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MG 저널 Jan 06. 2023

디 올 뉴 그랜저의 승차감과 정숙성의 비결

디 올 뉴 그랜저 개발을 담당한 연구원에게 비결을 물었다.


디 올 뉴 그랜저가 최상의 이동 경험을 선사하는 럭셔리 세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기대를 뛰어넘는 우수한 승차감과 정숙성으로 고객의 만족도를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디 올 뉴 그랜저의 수준 높은 승차감과 정숙성은 어떻게 완성됐을까? 디 올 뉴 그랜저의 전반적인 승차감을 조율한 R&H시험2팀 전강욱 책임연구원과 수준 높은 정숙성을 구현한 소음진동시험3팀 정성록 연구원을 만나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럭셔리 세단의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한층 강화하다



Q. 그랜저는 다양한 고객에게 사랑받고 있는 베스트셀링카다. 폭넓은 고객층을 사로잡기 위해 서스펜션 세팅에서 어떤 부분을 고려했는가? 


전강욱 책임연구원 | 디 올 뉴 그랜저는 그랜저의 명성과 헤리티지를 잇는 모델이다. 특히 선대 모델의 세련된 이미지를 계승하면서 혁신적인 방향의 변화를 추구한 것이 이번 디 올 뉴 그랜저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젊은 연령에서 액티브 시니어까지 만족하고 탈 수 있도록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주행 질감을 목표로 개발했다.


현대자동차그룹 3세대 플랫폼


Q. 잘 설계된 섀시는 우수한 승차감을 구현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디 올 뉴 그랜저 섀시의 특징은 무엇인가?


전강욱 책임연구원 | 자동차 섀시는 인체의 골격에 해당한다. 섀시가 튼튼할수록 외부 충격을 절연(흡수 및 상쇄)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이를 토대로 안정적인 주행 감각과 탁월한 승차감도 발휘할 수 있다. 디 올 뉴 그랜저에 적용된 현대자동차그룹 3세대 플랫폼은 강건한 구조체로 거듭난 것이 장점이다.


가령, 3세대 플랫폼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우물정(井)자 서브프레임은 이전 대비 전/후 길이가 연장돼 구조적인 안전성이 향상됐다. 서브프레임은 서스펜션에서 불필요한 진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고정시켜주는 부위로 강건성이 높을수록 승차감 향상에 유리하다. 또한 인체 관절에 비유할 수 있는 서스펜션에는 핸들링 성능, 조향 질감, 직진성, 승차감 등에 최적화된 설계를 적용했다.




어퍼암과 로워암이 체결되는 부위 상/하 간격이 기존 170mm에서 177.6mm로 넓어진 점도 최적화된 서스펜션 설계 결과 중 하나다. 어퍼암과 로워암이 바퀴를 더 넓고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만큼, 주행 안전성과 핸들링 성능이 향상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리어 댐퍼 수직 각도를 1.9°로 세워, 차체의 불필요한 상하 움직임을 보다 효율적으로 억제해 승차감을 개선한 것도 3세대 플랫폼 서스펜션의 주요 변화 중 하나다.




Q.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위해 중점적으로 고려한 부분은 무엇인가?


전강욱 책임연구원 | 디 올 뉴 그랜저에는 최대 20인치 휠이 적용된다. 즉,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타이어 사이드월이 그만큼 얇다는 의미다. 이런 불리한 조건에서 개발자들은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했다. 먼저 휠과 타이어의 중량을 최소화해 축하질량을 줄이는 한편, 적정 공기압을 낮춰 얇은 타이어가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도록 유도했다. 또한 요철이 많은 국내 도로 사정을 고려해 서스펜션에 장착되는 주요 부시의 특성을 최적화했다. 여기에 리바운드 현상을 적극적으로 억제하는 주파수 감응형 고성능 쇽업쇼버(SDCⅢ) 등의 신기술을 기본 적용했고, 선택 사양으로 전방 노면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고 감쇠력을 조절하는 프리뷰 ECS를 마련했다.




