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복합 문화 공간인 'EV6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성수'를 오픈했다.
대표적인 공장 지대로 꼽히던 성수동이 최근 몇 년 사이 서울에서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힙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베이커리, 카페 등 먹거리부터 소품, 패션까지 다양한 분야의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존 건물의 외관은 유지한 채 내부만 목적에 맞게 트렌디하게 리모델링한 곳들이 많아 한국의 브룩클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런 성수동에 기아가 브랜드 복합 문화 공간인 ‘EV6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성수(이하 언플러그드 그라운드)’를 마련했다. 기아는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인 ‘더 기아 EV6(이하 EV6)’를 어떤 메시지와 함께 소개하려 했을까? 서울의 여러 핫플레이스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성수동에 마련된 기아의 브랜드 복합 문화 공간을 소개한다.
언플러그드 그라운드는 EV6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지어진 지 무려 60년이 넘은 방직공장에 꾸려졌다. 성수동의 특색에도 불구하고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의 외관은 행인의 시선을 잡아 끈다. 긴 세월 풍파를 견딘 매력적인 붉은 벽돌의 외벽과 기아 로고가 새겨진 매끈한 하얀 외벽의 이질적인 조합이 색다른 느낌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기아는 한때 방직공장으로 쓰였던 옛 공간에 새로운 의미와 함께 생명력을 불어넣음으로써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의지를 담았다.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프로젝트 담당 PM인 이슬기 책임매니저는 공간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방직공장은 과거의 흔적을 그대로 가지고 있지만, 기아와 만나 미래 혁신 기술을 새롭게 품었습니다. 이를 통해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차가 주는 가치인 지속 가능성에 대한 기아의 비전도 제시했죠. 과거(방직공장 건물)와 현재(기아)가 만나 미래 비전과 전동화 기술의 혁신적인 결과물인 EV6를 함께 보여주는 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방직공장 건물과 성수동, 그리고 EV6의 조화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을 꾸렸고, 이를 통해 전동화 브랜드로 거듭나려 하는 기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이야기다.
앞서 기아는 사명과 로고, 그리고 슬로건을 새롭게 바꾸며 완성차 제조업체에서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알린 바 있다. 기아가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의 장소로 성수동을 선택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한 곳보다 과거의 정취를 간직한 채로 바뀌어 가는 공간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리사이클링(재활용)과 지속 가능성, 미래 모빌리티, 전기차 등 새로운 삶에 대한 기아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간이 목적이었기 때문이죠. 옛 건물들의 거친 느낌이 남아있는 장소에서 전기차 기술을 통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선보이는 것이 역설적이지만 전달력이 한층 뛰어나고, EV6의 특색도 더 잘 살릴 수 있을 거라고 봤습니다.” 이슬기 책임 매니저의 설명이다.
방직공장의 붉은 벽돌을 지나면 새하얀 데크와 푸르른 수목이 조화를 이루는 EV6 가든이 방문객을 반긴다. 공장과 빌딩 건물들 사이에 펼쳐지는 목가적인 분위기가 발걸음을 잡는다. 이곳은 언플러그드 그라운드를 찾는 모두가 도심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충전 공간의 역할을 수행한다. 건물 내외관의 타공 패널을 비롯해 메인 컬러를 흰색으로 채택해 밝고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와 함께 곳곳에 심은 다년생 식물과 꽃, 알록달록한 얼룩이 특징인 테라조 바닥재는 전체적으로 화사하고, 자연 친화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본격적인 체험에 앞서 기분을 환기해주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싱그러운 느낌의 EV6 가든을 지나 건물로 들어서면 바깥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높은 천장과 어두운 공간은 순식간에 방문객을 다른 세계로 초대한다. 밝았던 외부와 달리 내부는 전시 콘텐츠와 EV6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 간결한 구성과 조명 연출이 특징이다. 특히 EV6 뒤부터 천장을 지나 왼쪽 벽 전체로 이어지는 섬유 원사가 눈에 띈다. 이는 실제 EV6 생산에 사용된 폐플라스틱 섬유 원사 475다발로 제작한 미디어 아트 전시물로, 기아의 미래상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약속을 표현한 작품이다. 해당 작품은 친환경에 대한 기아의 목표와 실천 의지를 보다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고안됐다. 이슬기 책임 매니저는 작품의 제작 배경을 이렇게 설명한다. “EV6에 사용된 친환경 소재를 고객들이 직접 만지고 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실제로 차량 제작에 사용한 폐플라스틱 섬유를 활용한 대형 아트 전시물을 기획하게 됐어요. 이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찾던 중 옛 방직공장을 리모델링한 공간이 있다는 걸 알았고요. 아이디어 회의를 일부러 공장 곳곳에서 진행한 덕분인지, 완성도 높은 기획이 나오게 됐습니다.”
