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개선할 점을 찾아내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는 일정한 주기를 두고 신차를 출시합니다. 제조사나 모델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짧게는 4~5년, 길게는 6~8년의 주기를 두고 신모델로 교체하죠. 자동차 산업 특성상 신차 개발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고, 고객 반응에 따라 쉽게 모델을 바꾸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 번 개발한 신차로 최대 8년이나 버티기 또한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세상이 변하는 속도만큼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이나 기능도 계속 바뀌기 마련이니까요.
이에 자동차 제조사들은 모델 수명주기 중간에 부분변경 또는 페이스리프트(Facelift)를 진행해 고객의 니즈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리프트는 얼굴의 주름을 없애는 성형수술을 뜻하는 단어로 자동차 업계에서는 기존 모델의 상품성과 디자인을 개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흔히 자동차의 앞모습을 얼굴과 비교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성형수술에서 사용하는 단어가 붙은 것이 당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익숙해진 디자인을 개선해 새로움을 더하는 것이니까요.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이름을 짓는 방법은 자동차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더 뉴(The New)’, 풀체인지 모델에 ‘디 올 뉴(The All New)’라는 서브네임을 사용합니다. 페이스리프트를 할 때 디자인 변경의 폭은 저마다 다릅니다. 기존 모델의 디자인 테마를 계승하며 약간의 변화를 추가하거나 완전히 다른 차처럼 보이도록 전체적인 인상을 바꾸기도 합니다.
일례로 7세대 아반떼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뉴 아반떼는 기존 모델의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Parametric Dynamics)’ 디자인 테마를 잇되, 수평형 헤드램프를 적용해 더 낮고 넓은 이미지를 구현했습니다. 이미지 변화는 크지 않고 기존 디자인을 계승하며 발전시킨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8세대 쏘나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쏘나타 디 엣지는 신차 수준의 파격적인 변화를 선보였습니다. 전체적인 인상을 바꿔 기존 모델보다 한층 날렵한 스포츠 세단 느낌을 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처럼 디자인을 크게 바꾸는 경우엔 다양한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사유로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가 바뀔 때입니다. 쏘나타 디 엣지는 현대자동차의 달라진 전면부 패밀리룩 디자인 기조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현대차는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의 도입과 함께 이를 연이어 신차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쏘나타 디 엣지에도 이에 맞춰 새 디자인을 도입한 것이죠.
기아의 3세대 모닝의 두 번째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뉴 모닝 또한 쏘나타 디 엣지와 같은 사례입니다. 기아는 EV9을 기점으로 별자리를 형상화한 ‘스타맵 시그니처 스타맵 라이팅’을 브랜드의 새 얼굴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모닝에 적용해 브랜드 전체의 패밀리룩을 한층 공고히 한 것입니다.
이처럼 페이스리프트에서는 디자인 변화가 기본이지만, 디자인만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모델 출시 당시 없었던 신규 사양의 적용도 따라붙습니다. 현대차그룹은 고객의 목소리에 꾸준히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고객의 요청에 따라 편의사양을 추가하거나 기본 사양 구성을 바꾸는 등 상품성 개선을 끊임없이 진행하죠. 작은 업데이트는 연식변경 모델로, 대규모 업데이트는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진행하는 편입니다.
최근 기아에서 큰 폭으로 변경한 사례를 꼽자면, 외관과 실내 디자인을 동시에 바꾼 4세대 쏘렌토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쏘렌토가 있습니다. 사실, 페이스리프트 모델 개발에서 실내 디자인을 크게 바꾸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실내는 모델과 차급의 특성을 보여주는 부분인 데다, 실내 금형을 완전히 바꿔야 하는 등 비용 증가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죠. 그래서 실내 디자인까지 과감하게 바꾼 더 뉴 쏘렌토에는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기아의 의지가 분명히 담겨 있습니다.
더 뉴 쏘렌토는 ‘경계가 없는 이어짐(Borderless Wideness)’을 테마로 수평적인 조형을 통해 개방감을 강조하는 기아의 실내 디자인 콘셉트를 적용했습니다. 또한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을 하나의 화면처럼 매끄럽게 연결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달았습니다. 기존 쏘렌토의 경우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화면을 분리하고, 센터페시아의 형태를 강조한 디자인을 사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려면 대시보드 디자인을 완전히 바꿔야 했죠. 기아는 대시보드 디자인을 새롭게 바꾸면서 ‘인포테인먼트/공조 전환 조작계’ 또한 같이 도입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첨단 사양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실내의 분위기를 더욱 미래지향적으로 바꾼 것입니다.
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때로는 플랫폼, 구동계 등 자동차의 기반이 되는 핵심 사양을 바꾸는 페이스리프트를 하기도 합니다. 특정 시점에 신기술이 대폭 적용되면서 완성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상황에 적용되죠. 대표적인 예가 4세대 싼타페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입니다. 4세대 싼타페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핵심은 플랫폼과 구동계 교체였습니다. 현대차가 새롭게 개발한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하면서 파워트레인을 교체하고 안전성을 강화했거든요. 오히려 외관 변화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뼈대에 해당하는 골격이 완전 달라졌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입니다.
또한, 4세대 싼타페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현대차 SUV 중 최초로 스마트스트림 2.2L 디젤 엔진에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적용해 주행 성능 및 연료 효율성을 개선했습니다. 그래서 4세대 싼타페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아주 특별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 변경은 최소화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플랫폼과 구동계를 바꿨는데, 페이스리프트 모델에서 이와 같은 변화는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의 세대변경 수준의 교체이니까요.
6세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모델 또한 신차급 변화로 손꼽을 수 있습니다. 기존의 중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파라메트릭 쥬얼(Parametric Jewel)’ 패턴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헤드램프, 히든 라이팅 타입의 주간주행등이 일체형으로 적용된 전면부 디자인을 택하면서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강조했죠. 실내 또한 중앙 모니터에서 솟은 선이 부드럽게 기울어지는 전작의 기조를 잇되,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2.3인치 내비게이션이 경계 없이 이어지는 심리스 형태로 재구성하고, 현대차 최초의 터치식 공조 컨트롤러를 적용하며 첨단 기술과 고급 소재의 조화를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휠베이스를 40mm 늘이는 이례적인 변화를 더하기도 했습니다. 보통 모델변경에서나 할 일을 페이스리프트에 모조리 담은 사례라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할 수 있죠.
이와 같은 신차급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그랜저는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습니다. 기존 모델로부터 내려온 중후함과 권위는 살짝 덜어내되, 미래지향적인 감각을 담아내면서 젊은 세대의 호감을 얻을 수 있었죠. 이는 그랜저가 나아갈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6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에서 제시했던 첨단 기술과 미래적인 이미지, 고급 소재의 조합은 7세대 그랜저에도 계승되어 있습니다.
페이스리프트는 단순한 디자인 변경이 아닙니다. 시대가 바뀌는 속도는 상당히 빠르며 고객의 요구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죠.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자동차그룹은 매번 최선을 다해 새 모델을 만들고,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개선할 점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이것만이 성공적인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만드는 비결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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