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MG 저널 Aug 24. 2022

시뮬레이터로 성장한 현대 N e-페스티벌의 영건들

아반떼 N컵에서 멋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두 선수가 있습니다.


가상 공간과 현실의 연결에는 수많은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령 현실의 기계나 장비 등 물리적 사물을 가상 세계에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등 전기차 배터리 수명 예측 분야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디지털 트윈은 인간이 경험하는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죠.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시뮬레이션입니다.



아이레이싱 속에 그대로 구현된 아반떼 N TCR(엘란트라 N TCR)


시뮬레이션은 현실의 상황을 가상 세계에 똑같이 재현하는 것을 뜻합니다. 자동차 분야에선 레이싱에 적극 활용되고 있죠. 현실의 물리 법칙에 맞춘 물리 엔진을 만든 후, 3차원 스캔을 통해 실제 서킷을 가상 세계에 그대로 구현하기 때문에 생생한 체험이 가능합니다. 지난해 시뮬레이션 레이싱 대회인 현대 N e-페스티벌에서 1, 2위를 기록하며 스타로 떠오른 DCT 레이싱의 김영찬, 김규민 선수는 디지털 세계에서 보여준 실력을 현실에서도 입증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향한 호기심이 게임으로 이어지다


1. 현대 N e-페스티벌 출신으로 현대 N 페스티벌에 참가 중인 김영찬 선수(왼쪽)와 김규민 선수(오른쪽) 2. 김규민 선수는 어릴 때부터 레이싱 게임을 접하며 자란 세대입니다


김영찬 선수와 김규민 선수는 어떻게 레이싱 시뮬레이션을 시작하게 되었을까요? 김영찬 선수는 부모님의 선물 덕분이라고 설명합니다. “처음부터 레이서가 되고 싶어 게임을 한 것은 아닙니다. 자동차가 좋아서 컴퓨터로 할 수 있는 레이싱 게임을 찾아서 했죠. 처음에는 마우스로 조작을 했는데 너무 답답했습니다. 이런 제 불만을 본 부모님이 생일에 게임용 스티어링 휠을 사주셨는데, 같은 게임을 해도 완전히 느낌이 달라서 행복했어요. 원하는 대로 차를 다루는 재미를 느낀 셈이죠. 부모님의 선물이 제 레이서 커리어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김규민 선수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게임기에 익숙한 세대입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레이싱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어요. 당시 아버지는 <그란 투리스모 4>를 하셨습니다. 아버지 옆에 앉아 구경하며 이것저것 물어보던 생각이 납니다. 저는 이후 등장한 후속작인 <그란 투리스모 스포트>로 입문했습니다. 아버지의 뒤를 이은 셈이죠.” 김규민 선수의 설명입니다. 




꿈을 현실로 바꿀 기회를 찾다


1. 서킷을 달리는 김규민 선수의 아반떼 N 컵 레이스카 2. 현대자동차의 N e-페스티벌은 미래의 레이서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등용문입니다


김영찬 선수와 김규민 선수에게 자동차 경주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다면, 두 선수는 자동차를 좋아하는 평범한 게이머로 남았을지도 모릅니다. 이들이 레이서의 꿈을 꾸게 된 계기는 레이싱 시뮬레이션 게이머들에게 현실 속 자동차 경주에 출전할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 덕분이었습니다. 실제로 여러 레이싱 팀들은 레이싱 시뮬레이션 리그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들을 상대로 훈련과 프로 진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 또한 2020년부터 유소년 선수 양성을 목표로 현대 N e-페스티벌을 열고 있습니다. 


“레이서가 되고 싶은 꿈은 있었지만, 저와는 먼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e-스포츠 대회에서 우승하면 실제 레이스에 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힘을 얻었습니다. 현대 N e-페스티벌도 좋은 성적을 거두면 실제 자동차로 경기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여 최선을 다해 연습했거든요. 레이싱 시뮬레이터로 훈련하면 레이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였기에 최선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김규민 선수의 설명입니다. 



현대자동차의 N e-페스티벌은 선수들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대 N e-페스티벌과 같은 유소년 리그는 미래의 레이서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올해 현대 N e-페스티벌은 만 12세부터 16세까지의 유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주니어컵’과 전 세계 주요 13개국의 선수가 함께 참여하는 ‘글로벌 리그’로 나뉘면서 멘토 프로그램, 현대 N 영 드라이버 포스터 프로그램 도전, 유럽 진출권 등 선수들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김영찬 선수 또한 레이싱 시뮬레이션을 통해 레이서의 꿈을 키웠습니다


