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MG 저널 Jan 06. 2023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다, 현대차그룹 현지 전략 모델

현대자동차그룹이 각 시장의 취향을 섬세하게 고려한 현지 전략 모델


현대자동차그룹은 2022년 글로벌 시장에서 총 684만 8,198대의 자동차를 판매했습니다. 2021년의 666만 7,095대와 비교하면 약 2.7% 향상한 실적입니다. 이는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 등의 주요 인기 차종이 글로벌 베스트셀링카로 활약하며 그룹사 전체 실적을 견인했을 뿐만 아니라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로 대표되는 친환경 차종의 확산이 뒷받침된 덕분입니다. 여기에 각 시장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개발한 현지 전략 모델까지 선전하며 큰 힘을 보탰습니다. 전세계를 타겟으로 한 글로벌 모델이 만족시키기 어려운 특정 시장의 니즈를 현지 전략 모델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입니다.


현지 전략 모델이란 나라마다, 대륙마다 조금씩 다른 시장의 특성을 반영해 개발한 차종을 말합니다. 자동차 구입에는 지형, 기후, 도로망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 외에도 가족 구성원, 이동 형태, 구매력, 도로 상태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대차와 기아는 유럽, 중국, 북미, 남미, 아시아 등 다양한 시장에 현지 맞춤형 전략 모델을 투입해 입지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근에는 어떤 모델들이 주목을 받았을까요? 작년 한 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현대차와 기아의 현지 전략 모델을 소개합니다.




인도 소형차 시장의 기준을 끌어올리다. 현대차 i10



i10은 인도와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현지 전략 모델입니다. 현대차 인도 공장에서 생산되며, 인도 시장에서 크레타, 베뉴에 이은 3번째 인기 모델이기도 하죠. 현행 모델은 2019년에 선보인 3세대로, 인도에서는 ‘그랜드 i10 니오스(Grand i10 NIOS)’라는 이름으로 팔립니다. i10의 세단형 파생 모델인 ‘아우라(Aura)’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두 모델은 인도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압축천연가스(CNG)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도 자동차 시장의 주역은 소형차입니다. 합리적인 가격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하지만 소형차라고 해서 무조건 저렴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i10처럼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대응해야 하죠. i10은 현지에서 소형차 시장의 기준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역동적인 디자인, 고급스러운 실내, 다양한 편의·안전 사양 등 기존의 소형차를 넘어서는 상품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거든요. i10이 가격에만 초점을 맞춘 다른 소형차들을 따돌릴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작지만 큰’ 소형 SUV, 현대차 크레타



‘크레타(Creta)’는 인도와 러시아 등에 판매되는 소형 SUV입니다. 현행 모델은 2019년에 출시된 2세대이며, 현대차 인도 공장의 주력 차종입니다. 크레타의 2022년 1~11월 인도 시장 판매량은 13만 690대이며, 수출량은 2만 2,205대였습니다. 현대차 인도 공장 생산량의 23.7%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크레타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요? 소형 해치백, 소형 세단 위주였던 인도 시장에서 현재 소형 SUV는 가장 인기가 많은 차종입니다. 그중 크레타는 5명이 탈 수 있는 넉넉한 실내, 다양한 편의 사양 덕분에 젊은 가족들이 선호하는 자동차가 되었죠. 크레타의 롱 휠베이스 모델에 해당하는 ‘알카자르(Alcazar)’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알카자르는 6인승 또는 7인승 모델로 제공되며, 6인승 모델에는 독립식 2열 좌석이 적용됩니다.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 싼타페, 기아 쏘렌토를 통해 6인승 SUV의 인기가 높아진 것과 마찬가지로, 인도 시장에서는 알카자르가 6인승 SUV의 유행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도를 넘어 동남아시아로, 기아 쏘넷



기아 쏘넷(Sonet)은 인도 전략 소형 SUV로, 셀토스와 함께 인도 시장에서 기아의 판매량을 견인하는 모델입니다. 하지만 기아는 앞으로 더 많은 시장에 쏘넷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이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시장에는 쏘넷의 7인승 모델인 ‘쏘넷 7’을 출시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시장은 인도 시장과 마찬가지로 대가족 중심의 문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열악한 도로 사정 때문에 SUV에 대한 선호도가 높죠. 쏘넷 7은 7명이 탈 수 있는 넉넉한 실내 공간과 거친 길도 안정적으로 주파할 수 있는 높은 최저지상고를 갖췄습니다. 물론 현지 시장을 고려한 다양한 편의 사양도 마련했죠. 천장형 에어벤트가 대표적입니다. 쏘넷은 천장의 대형 송풍구를 통해 3열까지 바람을 보내기에 어디에 앉아도 시원하게 여행을 떠날 수 있습니다. 




