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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Jan 30. 2024

누빌, 라운드 최다 포인트 획득하며 승리의 영광을 얻다

4년전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만점’을 재현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24 시즌 드라이버 및 제조사 부문 통합 우승을 향한 현대 월드랠리팀(이하 현대팀)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 매 시즌 첫 경기가 치러지는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현대팀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이 라운드 승리를 거머쥔 것이다. 이는 초반부터 선두 싸움에 나선 누빌이 몬테카를로 9승 전적의 세바스티앙 오지에(Sébastien Ogier)와 사투 끝에 얻어낸 값진 결과였다. 이번 시즌 첫 번째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거둔 성과를 상세히 살펴봤다.



2024 시즌 랠리팀 주요 변화



올해 WRC 복귀 10주년을 맞이한 현대팀은 챔피언 타이틀 탈환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드라이버 라인업을 확충하는 한편 전설적인 엔지니어 프랑소와-자비에 데메종(François-Xavier Demaison)을 영입해 랠리카 개선에도 힘을 실었다. 그는 지난해 사파리에서 드라이브 샤프트 파손을 여러 차례 겪은 랠리카 문제를 개선하고 경량화에도 힘쓴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부터 시릴 아비테불 감독이 현대모터스포츠법인까지 함께 지휘한다


얼마 전 시릴 아비테불(Cyril Abiteboul) 감독이 현대모터스포츠법인(HMSG) 법인장을 겸임한다는 정식 발표가 있었다. F1 르노팀 감독을 역임했던 아비테불은 지난해 처음 낯선 랠리 바닥에 발을 들였지만 빠르게 적응하며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다소 느슨했던 팀 조직을 빠르게 다듬어 낸 아비테불은 이제 WRC를 넘어 현대 모터스포츠 미래 전략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시즌 랠리1 클래스에 참여한 경주차는 8대로 지난해 10대 대비 2대 줄었다. 현대팀은 이전과 동일한 3대 체제를 유지했지만 도요타팀은 칼리 로반페라(Kalle Rovanperä)가 빠지고, M-스포트 포드(이하 포드팀) 역시 2대로 엔트리를 줄였다. 전직 챔피언 오트 타낙(Ott Tänak)과 티에리 누빌이 투톱으로 출격하고, 나머지 한 자리에는 안드레아스 미켈센(Andreas Mikkelsen)을 채웠다. 미켈센은 다니 소르도(Dani Sordo), 에사페카 라피(Esapekka Lappi)와 함께 세 번째 차를 나눠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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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팀에서 11번째 시즌을 맞이한 누빌이 개인 타이틀 도전에 다시 나섰다. 누빌은 올해 도전자 중 오지에와 함께 매 시즌 첫 경기가 치러지는 몬테카를로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단 2명 중 하나. 오지에와의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던 2020년을 포함해 포디엄에 5번 오른 경험이 있다.


1년 만에 현대팀에 복귀한 타낙은 우선 새 차 적응이 시급한 상황. 2년 전까지 탔던 차에 세부적인 개량이 있었으며 테스트 주행할 기회도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낙은 지난 시즌 포드팀에서 각종 신뢰성 문제에도 불구하고 2승을 차지하며 여전한 실력을 증명해 보였다. 지금까지 타낙의 몬테카를로 최고 성적은 3위 2번이지만, 현대팀에 있던 3년간은 모두 리타이어했다.



2024 시즌 WRC 랠리1 현대팀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 오트 타낙, 안드레아스 미켈센(좌측부터)


미켈센도 새 차에 적응해야 했다. 2017년 현대팀으로 이적했던 미켈센은 2019년을 마지막으로 현대팀을 떠나 WRC2로 내려가야 했다. 탑 클래스에 오랜만에 복귀하는 미켈센은 하이브리드 랠리카에 처음 탑승한다. 미켈센의 몬테카를로 포디엄 경험은 2번이다.


도요타팀은 엘핀 에반스(Elfyn Evans), 다카모토 가츠타(Takamoto Katsuta)와 세바스티앙 오지에를 출전시켰다. 디펜딩 챔피언인 칼리 로반페라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전체 시즌이 아니라 일부 경기만 참전하게 된다. 지난해에 비해서는 확실히 드라이버진의 무게감이 줄었지만 드라이버즈 챔피언 9회라는 오지에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몬테카를로에서도 9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가히 ‘몬테카를로 마스터’라 부를 수 있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가프(Gap)에서 10번째 우승컵을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냈다.



