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의 미래를 이포레스트 테크 데이에서 확인했습니다
현대자동차·기아 제조솔루션본부가 새로운 제조기술 적용에 속도를 더할, ‘이포레스트 테크 데이(E-FOREST TECH DAY)’를 울산 공장에서 열었습니다. ‘이포레스트(E-FOREST)’는 현대차와 기아의 스마트공장 브랜드로,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기술과 인간친화적인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제조시스템을 혁신하고 나아가 모빌리티 산업 전체의 고도화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포레스트 테크 데이는 스마트 팩토리 혁신 제조 기술 공유를 위한 신기술 전시회입니다. 현대차·기아 제조솔루션본부 및 협력사의 연구개발 성과를 공유하고 기술 활용 분야를 확대하는 데 의미가 있죠. 현대차 울산공장 내 제조솔루션 시운전공장에 마련된 약 2,000평 규모의 공간에는 자동화, 디지털전환, 안전 등 3개 분야의 신기술 147개가 전시됐습니다.
이포레스트 테크 데이에는 약 9,000명의 임직원 및 협력사들이 참가해 전시를 살펴보며 혁신 제조기술을 참관하고 개선사항을 논의했습니다. 개발자와 임직원이 모여 향후 적용될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인 것이죠. 신기술의 적용은 생산성 향상과 AI/DX/비전 기술 등의 융합과 더불어 직원의 안전으로 이어집니다. 사람이 하기 힘든 일을 로봇에게 맡길 수 있으니까요. 이번 이포레스트 테크 데이에서 눈에 띄었던 신기술을 소개합니다.
‘메타버스 기반 도어 탈착 자율화 플랫폼’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 방법에 디지털 전환을 더하는 좋은 예시 중 하나입니다. 자동차 생산 라인에서는 도장 작업 이후 실내 부품을 장착하기 전에 도어를 탈착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현장의 전문가가 직접 로봇의 동작을 지정하는 ‘로봇 티칭’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더불어 이와 같은 생산 라인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각도의 점검이 필요하죠.
하지만 메타버스 플랫폼에 생산 라인과 똑같은 환경을 가상공간에 구축하고 이를 현장과 동기화하면 어떨까요? 인공지능 기반으로 로봇 티칭 없이 스스로 일하는 로봇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물론, 생산 라인 도입 전의 다양한 시뮬레이션도 가능해집니다. 과거에는 신규 차종 추가 시 최소 3개월에서 1년 가까이 걸렸던 과정을 최소 2일에서 5일로 단축할 수 있죠. 생산 라인의 최적화는 덤입니다.
박주화 책임매니저는 해당 기술의 장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신규 차종 추가를 위한 라인 설계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데다 생산 차종이나 라인이 변경되어도 대응 시간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또한, 로봇에 대한 강화학습을 통해 경로 설정을 한 번만 하면 이후 위치가 변경되더라도 로봇이 스스로 해당 위치를 찾아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신차종을 개발하더라도 최적화된 로봇 제어 경로 생성을 통해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 과정에서는 무거운 판넬을 컨베이어 벨트로 이송합니다. 그런데 이동 과정 중 벨트 슬립이 발생하면 판넬의 위치가 약간 틀어지게 됩니다. 현재는 접촉형 기계식 판넬 보정 장치를 사용해 판넬의 위치를 조정합니다. 접촉하는 방식의 특성상 판넬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며, 생산 품목이 변경될 때마다 작업자가 판넬 보정 장치의 종류를 교환해야 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비접촉 판넬 정렬 보정 시스템은 비전 카메라를 이용해 해당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비전 카메라를 이용해 판넬의 위치를 파악하고, 로봇에 해당 위치 정보를 전달하면 판넬의 위치가 틀어져도 로봇이 데이터를 전송받아 위치 보정을 하여 해당 위치에 맞게 움직여 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 기존의 접촉식 판넬 보정 장치를 대체하기 때문에 작업자가 힘들여 보정 장치를 교체할 필요도 없어지죠.
김성규 책임 매니저의 설명입니다. “비전 기술은 기계에 사람의 시각을 부여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 대부분의 기계 장치는 정해진 작동 방식에 맞춰 움직이는데 한정되었지만, 현재는 비전 기술의 발전으로 기계가 사물을 인식하고 이에 맞는 판단을 하여 최적화된 작업 결과를 도출합니다. 기술을 더하면서 진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임직원에게 생길 수 있는 근골격계 질환 예방에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작업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웨어러블 로봇 개발은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까다로운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입니다. 헤드라이닝 장착 자동화 기술이 좋은 예입니다.
현재 헤드라이닝 장착 공정은 2명의 작업자가 1조가 되어 작업하고 있습니다. 긴 부품을 전면부를 통해 실내에 넣고 천장을 바라보며 고정해야 하기에 목과 어깨에 부담이 가는 자세를 취하게 되죠. 하지만 3D 비전 카메라를 장착한 로봇을 장착하면 일이 쉬워집니다.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로 실내와 헤드라이닝 부품을 스캔해 정확한 부품을 정확한 자리에 장착할 수 있거든요.