유럽을 사로잡은 기아의 대표 차종, 씨드



기아 ‘씨드(CEED)’는 기아의 유럽 시장 전략 모델로 강력한 경쟁력을 자랑합니다. 가령 2021년 7월 선보인 3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독일의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Auto Motor und Sport)>의 C세그먼트 해치백 비교 평가에서 폭스바겐 골프, 포드 포커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카테고리는 C 세그먼트입니다. 특히 해치백의 인기가 높죠. 구시가지의 좁은 길과 골목 위주의 상권이 미친 영향도 무시할 순 없지만, 유럽 사람들이 C 세그먼트 해치백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라이프스타일에 있습니다. 가령 유럽에선 장거리 자동차 여행이 잦습니다. 일상생활에서 편히 쓸 수 있는 작은 차체이면서도 장거리 여행도 소화할 수 있어야 하죠. 작고 실용적인 해치백이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입니다. 




씨드는 스포티지와 함께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의 생산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2022년 1~11월 생산 및 판매량은 씨드가 7만 3,965대, 씨드의 파생 모델인 엑씨드(Xceed)가 5만 474대입니다. 같은 기간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 생산량의 42.7%를 차지했죠. 기아는 씨드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 자리한 ‘아브토토르(Avtotor)’ 공장에서도 하청 생산을 진행 중입니다. 




유럽에서 사랑받는 소형 해치백, 현대차 i20



현대차 i20은 유럽 시장에서 인기 있는 소형 해치백 중 하나입니다. 현행 모델은 2020년 선보인 3세대로, 알뜰한 자동차를 원하는 유럽 소비자 취향에 맞춘 구동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i20은 1.0 터보 엔진과 1.2 가솔린 엔진을 고를 수 있는데, 1.0 터보 엔진에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더할 수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i20의 6단 지능형 수동변속기(iMT)는 주행 중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코스팅(Coasting)’ 모드로 배기가스를 줄이고 연료 효율성을 높입니다. 유럽 소비자들이 실용성과 함께 합리성까지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쓰임새가 뛰어나고 성능과 연비까지 좋은 i20이 유럽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i20의 플랫폼을 이용해 만든 유럽 시장 전용 소형 SUV인 ‘베이온(Bayon)’도 점점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참고로 현대차 터키 공장의 2022년 1~11월 생산량은 18만 8,334대이며, 이 중 i20이 8만 389대, 바이욘이 4만 2,803대를 차지했습니다. 한 공장 생산량의 65.4%를 두 모델이 차지한 것이죠. 




브라질 판매 1위, 현대차 HB20



현대차 ‘HB20’는 여러 자동차 브랜드들이 저가형 소형차로 경쟁을 펼치는 남미 시장을 위해 현대차가 별도로 개발한 모델입니다. 현행 모델은 2022년 7월에 등장한 2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현재 브라질에서 가장 잘 팔리는 승용차입니다. 세단인 HB20S와 함께 브라질 공장의 핵심 모델 자리를 차지하고 있죠. 2022년 1~11월 현대차 브라질 공장은 총 18만 7,891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는데, 이 가운데 HB20와 HB20S는 12만 6,678대로 전체의 67.4%를 차지했습니다. 




중국 젊은이들의 알뜰한 첫 차, 기아 페가스



최근 중국 시장에선 저렴한 가격과 경제성을 갖춘 소형 세단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기아 ‘페가스(Pegas)’도 그중 하나죠. 페가스는 1.4 카파 엔진에 6단 수동변속기 또는 6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리는 소형차의 정석과 같은 구성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중국에서 소형 세단 바람이 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현재 중국 자동차 시장의 가장 큰 수요층은 20~30대입니다. 젊은 층의 소득이 늘어나면서 자동차 구매력도 같이 상승한 것이죠. 자연스레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소형차가 사랑을 받기 시작한 겁니다. 현재 페가스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기아 차종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을 위한 MPV, 현대차 쿠스토



2021년 데뷔한 현대차 ‘쿠스토(Custo)’는 중국과 대만 시장을 위한 7인승 MPV입니다.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 브랜드의 고급스러움과 첨단 이미지를 담당하는 중요 모델이기도 하죠. 쿠스토의 매력은 실내 공간에 있습니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더하면서 대시보드 중앙에 세로형 대형 모니터를 달았거든요. 이 세로형 대형 모니터는 중국 시장의 선호도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첨단 기술의 이미지가 물씬한 실내 센터모니터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쿠스토 또한 이에 맞춰 실내 디자인의 중심으로 대형 모니터를 내세운 것입니다. 




