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5, 자동차 디자인 리더들이 선정하는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차지
현대자동차의 첫 번째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가 전 세계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뽑은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을 수상했다. 글로벌 자동차 디자이너 네트워킹 사이트인 <카 디자인 뉴스(Car Design News, 이하 CDN)>가 실시한 올해의 콘셉트카 및 자동차(양산차) 디자인 어워드(Concept and Production Cars Design of the Year)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누르고 1위에 오른 것이다.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현직 디자이너들이 수여했다는 데서 아이오닉 5의 뛰어난 디자인 경쟁력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수상 결과는 올해가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약동하고 있는 원년이라는 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CDN는 전 세계 자동차 디자이너들을 위한 네트워킹 사이트로, 이동수단 디자인과 관련된 최신 뉴스부터 디자인 분석, 디자이너 인터뷰, 각종 대회 및 공모전 소식 등을 전한다. 때문에 현직 디자이너는 물론, 모빌리티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CDN는 지난 2013년부터 <카 디자인 리뷰(Car Design Review)>라는 연간지를 통해 그 해 최고의 콘셉트카와 양산차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일정 기간 내에 공개된 콘셉트카와 신차를 대상으로 까다로운 심사 및 투표를 통해 각 부문에서 최고의 디자인을 뽑는다.
아이오닉 5는 올해로 8회차를 맞은 ‘카 디자인 리뷰 8’을 통해 ‘2021 최고의 양산차’에 올랐으며, 이번 어워드는 2020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출시된 신차와 공개된 콘셉트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심사위원으로는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볼보, 폭스바겐의 디자인 총괄 책임자 등이 참여했다. 그렇다면 아이오닉 5의 어떤 점이 까다로운 안목의 자동차 디자이너들을 만족시킨 것일까? 카 디자인 리뷰에 실린 CDN 심사위원의 심사평을 통해 수상 배경과 의미를 알아봤다.
아이오닉 5를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으로 선정한 것에 대해 마세라티 디자인 총괄인 클라우스 부세(Klaus Busse)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밝혔다. “가끔 디자인 커뮤니티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신차가 있는데, 아이오닉 5가 바로 그런 자동차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많은 학생들의 스케치를 보면 아이오닉 5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그의 평가처럼 아이오닉 5는 완성차 산업이 급격하게 미래 모빌리티로 바뀌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 전기차에 대한 현대차의 혁신성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디자인은 단순히 대상을 보기 좋게 만드는 작업이 아니다. 실체의 장점과 능력을 모두 이끌어내는 고민의 산물로, 심미성은 물론 기능성도 갖춰야 한다. 즉, 디자인이 제품의 전체적인 상품성을 대표한다는 뜻이다.
다른 심사위원은 아이오닉 5를 ‘게임 체인저’라고 표현하며 외관의 개성 강한 특징과 기하학적 패턴, 그리고 편안한 거실 스타일의 인테리어 등을 수상의 이유로 꼽았다. 또 다른 심사위원은 아이오닉 5의 자세와 비율을 높게 평가했으며, 어떤 이는 “매우 용감하고 표현력이 있다”는 말을 남겼다. CDN 심사위원단의 언급처럼 아이오닉 5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완성한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 그리고 날카로운 선이 특징이다. 여기에 헤드램프, 테일램프, 휠 등 여러 주요 구성 요소에 파라메트릭 픽셀을 적용해 고유의 디자인 정체성을 완성했다. 파라메트릭 픽셀은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픽셀을 형상화한 현대자동차 전기차 만의 디자인 요소다.
CDN의 심사평에는 현대차의 첫 양산차인 포니(Pony)와 연관 지은, 디자인의 순결성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아이오닉 5는 미래 전기차에 관한 현대차의 디자인 및 기술 방향성이 현실로 구현된 첫 번째 결과물로, 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EV 콘셉트 45’의 개념을 계승한다. EV 콘셉트 45는 1974년 선보인 포니 쿠페 콘셉트로부터 비롯된 현대차의 헤리티지와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비전이 담겨 있다. 즉, 브랜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아우르는 것이다.
이는 수상 이후 CDN에서 진행한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전기차는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기에 사실상 무(無)에서 시작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현대차의 시작을 되짚어보고, 그동안 발전을 거듭한 현대차 디자인 헤리티지에 초점을 맞췄다. 현대차는 다른 완성차 업체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젊은 브랜드다. 하지만 50년은 짧지 않은 역사다. 첫 번째 콘셉트카인 포니 쿠페 콘셉트와 EV 콘셉트 45, 그리고 아이오닉 5는 모두 과거를 존중함으로써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상엽 전무는 마지막으로 “현대차는 전기차로 미래에 도전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지 발견하고, 들려줘야 할 훌륭한 이야기들을 되살리고 있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실 아이오닉 5가 디자인 경쟁력을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이오닉 5는 지난 9월 미국에서 열린 IDEA 디자인 어워드(IDEA Design Award)에서도 자동차·운송(Automotive & Transportation) 부문에서 최고의 상인 금상(Gold)을 받은 바 있다. 1980년부터 열린 IDEA 디자인 어워드는 미국 산업디자인협회 (IDSA, Industrial Design Society of America)가 주관하며, 독일의 iF 디자인상, 레드 닷 디자인상과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힌다. 참고로 지난해에는 EV 콘셉트 45가 IDEA 디자인상에서 자동차·운송 부문 동상(Bronze)를 받으며 현대차의 디자인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아울러 영국 자동차 전문지인 오토 익스프레스(Auto Express)의 독자들로부터 최고의 디자인 트로피를 수여받기도 했다.
아이오닉 5의 디자인을 지휘한 이상엽 전무는 “아이오닉 5 디자인의 해외 호평은 꿈을 현실화하기 위한 디자이너와 엔지니어의 열정과 노력이 합해진 결과물”이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아이오닉 5의 형태는 1974년 포니 쿠페 콘셉트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파라메트릭 픽셀과 UX 시스템, 실내 공간성 등 안팎의 모든 디테일에는 현재와 미래가 담겨 있다. 이처럼 아이오닉 5는 전통에서 찾은 미래적인 디자인으로 전문가와 소비자들을 모두 사로잡았다. 하지만 현대차의 거침없는 행보는 멈추지 않는다. 현대차는 향후 전기 세단인 아이오닉 6와 전기 SUV인 아이오닉 7으로 미래 디자인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할 예정이다. 현대차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의 완성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현대자동차그룹 뉴스 미디어, HMG 저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