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MG 저널 Jun 02. 2022

레버, 버튼, 다이얼… 다양한 변속기 조작부의 세계

변속기 조작부가 최근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아반떼 N의 DCT 변속 레버


변속기 조작부는 자동차와 운전자를 연결하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하지만 현대적인 개념의 자동차가 등장한 이후 형태가 거의 바뀌지 않았죠. 지금까지 대부분의 자동차는 막대 형태의 ‘레버’가 센터 터널 부위에 자리한 ‘플로어 시프트’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플로어 시프트가 오랫동안 꾸준하게 쓰인 이유 중 하나는 직관성입니다. 수동 변속기와 조작법이 유사하며, 운전 중 손이 가장 쉽게 닿는 자리에 위치한 까닭에 다루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레버 타입의 플로어 시프트 방식은 현재도 기동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델에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대차 아반떼 N의 수동 변속 레버


물론 플로어 시프트 방식은 고성능 모델에도 종종 사용됩니다.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N라인과 아반떼 N이 좋은 예입니다. 레버 타입의 플로어 시프트 방식을 사용하는 아반떼는 손에 닿는 부분인 기어 노브의 차별화로 고성능 모델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일반 모델의 기어 노브는 손바닥을 위에 올려놓기 좋은 자동변속기 레버 형태지만, N라인과 N 모델은 감싸 쥐고 앞뒤로 밀고 당기기에 좋은 수동변속기 기어 노브와 유사한 형태입니다. 기어 노브에도 N의 스포츠 감성을 담아 낸 것이죠.




변속 레버의 개념을 바꾼 전자식 변속 시스템


기아 레이는 변속 레버를 센터페시아에 장착해 실내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이처럼 플로어 시프트 방식은 직관성이 뛰어납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변속 레버를 앞뒤로 움직이는 조작법 때문에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는 점이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큰 부품을 장착해야 하니 실내 공간 활용도를 중시하는 디자인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전자식 변속 다이얼 아래를 수납 공간으로 활용한 기아 EV6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전기 신호로 변속기를 제어하는 ‘SBW(Shift By Wire, 전자식 변속 시스템, 이하 SBW)’입니다. SBW는 변속기 조작부의 한계를 넓힌 기술입니다. 과거의 변속 레버는 변속기와 기계적으로 직접 연결이 되어 있었기에 장착 위치와 크기에 제약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SBW는 전기 신호만 전달하면 되니 어디든 달 수 있으며, 디자인과 크기도 입맛대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실내 디자인의 자유도를 높인 전자식 변속 버튼


현대차 그랜저의 전자식 변속 버튼


최신 현대차 모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자식 변속 버튼’은 실내 디자인의 자유도를 높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만의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아이오닉 일렉트릭에 가장 먼저 적용됐으며 이후 팰리세이드, 쏘나타, 그랜저 등 다양한 모델에 장착되고 있습니다. 전자식 변속 버튼은 부피가 작아 인테리어 레이아웃 구성 및 수납 공간 확보에 도움을 줍니다. 



현대차 더 뉴 팰리세이드의 실내


물론 전자식 변속 버튼 역시 디자인과 구성이 중요합니다. 현대차는 전자식 변속 버튼을 설계하며 고객의 신체 평균 데이터를 바탕으로 운전자가 가장 편하게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최적의 포인트를 연구하여 반영했고, 각 버튼의 색과 촉감에 차이를 두어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스포티한 감성의 조이스틱형 변속 레버


제네시스 G70의 변속 레버


SBW 방식 중엔 플로어 시프트와 유사한 조이스틱형 변속 레버도 있습니다. 기존의 레버 타입은 작동에 물리적 공간이 필요했지만 조이스틱형 변속 레버는 제자리로 돌아오는 설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부품의 크기 역시 작습니다.


조이스틱형 변속 레버는 레버를 당기거나 미는, 변속기 조작이 주는 특유의 감성은 유지하면서 공간 확보면에서도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방식은 스포츠 감성을 중시한 모델에 자주 사용되죠. 현대자동차그룹에선 제네시스 G70나 기아 스팅어와 같은 스포츠 세단에 적용돼 있습니다.




