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은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의 모빌리티는 어떤 모습일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모빌리티에 대한 아이디어 경연의 장이 펼쳐졌다. 지난 1월 7일 막을 내린 현대자동차그룹의 ‘올 뉴(All-New) 아이디어 페스티벌(이하 아이디어 페스티벌)’ 이야기다. 아이디어 페스티벌에 참가한 현대자동차(수도권 소재지 한정) 직원들은 팬데믹 이후의 시대에 모빌리티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최종 수상작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에 초점을 맞춘 팀의 아이디어를 살펴봤다.
아이디어 페스티벌이 어느덧 11회를 맞았다.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조직 문화를 조성하고,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차세대 기술을 발굴하기 위해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주관으로 2010년부터 매년 실시되고 있다. 이번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포스트 코로나, 우리가 제안하는 미래 모빌리티’라는 주제로 실물 제작과 시나리오 부문 두 개로 나뉘어 열렸다. 시나리오는 이번에 신설된 부문으로 사진, 영상 등 시각 매체를 통해 기술 시나리오를 제안했다.
덕분에 이번 페스티벌에는 역대 최다 건수인 총 244개의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서류 심사를 통해 21개 팀을 1차적으로 선정하고, 이후 인터뷰를 진행해 11개 팀에게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작품 제작의 기회를 제공했다. 현대차그룹은 제작 공간과 제작 비용을 지원했으며 각 팀은 약 5개월에 걸쳐 실물 제품 또는 시나리오를 제작했다. 그리고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결과, 대상 한 팀을 비롯해 부문별로 금상 및 은상이 최종 선정됐다.
영예의 대상은 실물 제작 부문의 ‘카 퓨어(CAR PURE)’가 차지했다. 카 퓨어는 수소전기차의 부산물인 물을 재활용해 모빌리티 내부를 소독하는 전해수 차량 살균 시스템이다. 순수한 물로 이뤄진 배출수에 소량의 염소를 추가하고 전기 자극을 가해 전해수로 만든 뒤, 이를 실내에 뿌려 바이러스 등의 유해 물질을 없애는 기술이다. 이온수라고도 하는 전해수는 각종 오염 물질을 감소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살균·소독제 등의 화학물질 대용으로도 사용된다.
작동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의 작동 버튼을 누르면 시스템이 차의 배출수를 수집해 전해수를 생성한다. 이 전해수는 에어로졸 타입의 분무부를 통해 모빌리티 내부에 분사된다. 30초 뒤 연동된 공조 장치가 자동으로 작동해 빠르게 전해수를 건조한다. 이후 앱에서 완료 알람이 울린다. 전해수 차량 살균 시스템은 개인뿐만 아니라 공유 등 다양한 목적의 모빌리티 실내 공간에서의 안전 확보를 가능케한다.
금상은 주제에 맞춰 ‘세이프 가드’, ‘인터렉티브 디지털 쇼룸’, ‘언택트 버추얼 컨트롤러’ 등 총 3개 팀에게 돌아갔다. 그 중 ‘세이프 가드(SAFE GUARD)’는 중국기술연구소의 연구원들이 고안한 시스템으로, 외부와의 비대면 의사소통을 돕는다. 사이드 미러에 스피커와 마이크를 탑재해 창문이 닫혀 있는 상태에서도 소통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드라이브 스루, 주유, 발렛 등의 서비스를 보다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사이드 미러 하단에 함께 장착되는 호출 버튼을 누르면 부재 중인 운전자와 통화도 가능하다.
‘인터렉티브 디지털 쇼룸(Interactive Digital Showroom)’은 오프라인의 전시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신차를 살펴볼 수 있는 아이디어다.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 PC를 통해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웹페이지에 접속해 손쉽게 차를 알아볼 수 있다. 설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작된 콘텐츠를 통해 새로 출시된 엔진을 비롯해 섀시, 부품의 배선까지 차의 안팎 모든 것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 더불어 실제 감각을 구현한 듯한 주행 시뮬레이션도 가능하다.
물리적인 접촉이 많을 수록 세균이 증식할 가능성이 높다. 개인 모빌리티라면 비교적 걱정이 덜 하지만, 공유 모빌리티의 경우 살균 및 소독을 철저히 한다 하더라도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고안된 기능이 바로 ‘언택트 버추얼 컨트롤러(Untact Virtual Controller)’다. 원격 햅틱과 홀로그램을 활용해 스티어링 휠 없이도 사용자 인식부터 조향 등 모빌리티 조작이 가능하다. 접촉을 최소화해 청결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안전한 주행 환경을 확보하려는 시도다.
은상은 ‘인피닛쀼의 세계’와 ‘L.U.V(Lastmile Utility·Untact Vehicle, 이하 러브)’에게 돌아갔다. 인피닛쀼의 세계는 뒷좌석 창문의 커튼과 선루프의 차광막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다양한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동 수단에서 생활 공간으로의 모빌리티 역할 변화가 가속될 것이라는 예측 하에 구상됐다. 러브는 모빌리티에서 하차한 후의 이동에 대해 신경 쓴 아이디어다. 전동사이드 스텝에 라스트 마일 이동 수단인 킥보드가 결합돼 주차장에서 목적지까지 보다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시나리오 부문에서는 ‘맥스 박스(MAX BOX)’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방향성을 가장 잘 보여준 작품으로 꼽혔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암레스트 하단의 콘솔 공간을 활용해 탈부착이 가능한 콘솔 하드웨어 박스 플랫폼을 제안했다. 기존의 수납 외에 공기청정기, 스피커, 정수기, 비즈니스 가방 등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콘솔을 장착할 수 있다. 배터리는 트렁크에 설치되는 충전 모듈 겸 거치대를 이용하면 된다. 용도에 따라 여러 개의 콘솔 박스를 거치할 수도 있다.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다.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팬데믹 이후의 삶은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동에 제한이 컸던 만큼, 이동 양식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미래 모빌리티로의 전환이 급격하게 진행된다는 이야기다. 모빌리티는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생활 공간으로 변모하고, 그만큼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모든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을 비롯해 모든 역량을 다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모빌리티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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