Q. ‘부시 특성 최적화’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는가? 


전강욱 책임연구원 | 부시는 차체나 서스펜션 등의 체결 부위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부품으로 적당한 물성이 요구된다. 부시가 너무 무르면 차량 거동이 불안정해질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차체 움직임이 크게 증가해 승차감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부시가 너무 단단할 경우에도 승차감 손상으로 이어진다. 부시 특성을 적절하게 조율해야만 하는 이유다.


이에 디 올 뉴 그랜저에서는 전륜 부시가 후륜에 미치는 영향, 반대로 후륜 부시가 전륜에 미치는 영향 모두를 고려해 차량 전체의 승차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관점에서 평가하며 개발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로워암 뒤쪽에 장착되는 G부시, 트레일링암 부시, 범프스토퍼, 스테빌라이저 부시, 서브프레임 하이드로 부시 등의 특성을 최적화할 수 있었다.




하이드로 부시에 대해 설명하는 전강욱 책임연구원


Q. 서브프레임에 적용된 하이드로 부시는 고무 부시와 어떻게 다른가?


전강욱 책임연구원 | ‘좋은 승차감’이란 큰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고 이후 발생하는 여진감(잔진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고무 부시의 경우 이 두 가지 특성이 상충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큰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기 위해 무른 물성의 부시를 사용하면 여진감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하이드로 부시는 서로 상충하는 두 가지 특성을 만족하는 좋은 솔루션이 된다. 특정 주파수(진동)에 대한 감쇠력을 높여 여진감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어서다. 하이드로 부시는 유체와 오리피스(유체 통로)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체가 오리피스를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유체 저항으로 충격 에너지를 흡수한다. 




Q. 디 올 뉴 그랜저가 탑재한 주파수 감응형 고성능 쇽업소버란 무엇인가?


전강욱 책임연구원 | 잘 알려져 있다시피 스프링과 쇽업소버는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다. 스프링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노면 충격을 운동 에너지로 전환하는 한편, 일정한 길이를 유지하려는 성질의 쇽업소버가 스프링의 이런 연속적인 움직임을 억제해 차체가 빠르게 안정화 되도록 하는 것이다. 



특정 주파수에 반응하는 주파수 감응형 밸브가 피스톤 로드 내부에 장착된 구조가 특징이다


주파수 감응형 고성능 쇽업소버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스프링이 압축됐다가 다시 늘어나기를 반복하는 리바운드 현상을 ‘큰 충격이 발생할 때(저주파 진동 5Hz 이하)’와 ‘잔진동이 발생할 때(고주파 진동 10Hz 이상)’의 두 가지 상황으로 구분해 제어한다. 그 결과, 노면 굴곡을 빠르게 타고 넘는 상황에서는 낮은 감쇠력으로 차체 움직임을 부드럽게 소화하고, 자잘한 진동이 전달될 때는 강한 감쇠력으로 여진감을 빠르게 억제해 깔끔하고 안정적인 승차감을 구현한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전방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를 활용해 노면 상태를 사전에 파악하고 최적의 감쇠력 제어로 승차감을 높인다


Q. 선택 사양인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의 작동 원리와 제어 효과가 궁금하다. 


전강욱 책임연구원 |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전방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를 활용해 방지턱이나 움푹 팬 노면을 미리 인식하고 이에 적합한 서스펜션 제어로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한다. 방지턱을 통과하기 전에는 감쇠력을 낮춰 노면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고, 방지턱을 통과한 뒤에는 감쇠력을 다시 높여 차량이 앞/뒤로 출렁이는 피칭 현상을 억제한다. 이처럼 노면으로부터 큰 충격이 전달되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이에 맞춰 서스펜션 감쇠력을 변경하는 것이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의 작동 원리다. 


Q.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기본 노멀 모드 외에도 감쇠력이 강한 스포츠 모드도 지원한다. 각 모드에 따라 감쇠력 제어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전강욱 책임연구원 | 노멀 모드에서는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승차감에 중점을 둔 반면, 스포츠 모드에서는 더욱 강한 감쇠력으로 차량 거동을 제어해 보다 우수한 코너링 및 핸들링 성능을 구현한다. 노면 추종성과 한계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핸들링 시험 과정 가운데 최적의 튜닝을 거친 덕분이다. 참고로 스포츠 모드의 감쇠력은 노멀 모드 대비 약 20~30% 강하다.