지난 시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에반스가 도요타팀 에이스로 활약한다. 사진: WRC (https://www.wrc.com)


에반스는 지난해 챔피언십 2위 경쟁에서 승리했으며 다시 타이틀 도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로반페라가 잠시 숨을 고르는 올해가 좋은 기회이지만 반대로 팀의 에이스로서 책임감 역시 막중해졌다. 도요타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가츠타 역시 로반페라의 부재로 중책을 맡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부담 없이 경험을 쌓아왔지만 이젠 팀 포인트 담당 드라이버로서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포드팀은 타낙의 이적으로 큰 공백이 생긴 김에 드라이버진을 완전히 새롭게 짰다. 피에르 루이 루베(Pierre-Louis Loubet) 대신 아드리안 포모(Adrien Fourmaux)를 복귀시키는 한편, 나머지 한 자리에 그레고와 뮌스터(Grégoire Munster)를 영입하는 등 비교적 신인으로 구성했다. 포모는 2021년부터 포드팀에서 월드랠리카를 탔고, 2022년 시즌 푸마 랠리1을 몰았지만 풀시즌은 아니었다. 성적은 득점권에 3번 턱걸이로 들어간 정도. 지난해 팀이 타낙과 루베를 선택하면서 WRC2로 물러나야 했다.


2022년 현대팀 WRC2 드라이버였다가 포드팀으로 자리를 옮긴 뮌스터는 이번 시즌 랠리1 무대에서 가장 새내기로, 지난해 중앙 유럽 랠리에서 세르데리디스의 푸마 랠리1으로 출전한 경험이 있다. 미켈센과 마찬가지로 우선은 하이브리드 랠리카 적응이 최우선 과제다.




이번 시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역시 포인트 시스템이다. 일요일에도 긴장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토요일까지 순위를 기준으로 잠정 점수를 부여한 뒤, 일요일 경기 결과에 따라 추가 포인트를 지급한다. 토요일까지 선두라면 18점을 확보하게 되고, 일요일에도 가장 빨랐다면 최대 7점을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우승자와 동일한 25점(파워 포인트 별도)을 따낼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우승자보다 2, 3위가 더 많은 포인트를 딸 수도 있다. 한편, FIA는 이런 포인트 시스템에 찬반양론이 팽팽한 것을 감안하여 ‘상황에 따라 기존 방식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오랜 역사 자랑하는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최다 점수 획득한 티에리 누빌



몬테카를로 랠리는 2009~2011년을 제외하고는 WRC가 시작된 1973년부터 2024년 현재까지 빠진 적이 없는 인기 랠리로 WRC 캘린더에서 가장 오래된 이벤트다. 올해 몬테카를로 랠리는 총 17개 스테이지 324.44km 구간으로 구성됐다. 이 중 일부 스테이지는 조정됐으며 이전에 사용했던 코스가 부활하기도 했다. 물론 난이도와 상징성에서 몬테카를로 랠리를 상징하는 콜 데 투리니 오르막 스테이지(SS17)는 여전히 피날레를 장식하는 무대로 변함없었다.



몬테카를로 랠리의 스테이지 노면은 포장도로지만 타막이 아닌 복합 노면으로 분류됐다. 눈, 얼음, 빗물 등이 포장도로에 뒤섞인 1월의 알프스 지형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에서는 적설량이 적어 대체로 타막 랠리에 가까웠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난도가 높았다. 날씨와 시간에 따라 노면 컨디션이 시시각각 바뀌므로 타이어를 잘못 선택한다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즉, 드라이버의 날카로운 판단력과 팀의 분석력 그리고 추가적인 노면 변화를 실시간 조사하는 전문 요원(Safety Crew)의 활약이 중요했다.