쿠스토가 중국 소비자의 요구에 귀를 기울였다는 사실은 파워트레인 라인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쿠스토의 엔진은 1.5 터보 및 2.0 터보이며, 변속기는 8단 자동입니다. 해당 조합은 중국 현지형 모델에서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배기량에 따라 1,000㏄ 미만에는 1%, 1,000㏄ 이상~1,500㏄ 미만에는 3%, 1,500㏄ 이상~2,000㏄ 미만에는 5%의 소비세를 매깁니다. 즉, 쿠스토는 배기량을 낮춘 1.5 터보 엔진을 얹어 소비자의 부담을 줄인 것이죠. 이는 중국 현지 시장의 특성을 이해하고 반영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미국 7인승 SUV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다, 기아 텔루라이드



기아 텔루라이드는 2019년 등장한 북미 시장 전략용 모델로, 넉넉한 크기와 뛰어난 상품성 덕분에 미국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는 화려한 수상 이력으로 입증됩니다. 미국의 주요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Motortrend)>의 ‘2020년 올해의 SUV’, 2020년 ‘북미 올해의 차’ SUV 부문, ‘2020 세계 올해의 자동차’ 등에 선정되면서 기아의 역량을 세계에 뽐냈습니다. 




참고로 기아 미국 공장은 2022년 1~11월 31만 6,678대의 자동차를 생산했습니다. 상위권부터 살펴보면 텔루라이드 9만 9,121대, 스포티지 8만 2,259대, 쏘렌토 7만 3,626대, K5 6만 1,672대 순이죠. 텔루라이드 하나가 기아 미국 공장 전체 생산량의 31.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습니다. 잘 만든 모델 하나가 한 지역에서 브랜드의 판매를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성 넘치는 북미 시장 전략 모델, 현대차 싼타크루즈



현대차 싼타크루즈는 북미 시장 전략 모델로, 4세대 투싼을 기반으로 만든 픽업트럭입니다. 현대차 미국 공장은 그간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쏘나타, 투싼, 싼타페 등 국내 시장과 미국 시장에서 모두 인기 있는 모델을 주로 생산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여기에 미국 전용 모델인 싼타크루즈가 추가된 것입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미국 시장에선 대형 SUV와 픽업트럭의 인기가 높습니다. 차로 폭이 넓어 커다란 차를 타도 부담이 없는 데다, 교외에 거주하면서 이따금씩 많은 짐을 나르기엔 픽업트럭이 매우 유리하죠. 연령대와 상관없이 SUV와 픽업트럭을 선호하는 이유입니다. 싼타크루즈는 전통적인 픽업과는 달리 SUV와 픽업을 하나로 아우른 멋진 스타일, SUV 기반 차체의 편안한 승차감 등을 내세워 젊은 층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시장 특성을 반영한 MPV, 스타게이저



2022년 데뷔한 스타게이저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위한 MPV입니다. 스타리아의 디자인과 맥락을 같이 하는 우주선 느낌의 디자인이 매력적인 모델이죠. 스타게이저는 소형 MPV지만 영리한 설계 덕분에 최대 7명이 탈 수 있습니다. 2열 독립 시트의 6인승 모델과 7인승 모델의 두 가지가 있죠. 다양한 첨단 기능도 갖췄습니다. 블루링크를 이용해 출발 전에 엔진 시동을 걸고 실내 온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도난 알림, 자동 충돌 알림, 비상 지원 등의 기능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차량 디자인에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담았습니다. 해당 시장은 대가족 비율이 높고 도로 사정이 열악합니다. 스타게이저가 미니밴과 SUV 스타일을 적절하게 조합한 이유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요? 스타게이저는 현재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현대차 모델입니다. 작년 8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 약 4개월간의 인도네시아 판매량은 1만 3,062대, 수출량은 4,408대를 기록했습니다. 올해에는 스타게이저의 역할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현대차그룹은 전세계 곳곳의 자동차 시장에 맞는 현지 전략 모델을 내놓고 있습니다. 현지의 문화와 현지 고객의 생활을 고려한 세심한 배려를 담은 차들이죠. 단순히 A에서 B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차를 이용하는 모든 과정에 즐거움과 편안함을 담겠다는 의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앞으로도 전세계 곳곳에서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모델들이 사람들의 꿈과 행복을 싣고 달리기를 기대해 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뉴스 미디어, HMG 저널 바로가기

https://www.hyundai.co.k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