475다발이 연결된 실타래 안에서 여러 색으로 빛나는 LED 조명 또한 EV6에 적용된 소재로 제작했다. 섬유 원사와 마찬가지로 전기차에 쓰인 소재를 활용해 기아가 지향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냈다.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미디어월을 통해 송출되는 영상과 조명의 색상을 맞췄다. 각기 다른 매체를 사용하지만 하나의 전시로 제작한 것이다. 대형 미디어월에서는 전기차 시대에 맞춰 변화한 기아의 방향성과 디자인 철학이 영상으로 흘러나온다. “기아의 브랜드 메시지는 Movement that inspires(영감을 주는 움직임)입니다. 이에 기반해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이자 디자이너들의 영감의 근원을 Opposite United(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로 정의했고, 이를 표현하는 다섯 가지 요소를 영상으로 표현했습니다. 이 중 EV6 성수 공간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475개의 약속 전시, 조화로운 메시지를 표현한 Bold for Nature(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 Tension for Serenity(평온속의 긴장감)를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EV6 라이프 존은 EV6의 상품성을 보다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EV6를 통해 변화되는 일상의 편리함과 풍요로움을 느껴볼 수 있는, 사실상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의 핵심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헬로 EV6 존 보다 낮은 천장과 일정하게 설치된 조명 덕분에 몰입감도 높다. 이곳에선 실제 충전 장치(플러그)를 끼우고 빼는 것을 시작으로, V2L(Vehicle to Load), 주행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직간접적 체험이 가능하다. 가령 드립 커피를 내리는 5분 동안 800V 초급속 충전으로 100km 주행이 가능한 점, 단 한 번의 충전으로 475km 주행을 지원해 전국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점, 스탠드 에어컨 2대 또는 55인치 TV 70대 동시 작동 등 자유롭게 배터리 전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인터랙티브월을 통해 전달한다.
참고로 언플러그드 그라운드라는 명칭도 EV6의 이러한 성능에서 비롯됐다. EV6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제작돼 더 빨리 충전하고, 더 멀리 갈 수 있으며, 더 쉽게 전력을 전환해 쓸 수 있다. 이는 그만큼 충전이라는 행위로부터 자유롭다는 의미다. 이에 착안해 충전구 연결에서 해방됐다는 뜻을 담아 ‘언플러그드(Unplugged)’를 선택했고, 여기에 충전이라는 압박과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일상을 만들어주는 ‘공간(Ground)’을 더해 ‘언플러그드 그라운드’라는 이름이 태어났다.
EV6 라이프 존에선 일상의 변화와 더불어 전기차의 폭발적인 성능도 느껴볼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3.5초(GT 모델 기준)밖에 걸리지 않는 주행 성능을 EV6 안에서 변속 다이얼을 돌리고, 페달을 밟으며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기아는 차별화된 경험과 EV6의 역동성을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운전석에 앉았을 때 보이는 정면 화면의 영상을 게임 화면처럼 시공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으로 연출했다. 순식간에 3.5초가 화면 정가운데 표시되며, 여기서 페달을 한 번 더 밟으면 최고 속도까지 도달한다. 기아는 이 모든 체험이 충전, 방전, 활용성과 성능 등 전기차에 대한 방문객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EV6 인사이드 존은 EV6 기술력의 근간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활용한 전시물로 채웠다. 4개의 바퀴와 E-GMP 플랫폼, 그리고 천장에 연결한 수백 개의 원형 장식품이 EV6 형상을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원형 장식품은 EV6 생산 후 남은 부품과 부자재로 제작됐다. 즉 전기차의 성능, 안전성, 공간성을 지원하는 E-GMP는 기아의 전동화 기술력을 나타내며, 수백 개의 장식품은 친환경 소재 적용 및 자원 활용 등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력을 의미한다. 이는 지역 사회는 물론 자연과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혁신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전시물이다.
EV6 인사이드 존에선 대형 3D 컨피규레이터를 통해 원하는 사양의 EV6를 직접 조합해 1:1 크기로 확인하고, 가상 주행까지 체험할 수 있다. 트림, 외장 색상, 상세 사양과 옵션 등 고객이 원하는 조합을 선택해 EV6의 내외관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으며, 그 자리에서 바로 실제 시승 및 구매 상담도 가능하다. 더불어 관리 방법, 대리 충전 서비스, 전력 활용, 안전성 등 전기차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해소해 줄 A to Z 스마트테이블 등이 비치돼 있다. 아울러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의 각 공간에는 EV6 특화 전문 도슨트가 배치돼 전시물 설명부터 시승까지 EV6와 관련된 모든 경험을 지원한다. 물론 전시 및 시승 프로그램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예약제(http://ev6unpluggedground.kia.com/ko/main) 로 운영된다. 참고로 기아는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 의왕에도 복합 문화 공간을 열었으며, 이곳은 지역 특성상 가족 단위의 방문객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로 채워져 있다(경기 의왕시 학의동 1039).
언플러그드 그라운드는 단순히 신차를 구경하는 곳이 아닌, 전기차를 통해 기아의 전동화 계획과 미래 방향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자리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EV6가 있다. 이슬기 책임 매니저는 “기후 변화에서 시작해 코로나19 팬데믹이 앞당긴 ‘뉴노멀의 시대’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일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라며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남겼다. “방문객 중에 한 분이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 와서 보니 ‘지금 타고 있는 차가 나의 마지막 내연 기관차가 될 것 같다’라는 말씀을 했다. 전기차에 대해 궁금한 분들, 막연하게 아직은 탈 차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 와서 직접 경험해보길 바란다.” EV6를 통해 내비친 기아의 비전이 확장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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