타낙의 역대 몬테카를로 최고 성적은 3위였다. 사진: WRC (https://www.wrc.com)


1월 24일 수요일 오후 4시 반. 가프에서 북서쪽으로 멀지 않은 위치에 마련된 3.28km짜리 테스트 코스에서 쉐이크 다운 테스트가 시작되었다. 현대팀의 타낙이 가장 빠른 기록으로 코스를 완료했고 에반스와 누빌, 오지에가 그 뒤를 이었고 미켈센은 가츠타보다 늦은 6위. 포드팀 듀오는 예상대로 랠리1에서 가장 뒤쳐졌다. 포모는 첫 주행에서 디퍼렌셜 문제가 발견되었다.



야간 스테이지가 몬테카를로 랠리의 흥미를 더했다. 사진: WRC (https://www.wrc.com)



1월 25일 목요일 저녁 8시 35분. 21.01km의 SS1과 25.19km의 SS2에서 2024 시즌을 여는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되었다. 장거리 야간 스테이지는 최근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광경.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달리는 랠리카들의 불빛 궤적은 마치 빛나는 칼 같기도, 화려한 불꽃놀이 같기도 했다. 출발 순서는 지난해 챔피언십 순위에 따른다. 디펜딩 챔피언 로반페라가 빠졌기 때문에 에반스가 선두고 타낙, 누빌, 오지에, 가츠타, 미켈센, 포모, 뮌스터가 뒤따랐다. 모두 소프트 타이어를 끼고 현대 트리오는 스페어타이어를 하나만 실어 경량화를 노렸다. 반면 에반스와 가츠타, 포드 듀오는 스페어타이어를 2개씩 실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오프닝 SS1에서는 에반스가 가장 빨랐고 타낙과 누빌이 뒤를 이었다. 앞서 차들이 코너 컷을 시도하면서 자갈을 퍼 올려 후발 주자들은 점점 어려움을 겪었다. SS2도 에반스가 잡아 첫날을 종합 선두로 마무리했다. 누빌이 15초 차 2위. 누빌 6.5초 뒤에서 오지에가 추격했다. 가속 페달 고착 문제가 있었던 타낙은 오지에와 1.2초 차 4위. 타낙, 포모, 가츠타, 뮌스터, 미켈센이 4~8위였다. 미켈센은 엔진 문제로 선두와 1분 이상 벌어졌다.


1월 26일 금요일은 16.68km의 SS3(Saint-Léger-les-Mélèzes - La Bâtie-Neuve)를 시작으로 3개 스테이지를 오전과 오후 반복해 달렸다. 105.72km 구간에서 승부를 겨루었다. 아침 일찍 달리는 오프닝 스테이지는 코스 중간에 블랙 아이스가 있어 주의가 요구되었다. 누빌이 SS3 톱타임으로 에반스를 추격했다. 15초였던 에반스와의 시차를 9.8초로 줄이고 3위 오지에와는 22.9초 차이로 벌렸다.



오트 타낙이 빙판에 미끄러지며 코스를 이탈했지만, 관중 도움으로 빠르게 경주에 복귀했다. 사진: WRC (https://www.wrc.com)


타낙은 7.7km 지점에서 미끄러지며 코스를 벗어났지만 다행히 관중 도움을 받아 경기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대신 순위는 5위로 내려앉았다. 뮌스터와 가츠타 역시 같은 지점에서 미끄러졌다. 뮌스터는 경기를 재개했지만 가츠타는 많은 시간을 잃었다. SS4에서는 오지에가 가장 빨랐고 리어 그립을 잠시 잃었던 누빌은 다시 에반스와 18.8초 차이가 되었다. SS5에서는 연속 톱타임을 기록한 오지에에게 밀려 종합 3위로 후퇴. 선두는 여전히 에반스였다. 세팅을 제대로 잡은 포모가 타낙 3초 뒤에서 바싹 추격했다. 레키(recce, 사전 정찰 주행) 때는  물론이고 세이프티 크루가 모은 중간 정보와도 노면 컨디션이 달라져 있어 많은 드라이버가 어려움을 겪었다.




