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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Sep 30. 2021

랠리카, 자동차의 한계에 도전하다

랠리카가 점프를 하고, 자갈길도 거침없이 달릴 수 있는 비결을 소개한다.


귀엽게 생긴 실용적인 소형차가 농구장 3개 길이를 점프한다? 월드랠리챔피언십(World Rally Championship, 이하 WRC)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WRC는 유럽에서 가장 흔한 소형차를 개조해 전 세계 도로에서 스피드와 내구성을 다투는 자동차 경주 시리즈다. ‘사회 초년생에게 추천하는 차’와 같은 타이틀에 딱 어울릴만한 소형차들이 박진감 넘치는 질주를 보여준다는 점이 바로 WRC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현대자동차는 소형 해치백 i20로 이 치열한 전장에 참가해 벌써 두 번이나 제조사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i20는 클릭 후속으로 등장한 현대차의 유럽 시장 공략 모델로 폭스바겐 폴로, 르노 클리오, 스코다 파비아 등의 ‘B-세그먼트’ 모델과 경쟁한다. 유럽에는 4m 남짓한 길이에 뛰어난 실용성을 자랑하는 B-세그먼트 소형차들이 잔뜩 포진해 있다. 이들은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 경쟁을 펼치는 동시에 WRC에서는 달리기 실력으로 순위를 가른다. 현대차 i20, 토요타 야리스, 포드 피에스타, 시트로엥 C3, 스코다 파비아 등이 바로 여기에 해당되는 차들이다.




랠리카로 멀리뛰기 85m를 달성하는 비결



이처럼 WRC는 베스트셀러 소형차를 랠리카로 사용한다. 그런데 중계를 보고 흥분한 나머지 자기 차를 몰고 비포장도로를 함부로 내달리면 안 된다. 일단 드라이버 운전 기술이 여러분과는 수준이 다르다. 또한 랠리카와 양산차는 뿌리는 같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일단 랠리카인 i20 WRC는 양산형 i20에는 존재하지 않는 네 바퀴 굴림 방식이며, 앞뒤 차축에는 기계식 디퍼렌셜을, 중앙에는 전자식 디퍼렌셜을 갖추어 토크를 앞뒤 좌우 바퀴에 정교하게 배분한다. 섀시 역시 양산차를 기본으로 철저히 보강해 과격한 주행은 물론 아찔한 사고마저 거뜬히 견뎌낸다. 가령 현대 월드랠리팀의 i20 WRC는 2014년 독일 랠리 테스트 주행에서 경사지를 굴러떨어지는 큰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하룻밤 새 수리만으로 현대팀에게 첫 우승컵을 안겼다. 튼튼한 섀시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드라마였다.




WRC의 1.6L 터보 엔진은 현재 380마력의 출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거대한 윙과 튼튼한 댐퍼를 갖추면 농구장 3개만큼의 길이를 뛰어넘을 수 있다. 2010년 당시 WRC 챔피언이었던 세바스티앙 로브는 터키 랠리 SS20 발리카에서 무려 85m에 이르는 엄청난 점프를 선보였다. 비록 비공인이지만 WRC 역사상 최장거리 점프로 기억된다. 스노 랠리인 스웨덴의 콜린 크레스트와 이탈리아 사르데냐의 미키스 점프 등 랠리카의 빅 점프는 많은 관중을 불러 모으는 관전 포인트다.




사실 자동차가 공중에 떠 있는 순간에는 가속이 이어지지 못하며, 긴 점프가 반드시 좋은 기록으로 연결된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보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핀란드나 에스토니아처럼 점프가 계속되는 굴곡진 스테이지도 있기 때문에 WRC 랠리카에게 점프는 반드시 정복해야 할 대상이다. 서킷에서의 점프는 파손이나 사고를 의미하지만, 랠리에선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랠리카는 공중에서의 높은 안정성과 탁월한 착지 능력이 요구된다.




물론 1.2톤에 달하는 강철 덩어리를 공중에 날렸다가 안전하게 착지시키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우선 공력 밸런스가 틀어진 경주차라면 점프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착지 시의 엄청난 충격 흡수를 위해 댐퍼 역시 양산차에 비해 훨씬 굵고 튼튼하게 만들어진다. 아울러 다양한 컨디션에 대응하기 위해 압축과 리바운드 속도 등 여러 부분을 세밀하게 조정한다. 120℃까지 치솟는 댐퍼 오일을 식히기 위해 랠리카의 댐퍼에는 추가적인 오일 저장 공간과 냉각 기술이 적용된다.




