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면서 달라진 내 차의 이야기, 공감하시나요?
저출산 시대. 아이를 가진다는 것이 기쁨보다 걱정으로 다가오는 시대입니다. 유부남 선배들에게 임신 소식을 알렸을 때도 축복보다 걱정에 가까운 조언을 더 많이 들었죠. 이런 상황은 육아 때문에 팍팍해질 미래에 대한 걱정을 더욱 크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기우였습니다. 아기가 태어나고부터 모든 걱정을 뒤엎어버릴 만큼 큰 기쁨의 나날을 보내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동시에 어마어마하게 큰 책임감이 몰려옵니다. 이 행복을 지켜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일까요. 아내의 배가 불러왔던 40주의 시간과 아기가 태어나 우리 부부와 함께하는 지금을 돌아보니 저도, 제 차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얌전해진 운전습관
아빠가 되면서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운전습관입니다. 양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꼭 쥐고 운전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브레이크을 급히 밟거나 급가속은 일절 하지 않고, 차선도 조심 조심 바꾸는 얌전한 운전을 하게 됐죠. 뒷자리에 탄 아내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어요. 그 덕에 연비까지 좋아진 것은 덤입니다.
카시트가 생겼다
아기가 태어나면서 가장 먼저 필요하게 된 것은 카시트입니다. 갓 태어난 아기를 위한 신생아용 카시트는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고 해서 중고물품을 구입했습니다. 갓 태어난 아이는 아이가 자동차 후면을 보고 앉도록 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아기가 머리를 가눌 수 있는 생후 8개월 쯤부터는 카시트가 앞을 향하도록 설치하는데, 아빠의 드라이브가 좀 더 즐거워지는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백미러를 통해 생글생글 웃는 아기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되니까요.
아기가 타고 있어요 스티커
‘아기가 타고 있어요’ 스티커도 뒷유리에 예쁘게 붙여줬습니다. 어느 스티커가 우리 차에 가장 어울릴까 고민하다 보니 스티커 하나 고르는데도 엄청 신중하게 되더군요. 이 스티커에는 ‘차에 아기가 타고 있으니 배려해달라’, ‘차에 아기가 있으니 사고나 나면 가장 먼저 구해달라’는 등 여러 의미가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스티커를 붙이는 순간만큼은 ‘나도 이제 아빠가 됐어요’ 자랑하고픈 의미가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음악 플레이리스트가 바뀌다
사실 이건 아빠로서 느끼는 사소한 불편함 중 하나입니다. 혼자 드라이브를 즐길 때는 자동차가 들썩거릴만큼 힙합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따라 부르곤 했어요. 하지만 아내가 임신한 뒤로는 태교음악을, 아기가 태어나고부터는 동요로 플레이리스트를 채우게 됐습니다. 속으로 욕구불만이 스물스물 올라올 때가 왜 없겠냐마는, 노래를 들으며 행복해하는 아기의 표정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내 입가에도 미소가 번지게 되더군요.
내비게이션 즐겨찾기
자동차와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달랑 집, 회사뿐이던 내비게이션 즐겨찾기 목록에 몇 가지 리스트가 추가된 것이죠. 아내가 임신하고부터 산부인과, 아기가 태어나고부터는 소아과에 자주 들르게 됐기 때문입니다. 언제 어디서라도 바로 병원을 찾아가려면 단골병원 즐겨찾기 등록은 필수입니다. 물론 되도록 이 곳을 찾아가는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말이죠.
에어필터 교체
임신 소식을 듣자마자 에어필터를 교체했습니다. 자동차용 공기청정기도 구매했어요. 아내가 마시는 공기가 곧 뱃속의 태아가 마시는 공기니까요. 운전 중 차창 밖을 가득 채운 희뿌연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에 괜히 뿌듯해집니다. 앞으로도 에어필터는 권장 교체시기인 15000km보다 조금 더 일찍 교체해줄 생각입니다.
차 안은 항상 깨끗이
실내 세차도 더 자주 하게 됐습니다. 필터를 아무리 자주 바꾼다 한들 차가 더러우면 아무 소용 없으니까요. 혹시라도 아기를 위험하게 만들지 모를 액세서리들도 모두 정리하고 자극적인 방향제도 더 순한 것으로 바꿨습니다. 청소를 더 자주 하다 보니 요즘 유행하는 핸디형 청소기도 갖고 싶어졌습니다. 좀처럼 물건 사는 걸 허락하지 않는 알뜰한 아내지만 이번만큼은 쉽게 허락해주더군요. 깨끗한 차를 타고 싶은 건 엄마의 마음도 똑같은가 봅니다.
타이어 교체
타이어도 곧 교체할까 싶습니다. 타이어만 바꿔도 승차감과 소음이 확 달라지거든요. 아직 마일리지가 남아있기에 당장 타이어를 바꿀 수는 없지만, 교체 시기가 되면 더 조용하고 승차감이 좋은 고급형 타이어로 교체할 생각입니다. 타이어를 바꿀 즈음이면 지금은 겨우 옹알이밖에 못하는 우리 아기도 말을 할 수 있게 되겠죠. 그리고는 카시트에 앉아 이렇게 물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빠 우리 차 바꿨어요?”
‘기변병’이 찾아오다
아이를 가진 아빠라면 아마 모두가 공감할 이야기. 더 큰 차를 사고 싶은 ‘기변병’이 찾아옵니다. 더 큰 차로 바꾸면 엄마도 아기도 더 편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을 테고, 유모차나 장난감 같은 짐들도 더 넉넉하게 실을 수 있을 테니까요. 큰 차에 짐을 한가득 싣고 캠핑이나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상상하면 기변 욕구를 떨쳐내기 쉽지 않습니다. 자동차 브랜드 홈페이지를 수시로 들락거리고 견적을 내며 매일같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하죠.
아빠가 되면서 달라진 내 차의 이야기, 여러분은 얼마나 공감하시나요? 글을 읽으며 아차 싶었던 분이라면 지금부터 조금씩 운전습관도, 내 차의 모습도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자동차를 가족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배려의 공간으로 꾸미는 아빠의 자상한 모습에 엄마도, 아기도 감동할지 모르니까요.
글. 사진 주태환
현대자동차그룹 뉴스 미디어, HMG 저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