점심 서비스를 받은 차들이 오전 스테이지를 반복해 달렸다. 얼었던 노면이 상당 부분 녹으며 젖은 노면으로 변했고, 자갈과 진흙이 더해져 지저분했다. 누빌이 2연속 톱타임으로 선두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어둠 속에서 열린 SS8에서는 오지에가 가장 빨랐다. 금요일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여전히 에반스가 선두. 오지에가 4.5초 차이로 뒤를 이었다. 3위 누빌은 선두 에반스와의 시차를 16.1초로 줄였다. 57초 떨어져 타낙이 종합 4위. 미켈센은 6위를 달리며 하이브리드 랠리카 적응에 온 힘을 쏟았다. 19위까지 떨어졌던 가츠타는 12위로 이날을 마쳤다. 이날 밤 누빌의 차 기어박스에서 오일 누유가 발견되어 예방적 차원에서 기어박스 교체를 결정했다.




27일 토요일은 18.79km의 에스파론-오제(Esparron - Oze)를 시작으로 3개 스테이지를 반복하는 120.40km 구간을 달렸다. 오랜만에 사용하는 코스이다 보니 대부분의 참가자에게 낯설었다. 하지만 토요일까지의 결과에 따라 최대 18점의 점정 포인트가 결정되기 때문에 무조건 순위를 올려야 했다. 출발 순서는 어제까지 순위의 역순. 가츠타를 선두로 뮌스터, 미켈센, 포모, 타낙, 누빌, 오지에, 에반스가 뒤를 따랐다.




누빌이 오프닝 SS9 톱타임으로 오지에를 밀어내고 종합 2위에 복귀했다. 한편 타낙은 아침 파크 페르메를 떠날 때 시동이 걸리지 않았고 주행 중에도 시동이 꺼지는 문제를 겪었다. 미켈센은 코스를 벗어나 40초가량 손해를 보아 7위로 밀려났다. SS10에서는 오지에가 가장 빨랐지만 2위 기록의 누빌이 에반스를 넘어 종합 선두로 부상했다. 에반스는 하이브리드 문제로 페이스가 떨어졌다. 누빌은 에반스와 0.9초, 3위 오지에와는 5.1초 차이다. 타낙은 점점 안정을 되찾아 SS11에서 시즌 첫 스테이지 승리를 기록했다. 반면 솔베르그는 타이어 2개가 연속으로 펑크나 리타이어했다.




SS9를 오후에 다시 달린 SS12. 뮌스터가 타이트한 코너에서 목제 가드레일을 들이박고 멈췄다. 관중들이 달려들어 도왔지만 다시 달릴 수 없었다. 오지에가 에반스를 3위로 밀어냈다. 이제 누빌과의 시차는 2.2초. 오지에는 이어진 SS13도 잡아 0.8초 차이로 종합 선두가 되었다. 하지만 토요일을 마감하는 SS14에서 누빌이 다시 왕좌를 탈환했다. 누빌은 오지에에게 3.3초 앞선 종합 선두로 토요일을 마감했다. 일요일에 리타이어 하지 않으면 최소 18점을 챙길 수 있다는 뜻이다. 


오지에는 이날 통산 700번째 스테이지 우승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했다. 에반스는 누빌과 오지에의 치열한 선두 쟁탈전을 뒤에서 지켜봐야 했다. 타낙이 단독 4위. 포모, 미켈센, 가츠타가 뒤를 이었다. 미켈센도 이날 막판에 하이브리드 문제를 겪었다. WRC2 세력은 시트로엥의 그리야진을 선두로 로페스가 0.2초 뒤에서 추격했다. 로셀, 시아민이 뒤를 이었다.