좌우로 비트는 전자식 변속 다이얼


기아 최초로 전자식 변속 다이얼을 적용한 니로 EV


최신 기아 모델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전자식 변속 다이얼은 니로 EV를 시작으로 다양한 기아 차종에 적용되었습니다. 기아의 첫 SUV형 전기차라는 특별함을 강조하기 위해 적용된 방식이죠. 이후 전자식 변속 다이얼은 K5, 스포티지, 쏘렌토, K8, 2세대 니로 등 다양한 기아 모델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기아 K8의 전자식 변속 다이얼


전자식 변속 다이얼은 다이얼을 좌측 또는 우측으로 비틀어 변속합니다. 전자식 변속 버튼과 마찬가지로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며, 운전자의 시선을 빼앗지 않아 보다 안전한 운전이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SBW 방식이 그렇듯, 전자식 변속 다이얼 역시 P가 아닌 다른 영역에서 엔진을 끄거나 문을 열면 자동으로 P로 바꿔 운전자의 안전을 지킵니다.




감성까지 담아낸 크리스탈 스피어


제네시스 GV60의 크리스탈 스피어


전자식 변속 다이얼은 감성을 담아내는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제네시스 GV60의 크리스탈 스피어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 형상의 전자식 변속 다이얼인 크리스탈 스피어는 크리스탈 부분과 변속 다이얼로 나뉩니다. 운전자가 GV60에 탔을 때는 크리스탈 부분이 빛나며 실내에 특별한 분위기를 불어넣죠. 




하지만 GV60의 크리스탈 스피어는 주행 가능한 상태가 되면 180도 회전해 변속 다이얼이 됩니다. 평소에는 은은한 빛으로 실내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오브제로 기능하다가, 주행 가능한 상황이 되면 형태를 바꾸는 것이죠. 이는 운전자가 자동차의 운행 가능 여부를 바로 알아챌 수 있게 하며, 나아가 운전자와 자동차의 교감을 극대화합니다.




공간 효율의 최적화,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


현대차 아이오닉 5의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


아이오닉 5는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를 채택했습니다.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는 시대적 변화에 맞춰, 실내 공간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었죠. 아이오닉 5가 센터 콘솔 대신 유니버셜 아일랜드(Universal Island)를 달 수 있었던 것도 변속 레버를 스티어링 휠 뒤로 옮긴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오닉 5는 유니버셜 아일랜드로 실내 공간 효율을 최적화했습니다


아이오닉 5의 유니버셜 아일랜드는 위/아래로 나뉜 트레이 구조입니다. 15W 수준의 고속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을 갖췄으며, 하단에는 랩탑 또는 핸드백과 같은 작은 화물을 담을 수 있습니다. 유니버셜 아일랜드의 가장 큰 장점은 최대 140mm 후방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1열만이 아닌 2열 승객도 활용할 수 있죠. 이는 아이오닉 5의 실내를 휴식 공간, 일하는 공간, 여가 공간 등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핵심 요소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아이오닉 5는 시트와 유니버셜 아일랜드를 뒤로 밀면 운전석과 조수석을 쉽게 오갈 수 있습니다. 주차 시 운전석 쪽에 장애물이 있으면 쉽게 조수석으로 내릴 수 있죠. 변속 레버의 위치를 바꾼 것만으로도 실내 활용성이 크게 달라진 것입니다.



현대차 아이오닉 5의 실내


이처럼 변속기 조작부는 설계 자유도가 높은 전자식 변속 시스템의 이점을 살려 각 차량의 성격과 목적에 맞게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쉽게 바꿀 수 없었던 장착 위치나 조작 방법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죠. 자동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욱 늘어날 미래에는 어떤 새로운 디자인의 변속 레버가 등장할까요?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선보일 전자식 변속 시스템의 모습이 궁금해집니다.




현대자동차그룹 뉴스 미디어, HMG 저널 바로가기

▶ https://www.hyundai.co.kr

작가의 이전글 당황하지 마세요, 여름철 자동차 황당 사건 대처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