김영찬 선수 역시 레이싱 시뮬레이션이 레이서 커리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e-스포츠에 뛰어든 케이스입니다. “저는 해외 뉴스를 보고 레이서의 꿈을 키웠습니다. <그란 투리스모>가 게임 속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사람들을 실제 선수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는 뉴스였어요. 저도 그 일원이 되고 싶어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그런데 기회는 다른 곳에서 찾아왔어요. 시뮬레이터로 연습한 성과가 궁금해 HMG 트랙데이를 찾아 K3 GT를 빌려 서킷을 달리고 주행 영상을 올렸어요. 첫 연습치고는 잘한다는 평가를 받아서 기분이 좋았는데 피카몰 레이싱 팀에서 현대 N 페스티벌 벨로스터 N컵 챌린지 경기에 나가보자는 제안을 주셨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데뷔전을 치렀는데, 1등을 하면서 주목을 받았어요. 레이서로 거듭나는 좋은 시작점이 되었죠.” 



현대자동차의 N e-페스티벌은 지금까지는 없었던, 레이서가 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이처럼 두 선수 모두 지금껏 국내에서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어왔습니다. 부모님의 걱정은 없었을까요? 두 선수가 입을 모았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부모님이 보시기에는 아들이 온종일 집에서 게임만 하나 싶었을 거예요. 그런데 대회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거두니 자연스레 인정해 주셨습니다. 특히 현대 N 페스티벌 같은 큰 경주에 출전해서 입상까지 하니 부모님께서 많은 관심을 갖고 응원해주시기 시작하셨죠.”




연습은 어떻게 할까?


빗길을 달리는 김영찬 선수의 아반떼 N컵 레이스카


레이싱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선수들의 특징 중 하나는 엄청난 훈련량입니다. 사실 모든 레이서는 실제 자동차로 연습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자동차의 상태, 서킷 환경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뮬레이터는 언제든 연습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빗길이나 눈길 등 자연환경의 변수도 담아내죠. 따라서 F1이나 WRC에 출전하는 세계적인 선수들도 비시즌에는 정기적으로 시뮬레이터를 통해 연습합니다. 



김영찬 선수는 꾸준한 연습과 셋업에 초점을 두고 레이싱 시뮬레이터로 훈련하고 있습니다


김영찬 선수는 자신의 연습 비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저는 매일 2~3시간 동안 시뮬레이션을 합니다. 하루라도 거르면 감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요즘에는 셋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셋업에 따라 자동차의 한계 거동은 달라지거든요. 가장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셋업을 찾아 실차에 적용하고 현실과 시뮬레이션을 번갈아 연습하는 것이 저의 훈련법입니다.”



현실 속 자동차와 시뮬레이션 속 차의 셋업을 동일하게 맞춰 연습하는 것이 김영찬 선수의 비법입니다


김규민 선수 또한 요즘 셋업에 초점을 맞춰 연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주차의 셋업을 계속 바꾸면서 가장 빠른 셋업은 무엇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셋업마다 운전법을 바꾸는 것도 연습하고 있어요. 지금은 한 방법을 찾아서 고수하기보다는 다양한 시도를 거듭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매일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며 성장한다


1. 두 선수는 매일 가상 공간 속에서 세계의 실력자들과 대결하고 있습니다 2. 팀 동료는 서로의 장점과 약점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자 조언자입니다


레이서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레이싱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실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서킷을 실제로 방문하기 전에 미리 해당 서킷의 코스를 파악해 둘 수도, 주행 기록 분석을 통해 잘못된 습관을 고칠 수도 있습니다.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 곳곳의 실력자들과 가상 공간 속에서 대결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두 선수 또한 매일 전세계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제가 즐겨 하는 아이레이싱에서는 매시간 공식 대회가 열리며, 여기서 해외의 실력자들과 경쟁할 수 있습니다. F1에서 활약하는 막스 베르스타펜(Max Verstappen) 선수도 종종 참가하죠. 같이 달려본 적이 있는데 정말 수준이 높았어요. 그런 사람들과 대결을 하면서 저도 같이 실력을 쌓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김규민 선수의 설명입니다.


레이싱 시뮬레이터의 장점에 대한 김영찬 선수의 생각도 비슷합니다. “실제 레이스를 앞두고는 DCT 레이싱 팀 선수들끼리 모여서 단체로 연습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1대1 대결이나 타이어 소모를 감수하고 속도를 올리는 등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미리 연습하는 것이죠. 물론 경주의 압박감과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뮬레이션으로 익혀두면 실제 상황에 대응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됩니다.”