그래블 vs 타막



랠리가 벌어지는 전장은 매우 다채롭다. 평평한 포장도로를 달리는 타막 랠리는 서킷 경주차처럼 최저 지상고를 낮추어 무게중심을 끌어내리고, 댐퍼를 단단하게 세팅해 코너링 속도를 높인다. 반면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그래블 랠리에서는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동시에 차체 하부를 보호하기 위해 최저 지상고를 높이고 댐퍼를 부드럽게 세팅한다. 같은 그래블이라도 핀란드에 비해 이탈리아나 그리스처럼 거친 노면은 랠리카 하체에 치명적이다. 따라서 오일팬과 기어박스, 연료탱크 등을 보호하기 위해 튼튼한 강철판과 카본 패널 등이 사용된다. 댐퍼는 타막에 비해 그래블 쪽이 당연히 길다. 브레이크 세팅 역시 주행 컨디션에 따라 다르다. 속도가 빠르고 타이어 그립이 높은 타막 랠리 쪽이 더 큰 브레이크 디스크가 필요하다.




이처럼 타막이나 그래블 랠리는 각기 전용 서스펜션 세팅을 사용한다. 그런데 한 경기에 두 가지 세팅을 전부 사용하는 랠리도 있다. 예컨대, 스페인 랠리는 요일에 따라 주행 컨디션이 바뀐다. 금요일 비포장길을 달린 직후 세팅을 바꾸어 토요일과 일요일에 포장도로를 달리는 식이다. 섀시와 엔진, 변속기를 제외한 나머지, 그러니까 앞뒤 서스펜션, 서브 프레임, 디퍼렌셜, 드라이브 샤프트, 브레이크 등을 전부 바꾸어야 한다. 그것도 단 75분 만에 말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난해 취소되었던 스페인 랠리는 올해 제11전으로 돌아온다. 다만 그래블 스테이지가 빠져 아쉽게도 이와 같은 미케닉들의 ‘부품 교체 쇼’는 볼 수 없다.




타이어, 양산차는 물론 랠리카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



랠리카에서 서스펜션 세팅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타이어다. 타이어가 터지면 경기 결과에 엄청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드라이버와 코드라이버는 평소에도 타이어 교체 훈련을 거듭한다. 빠르면 1분 정도에 교체가 가능하지만 골인 지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그냥 터진 타이어를 끌고 달리기도 한다.

랠리용 타이어는 그립이 높은 컴파운드로 흙바닥이나 자갈길에서도 높은 접지력을 제공하며 과격한 주행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물론 일반 타이어에 비해 수명은 짧다. 하지만 고속 코너링과 착지 충격, 그리고 날카로운 장애물로부터 타이어를 보호하기 위해 사이드월은 양산차의 타이어보다 훨씬 단단하다. 참고로 스노 랠리인 스웨덴에서는 별도의 타이어가 쓰인다. 타이어 둘레에 스파이크를 두른 스터드 타이어 덕분에 눈과 얼음 위를 질주할 수 있다.




현재 WRC에는 피렐리가 타이어를 독점 공급한다. 해당 랠리의 특성에 따라 몇 가지 제품이 제공되며, 랠리마다 쓸 수 있는 최대 타이어 개수가 정해져 있다. 올해의 경우 에스토니아는 24개, 노면이 거친 그리스는 32개까지 허용됐다. 그중에 소프트와 하드 비중을 얼마로 할지, 스페어 타이어를 몇 개 싣고 달릴지 등등 전략은 팀마다 제각각이다. 올해 에스토니아 랠리에서 타낙은 금요일에 연속으로 타이어가 펑크 나는 바람에 더 이상 교체할 타이어가 없어 리타이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스페어를 무조건 2개씩 싣고 달리면 랠리카가 무거워져 기록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타이어는 네 바퀴 전부를 같은 특성으로 세팅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흔치 않게 비대칭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하드 타이어 세팅에 스페어 타이어를 소프트로 준비하는 것처럼 말이다. 경기 도중에 노면 컨디션이 바뀌거나 조금이라도 기록을 당겨야 하는 상황이 발행한다면 소프트 하나를 끼워 한쪽 방향이나마 코너링 스피드를 높일 수 있다. 드라이버에 따라서는 타막 랠리에서 앞뒤에 다른 특성의 타이어를 끼워 인위적으로 언더나 오버 스티어를 유도하기도 한다.




월드랠리카의 탄생과 진화



양산차를 개조해 만드는 랠리카는 시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어 왔다. 역사적으로는 1980년대가 가장 드라마틱했다. 1982년에 WRC를 주관하는 FIA(Federation Internationale de l'Automobile, 국제자동차연맹)는 200대만 팔면 인증(호몰로게이션)이 가능한 그룹B 규정을 도입했다. 판매에 대한 부담이 적은만큼 여러 메이커들이 엄청난 성능의 차들을 쏟아냈다. 예를 들어 포드는 F1 디자이너를 동원해 RS200이라는 미드십 4WD 슈퍼카를 만들었다. RS200의 에볼루션 버전은 WRC 세팅에서 580마력을 냈다.

