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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Feb 25. 2021

현대자동차, 모터스포츠를 통해 친환경 미래까지 준비하다

현대차가 기존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친환경 모터스포츠까지 도전하는 이유


최근 전 세계 모터스포츠에서 현대자동차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현대차는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신출내기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전 세계 모터스포츠 무대 곳곳의 포디움 정상에 우뚝 서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WRC다. 현대차는 2012년 독일 알체나우에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을 세우고 2014년 WRC에 복귀한 이후 해를 거듭하며 성공적인 역사를 써왔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2019와 2020 시즌, WRC 제조사 부문 챔피언 등극이라는 값진 결과를 이뤘다.


현대차의 모터스포츠 활약은 WRC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18년에는 양산차를 기반으로 한 투어링카 레이스인 TCR 규정에 맞는 경주차 i30 N TCR을 완성하고 전문 레이싱팀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그 결과, 현대차의 i30 N TCR은 첫 시즌부터 전 세계 각지의 TCR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TCR 인터내셔널 시리즈인 WTCR에 참가한 BRC 레이싱팀의 경우, i30 N TCR을 통해 팀과 드라이버 부문 챔피언을 동시에 차지했다. 현대차는 i30 N TCR 외에도 북미에서 열리는 TCR 시리즈에 참가하는 개인팀들을 위해 벨로스터 N TCR도 개발했다. 이후 i30 N TCR과 벨로스터 N TCR은 전 세계 TCR 시리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모터스포츠에서 현대차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는 내연기관 모터스포츠에서 거둔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전기차 레이스에 도전하며 친환경 모터스포츠로도 영역을 넓혀간다


현대차는 지금까지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순수 전기 투어링카 레이스인 PURE ETCR(Electric Touring Car Racing)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가 이처럼 다양한 모터스포츠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모터스포츠 활동을 통해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다 나은 미래와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다. 현대차의 이런 의지는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모터스포츠 활동 영역을 넘어 새로운 카테고리라 할 수 있는 PURE ETCR 준비 과정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모터스포츠 활동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현대차의 모습을 살펴봤다.




모터스포츠 참가로 고성능 기술 내재화에 성공한 현대차


현대차는 모터스포츠 활동을 통해 양산차와 경주차 사이의 활발한 기술 내재화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가 참가 중인 모터스포츠는 양산차를 바탕으로 개발한 경주차가 달리는 투어링카 레이스다. 양산차의 차체 크기나 구조, 섀시 지오메트리 같은 큰 틀을 유지한 채 엔진과 구동계, 공력 장비 같은 요소를 경주에 맞게 바꿔 참가하는 게 투어링카 레이스의 특징이다. 때문에 현대차의 양산차와 경주차는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쉽게 말해 양산차를 기반으로 경주차를 개발하고 레이스를 치르며 쌓은 기술력을, 양산차에 다시 반영하는 기술 내재화 과정을 통해 양산차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현대차의 WRC 참가 기간과 맞물려 세대를 거듭할수록 기본기와 성능이 강해진 i20가 있다. 현대차는 2014 시즌 1세대 i20를 바탕으로 i20 쿠페 WRC 랠리카를 개발한 뒤, 시즌을 거듭하며 경주차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여러 기술을 내재화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해당 기술 일부를 2세대 i20에 반영해 기본기와 주행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후 현대차는 완성도가 높아진 2세대 i20를 바탕으로 2017 시즌을 위한 차세대 i20 쿠페 WRC 랠리카를 개발했다. 그리고 마침내 최신 랠리카를 통해 2019와 2020, 두 시즌 연속 WRC 제조사 부문 챔피언에 등극하며 절정에 달한 기술력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현대차의 신형 핫해치 i20 N은 WRC 랠리카 개발로 축적한 기술을 내재화시켜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 최초의 고성능 모델 i30 N과 벨로스터 N도 개발했다. 현대차의 고성능 N 모델은 WRC 등의 모터스포츠 기술이 적극 반영된 결과물로, 강력한 성능과 내구성을 갖추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대차의 활발한 모터스포츠 기술 내재화 결과는 지난해 공개된 3세대 i20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차세대 i20 쿠페 WRC 랠리카의 기술을 바탕으로 완성도가 한층 높아진 3세대 i20는 지난해 말 공개된 i20 N으로 이어지며 현대차의 모터스포츠 기술 내재화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모터스포츠 기술이 고성능 N 모델이나 양산차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랠리카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받아 완성된 i20 N의 루프 스포일러도 i20 쿠페 WRC 랠리카와 완벽하게 똑같지는 않다. 랠리카의 기술과 부품을 양산차에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여러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모터스포츠에서 축적한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기 전, 프로젝트 RM을 통해 검증한다