박주화 책임 매니저는 해당 기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헤드라이닝 부품의 크기 대비 투입구가 좁아 일반적인 작업에서는 제품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위를 바라보고 작업해야 하는 특성상 근골격계 질환 또한 우려됩니다. 로봇을 활용하면 제품 손상 및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공정 중 장착 클립과 차체를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고정밀 3D 비전 카메라와 로봇 정밀 제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습니다.”
좋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과정마다 철저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특히 자동차의 도장은 고객이 차를 운용하는 내내 보는 중요한 부분이죠. 현재는 차체에 페인트를 뿌리는 중도, 상도 과정에서 작업자들이 불량을 확인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도장상태를 확인하는 로봇형 비전 검사 시스템이 쓰일 것입니다.
로봇형 비전 검사 시스템은 고도화된 2D 검사 비전과 패턴 조명을 활용합니다. 차량 곳곳에 빛을 투과해 반사되는 사진을 찍어 0.15mm 크기의 결함까지 검출할 수 있죠. 해당 기술의 도입은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사람이 검사할 경우 차체 곳곳을 살피는 과정에서 계속 허리를 굽히고 쪼그려 앉는 등 근골격계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취하게 되거든요.
특히 로봇형 비전 검사 시스템은 기계 학습을 통해 계속 성장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박진석 책임 매니저의 설명입니다. “기존 도장 불량을 예시로 기계 학습을 진행했으며, 새로운 불량 사례로 의심되는 경우 불량 여부를 확인해주면 로봇이 추가 학습을 진행하기에 다양한 차종의 도장 검사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사람이 볼 수 없는 불량까지도 효율적으로 잡아낼 것으로 예상합니다.”
도장 불량을 찾아냈다면 이를 수정해야 합니다. 현재는 작업자가 전면과 결함 포인트를 모두 수작업으로 처리하고 있지만, 지붕이나 하단부 굴곡 등 쉽게 손이 닿지 않는 부분까지 다듬으려면 불편한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근골격계 질환의 우려가 있죠. 따라서 로봇을 사용해 이를 자동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로봇형 비전 검사 시스템에서 찾아낸 도장 불량 정보를 자동 샌딩 기계로 전달해야 합니다. 3D 비전 카메라로 생성한 좌표의 값을 공유하는 것이죠. 자동 샌딩 기계는 전면 샌딩과 스팟 샌딩의 두 가지로 나뉩니다. 전면 샌딩 기계는 표면 전체를, 스팟 샌딩 기계는 결함 포인트만 정확하게 검출하여 샌딩합니다.
전찬길 매니저의 설명입니다. “자동 샌딩 기계의 또 다른 장점은 분진 최소화입니다. 기존에는 샌딩 과정 중 생기는 분진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자동 샌딩 기계는 청소기와 같은 원리의 흡기관으로 샌딩 과정 중 생기는 분진을 흡수합니다. 그리고 차 한 대마다 샌딩 페이퍼를 자동으로 교체하며 균일하게 샌딩하는 만큼 일정한 품질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샌딩 과정을 거친 차체는 닦아낼 필요가 있습니다. 정전기 등으로 붙은 먼지를 제거해야 하거든요. 이 또한 현재는 샌딩과 마찬가지로 수작업으로 이뤄집니다. 굴곡부 등 차체 형상에 따라 닦아내지 못하는 곳이 생기기 마련이죠. 새로 개발한 로봇 취부형 스워드 브러시는 작업자의 손이 닿기 힘든 굴곡이나 하단부까지 말끔히 닦아냅니다.
로봇 취부형 스워드 브러시는 부드러운 이중 브러시가 회전하면서 차체를 부드럽게 훑는 구조입니다. 피부에 바르는 스킨로션과 비슷한 성분의 전용 세정액을 브러시에 뿌려 차체에 달라붙은 먼지를 쉽게 걷어내는 데다, 브러시 사이의 토네이도 노즐은 공기를 강하게 불어내 세척 효과를 높입니다. 마지막으로 상단의 흡기관이 먼지를 빨아들여 분진을 완벽하게 제거합니다.
완성을 마친 자동차는 고객 인도 전 도막 보호 필름(랩가드)을 씌웁니다. 특히 수출 차량의 경우 도막 보호 필름의 중요성은 매우 높습니다. 배로 보내는 이상 운송 기간 내내 해풍과 먼지에 노출되기 때문이죠. 현재 도막 보호 필름은 차종과 부위별로 제작된 시트지를 작업자가 직접 씌우는 방식으로 작업하지만, 매번 차체 곳곳에 일정하게 필름을 붙이기란 상당히 고된 일입니다.