그런데 이런 고출력 경쟁은 위험을 가중시켰고, 대형 사고가 잇따르자 결국 86년을 마지막으로 그룹B는 폐지됐다. 이어서 등장한 그룹A는 인증 조건이 한층 까다로워졌다. 연간 2만 5,000대 이상 판매된 양산차를 바탕으로 특별 버전 2,500대를 만들어 팔아야만 비로소 랠리카로 만들 수 있었다. 랠리에 적합한 차는 고성능 엔진을 얹은 네 바퀴 굴림 소형차다. 그런데 가격이 비싼 소형 고성능차는 시장이 한정되어 있었다.

참가 메이커 감소를 우려한 FIA는 1997년에 월드랠리카 규정(RC1)을 도입했다. 연간 2,500대 이상 판매된 차라면 네 바퀴 굴림과 고성능 엔진을 얹고 서스펜션 레이아웃을 바꾸어 랠리카로 개조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현대차가 앞바퀴 굴림 엑센트(베르나)로 WRC에 출전(2000~2003년)하기 시작한 것도 이 규정 덕분이었다.




이후 월드랠리카는 여러 번의 변화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2017년은 보다 역동적인 경기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규정이 도입됐다. 흡기 제한을 풀어 1.6L 터보 엔진의 출력을 310마력에서 380마력으로 높이고, 차폭을 1,875mm로 넓히면서 공력 디자인의 자유도를 높인 것이다. 이전 시즌과 비교하면 좌우로 툭 튀어나온 오버펜더를 시작으로 범퍼 양쪽의 에어 스플리터와 대형화된 리어윙 등 겉모습이 확연히 달라졌다. 지금의 랠리카 형태가 바로 2017년에 완성된 것이다.




자동차에 날개를 달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우리 주변은 공기로 가득 차 있다. 천천히 움직일 때는 거의 느낄 수 없는 공기가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에는 엄청난 장벽이 된다. 자동차가 잘 달리기 위해서는 공기의 저항은 줄이고 바람의 흐름을 효율적으로 이용해 다운포스를 만들어 내야 한다. 다운포스는 차를 바닥으로 눌러주는 힘이다.

거대한 윙을 갖춘 F1 경주차만큼이나 랠리카 역시 공력 설계가 중요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차를 노면에 착 달라붙게 만들어야 타이어 그립을 살려 빠르게 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점프나 드리프트 시에도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다.




자동차가 빠르게 달릴 때는 차체를 떠오르게 만드는 리프트가 작용한다. 차체 아래로 흐르는 공기에 비해 지붕을 타고 넘는 공기는 더 먼 거리를 움직이느라 속도가 빨라지고, 이로 인해 생기는 현상이 바로 리프트다. 비행기 날개가 양력을 발생시키는 원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다만 자동차는 필요한 효과가 위아래 반대라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다양한 공력 부품으로 다운포스를 만들어 리프트를 상쇄시켜야 한다. 만약 다운포스가 없다면 랠리카는 금세 코스를 벗어나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지고 말 것이다.




i20 WRC에도 수많은 공력 부품이 적용돼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거대한 카본 리어윙이다. 지붕을 타고 넘은 공기를 위로 밀어 올리는 역할이다. 앞 범퍼 양쪽과 오버 펜더 뒤에도 작은 윙이 있다. 차체 앞부분을 눌러주는 용도다. 뒤 범퍼 아래에 달린 디퓨저는 차체 아래에서 빠져나오는 공기를 넓은 면적으로 확산 시켜 차체와 노면 사이의 공기 흐름을 빠르게 유도한다. 물리 시간에 배웠던 베르누이 방정식에 따르면 유체의 속도가 빨라지면 압력은 낮아진다. 차체 아래 유속이 빨라지면 기압이 낮아지고, 차체 윗부분 대기압과의 압력 차이에 의해 자연스럽게 다운포스가 생성되는 원리다.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의 흐름을 잘 이용해야만 안정적이고 빠르게 달릴 수 있다.




시즌을 앞두고 신형 랠리카들은 극도의 보안 속에 테스트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CFD) 상에서 개발된 윙은 직접 코스를 달리며 성능과 주행감, 안정성 등을 검증한다. 이럴 때는 이동용 트럭에 아무런 표식을 하지 않고 때때로 가짜 테스트카를 투입해 혼란을 주기도 한다. 물론 시즌 도중에도 업데이트는 계속된다. 지난해 현대팀은 개막전 몬테카를로에서 새로운 공력 디자인을 선보인 후, 불과 2달 뒤 멕시코에서 리어윙을 바꾸었다. 치열한 싸움은 스테이지 안과 밖을 가리지 않는다.