이런 이유로 현대차는 경주차와 양산차의 기술적 차이를 좁히면서 기술 내재화를 진행하기 위해 선행 기술을 시험하는 프로젝트 RM을 2012년부터 운영 중이다. 모터스포츠가 고성능 기술 시험을 위한 무대라면, 프로젝트 RM은 모터스포츠와 고성능 N 모델 사이를 연결하는 기술의 징검다리이자 달리는 연구소 역할을 수행한다. 그에 따라 프로젝트 RM의 결과물인 RM14, RM15, RM16, RM19 등의 콘셉트카는 모터스포츠에서 개발된 파워트레인, 섀시, 공기역학 같이 다양한 기술을 선행 단계에서 실제 주행으로 검증한다.


현대차의 라인업은 크게 일반 양산차, N 라인, 고성능 N, 프로젝트 RM 콘셉트카, 모터스포츠 경주차로 분류되는데, 프로젝트 RM의 콘셉트카는 경주차와 고성능 N 모델 사이에 위치한다. 다시 말해 프로젝트 RM의 콘셉트카는 모터스포츠 기술을 적용한 스포츠카이자, 고성능 N 모델의 모태가 되는 실험적인 자동차다. 프로젝트 RM을 통해 검증하고 내재화한 선행 기술들은 이후 고성능 N 모델에 우선 적용되고, 이후에 N 라인과 일반 양산차까지 반영되어 현대차 전체 라인업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고성능·친환경 레이스 PURE ETCR에 새롭게 도전하는 현대차


전기 모터로만 달리는 PURE ETCR은 고성능·친환경 레이스로 자리매김 할 전망이다


모터스포츠에서의 우승과 기술 내재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현대차는 이제 또 다른 도전을 준비 중이다. 바로 올해 6월 18일 이탈리아 발레룽가 서킷에서 시작될 예정인 순수 전기 투어링카 챔피언십 PURE ETCR이다. PURE ETCR은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를 맞이해 전기차 레이스를 위한 기준을 세우고, 배기가스 없는 이동 수단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런 배경을 가진 레이스에 참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현대차의 친환경 모빌리티 기술에 대한 남다른 의지와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의 PURE ETCR 도전은 2019년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전기 경주차 벨로스터 N ETCR의 제작부터 시작됐다. 독일 알체나우의 현대모터스포츠법인에서 개발한 벨로스터 N ETCR은 i20 쿠페 WRC 랠리카, i30 N TCR 등과 마찬가지로 양산차인 벨로스터 N을 기반으로 한다. 물론 기존 투어링카와는 달리 WAE(Williams Advanced Engineering)에서 공급하는 배터리와 전기 모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PURE ETCR은 규정 상, 모든 참가 팀이 WAE에서 공급하는 배터리와 전기 모터를 사용해야만 한다). 그 결과, 벨로스터 N ETCR은 고성능 경주차임에도 불구하고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친환경적인 성향을 자랑한다.