가상과 현실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


1. 한 명의 레이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레이싱 시뮬레이션과 현실의 차이를 좁히는 노력 또한 필요합니다 2. 서킷을 질주하는 김영찬 선수의 아반떼 N컵 레이스카


그렇다면 레이싱 시뮬레이션과 현실의 차이를 좁히는 과정에는 어떤 난관이 있을까요? 두 선수는 “자동차의 조작성에는 큰 차이가 없다”라고 설명합니다. 레이싱 시뮬레이션의 물리 엔진이 아주 정교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극복할 수 없는 차이도 있습니다. 바로 반응과 느낌이죠. 자동차는 주행 상황에 따라 반응합니다. 방향을 바꿀 때면 횡력을 느낄 수도 있죠. 반면 레이싱 시뮬레이션은 진동, 소리, 시각 등의 3가지 정보만 제공합니다. 한정된 정보로 주행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에서 실차와 큰 차이가 있죠. 


김영찬 선수는 적응 요령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처음에는 조작법을 익히기 위해서 느긋하게 자동차를 다루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실차를 완전히 몸에 익힌 뒤에는 레이싱 시뮬레이션에서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 사용했던 운전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데 집중했어요. 다행히 빠르게 적응한 덕분에 데뷔전에서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습니다.”




1. 레이싱 시뮬레이션에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 김규민 선수 또한 처음에는 실제 자동차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2. DCT 레이싱 팀의 박재성 감독은 실제 레이스 노하우를 살려 두 선수의 성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3. 레이싱 시뮬레이션 선수들이 실제 레이스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하며 세계적인 레이스에 나가는 국내 선수를 양성하는 것이 박재성 감독의 목표입니다


김규민 선수 역시 비슷한 실차 적응 과정을 거쳤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천천히 몰면서 조작법을 익히는 데 집중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출력이 낮은 소형차가 가장 적응이 쉬웠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주행에 부담이 없으니까요.” 


실제 자동차를 몰았을 때의 두려움은 없었을까요? 두 선수는 실차 적응 과정에서의 두려움이 의외로 크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차를 처음 타거나, 전혀 모르는 차를 탈 때는 어떤 거동을 보일지 모르니 걱정이 들 수도 있지만, 실제 레이스에서 한계 거동, 코너의 한계점 등 다양한 데이터를 체득하면서 두려움은 사라졌다고 합니다. 


실제 레이스에서 두 선수의 성장은 DCT 레이싱 팀의 박재성 감독이 이끌고 있습니다. 레이서이자 팀 감독으로 활동하면서 선수들의 실력 향상을 이끄는 중이죠. 박재성 감독은 자신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DCT 레이싱 팀의 이름은 ‘꿈을 이루다’는 뜻의 영문 ‘Dreams Come True’에서 가져왔습니다. 레이서가 되고 싶은 레이싱 시뮬레이션 선수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돕는 팀이죠. 저는 실제 레이스 연습과 운영을 지원합니다. 시뮬레이션 연습은 선수들에게 맡기죠. 선수들이 시뮬레이터를 사용해 자신들에게 맞는 최적의 셋업을 찾아오면, 저는 그 셋업을 실제 적용하고 연습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보완해야 할 부분과 경기 전략을 구상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세계적인 레이스에 나가는 국내 선수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레이서를 꿈꾼다면 이렇게 연습하자


1. 레이싱 시뮬레이션에서 실력을 키우려면 주행 이론 또한 중요합니다 2. 서킷을 질주하는 김규민 선수의 아반떼 N컵 레이스카


김영찬 선수와 김규민 선수의 활약은 레이서를 꿈꾸는 이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레이싱 시뮬레이션만으로도 실력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으니까요. 레이서를 목표로 레이싱 시뮬레이터를 하는 이들에게 해줄 조언을 부탁했습니다. “레이싱에도 공부와 같은 접근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레이싱 이론 서적을 읽은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차 한 대를 정해두고 가장 빠르게 탈 방법을 고민하면 실력이 크게 향상될 것입니다.” 김영찬 선수의 말입니다.


김규민 선수는 레이싱 시뮬레이션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조언합니다. “레이싱 시뮬레이션을 통해 운전 기술을 키우기 위해서는 임하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게임’이라고 거리를 두고 생각하면 실력이 늘 수 없어요. 실제 레이스라고 생각하고 집중해서 해야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두 선수의 목표는 해외에서 열리는 내구 레이스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승리를 거두는 것입니다


두 선수의 목표는 해외에서 열리는 내구 레이스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포디움에 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매일 가상 세계와 현실을 오가며 질주하고 있죠. 가슴 속에 레이서의 꿈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레이싱 시뮬레이션이라면 언제든 전세계 곳곳의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를 향해 매일 한 걸음씩 나아가는 자세일 겁니다.



글. 안민희

사진. 최대일, 김범석




현대자동차그룹 뉴스 미디어, HMG 저널 바로가기

▶ https://www.hyundai.co.kr



작가의 이전글 현대 월드랠리팀 오트 타낙, 벨기에 랠리 승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