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이 먼저 그린 기아 PBV의 다음 장면

PBV의 다음 모습이 될 'PBV 아이디어 공모전'의 수상작들을 살펴보다

by HMG 저널


기아의 PBV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목적을 위한 모빌리티’로 볼 수 있습니다. 어디로 가는지보다,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설계의 출발점이니까요. 그래서 이름도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모빌리티)’입니다. 목적지까지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차를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PBV는 단순히 이동을 위한 자동차라기보다 일과 삶을 담는 자동차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운전석 뒤로 펼쳐지는 공간은 좌석 배치에 따라 회의실이 되기도 하고, 이동형 창고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충전, 전력, 데이터, 결제, 예약 같은 서비스가 더해지면, 그 활용성이 무한대로 진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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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V는 목적을 위한 모빌리티입니다. 이동을 넘어 사용자의 일과 삶의 방식까지 담도록 설계된 자동차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PBV가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 잡고 작동하려면 자동차 한 대의 완성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PBV는 자동차와 자동차 밖이 연결될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고객이 원하는 업무, 생활에 맞춰 차가 변하고(컨버전), 공간과 편의성이 확장되며(애프터마켓), 솔루션이 결합해야(스타트업) PBV의 가치가 높아집니다. 그래서 PBV의 정의도 한 단계 더 진화해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Platform Beyond Vehicle)’이 됐습니다.


기아가 2025년 개최한 ‘제4회 PBV 아이디어 공모전’은 그 빈칸을 채우는 방식이었습니다. 훌륭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행사를 넘어, PV5와 연계할 수 있는 실제 제품, 솔루션 개발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다시 말해, PBV를 만드는 데서 나아가 현실 세계에 적용하려는 시도였습니다.





PV5 출시 이후 첫 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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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V는 종종 사용자와 앱 개발자에 의해 생태계가 무한 확장되는 스마트폰으로 비유됩니다. 차체와 섀시, 전동화 파워트레인 같은 기본적인 하드웨어가 플랫폼이라면, 그 위에 얹히는 아이디어와 용품, 솔루션 등이 앱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자동차는 스마트폰보다 훨씬 거칠고 복잡한 현실 위를 달립니다. 안전 규제, 내구성, 사용 환경, 수리나 정비, 보험, 운영비 등 현실의 까다로운 조건이 스마트폰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그래서 PBV 생태계는 아이디어가 많은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현실 세계에서의 구현 가능성과 사업성이 함께 수반되어야 하죠. 이번 공모전이 상용화 가능성을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제4회 PBV 아이디어 공모전은 PV5 출시 이후 처음 진행된 행사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습니다. 공모는 50여 일간 진행됐고, 접수된 아이디어는 총 1,266건. 수상작은 대상 1팀, 부문별 최우수상 3팀, 우수상 13팀 등 총 17팀이 선정됐습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건 출품 건수가 아니라 공모전의 방향입니다. 단순히 새롭고 그럴듯한 콘셉트보다 PV5와 실제로 연결할 수 있는가, 그리고 현실에서 구현할 수 있는지에 무게가 더 실렸습니다. PBV는 결국 고객의 시간표 위에서 검증됩니다. 아침 출근부터 마지막 배송까지, 농번기의 하루부터 밤샘 촬영장까지. 이 사용자들의 시간표를 설득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미래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통합 대상 - PV5, 움직이는 발전기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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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모전의 통합 대상은 ‘태양광 패널 자립형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안한 ‘솔라스틱’이 차지했습니다. PV5를 움직이는 에너지 자립형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아이디어였죠. 핵심은 PV5의 루프와 도어에 태양전지 패널을 붙여 전기를 생산하고, 그 전기로 주행 가능 거리와 V2L 활용성을 높입니다. 솔라스틱의 제안이 여기까지였다면 좋은 아이디어에 그쳤을 겁니다. 이 아이디어가 설득력을 얻어 통합 대상을 받은 이유가 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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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스틱은 PV5를 대형 드론의 충전 스테이션으로 활용하는 추가적인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예를 들어 농업 및 산림 현장에서 드론으로 농약을 살포하거나, 영상 촬영에서 드론을 운용할 때, 가장 문제되는 변수가 배터리입니다. 전력 인프라가 부족한 현장이라면 그렇겠죠. PV5가 전력을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필요하다면 현장 가까이 이동해 전력 거점이 된다면 어떨까요? PBV의 정의가 ‘목적에 최적화된 이동형 플랫폼’이라면, 이 아이디어는 그 정의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PV5가 단순한 운송 수단이 아니라 작업 현장에서 전력을 바로바로 공급해주는 이동식 충전소의 역할까지 하는 겁니다.





컨버전 최우수상 - 승하차가 이동의 범위를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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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V에서 승하차는 운영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볼 수 있습니다. 탑승이 막히거나 어려우면 그 순간 목적이 희미해지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컨버전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다음기술’의 교통약자를 위한 ‘평판·접이식 자동 램프 솔루션’은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출입문에 설치되는 경사로(램프)를 자동으로 펼쳐 교통약자의 불편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특히 노약자나 장애인처럼 수동 램프 조작이 어려운 고객을 고려한 것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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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PBV 관점의 포인트는 단순한 편의장치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승하차가 쉬워지면 자동차 운영 방식이 바뀝니다. 서비스 이용 시간이 단축되고, 탑승 대상이 넓어지고, 결국 PBV가 지향하는 ‘목적 중심 모빌리티의 포용성’이 확장됩니다. PBV의 생태계는 이런 작은 아이디어에서 그 목적성이 더 구체화됩니다.





