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꿔 놓은 모터스포츠의 또 다른 변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의 후폭풍으로 인해 전 세계 모터스포츠 업계가 얼어붙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FIA가 주관하는 세계 3대 모터스포츠를 비롯해 대부분의 모터스포츠는 바이러스 확산 최소화를 위해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해야 했으며, 전반적인 일정의 변경과 함께 대회 규모 축소도 불가피하게 단행했다. 코로나19는 비단 경기 일정에만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었다. 모터스포츠 업계는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비대면으로도 박진감 넘치는 경주를 선보일 수 있는 e스포츠 시리즈에 본격적으로 불을 붙였으며, 기존 모터스포츠의 ‘호스피탈리티’ 프로그램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현대자동차 월드랠리팀의 온라인 호스피탈리티 투어를 통해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살펴봤다.
호스피탈리티는 모터스포츠 업계가 후원사 VIP 고객을 대상으로 마련하는 특별 프로그램이다. ‘환대’를 뜻하는 ‘hospitality’에서 유래했으며, 각 후원사에서 선정된 소수의 인원만 참여할 수 있는 VIP 체험 행사다. 모터스포츠 팀이 레이스를 준비하는 여러 가지 과정들을 몸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WRC 호스피탈리티 프로그램은 모터스포츠 업계 출신 가이드의 인솔 아래 세계 최고의 랠리라 손꼽히는 WRC의 실제 경기 장면과 선수들의 발자취를 경험할 수 있게 만든다. 때로는 초청된 게스트와 함께 챔피언십과 더불어 모터스포츠에 관한 심층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게다가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WRC답게, 각 라운드에 따라 프로그램 구성에 국가별 특성이 반영되기도 한다.
그러나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던 호스피탈리티 프로그램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자연스럽게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현대 월드랠리팀은 호스피탈리티 프로그램의 온라인화를 기획했다. 특히 본 프로그램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인 호스피탈리티 투어 영상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유행처럼 퍼지는 ‘랜선 집들이’와 같이, 영상을 통해 호스피탈리티 프로그램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 호스피탈리티 투어를 이끄는 가이드는 실제 호스피탈리티 프로그램에서 방문하는 장소들을 친절히 소개하며 현장감을 높인다. 첫 번째로 소개하는 곳은 서비스 파크로, VIP 게스트와 현대 월드랠리팀 엔지니어, 그리고 선수들은 물론 언론 매체 기자들까지 한 데 모여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이곳에는 소파와 함께 수많은 TV와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진행 중인 경기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실제 호스피탈리티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미캐닉이 차량을 점검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서비스 파크 내부는 온도 조절장치가 마련되어 쾌적한 상황에서 랠리카를 손볼 수 있으며, 드라이버와 미캐닉이 정비 항목이나 요구 사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F1에서 포뮬러 카가 정비를 위해 찾는 피트(pit)와 같은 존재가 바로 서비스 파크라고 할 수 있겠다.
드라이버를 포함한 랠리 팀 일원들이 식사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서비스 파크 내에는 뷔페와 케이터링이 마련되어 있어 모터스포츠 팀 관계자는 물론 호스피탈리티 투어를 통해 방문한 VIP 게스트도 함께 어울려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서비스 파크 내의 구성원들을 위한 대부분의 음식은 케이터링 트럭에서 만들어진다. 서비스 파크 외부에 위치한 이동식 키친 트럭에서는 셰프들이 재료를 손질하고 음식을 조리한다. 심지어 피자나 디저트에 쓰이는 반죽도 직접 진행한다. VIP 게스트와 더불어 서비스 파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미캐닉과 엔지니어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만큼, 셰프들은 음식에 오랜 시간 동안 정성을 들인다.
서비스 파크에는 긴 시간 동안 험로와 사투를 벌이는 드라이버들을 위한 아늑한 공간도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충분한 휴식을 통해 드라이버가 체력과 승부욕을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진다. 미캐닉들은 드라이버들의 피드백에 맞춰 차량을 재정비하고, 드라이버들은 이 외 시간을 활용해 식사를 하거나 별도 공간에서 휴식 또는 페이스 노트를 복기하는 등 다가올 주행에 대한 대비에 만전을 기한다.