현대차의 차세대 전기 경주차 벨로스터 N ETCR은 최고출력 680마력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벨로스터 N ETCR은 차체 바닥에 놓인 65kW(800V) 배터리 팩과 차체 중앙에 놓여 뒷바퀴를 굴리는 전기 모터를 통해 300kW(402마력)의 평균 출력과 500kW(680마력)에 달하는 순간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벨로스터 N ETCR의 강력한 성능은 현대차가 지난해 PURE ETCR 참가 팀 최초로 진행한 공식 서킷 테스트와 이벤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PURE ETCR의 2021 시즌 시작을 알리는 스페인 아라곤 서킷 이벤트에서 벨로스터 N ETCR의 압도적인 성능이 잘 드러났다. 벨로스터 N ETCR은 여러 TCR 챔피언십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i30 N TCR을 출발 직후 초반 가속에서 여유롭게 따돌리며 전기 경주차의 친환경적이면서도 강력한 성능을 보여줬다.




현대차가 PURE ETCR에 제시한 미래의 친환경 모터스포츠 청사진


PURE ETCR에 참가하는 현대차는 수소 발전기를 사용해 전기차 생태계 전체에서 완벽한 배출가스 제로를 달성하고자 한다


전기차 모터스포츠 참가를 통해 친환경적인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현대차의 노력은 배출가스가 없는 경주차의 개발로 끝나지 않는다. 현대차는 경주차의 전동화 전략과 함께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해 전기 경주차의 배터리를 친환경적으로 충전할 수 있는 수소 발전기를 완성했다.


현대차의 이 같은 노력이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기존 전기 경주차의 충전 시스템이 갖고 있는 맹점 때문이다. 기존 전기 경주차를 포함해 전력원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전기차 충전기의 경우, 경유 등의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기로 생산한 전력을 활용한다. 때문에 경주차에서 배출가스를 발생시키지 않으려는 노력이 배출가스를 만들어내는 발전기로 인해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반면, 현대차가 개발한 친환경 수소 발전기는 수소를 원료로 전력을 생산하기 때문에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배출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 즉, 현대차가 제시하는 방법을 활용하면 전력 생산부터 배터리 충전, 전력 사용 등 전기차 생태계 전체에서 완벽한 배출가스 제로를 달성할 수 있다. 현대차의 이와 같은 접근 방식은 모터스포츠를 넘어 자동차 업계 전체가 풀어야 하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현대차가 개발한 수소 발전기는 기존의 전기차 충전용 발전기보다 여러 면에서 이점이 많다


친환경적인 충전을 제안하는 현대차의 수소 발전기는 넥쏘에 탑재된 수소연료전지 스택 2개를 결합해 완성됐다. 이 발전기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 반응을 통해 최대 160kW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 정도 전력은 용량이 65kW인 벨로스터 N ETCR의 배터리를 충분히 충전할 수 있는 수준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배출가스는 전혀 발생하지 않고 깨끗한 물만 배출된다. 현대차의 수소 발전기는 친환경적인 모습 외에도 여러 장점을 갖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이동이 쉽다는 점이다. 때문에 한 시즌 내내 전 세계 여러 서킷을 돌며 레이스를 치러야 하는 PURE ETCR의 특성에 부합한다. 뿐만 아니라 발전기의 전력 생산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2대의 전기 경주차를 동시에 충전할 수도 있다. 고속 충전을 지원하면서도 기존 경유 발전기와 비교해 소음이 확연히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대차는 이처럼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현 상태에서 안주하지 않고 PURE ETCR이라는 친환경 전기 모터스포츠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축적할 여러 기술들은 앞서 내연기관 모터스포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친환경 고성능 모델 및 일반 친환경 모델로까지 내재화 될 것이다.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자 하는 현대차의 노력은 지금 당장 PURE ETCR 같은 모터스포츠 무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현대차는 모터스포츠 활동을 통해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고 지속 가능한 이동 수단을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그 모습을 WRC나 TCR 같은 내연기관 모터스포츠에서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PURE ETCR 같은 전기차 레이스를 통해 볼 수 있을 것이다. PURE ETCR는 미래지향적인 고성능 기술과 지속 가능성이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현대차가 내연기관 모터스포츠에서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PURE ETCR 같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보다 깨끗한 세상을 만들고,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이동 수단을 만들고자 하는 현대차의 노력은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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