애프터마켓 최우수상 - 종이, 가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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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마켓 용품 부문 최우수상은 ‘페이퍼팝’의 ‘종이가구를 활용한 모듈형 원룸 및 모바일 오피스 전환’ 아이디어입니다. 얼핏 보면 재미있는 콘셉트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애프터마켓의 본질은 언제나 한 가지입니다. 똑같은 공간을 더 다양한 상황과 환경으로 만들어 쓰는 것이죠.


페이퍼팝은 PV5에 최적화된 종이가구를 통해, 내부 공간을 사무실이나 원룸으로 전환하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종이로 책상과 의자, 침대 등을 만들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개념입니다. 여기서 핵심 키워드는 맞춤형 공간 구현과 손쉬운 분해, 조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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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V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로 확장되려면, 실내는 확장 및 재구성이 가능한 공간이어야 합니다. 종이가구 아이디어는 그 원리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게다가 종이라는 소재 자체가 가볍고, 저렴하고, 제작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95% 이상 재활용할 수 있고, 사고 시 나무, 플라스틱, 철제 등과 같은 단단한 소재에 비해 훨씬 더 안전하죠. 자동차 무게와 안전 그리고 재활용은 현재 모든 자동차 제조사가 안고 있는 숙제입니다. 페이퍼팝은 종이로 이 어려운 숙제를 쉽게 풀어냈죠.





스타트업 최우수상 - 무선충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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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부문 최우수상은 ‘와이파워원’의 ‘PV5 활용 배송 트럭 무선충전 서비스’가 선정됐습니다. 무선충전은 기술적으로도 흥미롭지만, PBV 관점에서는 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건 충전 방식이 아니라 자동차 운영 방식을 바꾸는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PV5가 물류센터에서 상하차를 위해 지정 구역에 들어오면, 케이블 연결 없이 50~100kW급 급속 무선충전이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되면 충전은 추가 업무가 아니라, 상하차 프로세스에 자연스럽게 흡수됩니다. 그 결과 PV5는 충전을 위한 이동과 대기로 낭비하던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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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PBV가 완전자율주행 시대에서도 효율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무선충전이 필수 조건입니다. 유선충전은 자동차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죠. 사람 손이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위와 같이 상하차 중 무선충전이 가능하다면, 완벽한 무인화 시스템이 완성됩니다. 따라서 와이파워원의 아이디어는 미래 PBV 생태계에서 꼭 필요한 아이디어입니다.





수상작의 공통점 - 현장, 운영 그리고 협업


이번 공모전 수상작들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현장과 운영 그리고 협업을 전제로 한다는 것입니다. 농업, 산림, 영상촬영, 물류센터처럼 구체적인 사용환경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 충전, 승하차, 전력 같은 운영 요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함께 그려냅니다. 그리고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특장, 용품, 솔루션 기업 등과 협업 구조까지 포함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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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통점이 중요한 이유는, PBV가 시장에서 작동하기 위한 조건이 결국 세 가지로 정리되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명확한 현장 시나리오(누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가)가 있어야 하고, 둘째, 그 시나리오를 가능하게 하는 운영 체계(충전, 전력, 정비 등)가 준비돼야 하며, 셋째, 이를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파트너(애프터마켓)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수상작들이 제시한 현장, 운영, 협업이 바로 이 조건들과 일치합니다. 그래서 아이디어가 콘셉트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적용이 가능한 것입니다.


기아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아이디어를 PV5에 적용하는 방안과 함께, 수상팀과의 협업, 개발지원금 지급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즉, 수상 아이디어를 전시용 결과물이 아니라 실제 적용으로 이어가겠다는 의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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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공모전의 의미는 한 단계 더 분명해집니다. PBV의 다음 단계는 좋은 콘셉트를 모으는 데서 끝나지 않고, 현장에서 구현될 때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공모전은 하나의 이벤트라기보다, PV5라는 플랫폼 위에 현장형 해답을 어떤 모습으로 조합할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죠.


그렇다면 PBV의 다음 장면은 어디에서 가장 선명해질까요? 멀리 있는 미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 필요한 현장입니다. 이번 공모전 수상작들이 보여준 장면도 모두 그곳에서 시작됩니다. 드론이 이륙하는 농업 현장, 오르내리기 쉬운 출입문, 충전 케이블 없이 돌아가는 물류 동선, 종이가구로 완성된 이동형 사무실처럼 말이죠.


이처럼 수상작들은 PBV는 먼 미래가 아니라 현실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증명했습니다. PBV의 성패는 현장에 맞춘 컨버전과 애프터마켓, 그리고 솔루션이 결합된 생태계가 얼마나 빨리 만들어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죠. 기아가 이번 공모전을 통해 확인한 것도 바로 그 가능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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