랠리의 성패를 좌우하는 장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서비스 에어리어는 가이드의 말마따나 가장 흥미를 돋우는 장소다. 경주차의 기본적인 수리와 차량 셋업 변경은 경주 기록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규정에 따라 제한된 시간 내에 수리를 모두 마쳐야 하므로 서비스 에어리어의 시간은 경주 기록 못지않게 중요한 시간인 셈이다. 미캐닉들은 이 시간 내에 정비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호스피탈리티에 초대받은 VIP 고객들은 실시간으로 모든 정비 진행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미캐닉과 선수들만 최선을 다하는 건 아니다. 서비스 파크 외부의 매니지먼트 트럭에선 2년 연속으로 제조사 타이틀을 거머쥔 현대월드랠리팀의 숨은 주역들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엔지니어들은 경기 상황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기후 변화를 지속적으로 체크해 최적의 주행 데이터를 뽑아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드라이버들과 의견을 공유하고 차량 셋업을 위한 피드백을 주고받기도 한다.
가이드는 다양한 기후 상황에 맞는 타이어와 예비 부품을 보유한 저장 공간에도 방문한다. 이곳에서는 즉석으로 타이어를 교체하거나 부품을 교환하는 등의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바로 옆에 마련된 트럭에서는 나사나 케이블 등, 수리에 필요한 다양한 부수기재와 부품들을 정리해 놓았으며, 변형이나 개조가 필요한 부품은 엔지니어가 현장에서 직접 작업한다.
영상 내내 친절하게 서비스 파크를 안내한 가이드는 영상 말미에서 호스피탈리티 프로그램이 하루빨리 정상화되길 바라며 시청자들의 안전을 바랐다. 현대 월드랠리팀 온라인 호스피탈리티 투어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평소에는 살펴보기 힘든 특별한 장소에 직접 방문한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일명 ‘랜선’으로 이뤄진 현대월드랠리팀의 호스피탈리티 투어는 모터스포츠를 사랑하는 후원사 VIP들을 위한 특별 선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팬데믹으로 인한 프로그램 축소로 인해 모터스포츠의 즐거움이 다소 덜해지긴 했지만, 더 안전한 모터스포츠를 위해 모두가 순간의 아쉬움을 견뎌내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호스피 투어를 주도한 가이드의 말마따나, 잠잠해진 모터스포츠 업계가 다시금 뜨거워지길 간절히 바란다.
현대월드랠리팀은 온라인 호스피탈리티 프로그램을 위해 별도로 모바일 페이지를 마련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페이지 접속 계정을 부여 받은 VIP게스트들은 선수들의 인터뷰를 비롯한 각종 영상 콘텐츠와 함께 경기 일정과 시간대별 상세 스케줄까지 확인할 수 있어 기존 호스피탈리티 프로그램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덜어준다. 아울러 기존 호스피탈리티 프로그램은 후원사 VIP 고객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온라인 프로그램의 경우 서비스 대상을 소폭 확대해 보다 많은 VIP 고객들이 랠리 현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페이지의 핵심이라 볼 수 있는Exclusives 코너는 가장 다양하고 특별한 정보를 담고 있다. 서비스 파크의 주요 시설을 둘러보는 호스피탈리티 영상을 중심으로, 티에리 누빌의 코-드라이버인 니콜라스 질술과의 인터뷰 영상과 함께 서비스 파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정보들을 수록한다. 이외의 코너 곳곳에도 현대모터스포츠가 제작한 다채로운 영상이 준비되어 지루할 틈이 없다.
한편, Zooms 코너에서는 안드레아 아다모 현대모터스포츠 감독이나 마케팅 이사인 스테판 헨리치와 같은 모터스포츠 업계 실무자를 라이브 미팅으로 만나볼 수 있다. 실제 업계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호스피탈리티 프로그램의 본질인 모터스포츠의 현장감을 끌어 올린다.
WRC를 처음 접한 새내기 팬에게 도움이 되는 ‘Rally ABC’ 코너는 WRC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충실히 담고 있다. 경기의 룰과 더불어 각종 전문 용어들의 해설을 철저하게 구성해 WRC에 입문하는 팬들에게는 정보 제공 그 이상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여러 수치와 팩트들을 통한 트리비아도 제공해 흥미를 돋우기도 한다. 가령 서비스 파크와 WRC에 관한 이야기는 랠리에 관심이 많은 팬에겐 귀중한 정보에 다름없을 것이다. 물론 킬링타임 요소도 빼놓지 않았다. 간단한 게임과 랠리카를 활용한 증강현실 어플리케이션 등,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 온라인 게스트를 위한 콘텐츠를 풍성하게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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