양산차와 랠리카, 가깝고도 먼 사이



랠리카는 기본적으로 양산차를 바탕으로 하지만 알고보면 실은 완전히 다른 존재다. 월드랠리카의 경우 양산차에서 그대로 가져오는 부품은 모노코크 섀시와 램프 정도뿐이다. 섀시도 실제로는 강판과 롤케이지를 추가하고, 용접 포인트를 늘리는 등 많은 개조를 거친다. i20 WRC의 엔진은 세타 엔진 설계도를 기반으로 엔진 블록까지 새로 깎아 만든 물건이다. 거의 새 엔진이라고 봐도 무방할 수준이다.




여기에 비하면 실제 양산 엔진을 개조해 쓰는 i20 R5는 조금이나마 양산형 i20에 가까워 보인다. 월드랠리카의 하위 클래스인 WRC2, WRC3에 사용되는 i20 R5는 현대 모터스포츠에서 개발, 생산되어 전 세계 많은 랠리팀에 공급되고 있는 ‘판매용 랠리카’다. 하지만 i20 R5마저도 섀시와 엔진, 램프 정도를 제외하면 양산차 부품을 거의 활용하지 않는다.

참고로 R5 규정은 내년부터 랠리2로 개정될 예정이다. 따라서 현대팀은 벨기에 랠리에서부터 신형 i20 N 랠리2를 투입하기 시작했다. 실전 테스트에서 찾아낸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개선해 내년 시작될 랠리2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함이다.




친환경 랠리카? 2022 랠리1



내년부터 WRC는 다시금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월드랠리카를 대체하는 랠리1 규정을 통해 WRC 최초로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도입한다. 기존 엔진은 계속 사용하면서 모터와 배터리, 컨트롤러 등이 통합된 e-모터 패키지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100kW(131마력)의 e-모터는 경기 도중 추가적인 동력을 공급할 뿐 아니라 일반 도로에서 다른 승용차들과 함께 움직여야 하는 이동구간에서는 배출가스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표준화된 e-모터 패키지는 독일 콤팩트다이나믹스사에서 공급한다.

이와 같은 WRC의 친환경 기술 도입은 참가 메이커들에게도 환영할만한 일이다. 다만 하이브리드 경주차는 F1이나 르망이 그러했듯 개발비가 폭등할 위험이 크다. 그래서 모든 참가팀이 동일한 e-모터 시스템과 제어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여기에 호응해 현재 월드랠리카로 참가 중인 현대팀과 토요타, M-스포트 포드 등은 향후 3년간 랠리1의 참여를 약속했다. 현대팀은 현재 새로운 얼굴의 i20 N을 기반으로 랠리1 신차를 개발하고 있다. 토요타는 GR 야리스를 투입하며, M-스포트 포드는 기존 피에스타 대신 푸마를 사용할 예정이다.

랠리1은 강관 파이프 프레임에 복합소재 보디를 덮어 제작된다. 양산차 섀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므로 자유롭게 외관을 꾸밀 수 있다. 차체 크기 때문에 투입이 불가능했던 모델도 랠리카로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마케팅 측면에서 환영할 만한 조치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프로펠러 샤프트에 센터 디퍼렌셜 대신 직결되며, F1처럼 버튼을 눌러 힘을 보태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스티어링 휠 조작이 바쁜 랠리에서는 사용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버튼을 누를만한 긴 직선로 역시 흔하지 않음으로 잠깐잠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일반 도로에서의 이동과 서비스 파크 인근에서의 이동 때는 전기만으로 움직여야 한다. 스테이지 도중에 배터리를 완전히 다 써버렸다가는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이 불가능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이런 세세한 운영 규정은 아직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아직 불투명한 것이 많은 2022 시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사실은 환영받을 일이다. 랠리1 시대의 WRC는 이전보다 조용하고 깨끗하면서도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이다. 꾸준한 도전을 통해 WRC에 큰 발자취를 남겨 온 현대 월드랠리팀이 랠리1 시대에는 어떤 결과를 일구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글. 이수진 (자동차 평론가)
1991년 마니아를 위한 국산 자동차 잡지 <카비전> 탄생에 잔뜩 달아올라 열심히 편지를 보냈다가 덜컥 인연이 닿아 자동차 기자를 시작했다. 글 솜씨 없음을 한탄하면서도 미련을 놓지 못한 것이 벌써 27년이다. <카비전> 편집장을 거쳐 현재는 <자동차생활> 편집장으로 재직 중이다. 전기차와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기술 같은 최신 트렌드를 열심히 소개하면서도 속으로는 기름 냄새 풍기는 내연기관 엔진이 사라지지 않기를 기원하는 ‘자동차 덕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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