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행을 떠난다면 한 번쯤 가 볼만한 따뜻한 부산의 골목들
부산 여행을 가면 부산의 바다가 있고, 부산의 바다 곁에는 어김없이 골목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부산의 골목에서 볼 것이 바다뿐일까요? 여느 골목과는 조금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여기. 넉넉하고 따뜻한 부산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골목이 있습니다.
부산 여행에서 뜻밖의 선물을 만나는 곳, 골목
큰 해변과 고층 건물이 가득한 부산의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여전히 미역을 말리고 조업을 준비하는 어부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다의 옅은 움직임과 바람 소리까지도 들리는 조용한 마을. 그런 바닷마을의 미로 같은 골목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오래된 집들과 담장, 조업에 쓰인 낡은 그물과 밧줄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도심의 쇠창살 같은 집들과는 조금 다른 풍경입니다. 골목을 허물고 도로가 깔린 도시는 편리합니다. 다만 미소가 허물어진 누군가는 그 도로를 타고 더 빨리, 더 많은 일을 해야만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게 됩니다. 작은 바닷마을의 골목에는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풍족함이 흐릅니다. 하늘과 뭍에 맞닿은 채 한없이 일렁이는 곡선 위에 노을빛을 깔아놓으면 보물이 따로 없습니다. 바닷바람이 물고 온 큼큼한 소금 향을 따라 해변 골목 사이사이를 누비다 보면 그 선물을 오롯이 받습니다.
골목을 걸으면 머리보다도 감각이 더 또렷이 기록해둔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손만 스쳐도 행복했던 선명한 마음이, 이제는 복잡하게 얽힌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도전보다는 안정을 찾느라 애쓰고, 곧 죽어도 지키던 자존심은 희미해집니다. 해변의 골목은 과거와 미래, 그 경계에서 잃는 게 더 많은 현재에 잠시나마 오랜 기억을 선물합니다.
부산항을 곁에 둔 동구의 골목. 골목은 이렇게 문화의 보금자리가 되고 있습니다
부산 여행에서 마주하는 마음 따뜻한 골목
부산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영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차를 타고 오래 지나지 않아 다다르는 도시의 섬. 웅장하며 묵직한 배들이 켜켜이 쌓여 쉬는 장면을 보면 어딘가 마음이 편안해져서 각별한 마음을 붙이기에 좋은 섬이기도 합니다. 그곳엔 언제나 넉넉한 이들이 많습니다. 인심과 이야기 보따리 그리고 궁금함이 넉넉한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렇게 간사한 것인가 싶습니다. 애지중지하던 시간은 모두 잊고 어디 하나 시원찮아지면 너무도 쉽게 외면합니다. 나이를 먹고, 실패를 겪고, 상처나 좌절에 가로막히고, 이렇게 저렇게 고장이 납니다. 분명 여전히 소중한 것을 잘못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닐지, 부산의 마음 따뜻한 골목을 걸을 때면 늘 돌아봅니다.
글. 신창우(부산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편집장)
이미지.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신창우
현대자동차 사외보 <현대모터> 2017년 3, 4월호에서 원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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