28일 일요일은 금요일 밤에 달렸던 18.31km의 라 브레올-살로네(La Bréole - Selonnet) 스테이지를 시작으로 19.01km의 SS16을 거쳐 콜 데 투리니(La Bollène-Vésubie - Col de Turini)에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SS15~SS17의 3개 스테이지 합산 거리는 52.12km. 새로워진 포맷에 따라 리타이어했던 드라이버라 하더라도 오늘 하루 활약에 따라 최대 12점을 챙길 수 있다. 일요일 기록 상위 7명에게 7~1점이 주어지고, 파워 스테이지에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5~1점이 제공된다.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아침 7시의 SS15는 얼은 노면이 많지 않아도 까다로웠다. 누빌이 추격자들을 뿌리치고 톱타임을 기록하며 오지에와의 시차를 8초로 벌렸다. 누빌과 오지에를 제외하면 7위 가츠타까지 넓은 시차를 두고 벌어져 있어 순위 변화는 없다. 반면 WRC2에서는 로페즈가 그리야진을 제치고 선두가 되었다. 클래스 3위 로셀까지 6.7초의 박빙을 펼쳤다. 누빌은 SS16을 연속으로 잡아 추격자의 의지를 꺾었다. 개막전 우승컵을 눈앞에 둔 누빌은 주행 후 “좋아요. 사실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노면이 훨씬 미끄럽고 더러워서 속도를 판단하기 힘들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기분 좋게 달렸지만 아직 하나가 남아 있습니다. 집중해야죠”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최종 스테이지이자 파워 스테이지를 겸하는 SS17은 몬테카를로 랠리를 상징하는 무대다. 지난해보다 살짝 짧아지긴 했지만 알프스 산자락을 타고 해발 1,600m를 오르는 험난한 경사로에는 타이트한 헤어핀이 가득하다. 누빌이 일요일 모든 스테이지를 잡으며 개막전 몬테카를로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로써 2024 시즌을 가장 완벽한 형태로 시작할 수 있었다. 개인 통산 20번째 우승은 전직 챔피언과의 사투 끝에 얻어낸 영광스런 훈장이다. 



티에리 누빌은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4년 전과 동일하게 최다 점수(30점)를 획득하며 우승컵을 다시금 들어올렸다


파워 포인트를 포함해 한 경기에서 딸 수 있는 최대 포인트인 30점을 모두 획득한 누빌은 드라이버즈 챔피언십 포인트에서 선두로 올라섰다. 이로써 누빌은 몬테카를로 랠리 우승컵을 4년 만에 다시 들어올렸다. 참고로 누빌은 4년 전 몬테카를로 랠리에서도 30점을 획득하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즉, 같은 랠리에서 동일하게 최다 점수를 획득하며 의미를 더한 것이다. 이에 대해 누빌은 “솔직히 말이 안나오네요. 이번 주말 내내 너무 좋았고 차 안에서도 편안했습니다. 팀 전체가 놀라운 일을 해냈습니다. 이번 랠리에서 우승해서 정말 기쁘네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포디엄 나머지 자리는 오지에 2위, 에반스 3위로 도요타 듀오가 나누어 가졌다. 타낙은 신차를 적응하는 와중에도 불구하고 4위를 기록해 나쁘지 않은 결과를 기록했다. 포드팀에서는 포모가 5위에 올랐다. 미켈센은 랠리1 첫 도전의 어려움을 여실히 실감하며 6위 완주에 만족했다. WRC2에서는 요한 로셀이 4초 차 승리를 거두면서 종합 8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로페즈, 그리야진이 포디엄 나머지 자리를 채웠다.



WRC 복귀 10주년을 맞이한 현대팀이 개막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2024 시즌 드라이버 및 제조사 부문 통합 우승을 향해 앞으로 나아갔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WRC 복귀 10년 차를 맞이한 현대팀은 시즌 첫 경기인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최다 점수인 30점을 획득한 누빌을 통해 2024 시즌 승리를 향한 발걸음을 기분 좋게 뗐다. 참고로 현대팀 드라이버가 최다 점수를 획득한 것은 2020 시즌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티에리 누빌이 기록한 것 이후 4년 만이며, 당시 현대팀은 2년 연속 제조사 부문 챔피언(2019, 2020 시즌)에 등극한 바 있다.


제2전은 스웨덴 북동부에 위치한 우메오에서 2월 15~18일 열린다. 캘린더 유일의 풀 스노 랠리로 설원을 고속으로 질주하는 랠리카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팀에서는 누빌, 타낙, 라피가 출격하고, 도요타팀의 디펜딩 챔피언 로반페라가 시즌 처음 엔트리한다.




글. 이수진 (자동차 평론가)


1991년 마니아를 위한 국산 자동차 잡지 <카비전> 탄생에 잔뜩 달아올라 열심히 편지를 보냈다가 덜컥 인연이 닿아 자동차 기자를 시작했다. <카비전>과 <자동차생활>에서 편집장과 편집 위원을 역임했고, 지금은 자동차 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전기차와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기술 같은 최신 트렌드를 열심히 소개하면서도 속으로는 기름 냄새 풍기는 내연기관 엔진이 사라지지 않기를 기원하는 ‘자동차 덕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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