전강욱 책임연구원과 주파수 감응형 고성능 쇽업소버


Q. 디 올 뉴 그랜저의 범프스토퍼는 어떤 방향으로 최적화를 이뤘나? 


전강욱 책임연구원 | 쇽업소버가 끝까지 수축될 만큼 방지턱을 빠르게 넘을 경우, 노면 충격이 바퀴→ 스트럿 타워→ 차체 전체로 전달되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범프스토퍼는 쇽업소버 기둥에 장착하는 충격 흡수재로, 위와 같은 상황에서 스프링과 쇽업소버가 미처 감쇠하지 못한 충격을 최종적으로 흡수해 최소한의 승차감을 확보하는 부품이다. 



범프스토퍼는 쇽업소버 피스톤 상부에 장착돼 노면으로부터의 큰 충격을 저감한다


스프링과 쇽업소버가 수축할 때 저항을 유도해 큰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도록 돕는 것이 범프스토퍼의 역할인 셈이다. 이런 범프스토퍼는 형상에 따라 저항 특성이 달라지므로 까다로운 설계가 요구된다. 디 올 뉴 그랜저는 범프스토퍼의 길이를 일부 축소하고 최적화된 물성을 적용한 덕분에 더욱 부드럽고 매끄러운 승차감을 구현할 수 있었다. 




쾌적함과 편안함을 선사하는 디 올 뉴 그랜저의 NVH 성능


디 올 뉴 그랜저의 NVH 개발을 담당한 정성록 연구원


Q. 디 올 뉴 그랜저의 NVH 성능은 어떤 부분에 초점을 두었나?


정성록 연구원 | 우선 외부와 내부 공간이 분리되는 느낌인 차폐감을 높이고자 했다. 아울러 단순하게 조용한 환경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엔진 사운드와 조화로운 정숙성을 목표로 디 올 뉴 그랜저의 NVH 성능을 개발했다. 호쾌한 주행 성능과 수준 높은 정숙성으로 ‘자동차 실내’의 한계를 넘어선 쾌적한 이동 경험을 고객 여러분께 제공해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Q. 디 올 뉴 그랜저의 정숙성을 높인 주요 특징은 무엇인가?


정성록 연구원 | 정숙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차체 사이의 빈틈을 막아 소음 유입을 줄이고, 투과된 소음은 흡음재로 최소화해야 한다. 디 올 뉴 그랜저에서는 주요 소음원인 엔진 소음, 로드노이즈, 풍절음 등에 대응하기 위해 각 부위별로 차음재와 흡음재를 강화해 수준 높은 NVH 성능을 확보했다. 구체적으로는 분리형 플로어 카페트와 흡음 타이어 등을 통해 로드노이즈 감소 효과를 얻었으며,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와 웨더스트립 성능 강화 등으로 풍절음 저감 효과를 실현했다.




Q. 분리형 플로어 카페트는 기존 플로어 카페트와 어떤 점이 다른가? 


정성록 연구원 | 플로어 카페트는 차체 바닥(플로어)을 통해 전달되는 소음 및 진동을 줄이는 내장재다. 기존 플로어 카페트의 경우, 소음을 흡수하는 흡음층과 소음을 차단하는 차음층이 하나로 구성된 까닭에 NVH 성능을 높일수록 무게가 증가하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새롭게 개발한 분리형 플로어 카페트는 흡음층과 차음층이 나뉜 구조로 더 많은 플로어 면적을 덮을 수 있고, NVH 성능도 더욱 우수하다. 즉, NVH 성능 향상에 따른 무게 증가를 최소화한 것이 분리형 플로어 카페트의 장점이다.



