임과 동시에 제작 비용도 줄일 수 있어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2024년 우수논문을 차지한 ‘고객 사용 조건을 반영한 모델 기반 2-스테이지 모터 시스템 인버터 내구 시험 모드 개발’은 주행 시뮬레이션을 통해 인버터의 발열을 조기 예측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전기차 개발 과정에 커다란 힘이 되었다. 마찬가지로 우수논문을 차지한 ‘OEW 모터 시스템에서의 인버터 입력 전류 리플 분석 및 DC 링크 커패시터 용량 선정 활용’은 SiC(실리콘 카바이드) 사용량을 줄이는 동시에, 증대된 전압이용률을 출력으로 바꿔 고출력, 고효율 모터 시스템 설계를 가능하게 했다.
이처럼 다양한 연구가 켜켜이 쌓여 완성된 2-스테이지 모터 시스템은 현대차 아이오닉 5 N, 아이오닉 9, 기아 EV6 GT, EV9, EV9 GT 등 다양한 모델에 적용되며 전기차의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렸고, 압도적인 주행 성능으로 고객에게 크나큰 만족감을 안겼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혁신 기술에 관한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도록 기술이 진화하고 성숙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HMG TECH SUMMIT 2025에서 진행된 올해 학술대회를 보면 연구의 방향이 더욱 다양해졌음을 알 수 있다. 열에너지(7%), 배터리(9%), 제어(6%), 의장/패키지(11%) 등 다양한 분야가 고르게 연구되고 있으며,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TMED 2, 전비 개선, 배터리/수소연료전지 내구 등이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전동화 기술은 물론, 모든 파워트레인의 완성도 향상에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갖추는 데 성공한 현대차그룹의 비결은 기술에 대한 열망으로 도전을 반복해온 연구원들의 열정일 것이다.
연구실에서 시작된 아이디어가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에 적용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하나의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여러 요소 기술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연구원들의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품화까지 실현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흔하게 발생한다. 그렇지만 모빌리티와 함께 하는 우리의 삶이 나날이 쾌적해지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연구∙개발을 지속하는 연구원들의 노력 덕분일 것이다.
현대차그룹 학술대회 30여 년의 역사는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성장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이곳에서 제시된 아이디어와 연구는 실제 양산 차량에 적용되며 고객의 일상을 개선했으며, 현대차그룹은 연구자들의 열정과 도전을 기술로, 기술을 현실로 만들어 왔다. 작은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꾸는 혁신이 되는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 뉴스 미디어, HMG 저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