현대차·기아 제조솔루션본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트지 방식에서 벗어나 액상형 도막 보호 필름을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분사할 자동 로봇을 개발했죠. 필름과 같은 성분의 액상을 뿌리면, 시간이 지나 액상이 굳어지며 보호 필름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박정민 책임매니저는 해당 기술의 이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액상형 도막 보호 필름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차종, 모든 부위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시트지 방식은 차종과 부위별에 따라 시트지 재고를 관리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액상형 도막 보호 필름은 아니죠. 로봇의 경우 전용 노즐과 클리너를 적용해 작업 품질을 높였으며, 로봇 티칭을 통해 어떤 차종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금의 자동차 ‘BIW(Body In white, 도장 전 완성 상태의 차체)’는 다양한 강판을 접합하여 만듭니다. 다양한 부위의 강판이 용접과 조립을 거쳐 자동차를 이루는 것이죠. 하지만 하이퍼캐스팅 기술을 적용하면 자동차의 제작 방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초대형 기계로 부품을 주조하니 차체의 대물 부품을 통째로 찍어내는 일도 가능하죠. 특히, 여러 부위의 강판을 합칠 것 없이 큰 판을 한 번에 뽑아내는 덕분에 제조 공정이 혁신적으로 줄어듭니다.
하이퍼캐스팅은 기존 주조 공정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기계가 필요하므로 새로운 설비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에 맞춰 현대자동차는 후처리 자동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주조를 통해 부품을 만들 때는 잔존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현재는 작업자가 잔존물을 제거하지만, 하이퍼캐스팅 기술이 적용되면 부품이 커지기 때문에 수작업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하이퍼캐스팅 차체부품 후처리 자동화 로봇은 3D 비전 카메라를 이용해 부품의 모양과 주요 포인트의 치수를 확인하고 플라즈마 커팅으로 필요 없는 부분을 잘라냅니다. 이후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부품 곳곳을 갈아내 매끈하게 다듬습니다. 로봇이 필요에 따라 공구함에서 다양한 공구를 골라 면을 다듬는 것이죠.
박동만 책임매니저와 신명호 책임매니저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하이퍼캐스팅 부품의 경우 기존 부품 대비 크기가 4~5배 이상 커집니다. 하이퍼캐스팅 차체부품 후처리 자동화 로봇은 자동으로 부품을 지그 위에 안착시키고 3D 비전 시스템으로 정위치를 확인한 후 작업을 진행합니다. 정밀성이 뛰어난 데다 밀폐 공간에서 작업을 진행하니 분진이나 소음을 차단할 수도 있습니다.”
미래 공장에서도 부품 공급은 빼놓을 수 없는 숙제입니다. 조립공정에 맞춰 끊임없이 제시간에 알맞게 부품을 공급해야 하죠. 현재 볼트, 너트, 리벳 등의 작은 부품(소물파트)은 작업자가 이송차를 타고 각 공정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로의 전환이 이뤄지면서 이 또한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종접합 공정이 많은 전기차는 작은 부품이 필요한 공정이 많기 때문입니다.
스팟을 활용한 하드웨어 공급 자동화는 이에 대응하는 기술입니다. 로봇은 카메라로 부품이 담긴 박스와 부품 봉투를 인식하고, 봉투를 열선으로 끊어내 부품을 박스에 다시 담습니다. 해당 과정에서 박스에 담긴 부품을 이미지 분석으로 구분할 수 있죠. 정해진 박스와 다른 부품 봉투를 사용해도 대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담은 부품은 각 바구니에 모아 스팟이 필요한 공정에 전달합니다. 부품의 확인부터 공급까지 완전히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이죠. 김덕호 매니저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소물파트의 공급이 필요한 공정이 늘어나면서 물류 자동화의 방안을 고민했습니다. 해당 기술에서 스팟은 운송과 동시에 소물파트를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생산성 향상 및 소물부품 로딩/공급에도 스팟을 활용한다면 더 효율적으로 공정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향후 양산 과정에서는 스팟 만이 아닌 협동 로봇이나 자율 모바일 로봇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이포레스트 테크 데이에서 만난 다양한 신기술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고도화된 비전 기술과 AI를 적용하고 있었습니다. 이포레스트가 추구하는 혁신적이고 고도화된 자동화 생산방식, 미래를 선도할 혁신 기술의 융합,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제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인간 친화적 기술의 조합을 볼 수 있었거든요. 특히 사람에게 위험 또는 유해한 작업에 로봇을 활용하는 것은 현대자동차그룹의 비전인 ‘인류를 위한 진보’와도 일치합니다.
이포레스트는 고객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것을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제조시스템의 혁신을 추구하는 스마트 팩토리 생태계입니다. 브랜드 명칭의 가장 앞글자인 ‘E’에는 보다 효율적(Efficient)이고, 경제적(Economical)으로 모빌리티 산업 환경(Environment) 전체의 진보를 달성하겠다는 의미와 함께, 고객 및 파트너사에 최고의 만족(Excellence)을 선사하기 위해 인공지능, 로봇 기술, DX(디지털트렌스포메이션), ICT(정보통신기술) 등의 요소와 가치를 연결해 모두(Everyone)를 위한 혁신을 이루겠다는 뜻을 담았죠. 이포레스트 테크 데이에서 만난 신 제조기술이 모두를 위한 진보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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