공명음을 흡수하는 흡음 타이어의 단면


Q. 흡음 타이어가 로드노이즈를 줄이는 원리는 무엇인가?


정성록 연구원 | 흡음 타이어는 자동차 바퀴에서 발생하는 로드노이즈를 줄이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타이어 내부에 부착된 흡음재가 타이어와 휠 사이의 빈 공간에 발생하는 4~5dB에 달하는 공명음을 흡수하는 덕분이다. 이는 소음원과 가까운 곳에서 작용하는 만큼 가장 효율적인 소음 제거 방법이다. 참고로 디 올 뉴 그랜저는 럭셔리 세단에 걸맞게 전 사양에 흡음 타이어가 적용된다. 




쿼터 글라스에 적용한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는 뒷좌석 정숙성 향상으로 이어져 럭셔리 세단으로의 상품성을 끌어올렸다


Q. 일반적으로 프레임리스 도어는 NVH 성능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로 알려졌다. 그러나 디 올 뉴 그랜저는 프레임 도어의 경쟁 모델보다 더욱 정숙하다. 프레임리스 도어의 단점을 어떻게 극복했나?


정성록 연구원 | 로드노이즈와 풍절음이 유입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차체 일부가 소음의 매질로 작용해 소음이 전달되거나, 외부와 실내를 관통하는 통로로 소음이 직접 유입되는 것 등이다. 디 올 뉴 그랜저에서는 프레임리스 도어의 NVH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도어와 차체가 맞닿은 부위의 기밀성을 높였다. 아울러 이중 접함 차음 글라스를 확대 적용함으로써 유리를 통한 소음 전달 현상을 억제했다. 




Q. 프레임리스 도어의 기밀성은 어떤 방식으로 개선됐나? 


정성록 연구원 | 기밀성을 높이기 위해 도어 주변 외부 패널 사이의 틈(파팅 라인)을 고무 스트립으로 꼼꼼히 틀어막는 한편, 도어 개구부에 웨더스트립을 3중으로 둘렀다. 또한 웨더스트립에 물받이 기능을 발휘하는 다중 차단 구조를 적용해 수밀 성능까지 보강했다. 즉, 도어 틈새로 소음이 유입되지 않도록 실링 성능을 강화한 것이다. 여기에 측면 유리 하단과 맞닿은 인사이드 벨트 웨더스트립은 추위와 더위에 강한 합성 고무 소재인 EPDM(Ethylene-Propylene Diene Monomer)으로 만들어 오랜 시간이 지나도 NVH 성능을 유지하는 우수한 내구성도 확보했다. 




델타 글라스를 6mm 두께로 강화해 5mm 두께의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와 동일한 NVH 성능을 구현했다


Q.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의 소음 감소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정성록 연구원 |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는 2장의 유리 사이에 소음 및 진동을 흡수하는 특수 필름이 삽입돼 NVH 성능이 뛰어나다. 디 올 뉴 그랜저에는 윈드실드, 측면 유리, 리어 쿼터 글라스에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가 적용돼 2.5dB의 소음 저감 효과(동일 두께 홑겹 유리 비교 시)를 달성할 수 있었다. 1열 도어의 델타 글라스는 홑겹인 대신 6mm로 두께를 늘려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와 동일한 NVH 성능을 구현했다. 




Q. NVH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적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아이디어인가?


정성록 연구원 |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를 대거 적용한 것 외에도 유리를 이용한 추가적인 NVH 성능 강화 대책을 적용했다. 창문을 완전히 닫았을 때 도어 내부에 묻혀있는 유리창의 면적을 넓혀 흡출음 유입을 줄인 것이다. 흡출음이란 차량 내/외부의 압력차로 인해 외부 공기가 차내로 유입되며 발생하는 소음을 말한다. 인사이드 벨트 웨더스트립 끝 부분이 흡출음의 주요 유입 경로라는 점에 착안해, 도어 내부에 묻혀있는 측면 유리창의 면적을 넓히는 방법으로 흡출음 유입을 막았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곳까지 신경 쓴 덕분에 디 올 뉴 그랜저가 최상의 이동 경험을 선사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사진. 최대일, 김범석




현대자동차그룹 뉴스 미디어, HMG 저널 바로가기

https://www.hyundai.co.k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