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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May 04. 2022

자동차, 바람을 다스려 성능과 효율을 개선하다

자동차는 달리는 내내 공기라는 벽을 마주합니다.


움직이는 모든 물체는 공기의 저항을 받습니다. 자동차는 구동계의 힘으로 공기저항을 이겨내며 달리는 셈이죠. 하지만 힘만으론 한계가 있습니다. 공기 저항은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속도가 두 배 높아지면 공기 저항은 네 배로 늘어나는 것이죠. 하지만 공기 저항은 물체의 모양에 따라 달라집니다. 공기를 매끈하게 흘려보내면 저항을 덜 받으니 그만큼 힘을 들이지 않고 달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신 자동차들은 어떤 방법으로 공기를 이겨낼까요?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모델들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공기역학, 저항을 역으로 활용하다



최신 자동차는 공기 저항을 이겨내는 것은 물론, 공기 흐름을 조절해 원하는 성능을 끌어내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가령 제네시스 G80의 트렁크 리드는 위로 살짝 솟은 ‘킥업’ 스타일로, 리어 스포일러와 비슷한 역할을 맡아 공력 및 주행 안정성을 개선합니다. G80는 보이지 않는 부분에도 공기역학 개선을 위한 치밀한 노력을 담았습니다. 전면 범퍼 양쪽에 자리한 휠 에어커튼의 경우 휠 하우스에서 발생하는 와류를 최대한 줄여주죠. 자동차 공기저항의 25%가 휠 주변부에서 생기는 만큼, 주변의 공기 흐름을 정리해 공기 저항을 줄이고 주행 안정성을 높인 것입니다.




바람의 흐름을 원하는 대로 다루기 위해서는 차체 하부도 매끈하게 다듬어야 합니다. 바람이 부딪히는 곳이 없도록 해야 하죠. 그래서 G80의 하부에는 언더커버가 빈틈없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서스펜션 아래까지 언더커버를 달아 바람이 걸리지 않고 흐르도록 했죠. 공기가 차 바닥을 빠르게 빠져나오면 차체 뒤쪽의 공기 흐름이 정돈됩니다.




제네시스 G90에도 다양한 공기역학 디자인이 적용되었습니다.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된 다목적 휠 가드 베인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휠 가드 안에 바람이 빠져나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휠 주변의 공기 흐름을 정리하는 동시에 엔진과 브레이크를 빠르게 식힙니다. 사실 휠 아치는 자동차 공기역학에 있어 가장 까다로운 부분 중 하나입니다. 전면을 포함한 여러 곳에서 공기가 흘러들어오는 데다, 앞바퀴에서 생긴 거대한 난기류가 측면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죠.




트렁크 리드에 킥업 스타일을 더해 리어 스포일러와 같은 효과를 내는 공기역학 디자인은 기아 K8에도 적용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K8의 A필러에는 특별한 정성이 숨어있죠. 승객이 느끼는 풍절음 대부분은 A필러와 아웃사이드 미러에서 생깁니다. 그래서 K8은 A필러 윈드 사이드 몰딩을 평평하게 다듬어 공기가 더 매끈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와 같은 전기차에게 공기역학은 더욱 중요합니다. 전기차의 성능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인 1회 충전 주행 거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물론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배터리 용량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배터리를 키우면 무게도 늘어나죠. 따라서 전기차는 최대한 효율적으로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 전비를 높여야 합니다. 전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주행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는 공기 저항을 낮추는 것이 최선이죠.




아이오닉 5에는 액티브 에어 플랩, 에어로 휠과 같은 공기역학적 요소가 적용되었습니다. 특히 범퍼 아래의 액티브 에어 플랩이 시선을 끕니다. 액티브 에어 플랩은 내연기관 자동차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기술입니다. 엔진 냉각의 필요 여부에 따라 플랩을 여닫아 공기저항을 줄이죠. 




하지만 전기차 또한 전기 모터와 배터리에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냉각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아이오닉 5의 경우 그릴 속이 아니라 앞 범퍼에 액티브 에어 플랩을 달았습니다. 그릴을 닫으면 범퍼와 하나 된 면을 이뤄 시각적으로 깔끔할뿐더러, 공기저항을 줄이는 효과도 뛰어납니다. 액티브 에어 플랩을 여닫을 때 생기는 공기저항 계수(Cd)의 차이는 약 0.013로,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를 8.3km가량 늘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제네시스 GV60에도 이런 공기역학 기술이 적용되었습니다. 특히 GV60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리어 스포일러는 스포티한 스타일과 동시에 공력 설계를 완성하는 부품입니다. 리어 스포일러는 차체 뒤쪽을 눌러 차체 아래쪽을 빠져나온 공기로 인해 차가 떠오르려는 힘(양력)을 상쇄하는 동시에 차 뒤쪽에서 형성되는 와류를 줄여줍니다. 그만큼 주행 안정성과 전비를 높여주죠.




또한, GV60은 바닥이 평평한 전기차의 장점을 살려 공기가 걸릴 만한 틈을 꼼꼼하게 막았습니다. 자동차의 지붕을 따라 흐르는 공기와 측면을 따라 흐르는 공기, 그리고 차체 아래로 흐르는 공기는 가능한 동일한 속도로 빠져나가야 합니다. 하나라도 더 빨라지면 차체 후류의 균형이 무너져 공기저항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기아의 친환경 전용 모델인 2세대 니로는 어떨까요? 2세대 니로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하이브리드 모델과 전기차 모델에 적용된 액티브 에어 플랩의 모양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전기차보다 냉각 성능이 더 중요한 하이브리드 모델에 적용된 에어 플랩의 크기가 더 큰 것이죠.




2세대 니로의 디자인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C필러에도 공기역학을 고려한 섬세한 디자인이 담겨있습니다. C필러의 에어홀은 차체 옆면을 따라 흐르는 공기를 매끄럽게 정리해 뒤로 흘려보냅니다. 공기저항 계수(Cd) 0.002를 줄이는 효과가 있죠. 니로는 이런 세밀한 정성을 모아 효율을 끌어올렸습니다.




고성능 모델인 아반떼 N은 주행 성능 향상을 위해 공기의 흐름을 이용합니다. 프론트 스플리터는 공기저항을 줄이는 동시에 차체가 위로 떠오르려는 양력을 줄이고, 대형 사이드 스커트는 차체 측면을 따라 흐르는 공기 흐름을 정리합니다. 아반떼 N의 특징 중 하나는 차체 뒤쪽에 걸리는 다운포스가 더 높다는 점입니다. 윙타입 스포일러가 고속 코너를 통과할 때 뒷바퀴를 눌러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아반떼 N처럼 서킷 주행에 초점을 맞춘 고성능차는 브레이크 냉각 성능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브레이크가 과열되면 제동 성능이 떨어져 목표한 지점에서 멈추기가 어려워지죠. 따라서 아반떼 N은 브레이크 에어 가이드, 더스트 커버 냉각 홀 등 주행풍을 이용하는 설계를 통해 빠르게 브레이크를 식혀 안정적인 제동성능을 유지합니다.



자동차는 달리는 순간마다 공기를 가릅니다. 자동차의 주행 성능, 연비, 주행 안정성 등 상당히 많은 부분에 공기저항이 영향을 미치는 이유죠. 속도를 높일수록 공기저항은 거세지고 더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이처럼 자동차는 맞바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자동차가 공기의 흐름을 이용하는 까닭이죠. 지금보다 더 자유자재로 바람을 요리할, 미래의 자동차 디자인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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